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어사 : 물고양이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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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졸한톳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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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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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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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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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민간인, 마법 전장에 합류하라.

DUMMY

.

.

.

#


‘그나저나 저 아이···.’

웨폴리는 가족과 함께 멀어져 가는 유현을 보며 중얼거렸다.


‘연합의 존재를 알고 있어···!’

그는 돌연히 사나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강한 호기심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물고양이 모태 신화.

정말이지 특이한 녀석이다.

저 녀석은 지금 짜증 반, 억울함으로 자기 성질을 죽이기에 바빴다.

유딩한테 니킥 처맞고는 속도 없이 열을 내는 것이었다.


아. 어쩌면 새로운 장난감이 너무 쉽게 떠나가 버린 것에 대한 한탄일 수도 있겠다.

몽상 어사의 인식 저하 마법을 뚫고 본인을 보는 민간인은 흔치 않은 존재였으니까.

호기심이 생길 만도 했다.


탁-

그때. 책방 아주머니가 다시 계산대 앞에 섰다.

그녀는 말끔히 고쳐진 [물고양이] 원본을 흔들어 보이며 방랑자를 불렀다.

시끄러운 진상 고객의 행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본인의 업무를 다 한 모습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다 고쳤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인.”

방랑자가 본인의 얼굴을 앞발로 격하게 비비며 뒤섞었다.

이내, 다시 밝게 웃는 녀석.

꼴에 체면은 세워야 했던 모양이다.


“4000원입니다.”


“뭐라?”


“복구 비용. 4000원.”

아주머니가 불안감 반, 경멸 반으로 방랑자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동시에 아주머니의 왼손은 표지판 하나를 가리켰다.

[책 복구 4000원]


“아하하, 돈이 없지만···. 괜찮습니다! 그 책, 상당히 가치가 있는 책이거든요. 특별히 필사를 허용하겠습니다. 제가 중앙본부에서 탈출한 기념으로 드리는 선물이니 감사히···. 무엇보다 정성을 담아서!”


“이런 줘터진 방울떡 같은 새끼가 장난하나, 너는 그냥 형장의 이슬이 되십시오.”

아주머니가 이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진상 고객에게 진절머리가 난 모양이었다.

애초에 자기 뒷담화 깐 시점부터 벼르고 있었을 터.


"아, 잠깐."


"뭐."


그때, 물고양이의 두뇌가 재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재빠르게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후후후- 잘 들어라 민간인, 4,000원 대신 저 책을 담보로 주겠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장화 신은 고양이]를 발견한 물고양이.

그가 침착하게 책 표지 위에 손을 뻗으며 눈을 감았다.

본인의 소유물인 마냥 주접을 떠는 것이라.


"어쩌면 좋을까. 저 책은 우리 단골이 오늘 산 책이거든?”


“꼴에 단골이었군. 젠장···!”

제 발 저린 도둑이 두 앞발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교전 속에서 겨우 탈출한 몽상 연합의 중앙 도서관이었디.

이제 좀 제대로 사나 싶었는데, 경찰서에 가게 생겼다.

그냥 토끼기도 뭐했다.

민간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영성이 되긴 싫었다.

나중에 연합에게 잡혔을 때, 가중처벌 당할 게 뻔했다.


“진짜 돈이 없다고? 고작 4,000원이?”


웨폴리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째려보는 아주머니.

덤으로 전화기를 한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녀석을 형장의 이슬로 만들어 버릴 생각이었다.

애초에 이슬과 마력만으로 이루어진 몸이긴 했지만 뭐.

싫은 건 싫은 거겠지.


힐끔-

물고양이의 눈동자는 다시 재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의 짐승 같은 동체 시력이 책방 전체를 훑었다.

그리고 발견한 한 가지 탈출구.


[이달의 우수고객 : 유현]

[앞으로도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거기 112죠? 여기···.”


“그래 거기까지. 나에게 후견인이 있다.”


고고한 방랑자가 책장에 걸린 액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정답을 찾았다는 듯 차분한 목소리와 은은해진 반달눈을 보아라.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유현을 팔아넘길 작정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기인한 행동일 터.

