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맹 말단은 마신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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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우
작품등록일 :
2024.09.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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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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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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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엄청난 성장 속도

DUMMY

3



뻐어어억!

서진이 날린 군더더기 없는 무적권에 종렬은 손을 뻗어 받아냈다. 손바닥이 저릿하다 못해 뼛속까지 시큰거릴 정도였다.


“네, 네놈이 어떻게 이런 내공을······!”

“기연으로 얻었습니다.”


서진이 뻔뻔한 미소로 대답하자, 뒤에 있던 독사가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어, 얻은 게 아냐! 빌려준 거라고!’


후우웅!

그런 독사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진은 종렬이 휘둘러오는 무적권을 향해 마주 무적권을 휘둘러 쳐냈다.


빠아악!

뼈가 부딪치는 소리였지만, 두 사람은 마치 바윗덩어리를 후려친 충격을 받아야 했다.

옆에서 보던 정식과 독사는 두 사람의 내공 수위가 비슷하다는 걸 눈치챘다.

그래서 정식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부, 분명 2년 내공밖에 없었는데. 대체 언제 종렬 선배님과 근접한 내공을 쌓은 거지? 정말 뭐라도 먹은 것이요?”

“······먹긴 먹었지.”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독사의 피 같은 내공을.

정식은 그제야 이해하고 외쳤다.


“정말 영약이라도 먹었나 봅니다, 종렬 선배님!”

“······!”


그 짧은 새에 영약까지 처먹었다는 소리에 종렬은 타는 듯한 질투심을 느꼈다. 누군 뒷배가 없어 하급 맹원으로 뼈 빠지게 무공 수련을 하여 겨우 이 정도 쌓았는데, 눈앞의 서가놈은 한 시진도 안 돼서 십칠 년 내공을 쌓고 왔다.


‘빌어먹을!’


그 상대적인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박탈감은 당연히 적개심이 더해 분노로 이어졌고.


쐐애애액!

종렬로 하여금 진심으로 무적권을 펼치게 하였다. 흉흉한 살기마저 담긴 무적권은 바람을 가르는 소리마저 위맹하였는데, 머리라도 잘못 맞았다간 바로 즉사였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눈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갑자기 빨라진 속도의 변주.

어지간한 신입이라면, 물러나다 못해 겁을 덜컥 집어먹어야 했지만.

서진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왜냐면.


<상대의 속도에 맞춰 동체시력의 강화를 시작하겠습니다.>


순간 서진의 눈앞이 번쩍이며 세상이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종렬의 주먹 끝, 흘리는 땀방울과 일그러진 주름, 심지어 휘날리는 옷자락까지 모두 선명하게 천천히 흘러갔다.


<일시적으로 신경 반응 속도 0.4초 단축, 동체시력 300% 향상시켰습니다.>


“······!”


놀랍기 그지없는 세상 속에서 서진은 천천히 뻗어오는 종렬의 무적권을 향해 왼손을 천천히 들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스윽!

순식간에 왼손등을 스쳐 지나가는 종렬의 맹렬한 무적권.


“······!”


주먹이 빗나감을 직감한 종렬은 순간, 아래쪽이 허전한 느낌과 동시에 강렬한 통증을 동시에 느꼈다.


퍼어억!

왼쪽 갈비뼈를 후려치는 서진의 통렬한 무적권 때문이었다.


우당탕탕!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일격에 균형을 잃은 종렬은 그대로 넘어가다 못해, 바닥을 굴렀고.


“······!”


서진은 자신이 뻗은 주먹과 쓰러진 채 복부를 움켜쥔 종렬을 번갈아 보았다.

종렬은 순간 숨이 턱 막혀왔는지, 켁켁! 거리고 있었다.

선임 무공 교두가 당하는 모습에 정식이 서둘러 부축하러 다가왔다.


“오, 오지마!”


종렬은 도움 따윈 필요 없다는 듯이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 정도로 서진이 날린 일격은 그에게 완벽한 충격을 주었다. 후달리는 두 다리도 모자라, 두 눈까지 흔들릴 정도로.

