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도 고려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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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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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도 고려 하세요. ④

DUMMY


고려의 중심은 항상 개경

서경이 물류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다들 나를 초롱초롱하며 바라본다. 시커먼 남자들이 바라보니 좀 기분이 묘하지만, 말을 이어 본다.


“험험, 그리 빤히들 보시는가. 옛 고려와 발해 시절부터 옥주의 솜과 이를 짠 포(布, 천)는 유명하였지. 이를 어찌 더 발전시켜보는 것이 가능하다네.”

“그야, 수많은 아낙이 붙어 열심히 짜는 것인데... 어찌하겠다는 말이오?”


“면포를 짜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몇 가지 기구를 이용하면 드는 수고를 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네. 조면기나 직조기 같은 것 말일세.”

“흠? 솜틀 말씀이시오···이미 아낙들이 쓰지 않소이까. ”


고구려 시대에 면포가 있었다 없었다 말이 많다.

일단 솜은 있고, 면포의 질이 좋지 못하기에 추운 계절이 아니면 크게 쓰임은 없으나 있기는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산업혁명하면 증기기관이 노동력을 대신해 준 부분이 크다. 이에 따라 식민지 개발 경쟁이 불었고 남아도는 생산력을 메꿔줄 플랜테이션 농업이 발전한다. 

그 중 대표적인 작물이 커피, 사탕수수, 면화 아니겠는가. 면화를 잘 이용해주자.


씨앗을 제거할 때 다중 톱니구조를 이용하는 조면기와 오고 가는 일을 자동화하는 플라잉 셔틀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니, 되기만 한다면야 사람들이 편하겠다는 반응이다.


너무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면포 관련된 설명을 마친다.


“허허, 말은 이리 쉽게 하나. 공장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네. 그러니 자네들과 연이 있는 이들 중에 실력이 출중한 이들은 내게 소개해 주었으면 하오.”

“흠, 다들 세를 내고자 포목을 짜기는 하지요. 그리하겠습니다. 그 기물로 마포도 짜는 것이 가능한지요?”

“조정이야 필요하겠으나, 실타래에 감겨만 있다면 어찌 되지 않겠는가? 같이 만들어가 보세나.”

“예, 어르신.”


다들 들어가는 노동력을 반 이하로 줄이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아닌가를 두고 웅성거린다.

이 시대의 백성이 지는 의무 중 곡식과 특산물 그리고 포를 세금으로 납부해야한다. 그중 하나에 해당하는 일이 주는 것이니, 되기만 한다면 좋은 일.


모인 관원들이 조금 조용해지기를 기다려 다음으로 생각해 두었던 것을 말한다.


“자- 눈으로 보게 되면 믿을 수 있을 것이니, 다음으로 넘어가세나. 이 주변을 둘러보면 넓은 평야도 있으나, 산지도 분포하지. 저 철주의 철광은 파도 끝이 없다지?”

“고을 이름부터가 철주이니, 풍부하기는 합니다요. 어찌 그것을 말씀하시는지요.”

“세 번째로 들만한 이 서경 부근의 장점은 풍부한 광물일세. 철주의 철을 비롯해, 동편으로 향하면 석탄···그 아래로는 석회가 많이 나는 곳이라네. 보물 덩어리지.”


근현대로 들어서면서 신기한 개념이 등장했다.


만주라는 지역인데, 그 시절 잘 나가던 일본이 만든 개념이다. 옛 고려(고구려)의 북부 광역에 해당하는 지역인데, 여기에서 거대한 경제실험을 했었다.

만주국이라는 괴뢰국 형태를 잡고,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을 진행한다. 이 지역의 적절한 기후와 풍부한 광물, 수자원을 이용해서 일본이 제국을 경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지금은 중국의 기반이 된 공산당 또한 이 지역을 넘겨 받으면서 산업화에 성공하는 계기가 될 정도로 전반적으로 모든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예를 들어 현대명으로 다칭유전 또한 이곳에 있고 석탄 또한 풍부하다. 대부분 화강암 지형인 한반도와 달리 석회 형태의 지반도 갖추고 있어서 산업혁명 좋아하는 이들이 들으면 갖춰야 할 대부분을 가진 땅이 이곳이다.


그중 내가 건드려 보고자 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광맥을 볼 줄 아는 이들이 있을 것이니, 그들을 활용하세나. 석탄과 석회가 대량으로 묻힌 곳을 찾아, 이를 이용할 계획이라네.”

“혹 그 석탄이라는 것이 불을 붙이면 뿌연 연기가 엄청나게 나는 것을 말씀하시는지요? 화로에 쓰기에는 문제가 많습니다요!”

