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치 흡수 특성 빨로 밑바닥에서 인생역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고기마니
작품등록일 :
2024.09.04 16:03
최근연재일 :
2024.09.17 20:15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1,199
추천수 :
26
글자수 :
65,839

작성
24.09.11 17:10
조회
61
추천
1
글자
13쪽

rewind(2)

DUMMY



30년 전 발생한 ‘첫 침공’ 이후, 인류는 달라져야 했다.


오랫동안 지속하였던 국가 간의 갈등은 잠시 접어둔 채 게이트에서 밀려 들어오는 이계의 군대를 상대로 하나둘씩 힘을 합쳐 막아냈고.


‘첫 침공’의 주요 대상이었던 미국 텍사스를 재건하면서, 인류는 다시금 통합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첫 침공’을 막아낸 인류는 구세계 복원 연합을 필두로 한 글로벌한 협력체계들을 구축했다.


국가와 국가 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며, 게이트로부터의 지구 방위라는 통일된 목적을 향해 모두가 나아가는 세상.


낭만주의적 사고방식을 지닌 한 시사평론가는 게이트의 도래 이후 인류는 ‘유토피아’에 도달할 가장 큰 벽을 넘게 되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역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종종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니까.


“반동분자들을 초장에 때려잡지 못한 여파가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니···. 그 당시 토벌에 앞장섰던 입장에서 정말 부끄러워지는군요.”


올리비아가 고개를 숙이려 하자, 에바는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게 왜 단장님의 잘못입니까! 헛된 사상에 사로잡힌 멍청이들의 탓일 뿐입니다!”


진실.


슬쩍 에바의 눈동자를 바라본 올리비아는 ‘특성’을 통해 그녀의 말에 아무런 거짓도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도 아직 ‘불잡이’들과 본격적으로 붙어먹은 정도는 아니니 다행이에요. 그저···. 그들이 내세우는 프로파간다에 어느 정도 동조를 하고 있을 뿐.”


파이어니어에 소속되어 있다는 자부심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올리비아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불잡이.


각성자들이 이 세상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비각성자들에 대한 ‘정당한 지배’를 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선민 주의 테러리스트 단체를 일컬었다.


약 21년 전 독일의 한 대안 우파 정당에서 출발한 불잡이의 사상이 지구 전 대륙에 퍼질 기미가 보이자, 구세계 복원 연합은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 작전에 들어갔다.


조직이 크게 여물지 못해 토벌 자체는 손쉽게 이루어졌지만.


다만, 주동자인 하인리히 바그너가 연합의 포위망을 빠져나가 잠적해 미완의 성공으로 마무리되었을 뿐.


현재까지 하인리히에 대한 공개수배 상태가 유지되고는 있지만, 언제 잡힐지는 묘연한 상황이었다.


그런 불잡이가, 최근 1년간 다시 슬금슬금 고개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지구와 리케 대륙간의 긴밀한 연결고리를 공략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현재 불잡이는 지구에 남겨진 범죄 경력이 있는 각성자, 예비 각성자들을 집중적으로 포섭했어요. 그중에는···. 에바 양의 전 사수, 이반 자이체프도 포함되어 있었고요.”


“...”


에바는 테이블에 놓인 호탕하게 생긴 남성의 사진을 말없이 노려보았다.


이반 자이체프.


러시아 연방 출신 B등급 각성자로, 파이어니어에서 에바를 비롯한 신입 대원들의 교육을 담당했던 나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었다.


에바는 그를 존경했다.


하지만 그러한 존경은, 그가 남부의 원주민들에게 저지른 끔찍한 학살 때문에 산산이 부서졌다.


‘특성은 꾸준히 갈고 닦지 않는다면 무뎌지는 법이지. 난···. 이걸 충실히 따랐을 뿐이야.’


동료들에 의해 연행되던 이반이 에바에게 남긴 말이었다.


잠시 눈을 감은 채 고민하던 에바가 각오를 다진 채 올리비아에게 물었다.


“자세한 임무 내용을 알고 싶습니다.”


“그 말씀의 의미는···.”


“이번 임무, 무엇이 되든지 받아들이겠습니다. 제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점은, 단장님이 저보다 더 잘 아실 것이지 않습니까?”


“...”


에바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딱!


올리비아가 손가락을 튕겨 방 전체에 마나로 이루어진 방음벽을 둘렀다.


다시 봐도 정말 무시무시한 마나 조작능력이었다.


“임무를 받아들여 줘서 고마워요. 피차 일이 많은 몸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촤라락.


올리비아는 ‘미끼 상품’이었던 이반 자이체프의 사진 위에 임무와 관련된 긴급 보고서들을 늘여놓았다.


문법을 검수할 시간조차 아깝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어지럽게 쓰인 보고서.


“?!!!”


보고서들의 제목을 읽은 에바의 얼굴에 경악이 일었다.


“에바 양이 병실에 누워있던 지난주 금요일에, 신의주 소재가 아닌 새로운 교도소로 옮겨지던 이반 자이체프가 탈옥했어요. 불잡이로 추정되는 의문의 각성자 무리의 도움 덕분에··· 말이지요.”