거기다 한심해하는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듯한 무인들에 정신마저 흔들렸다.


“가만두지 않겠다, 이 빌어먹을 서가 놈아!”


머리끝까지 분노한 종렬은 정식의 허리에 찬 검을 빼앗아 들었다.


챙!


“서, 선배님!”


정식이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눈이 돌아버린 종렬은 정식을 밀쳐낼 뿐이었다.


“이 내가 제대로 가르침을 내려주마!”


무공을 갓 익힌 신입을 겁먹게 하기엔 진검만 한 게 없었다.


휘익!

당황한 서진을 향해 독사가 자신의 검을 서둘러 던져줬다.


“받으시오, 서진 공자!”


행여라도 흥분한 종렬에게 팔이라도 잘려 자신의 피 같은 내공을 돌려받는데, 문제가 생기면 안 되었기에 독사는 말리기보다, 검을 던져준 것이다.


덥석, 휘리릭!

서진은 독사가 던져준 검을 낚아채고는, 유려한 동작으로 검을 돌리며 기수식을 취했다.

그 한 동작만으로 멸사검공의 성취가 보였기에.

주위에서 작은 감탄성이 흘러나왔다.

독사는 이를 씹어뱉듯이 말했다.


“어디서 쓸데없는 겉멋만 들었구나!”


내뱉은 말과 달리, 검을 겨눈 서진의 침착한 눈빛은, 겉멋만 든 자가 보일 수 있는 자세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눈빛이 너무나 진중하였고, 검 끝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치 정중동(靜中動)의 묘리를 깨우친 사람처럼.

고요했다.


“제기랄!”


쉬이이이익!

종렬은 일갈과 함께 검을 휘둘렀고.

서진은 가만히 검 끝을 겨눈 채, 그가 휘두른 멸사검공의 초식을 지켜봤다. 이미 각인된 멸사검공의 초식처럼 정직하게 휘둘러져 오는 검초식의 속도는 어제의 자신이 펼쳤던 속도보다 빨랐다.

거기다 진검이 주는 공포는 과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머리는 심장은 물론, 사지까지 얼어붙게 하는 듯했지만.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공포심을 억제하고, 결단력을 높입니다. 아드레날린 분비를 활성화하여 즉각적인 심박수 증가와 사지의 근육 긴장도를 향상시켰습니다.>


이미 동체시력 강화로 눈에 보이는 공격인데다, AI가 보조를 맞춰주자, 딱딱하게 굳었던 전신에 심장이 울컥울컥대며 다시금 피를 돌게 하여 움직이게 하였고.


까앙!

서진은 가까스로 검을 휘둘러 종렬의 검을 쳐냈다.


“······!”


강철이 부딪치는 통렬한 불꽃과 함께 양손을 타고 전해지는 저항감에 서진은 하마터면 검을 놓칠 뻔하였다.


‘···이 정도면 할만하다!’


덥석!

하지만 이내 검을 고쳐쥔 서진이.


쉬이이익!

튕겨 나갔던 속도보다 빠르게 찔러져 오는 종렬의 검극을 검면으로 받아내는 동시에 흘려보냈다.


까가각!

검극이 빗겨 맞는 순간 드러난 종렬의 빈틈을 향해 검을 맹렬하게 휘둘렀다.


휘아아악!


“······!”


종렬은 다급히 몸을 비틀며 검을 들어서 막았지만.


까아앙!

서진의 체중과 모든 내공을 걸고 내려친 검격에 그대로 한쪽 무릎이 꿇렸다.


“크윽!”


종렬은 바닥에 무릎을 찧자마자, 신음성을 토해냈다.

비등비등한 내공에 우위에 있던 자세와 그렇지 못한 불안정한 자세가 만들어 낸 결과였다.


휘리릭!

입술을 피가 나게 깨문 종렬은 검을 재차 휘두르려 했지만.


까가각!

검날이 긁히며, 기어이 목에 대어진 서늘한 검면이 먼저였다.


“······!”


고개를 들자, 시리도록 차가운 서진의 두 눈동자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제가 이긴 거 같습니다.”

