경험치 흡수 특성 빨로 밑바닥에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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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마니
작품등록일 :
2024.09.04 16:03
최근연재일 :
2024.09.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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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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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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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와 칼(1)

DUMMY


“...”


김수종은 악몽을 꾸었다.


근 보름간 안 꾸던 악몽을 다시 겪으니 온몸이 땀범벅이 된 상태였다.


“후···”


천천히 몸을 일으킨 김수종은 땀에 절여진 이부자리들을 창문에 널었다.


<<괜찮으세요?>>


샤리키가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김수종의 안부를 물었다.


“괜찮아. 특성을 개화할 때 겪었던 악몽보다는 훨씬 버틸 만했어.”


<<그렇군요···>>


묘하게 풀이 죽은 샤리키의 태도에 김수종의 머릿속에 의문부호가 켜졌다.


“무슨 일 있었어?”


<<아··· 아니에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렇게 유난 떨면 오히려 의심이 가는데?


하지만 김수종은 딱히 샤리키를 추궁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김수종과 샤리키는 각성자로서 살아갈 때 동안에는 운명공동체.


동행자로서, 굳이 김수종의 발목을 요소를 샤리키가 남겨놓지만 않으면 되는 일이니까.


괜한 오지랖은 오히려 일을 키우는 법이었다.


오히려, 김수종의 신경이 쓰이게 만드는 일은 따로 있었다.


“알베르토 선배와 시비를 붙은 게 아직도 신경 쓰이네. 대체 왜 콕 집어서 나에게 그런 거지?”


<<주인님이 레베카 중령의 관심을 받는다는 거에 대해 질투심을 느끼나 봐요. 느끼하게 생겨서는 속은 밴댕이 소갈딱지라니까요!>


알베르토 루소.


C등급 각성자로 칼, 전입식에는 오지 않았던 여성 각성자 다니엘라와 더불어 1선 전투지원대의 최선임 부대원으로서 1선 전투지원대의 이인자들 중 하나였다.


‘너, 나 좀 보지.’


어제 오후, 전입식을 마치고 레베카가 다른 여성 부대원들과 수다를 떠는 사이에 알베르토는 김수종을 부대 밖으로 끌고 가 ‘충고’를 늘여놓았다.


‘뭐 된 거처럼 행동하지 마라.’


‘예?’


‘지휘관님이 널 어여삐 여기는 건 안다. 잘난 체 할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도 알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제넘게 설치고 다니면서 우리 부대의 얼굴에 먹칠하지 마라. 이건···’


선배된 자로서의 경고다. 알아들었나 신입?


‘...’


충고를 빙자한 알베르토의 협박에 어처구니가 없었던 김수종이었지만, 그 자리에서는 일단 ‘알겠다’라고 한 뒤 대충 넘겼었다.


괜한 소란을 일으키기엔 김수종 스스로도 본인의 위치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기분이 더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나이도 처먹을 만큼 처먹은 주제 질투나 하다니! 오히려 그러는 게 자기 지휘관 얼굴에 먹칠을 한다는 걸 모르나 봐요?>>


샤리키는 마치 김수종 대신 자신이 화내주겠다는 듯이 노발대발했다.


“과잉 충성만큼 부대에 독이 되는 게 없는데···. 참 골치 아프네.”


<<레베카 중령은 이 사실을 모를까요?>>


“알베르토가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걸 봐서는 비슷한 일 때문에 여러 번 쓴소리를 들었겠지. 그런데도 굳이 날 붙잡고는 경고를 한 걸 보면···.”


<<주인님 외모가 워낙 잘생겨서 그런 거 아닐까요? 저도 ‘동행자’가 아니라 제대로 된 몸을 가진 아가씨였다면 미친년처럼 주인님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을걸요?>>


샤리키의 뻘소리에 김수종은 대략 머릿속이 멍해졌다.


“... 알베르토가 나보다 훨씬 잘생겼으니 그건 아닐 거야. 젠장. 왜 내가 이런 걸 해명해야 하는 거지?”


머리나 식히고 와야겠어.


스윽.


김수종은 대충 외투를 걸치고는 부대 건물 내 제공된 숙소를 빠져나왔다.


<<새벽부터 훈련이신가요?>>


“지휘관님이 다음 동원 때까지 토마스 전투기지 안에서 대기하라고 했으니까. 남는 시간 동안 할게 훈련 말고 더 있겠어?”


꽈악


김수종은 전입식을 치른 뒤 레베카에게 받은 보급형 직도를 움켜쥐었다.


