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맹 말단은 마신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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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우
작품등록일 :
2024.09.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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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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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받다(1)

DUMMY

第 四 章











1



다음 날.

하급 무공 교두는 턱이 빠져라 입을 벌리고 있었다.


쉬쉬쉬쉬쉬쉬쉬쉬쉬쉭!

서진이 펼친 멸사검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무공 서적에 쓰인 대로, 누구보다 완벽하게 해석 및 재현하고 있었다.

그것도 어제 잠깐 초반부 좀 맛보기로 보여줬을 뿐인데.

이리 똑같이 펼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부비적.

두 눈이 빨개질 정도로 비빈 충격은 앞으로 받을 충격에 비하면 약과였다.

서진은 멸사검공을 전부 펼친 뒤, 차례대로 사필귀행부터 무적권까지 보여줬고.

마지막엔 무관심법으로 운기조식까지 취하며 내기를 다스리기까지 하였으니.

넋이 나간 표정이 어떤 건지 여실히 보여줬다.

솔직히 경비대 십삼조장 독사의 사권을 바로 따라 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그깟 뱀 흉내 낸 주먹질이 뭐라고 내심 코웃음을 쳤었는데.

하룻밤 만에 멸사검공과 사필귀행도 모자라, 무적권, 무관심법까지 완벽히 익혀낸 서진을 보니.


“······대체 정체가 뭐요?”


자신도 모르게 경어를 쓰고 말았다. 분명 어제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인 걸 확인한 뒤였기에,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멸문지화 당한 서가장의 서진? 아니면, 무림맹 십삼대 말단 조원?”

“당신 같은 천재가 그 개망나니에 단전도 없는 별 볼 일 없는 신입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아니면, 그동안 자신을 숨기고 있었소? 이를테면 일부러 망나니로 위장했다든지.”

“······.”


그런 건 아니었지만, 굳이 착각을 정정해 주진 않았다.


꿀꺽.

본인이 말하고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한 무공 교두가 마른침을 억지로 삼켜냈다.


“자,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고 계시오.”


전날과 완전히 태도가 달라진 무공 교두는 사람을 부르러 갔다. 검증이 더 필요한 건가 보다.


“너무 과한 건가? 활극책 주인공처럼 힘을 숨김으로 가야 했나?”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빠른 목적 달성을 위해선 이딴 하급 무공을 익히는데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됩니다. 무엇보다 서진님은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빠르게 강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네가 답답해서?”


<아뇨, 서진님의 생체 전류가 없으면 저도 죽게 되니까요. 정확히는 가사 상태겠지만.>


“······!”


AI의 말에 서진은 잠시 침묵했다.

죽음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때문이었다.

솔직히 자신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니 AI의 입장에선 모처럼 들어와 살았는데, 죽으면 여러모로 손해일 것이다.

하니, 필사적으로 생존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중이었다.


“···너도, 나도 필사적이구나.”


<생명체는 모두 필사적입니다. 인공 생명체인 저라도 말이죠.>


새삼 AI의 존재 및 유래에 대해 의문이 생기려는 찰나.

무공 교두가 자신의 선임 무공 교두를 대동해 왔다.

부리부리한 눈빛을 가진 선임 무공 교두는 서진을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알아본 것이다.


“···네가 말한 신입 맹원이 소문의 외각 경비대 신입이었어?”

“그렇다니까요. 한 번 보시면, 제가 왜 이러는지 알게 될 겁니다!”

“만약 내게 헛걸음을 하게 한 거라면, 크게 곤욕을 치를 것이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서진 공자 실력 좀 보여주시오!”

“공자는 무슨! 잘도 망한 서가장의 혈육에겐 과한 호칭이다. 무림맹 경비대 십삼조 말단 조원이니, 이름을 부르도록.”

“아, 알겠습니다.”


선임 무공 교두의 눈에 띄는 적의에 하급 무공 교두는 당황하였다.


“일단 보시지요. 정말 완벽히 익혔으니까요!”

“흥,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선임 무공 교두는 연공실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거만한 자세로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듯이 턱짓했다.

하급 무공 교두가 말했다.


“부탁하겠소.”

“알겠소.”