“그것은 그렇지. 자네들 중에도 아는 이가 있을 것이나, 석탄은 한가지가 아니라네.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으나, 무연과 유연으로 나누어 보지.”


구분하자면 끝도 없이 할 수 있겠지만 대략 나눠본다. 

무, 유연은 이름처럼 연기가 얼마나 나느냐로 구분한다. 이는 석탄이 얼마나 덜 탄화된 성분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무연은 실내 난방용으로 사용에 적합하고 유연은 화력이 좋으므로 높은 온도가 있어야 하는 분야에 적합하다.

예를 간단히 들면 화력발전이나 도자기나 제철 등의 높은 온도가 필요한 일들이 적당한 예가 되겠다. 물론 화학반응을 유도해야 한다면 추가 처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이런 내용을 길게 설명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되면 좋지만, 되는가? 반신반의다.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을 풀어본다.


“자자,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떠나. 이 서경은 주인 없는 땅이 널린 곳이지 않은가? 아국이 생겨나고 전란이 이어지며 주인 잃은 땅이 많다고 하나. 이 서경과 경기도(수도가 경주, 주변 땅을 경기도라 부름) 부근은 옥토로 바꾸기만 하면 다 소유가 개간한 자의 것이 되는 것이지. ”


가장 앞줄에서 듣던 황수겸이 나의 말에 손을 들어 올리며 말한다.


“거, 왕원장 말씀이 맞소이다만··· 사람은 어디서 구할 것이오? 인력이 있어야,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 아니요.”

“맞아, 호장들에게도 소속되지 않으려. 산으로 숨어든 이가 적지 않소이다. 어찌 그 일들을 다 하시겠다는 것이오?”

“하하, 자네들 말속에 답이 있지 않은가? 저 산으로 숨어들어 화전을 일구는 부곡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지. 호민이 되도록 말일세.”


부곡(部曲)

교과서만 배우면, 부곡에 사는 이들은 모두 천민이고 그냥 차별만 받는 이들로 생각된다. 하지만 여기 기준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비슷한 개념을 서양의 중세에서 끌어와 보면, 시민권 개념과 비슷하려나? 

기본적으로 양민이기는 하지만, 시민으로 등록이 되지 않기에 과거에 출사하더라도 승진에 제한이 있다던가. 성실 납세를 하지 않으니, 전란이 일어나면 성 내부로 들어와 지내는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던가. 그런 불이익이 있는 경우다.


일단 거주 인구가 적어 제도권 내부로 들어오지 못한 무리를 부곡이라 보는 것이 더 현명하겠다. 물론 사고를 쳐서 해당 지역이 부곡으로 강등된 경우는 예외다. 


이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


“부곡에 거하는 자들은 세를 부담하는 것이 부담이기에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라 알고 있네. 그들에게 몸으로 할 수 있는 이미 언급한 일들을 맡기고, 토지를 일구게 한다면 사람이야 충분하지 않겠는가?”

“오기만 한다면야, 긴 세월 섞이지 않아 골칫거리인 이들이 줄어드니 좋기야 하지요. 그렇다고 해도 토지를 가지게 되면 세를 내야 할 것 아니겠소?”


“하하, 자네들 말이 맞네. 한데 아국의 법을 따져보면 새로이 개간한 토지는 십년간 세가 면제되지. 주인이 있던 진전이라 하더라도 세가 감면되니, 이는 노동으로 해결하고도 남지 않겠는가?”

“오호라. 그렇지···옛 고려의 땅 주인을 어찌 찾을 것이겠는가···그렇다는 말은”

“그래, 다 임자 없는 땅이지. 서류상으로는 말일세. 하하하! 십여 년은 세를 내지 말아보세나.” 


조정의 관리가 되어서는 세금을 내지 말자는 나의 말에 몇몇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지만, 대부분은 수긍한다. 

경작하는 이가 없으면 세금은커녕 그냥 황무지로 방치되는 것이 땅인데, 일단은 소유권 보다는 이곳에 머무르는 이들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다.


긴 설명을 마무리 지으며 말한다.


“앞에 말한 것들이 다 잘 굴러가 준다면, 이 서경은 시대를 조금 앞서가게 될 것이네. 그 역사를 써갈 사람들은 바로 자네들이고 말이야. 그러니 어찌 한번 해보겠는가? 역사를 바꾸는 일을”

“···역사를 바꾼다.”

“흠...”


다들 생각에 빠져 고민을 이어간다.

뒤에서 누가 어깨를 잡기에 돌아보니, 언제 오셨는지 서경유수 최사량 어르신께서 나를 보며 웃고 계신다.