“······!”


종렬은 아직 지지 않았다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목에 대어진 검날은 움직이는 순간, 베일 거라고 경고했다.

목의 경동맥에 대어진 검날에 살짝이라도 베이는 순간, 목숨은 장담 못 했다.


부들부들.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치욕감과 패배감에 종렬은 고개를 떨어트렸다. 설마 자신보다 열 살 가까이 어린 애송이, 그것도 무공을 익힌지 하루도 안 된 놈에게 패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런 그의 귓가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젠 상호 존중의 자세로 본인을 대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겠습니다.”


스윽.

종렬의 참혹하게 일그러진 표정을 보며, 서진은 검을 거두고는 가볍게 포권을 취했다. 지금 그 누구보다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기에, 서진의 얼굴엔 자신만만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드디어 무공을 익힌 것도 모자라, 줄곧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했던 강호인들 중 하나를 처음으로 꺾었다.


<축하드립니다, 서진님. 잠시 후, 일시적으로 강화시킨 감각과 동체시력이 돌아오는 순간, 아찔할 겁니다. 이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


말이 끝나자마자 눈앞이 아찔하였지만, 미리 대비하고 있어서 그런지 버틸만했다.

처음 이겼다는 뿌듯함에 서진은 감격에 겨워 몸까지 떨었다.

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독사를 향해 걸어갔고.

독사는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다.

엄청나게 놀랐겠지.

몇 합 나누지도 않고, 선임 무공 교두를 무참히 꺾어버렸으니까.

허나 서진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고도 독사는 표정을 풀지 않았다.

오히려 입을 벌리고 소리쳤다.


“······시오!”

‘뭐?’

“피하시라고!”


순간 번뜩이는 감각에 뒷골이 서늘해진 서진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가고.


쉬이이이익!

기다렸다는 듯이 날아오는 검극이 서진의 두 눈동자로 크게 확대되었다.

종렬의 분노에 일그러진 얼굴과 살기마저 담긴 검극은.

이미 검을 휘둘러 쳐내기엔 늦었다고 말해줬다.


<긴급 비상 회피 기동을 합니다.>


순간 서진의 고개가 뒤로 확 꺾이는 동시에.

서진은 반사적으로 든 검을 휘둘렀다.

두 눈을 부릅뜬 종렬의 목을 향해서.


쐐애애애애액!

무서운 속도로 날아온 무언가 종렬의 검을 쳐내다 못해, 처박아버렸고.


쨍그랑!

금속이 깨지는 파열음과 함께 종렬의 검은 두 동강이 났다.


휘리릭!

조각 난 검편은 날아드는 서진의 검면을 때렸고, 궤도가 비틀려 종렬의 머리 상투를 자르는 걸로 그쳤다.


“이, 이게 대체······!”


털썩.

자기 머리 상투가 잘리는 걸 본 종렬은 떨리는 눈동자로 흩날리는 제 머리칼을 보았다.

만약 불시에 날아든 검이 아니었다면.

죽는 건 과연 누구였을까.

가슴이 서늘해진 종렬의 귀로 낭랑한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대체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사고를······.”


한숨을 쉰 낭랑한 목소리의 주인, 천무휘가 장포를 펄럭이며 내려섰다. 그리고 자신이 날린 검이 구한 건 서진이 아니라, 상투가 잘린 종렬이었음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는 실소를 흘렸다.


“······정말 무공을 익히다니.”


그것도 엄청난 성장 속도로 말이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을 해낸 서진을 보는 천무휘의 두 눈동자는 깊게 가라 앉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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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검선의 제자 천무휘(2) +1 24.09.10 303 9 14쪽
5 검선의 제자 천무휘(1) 24.09.09 362 11 10쪽
4 절호의 기회 +2 24.09.08 407 14 12쪽
3 무공을 익히는 걸 추천합니다 24.09.07 476 10 11쪽
2 마신(魔神) 등록 완료 +1 24.09.06 555 18 12쪽
1 서장, 변고가 생기다 +2 24.09.06 722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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