어깨를 으쓱인 서진은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멸사검공을 펼치며, 사필귀행의 경로를 따랐고, 무적권을 동시에 떨쳐냈다.

마치 눈앞에 상대가 있는 것처럼.

또는, 그림자를 따라가는 것처럼.


휘아아아악!

서진은 신형을 날리는 동시에 검을 긋고, 무적권까지 빈틈없이 펼쳐냈다.

그 안에 담긴 묘리를 완벽히 읽어내지 않고서는 보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쉬쉬쉬쉬쉬쉬쉭!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데, 어느 한 동작 허투루 날리는 게 없었다. 정말 상대가 앞에 있는 것처럼 무공을 펼치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였다.


“···말도 안돼.”


오죽하면 거만하게 앉아 있던 선임 무공 교두조차 자세를 고쳐 앉았을까.

서진이 모든 내력을 쏟아붓고 운기조식까지 취했을 땐.

부들부들 떨기까지 하였다.

하급 무공 교두가 흐흐 웃었다.


“제 말이 맞지요?”

“······분명 단전이 없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운기조식을?!”


선임 무공 교두는 놀란 눈을 하고 있다가, 운기조식을 마치고 눈을 뜬 서진을 향해 성큼 다가왔다.


“완맥을 잡아 확인해 보겠다.”

“싫소.”


서진의 거절에 선임 무공 교두는 두 눈을 좁혔다.

이젠 서진도 완맥을 내준다는 의미가 어떤 건지 알고 있었고.


<상대에게서 적의가 느껴집니다.>


AI의 말 때문이기도 했다.


“뭐라고?”


인상을 일그러트린 선임 무공 교두에도 서진이 말했다.


“당신이 확인해주시오.”

“······!”


서진이 완맥을 내민 건 하급 무공 교두였다.

하급 무공 교두는 당황한 얼굴로 자신의 상관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져 있었다.

하지만 타 대대의 경비대 조원을 강제할 권리는 없었는지, 막무가내로 굴진 않았다.


“···아, 알겠소.”


어차피 자신이 데려왔으니, 하급 무공 교두는 완맥을 잡은 채, 서진이 정말 무관심법을 제대로 익혔는지 확인하였다. 보고도 믿기지 않은 건 그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잠시 후.

단전의 존재 여부까지도 확인한 무공 교두는.


“소문이 사실이었다니!”


놀라움 반 경악 반이 섞인 외침을 터트렸다.

배꼽 밑 하단전은 분명 없었다. 하지만 서진은 무관심법의 흐름에 따라 심장 어림에 있는 중단전에 내공을 갈무리하고 있었다.

보통은 하단전부터 중단전, 상단전 순으로 무공의 경지를 높여가는데.

눈앞의 서진은 단번에 한 단계를 건너뛰고 중단전부터 내공을 쌓고 있었다.

강호에 다시 없을 기사였다.

서진의 팔목을 놓아준 그는 입술이 말랐는지, 혀로 축였다. 그리곤 선임 무공 교두에게 자신이 본 바를 모두 말했다.


“···2년 내공을 중단전에 모았다고? 그것도 무관심법으로?”

“예,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


선임 무공 교두인 종렬은 이를 지그시 악물었다.

그놈의 저주받을 핏줄이 하급 무공 교두 정식이 말한 대로 익혔다면, 그야말로 천재란 뜻이었다.

종렬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저주받을 서가장의 핏줄은.


“흥! 분명 어디선가 몰래 무공을 배워왔겠지. 그러니까 하급 무공을 이리 빨리 익힌 거겠지. 제 아비처럼 세상 사람들을 기만하면서까지 말이야.”

“조, 종렬 선배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정식이 다급히 말렸지만.

종렬은 멈추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보거라. 네놈은 무공을 이미 익혔지?”

“익혔지.”

“그럼 그렇지. 내 그럴 줄 알았다! 네 가지 무공들을 하룻밤 만에 다 익혔다는 게 말이 안 돼······!”

“바로 어제.”

“······!”


종렬은 어이가 없었다. 서진이 자신을 놀렸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감히 강호의 선배를 놀려······!”