“앞으로 맡을 일이 일이니 본격적으로 근접전투를 갈고 닦아야지. 언제까지 손에 익는 총기들과 단검만 다룰 수는 없잖아?”


<<오호!>>


김수종은 부대 건물 내 설치된 훈련장이 아닌 넓게 펼쳐진 마당으로 향했다.


머릿속이 복잡하면 몸을 쓰자!


현역시절부터 이어져 온 김수종식 마인드 컨트롤이었다.






*****





후웅!


후웅!


김수종이 머리 위로 높이 든 직도를 내리쳤다.


‘일단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지게. 자네의 인트라폰에 훈련서 파일과 시연영상을 보냈으니 시간 날 때마다 최대한 익혀놓게나. 때로는 검 한 자루에 목숨을 의지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


레베카가 보내준 훈련서의 이름은 ‘삼재검법’.


가로베기, 세로베기, 찌르기 세 가지의 식만 달달 외워 실전에 써먹는다는, 지극한 단순한 검법이었다.


인류의 도약 총사령관인 웨이 위 쉬엔 원수가 본인이 자주 보던 무협지에서 그대로 따온 이름이라 무협지에 익숙한 동양권 출신의 사람들은 특히 질색했지만···.


‘오히려 단순해서 마음에 드네.’


고오오···


후웅!!!


김수종은 검에 마나를 두른 뒤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속도로 강하게 내려쳤다.


쐐애액!!!!


쿵!


마나를 머금은 검기가 단단한 나무를 두드리며 흠집을 냈다.


“복잡한 검로였다면 마나를 운용하기 엄청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어. 다음은 가로베기 300회···.”


“새벽부터 나와서 훈련이라니···. 피곤하지도 않으세요?”


김수종의 뒤편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휴식시간은 챙기는 게 중요해요. 아무리 초인 소리를 듣는 우리라도 수면은 중요하답니다.”


“잠이 안 와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미츠키··· 선배도 잠이 안오십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귀가 예민한 편이라 누가 땀 흘리는 소리가 잠결에도 생생히 들리더군요. 특히나, 마나를 운용하는 소리는 듣기 싫어도 생생히 들리지요.”


철컥.


1선 전투지원대의 부대원, 나가모토 미즈키가 품속에서 자신의 허리춤에 묶어두었던 곡도를 김수종에게 보여주었다.


“물론, 잠이 안 오는 것도 맞아요. 하던 훈련 계속하세요. 전 신경 쓰지 마시고.”


미츠키의 말에 김수종은 다시금 집중하며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후웅!


후웅!


일견 보면 무식하다고 느낄 정도의 가로베기가 허공을 갈랐다.


“...”


미츠키는 그런 김수종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비록 검술 자체는 이제 막 시작해 미숙한 티가 나지만, 몸을 단련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쓸모없는 움직임이 점점 줄어든다.


후웅!


후웅!


그에 더해, 검을 휘두르는 것 외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한 저 엄청난 집중력.


미즈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공적인 부분에서 깐깐하기 그지없던 레베카가 고평가 하는 게 아니었다.


‘괜찮네.’


마음에 들어.


가로베기와 찌르기를 포함한, 총 900번이나 검을 움직여 훈련을 마친 김수종에게 미즈키가 말했다.


“제가 좀 도와드려도 될까요?”


“...네?”


미즈키의 돌발적인 권유에 김수종이 의문을 표했다.


“알베르토같이 소인배다운 짓은 하지 않을 거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저 약간의 교정만 받으시면 며칠 내에 삼재검법에 통달하실 거 같아서 말씀드린 거에요.”


“그걸 어떻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제가 귀가 좀 밝아서.”


스르릉


기다란 손으로 입을 가린 뒤 웃음을 지은 미즈키가 천천히 자신의 곡도를 뽑아 들었다.


꿀꺽.


약간의 붉은 빛이 도는 검신에서 흐르는 은은한 살기에 김수종은 절로 마른 침을 삼켰다.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지 아직 몇 년 되지 않아 칼날이 제대로 길들지 않은 점은 양해 부탁드려요. 우선···.”


미즈키는 검을 높이 치켜들고는 내려치기 자세를 취했다.


사아악


순간 불어든 바람에 그녀의 검은색 긴 생머리가 휘날리며 아름다운 목선이 드러났다.


슥!


김수종이 하던 내려치기와는 다른 절제된 검로.