“하하! 자네 어디 왕좌라도 노리는 것인가? 개국이라도 하는 것으로 착각하겠네, 그래. 듣자 하니, 되기만 한다면 이 서경이 우뚝 설 수 있겠구려. 어찌 진심으로 그리하겠는가?”

“···어이쿠, 놀랐습니다! 진심이지요. 세월이 흘러 저 요나라가 사라지고 금나라가 다시 흥하더라도... 제 딸이 살 곳은 평화로웠으면 합니다.”


“허허허···그러하지. 전쟁을 막을 가장 확실한 방도는 전쟁할 엄두를 못 내게 하는 것이니, 바르다고 하겠네! 자네가 그리 생각한다면 내 흔쾌히 돕겠네. 이곳을 떠나더라도 말일세.”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유수 어르신.”


서경의 가장 높은 이가 나를 지지해 주시니, 다른 이들도 하나둘 따르겠다고 말한다. 성공적이다.


회사 일을 하게 되면, 연초에 이런 것들 많이 한다.


/2030 Vision ***/


커다란 목표를 주는 것이지, 서경에 대입해보면 개경보다 더 부유한 곳이 되겠다는 부분이 되겠다.


/매출 1조 클럽, 글로벌 점유율 25% 달성!/


구체적인 수치로 목표를 확정하는 단계 아니겠는가. 지금까지 길고 길게 설명한 것들의 다음 단계가 저 숫자로 표현하는 일이다. 이제 부서별로 던져주고 성과를 확인해 나가야 하겠다.


생각을 해보면 회사와 중앙집권적 왕조시대는 매우 유사한데, 회사를 조금 더 과거로 끌어 올려 중세에서 근세 사이로 보면 이건 뭐 거의 똑같다고 해도 될 정도다.

회장, 사장, 각 직급으로 이루어지는 체계부터 근대 이전의 회사들은 군사력까지 보유했으니···사법권도 있다고 보겠다.

거기에 회사 내규라 부르는 입법까지 하니···이건 뭐 국가나 다름없다.


역사적 예를 보면, 동인도/서인도 회사와 허드슨 베이 컴퍼니 정도를 예로 들면 아주 적합하다.

동인도 회사는 아프리카 돌아서 인도를 먹고 동남아의 인도네시아까지 쭉 회사의 시스템으로 식민지를 운영했다.


그 덕에 인도에는 그저 타고나는 신성한 직업 구분인 카스트가 신분의 귀천을 나누는 기준이 되어버린다. 회사는 까라면 까야 하니까.

미국과 캐나다 또한 회사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작하다 보니, 동아시아와는 다르게 우리라는 국가주의적 개념은 후순위로 둔다. 

일단 본인의 이익을 중시하고, 그 동네는 회사의 이윤추구에 반하면 그냥 자른다. 역사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서경 주변에서 저런 회사의 형태로 운영한다? 

흠··· 동네 사람들에게 맞아 죽거나, 저기 개경으로 끌려가서 참수당할 것 같다. 국가 전복죄로···고로 일단은 고려라는 시스템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 가보기로 정리한다.


300여명이 넘는 관원들과 우연히 유수 최사량에게 까지 ‘잘살아 보세!’ 가스라이팅에 성공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우리 소희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강하면 좋지 않겠나. 또 소희도 결혼하고 자녀들이 생겼는데 뭐 맨날 무신정변 일어나고···

나라가 힘이 없어서 저 대륙으로 가서 너희를 부모님으로 모실 테니, 왕좌를 주세욤! 부끄부끄! 이러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 하는 일들은 어찌 보면 요즘은 말이 많은 과거 박통령의 시스템인데, 이분께서 과거에 일본이 테스트하던 만주국에서 일하셨다.

자본주의를 도입하지만, 국가 주도로 선발전하고 재벌을 국가의 휘하에 두는 방식인데··· 효율은 끝내 준다.

단점이 다양성이 부족하기에 한 번 틀어지면 쫄딱 망하지만···일단 수십 년 단위로 계획을 잡을 수 없기에 도입해 본다. 


긴 대화들이 이어지던 공터에 혼자 남아 잠시 멍하니 서 있다.


“큼, 큼! 아, 안 하던 말을 많이 해서 그런가···목이 다 아프네. 소희는 뭐하려나···이게 맞나?”


모르겠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을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다가 새로 마련한 저택으로 향한다.


생각을 이어가 봐도, 완벽···은 포기다.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선거라던데, 나도 그렇게 한발씩 나가는 수 밖에 없나 보다. 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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