종렬이 인상을 사납게 그었지만, 서진은 바로 말을 끊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지? 무림맹의 무공을 무각에서 유출하지 않고서 어떻게 미리 익힐 수가 있는 거지? 무각이 그 정도로 허술한 곳인가? 아니면, 교두가 무공을 직접 유출이라도 한 건가?”

“······!”


당연히 그럴 리가 없었다. 그걸 인정하는 건, 무각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절대 그럴 일은 없다!”

“그렇다면, 더는 중언부언하며 확인할 필요는 없겠군.”


본전도 찾지 못한 종렬의 안색이 뜨거워졌다.


“시건방진 놈이, 말본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지자, 정식은 안절부절못했다.

꼭 저런 표정을 지을 때면, 사고를 치는 종렬이었는데.

서진은 멈출 기세가 아니었다.


“시건방진 놈? 당신이 내 직속 상관이라도 되나? 연합체인 맹 내에선 무각의 훈련대와 외각 경비대는 상호 존중하는 관계로 알고 있는데? 내 말이 틀렸나?”

“뭐?”

“타각의 조원을 무작정 하대하고 무시하는 걸 훈련대주에게 정식으로 이의제기 해볼까?”


훈련대주까지 나오자, 종렬의 기세가 달라졌다.

정식은 서둘러 종렬을 말리려고 했지만.


“그래, 어디 한 번 해보거라. 이 시건방진 서가야!”


종렬은 으르렁거리듯이 서진의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서진도 마주 쏘아봤다.

일촉즉발의 상황.


퍽!

정식은 말리려고 다가기도 전에 밀쳐졌다. 종렬에 의해서.


“······거기까지 하시지. 틀린 말은 아니니까!”


익숙한 목소리가 끼어들자.


“뭐야!”


종렬은 성난 얼굴로 돌아봤다.

경비대 십삼조장 독사가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곤 두 사람 사이에 섰다.


“적당히 하시라고. 아무리 무각이 내각 소속이라 해도, 외각의 말단 무인에게 함부로 대하는 건 문제가 되니까요.”

“허! 우리 십삼조장께선 그새 이놈에게 돈이라도 받아 처먹었나? 훈련 중이란 공사를 구분 못 하고 나서게?”

“······!”


종렬의 비웃음에 독사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말이 좀 과하시네. 우리 조원도 모자라, 조장인 나에게까지 함부로 말하는 걸 보면, 공사를 구분 못 하는 건 종렬 무공 교두 같은데 말이오?”

“애들 교육 똑바로 했으면, 이럴 일도 없어.”

“말은 바로 해야지. 애들 교육 시키는 건 종렬 상급 교두 아니오? 이리 상호 존중이 없으니,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소?”


독사도 말발로 지지 않자, 서진은 의외라는 듯이 쳐다봤다.


덥석!

이에 흥분한 종렬은 독사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그래? 그럼 오늘 내가 제대로 교육 좀 해줄까? 십삼대 조장?”

“좋지.”

“······!”

“······!”


내심 쫄았던 독사와 당황한 정식은 그야말로 화들짝 놀랐다.

독사의 뒤에 있던 서진이 한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뭐라고 했냐?”

“뭐라긴, 제대로 교육시켜준다니. 나도 좀 받아보겠다는 건데. 지금껏 아무것도 한 게 없잖아, 졸렬 선배님은. 그러니 뭐라도 해야지 않겠어?”

“······!”


신랄한 말에 독사와 정식은 물론이고 종렬까지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까마득한 후배에게 성(姓)희롱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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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무림맹주의 그림 NEW +1 13시간 전 85 5 10쪽
14 엄청난 성장 속도 24.09.18 14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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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세상에 고통없이 얻어지는 건 없다 24.09.15 158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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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날 도와 24.09.11 252 8 12쪽
6 검선의 제자 천무휘(2) +1 24.09.10 305 9 14쪽
5 검선의 제자 천무휘(1) 24.09.09 363 11 10쪽
4 절호의 기회 +2 24.09.08 409 14 12쪽
3 무공을 익히는 걸 추천합니다 24.09.07 477 10 11쪽
2 마신(魔神) 등록 완료 +1 24.09.06 555 18 12쪽
1 서장, 변고가 생기다 +2 24.09.06 723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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