올리비아의 설명이 이어졌다.


“지구에서 일을 보던 강우혁 대원과 그의 부사수인 엘프, 코넬리아 대원이 다급히 추격대를 꾸렸어요. 제가 미리 연락을 해두었으니··· 에바 대원 또한 추격대에 합류해 이반 자이체프와 불잡이를 쫓길 바라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올리비아의 ‘금안’에 분노가 일렁거렸다.





******






털컥!


퇴원을 한 김수종을 바래다주러 온 레베카가 자신의 관용 차량의 트렁크를 열었다.


뒤이어 김수종이 에바에게 받은 책들을 트렁크에 차곡차곡 쌓았다.


책의 관리상태는 매우 좋았다.


“그새 에바와 아주 친해졌나 보군. 그 녀석 성격상 남에게 함부로 뭘 주거나 하질 않을 건데.”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추천해주신 책들도 재밌었고요.”


“원래 독서가 취미였나?”


“사실 딱히 취미랄게 없었습니다. 에바 대원의 권유가 아니었다면 아마 앞으로도 책 읽는 취미는 없었을 겁니다.”


“흠···. 아무튼 새로운 취미가 생겨서 대행이네. 리케 대륙에서 마땅히 즐길 거라고는 운동과 독서뿐이거든.”


쿵!


트렁크를 닫은 김수종이 레베카에게 고개를 숙엿다.


“바쁘실 텐데 여기까지 찾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 실었으면 어서 타게. 다들 기다리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레베카의 말을 들은 김수종은 얼른 조수석에 앉았다.


부웅~~


승용차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느껴졌다.


“총원 21명 중 나와 너 포함 12명이 전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9명은 제국 측의 공중 포격 때문에 항공기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처지라 못 들르게 됐다고 연락이 왔네.”


“격전지의 상황이 많이 심각합니까?”


“전투에서는 연전연승이지만, 제국군과 그 똘마니 부족들이 소모전을 강요하기 위해 아주 귀찮게 굴고 있긴 하지. 사람 하나하나가 귀중한 우리로서는 아주 골치 아프게 되었어.”


레베카가 고운 눈살을 찌푸리며 김수종의 질문에 답했다.


어느덧 승리가 익숙해진 연합군이었지만, 연합군 측 사망자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갑자기 쳐들어오는 적들의 게릴라 작전에 하나둘씩 희생자가 나오는 건 전혀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문제는, 사망자 한명 한명이 정치적인 부담으로 돌아오는 연합군과는 달리 리케 대륙의 지배자들은 썩어 넘치는 게 사람이었다는 것이었다.


피 흘리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연합군과 오히려 피가 튀는 전면전을 바라는 제국.


이러한 입장 차이 때문에, 연합군이 대륙 남부를 완전히 먹지 못한 것이다.


피를 흘려 땅을 먹어도, 오히려 손해가 막심했으니까.


“북쪽의 부족들은 하필 하르시우 보호구역에 자리를 잡은 ‘성녀’와는 믿는 토속신앙의 계파가 또 달라서 포섭조차 안 되는 판일세. 오히려 거짓된 대지모신을 믿는 창녀가 외계의 악마를 이 땅에 들여왔다고 부족민들을 선동하고 있는 판이지.”


“귀찮게 됐군요.”


“그래서 본부의 일부 과격파들은 민간인이고 나발이고 신경 쓰지 말고 고화력 병기로 전부 쓸어버리자고 말하고 있지. 총사령관님을 포함한 다른 이들은 기겁하며 반대하고 있어 실행되지는 않고 있지만, 그런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는 거 차제가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는 방증 아니겠나.”


“중령··· 지휘관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응? 나 말인가?”


김수종의 당돌한 물음에 가뜩이나 큰 레베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음···. 아직 지구의 전시국제법을 리케 대륙에도 적용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조차 확정되지 않았는데, 도의적으로라도 뒷말이 나올법한 전방위적인 학살은 하지 않는 게 맞긴 하지.”


최근 몇 년간 그걸 못 지킨 몇몇 각성자들이 대형 사고를 치기도 했고.


“무슨···. 말씀이신지?”


“지난 일이니 몰라도 되네. 저기 보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벌써 검문소 앞에 도착했군.”


인류의 도약을 빠져나온 레베카의 관용 차량은 천천히 ‘토마스 전투기지’의 검문소 앞으로 다가왔다.


“충성! 레베카 중령님을 뵙겠습니다!”


잘 무장된 경비대가 금방 알아보고는 창문을 열고 얼굴을 내민 레베카에게 경례했다.


“쉬게. ‘안쪽’에서는 따로 특이사항은 없었나?”


“제국군 토벌을 위해 몇 분이 밖으로 나간 것 외에는 없습니다.”


“그래? 알겠네. 그럼 오늘 하루도 수고하게.”


“인류를 위해 나아가십시오!”


“인류를 위해 나아가세.”


덜컹!


우우웅!


레베카가 경례를 받아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문소의 통제선이 들어 올려지며 부대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


그렇게 5분 정도 더 차량을 몰고 들어가니, 김수종의 눈에 딱 봐도 웅장해 보이는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왔다.