“팔목과 다리의 움직임을 지금보다 더 줄이는 게 좋아요. 저처럼 극단적으로 최소화할 필요는 없고, 지금 휘두르는 위력의 9할 정도의 힘을 절반의 체력소모로 이루어 내는 방향으로 연습하시면 될 거에요.”


“난전 시를 대비하기 위해서입니까?”


“찰떡같이 알아듣는군요. 맞아요. 메아트 제국군의 인해전술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 나름대로의 방법이지요. 저나 실비아 양처럼 전문적으로 검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삼재검법 수준에서 머무르는 이유도 그거랍니다.”


아, 지휘관님은 예외에요. 그분은 워낙 규격 외이니 신경 쓰시지 마세요.


미즈키가 썰렁한 농담을 내뱉고는 김수종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무인 특유의 굳은살이 느껴졌다.


“제가 이끄는 대로 자세를 잡아보세요. 일단, 다리를 어깨너비보다 약간 넓게 벌린 다음···.”


미즈키는 김수종의 몸 곳곳을 만지며 ‘올바른’ 자세를 갖추도록 교정했다.


“...”


김수종은 새빨개진 그녀의 귀를 애써 모른척했다.


<<어머머! 자연스레 스킨십까지 간다니 완전 불여우네! 전입식때부터 시선이 심상치 않더니!>>


‘... 조용히 해 샤리키.’


김수종은 미즈키의 몸에서 나오는 좋은 향기를 맡으며 새벽 내내 그녀의 검술 지도를 받았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여러모로.






*****






사흘의 시간이 더 흘렀다.


알베르토를 포함한 단독 작전권을 가진 선임 부대원들은 김수종의 전입식을 마친 다음 날 각자에게 할당된 작전 지역으로 돌아갔다.


비단 9명이 부대원들이 묶여있는 대륙 남부 북쪽의 최대 격전지들뿐만 아니라도, 1선 전투지원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은 넘쳤으니까.


하루의 휴식도 레베카의 이름을 팔아 겨우 가능한 일이었다.


‘잘 있어요 수종 대원. 다음에도··· 같이 검에 관해 이야기 나누어보아요.’


‘뭐야 나즈키. 너 결국 사고 쳤냐?’


‘그··· 그런 거 아니야.’


정작 동료들의 장난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나즈키의 모습을 보면서 미소를 짓던 김수종에게, 알베르토가 다시금 찾아왔다.


‘내 말. 명심하는 게 좋을 거다 신입.’


‘... 여부가 있겠습니까.’


‘흥.’


기분 나쁜 말을 늘여놓고는 저 멀리 걸어가는 알베르토의 등을, 김수종은 착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곧이어, 오그람 구출 작전에서 함께 활약했던 칼 대원이 남은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나도 내일 아침이면 모루카 호수로 갈 것이다. 요나와 수종은 실비아 네가 잘 인솔하도록. 며칠 안에 본부에서 새로운 명령이 떨어질 것이다.’


‘응? 내가 왜?’


‘명색이 신입 교육 담당인 주제에 과하게 뻔뻔한 거 아닌가? 지휘관님의 명령이니 잔말 말고 따르도록.’


‘쳇. 왜 나한 데만 지랄이야 진짜.’


칼 까지 떠나고, ‘남은 시간 동안 너희 둘이 알아서 지지고 볶든 마음대로 해라’라는 말을 남긴 실비아가 부대 안에 틀어박히자 김수종은 다시금 검술 훈련에 몰두했다.


‘와! 막내가 하는 자세를 따라 해보니 진짜 힘이 덜 드네?’


심심하다는 이유로 김수종의 훈련에 동참한 요나 또한 열심히 검을 휘둘렀다.


훙!


훙!


스윽!

슬슬 바로잡은 자세가 몸에 익기 시작했을 때, 두 사람이 훈련을 하고 있는 마당에 실비아가 다가와 소리쳤다.


“어이! 본부에서 작전이 내려왔어! 땀 흘리는건 이쯤 하고 어서 나갈 준비들 해!”


“작전이요?”


김수종의 되물음에 귀찮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린 실비아가 부연설명을 늘여놓았다.


“인류의 도약 동부에 위치한 보울라우 숲의 감시초소에서 긴급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교전 상대는 메아트 제국군 순찰대. 순찰대장으로 추측되는 인물은 ‘오러’를 다루었다는 초소병의 증언에 따라 우리가 동원되기로 결정되었어. 궁금증 해결은 끝났어? 그럼 어서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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