블랑 헥사곤만큼은 아니지만, 인류의 도약 내 다른 건물들에 비해서는 꽤 튀어 보이는 설계에 건물의 앞에는 파이어니어를 상징하는 번개를 두른 독수리 문양이 그려진 깃발이 휘날렸다.


파이어니어의 건물이었다.


그리고, 그런 파이어니어의 건물의 윗 언덕에 보이는 거대한 창고에서 한 여성이 튀어나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요나가 마중 나왔군. 내릴 준비를 하게나.”


“예.”


끼익.


덜컹


파이어니어를 위해 지어진 주차장에 레베카가 차를 대자 하차한 김수종은 트렁크 쪽으로 다가가 짐을 내렸다.


“좀 들어줄까?”


“괜찮습니다. 아, 저기 요나 선배가 달려오는군요.”


타다다!


다리에 마나를 두른 요나가 쏜살같이 레베카와 김수종 앞에 섰다.


“대장님! 수고 많으셨어요! 막내 너도 몸은 괜찮아?”


“덕분에 푹 쉬었습니다. 선배는?”


“나야 몸 튼튼한 거 빼면 시체인걸! 어서 와! 부대원들이 기다리고 있어!”


책은 왜 이렇게 많이 들고 왔어? 독서광이야?


요나의 핀잔에 작게 웃음을 지으며 대충 대꾸한 김수종은 앞장서는 두 사람을 따라 천천히 부대를 향해 걸어갔다.


가까이서 보니, 부대 건물 구석구석에 지워지지 않는 낡은 흔적이 있었다.


“사실 1선 전투지원대가 만들어진 지 3년 정도밖에 안 됐네. 본부에 가까운 빈 건물을 찾다 보니 이런 낡은 창고뿐이라 파이어니어의 도움을 받아 급히 개조했지.”


띠리링!


털컥!


레베카가 신분증을 가져다 대자 도어락이 해제되며 부대의 문이 열렸다.


창고를 개조했다는 레베카의 말대로 부대 내부는 투박한 디자인의 환풍기들이 돌아가는 천장에 대충 세워진 판들이 어지러이 세워져 각 구역을 나누었다.


“따라오게.”


세 사람은 전입식이 이루어진다는 훈련실을 향해 걸어갔다.


‘훈련실’이라는 팻말이 대롱대롱 걸려있는 넓은 방 앞에 도착하자, 간의의자에 앉아있던 부대원들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 늦었잖아 대장!”


“저 남자가 그 유명한 신입?”


“하하하!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게 딱 미츠키 네가 환장할 타입인데!”


“뭐··· 뭐?!”


‘훈련실’이라는 팻말이 대롱대롱 걸려있는 방에서 남녀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다들 닥쳐라.”


푸른 빛이 도는 머리칼을 가진 잘생긴 청년이 부대원들을 진정시키고는 레베카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


“오셨습니까 지휘관.”


“그래. 음? 조종사 자네들은 왜 비행슈트를 입고 있지?”


“저희도 하르시우 쪽에서 대민지원을 마치고 방금 복귀한 참이었습니다. 긴급상황에 급하게 쓸 인원이 저희밖에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거참 우리는 긴급상황 안 떨어지나. 강제로 보고를 생략한 걸 보면 또 레오나르도 준장이 고집을 부렸나 보군. 식이 끝나면 바로 환복하고 좀 쉬게.”


“예!”


두 조종사, 데이비드와 마이크가 답했다.


“총원 12명 맞군. 모두 자리에 앉도록. 지금부터 우리 부대의 새로 들어온 식구, 김수종 서포터에 대한 부대 전입식을 실시하겠다. 김수종 서포터?”


살짝 물렁 했던 분위기를 다잡은 레베카가 김수종을 자신의 앞에 세웠다.


척!


자리에 선 김수종이 레베카를 향해 경례를 올렸다.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경험치 흡수 특성 빨로 밑바닥에서 인생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일 근무 때문에 금일은 휴재입니다... NEW 14시간 전 0 0 -
공지 3화의 내용 일부를 앞으로의 전개에 걸맞게 수정했습니다. 24.09.09 3 0 -
공지 수정) 업로드 시간을 매일 오후 8시 10분경으로 변경합니다. 24.09.04 56 0 -
12 데이타 스톤(1) 24.09.17 18 1 12쪽
11 마나와 칼(3) 24.09.16 30 1 12쪽
10 마나와 칼(2) 24.09.15 42 1 12쪽
9 마나와 칼(1) 24.09.13 50 0 12쪽
» rewind(2) 24.09.11 62 1 13쪽
7 rewind(1) 24.09.10 76 1 13쪽
6 첫 임무(3) +2 24.09.09 92 2 12쪽
5 첫 임무(2) 24.09.08 100 3 13쪽
4 첫 임무(1) 24.09.07 134 3 12쪽
3 특성 개화(3) 24.09.06 162 4 13쪽
2 특성 개화(2) 24.09.05 171 3 12쪽
1 특성 개화(1) 24.09.04 263 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