그다지 놀라운 발상도 아니었다.


“우리 단골이랑 무슨 관계?”


“들어는 보았나. [메타픽션]의 존재를.”


“메타···. 뭐라 씨부렸습니까?”


“전략적··. 마법 보조···. AI··. 사로잡힌 고대 영성··. 아 X발 뭐라 씨부리지? 아 그래! 내가 그 새끼 따까리다.”


"결론은 따까리네."


"그런 셈이지."


“다 큰 놈이 7살짜리를 팔아넘기나?"


"하하! 접전 끝에 아쉽게 졌네. 버저비터 니킥이 치명타로 작용했지."


"아이 염병할 진짜-. 별 또라이 새끼 다 보겠네.”


"그, 그냥 진 게 아닐세. 요즘 아이들은 기백이 좋더군. 이게 전부 나라의 조기 교육이 잘 된 덕분 아니겠는가! 하하 참!"


아주머니가 진지하게 걱정하는 표정으로 방랑자를 내려보았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물고양이 신화]의 원본을 비닐에 담아주었다.

유치원생의 이름을 팔 만큼 절박한 거지에게 4000원 가지고 농성을 부리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어어?! 그 표정 뭐야?! 지금 나를 무시하는 거지?! 니가 정녕 물고양이 검법 [방수참]의 위력을 맛보고 싶은 게야!"


"말로 할 때 꺼져, 썅것아."


“발 없는 말이 무서운 법이지. 그럼 이만.”

아주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웨폴리가 손을 흔들며 뒤돌았다.

꼴에 떳떳한 표정.

마무리만 깨끗하면 다 되는 줄 아는 몹쓸 인간의 전형이었다.

애초에 인간도 아닌 녀석이었다.

그는 어디까지나 몽상 연합 소유의 기록마도일 뿐이니까.


#그러던 그때였다.


띠링-


“아줌마, 저놈 내 따까리 아니야.”


뒤돌아선 녀석의 앞에 나타난 사람.

깜박하고 두고 온 [장화 신은 고양이]를 유현이 다시 가지러 온 것이라.

아이는 미간을 찡그리며 물고양이를 가리켰다.

남의 이름을 팔고 있던 한심한 도둑고양이에게 불쾌감을 느낀 모양이다.


“자, 잠깐만···.”

덜미를 잡힌 고양이가 힘없이 주저앉으며 고개를 숙였다.

수 틀리면 금세 주저앉는 몹쓸 인간의 전형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애초에 인간도 아닌 녀석이지만.


그곳에서 유현은 잠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 몹쓸 고양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그러다 문뜩 생각해 낸 무적의 논리가 그의 뇌리를 강타했다.

'그냥 내가 저 새끼 가지면 되는 거 아니냐?‘


항상 숨어서 지켜보기만 했던 마법의 세계.

말 걸기가 무서워 눈치만 보던 세계.

이참에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현주와의 귀가는 이젠 내 알 바 아니고.

나는 X나 신나는 장난감을 찾아 버렸다.

그것도 비밀 마법 조직에서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장난감을 말이다.


“너 주인이 없는 거지? 내가 매수한다.”


“뭐라?”


“내가 널 사겠다고. 이 짝퉁 마도야.”


촤륵-

난 주머니에서 꺼낸 천 원 다발을 흔들어 보이며 물고양이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보잘것없이 꾸깃꾸깃한 4000원 다발.

꼴에 거금이라고 실실 웃는 2010년도 유치원생의 모습.

과거의 나는 정말이지 하찮도록 영악했다.


“너어···. 이 건방진···.”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맹수의 이빨을 드러냈다.

투명한 송곳니가 조명에 반사되어 밝게 빛났다.

무언가 살짝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한 녀석.

그날 물고양이의 표정은 참으로 복잡미묘했다.

마치 뚱뚱한 생쥐를 발견한 양 해맑은 표정이었다.

.

.

.

#2010년, 4월 1일.

이교도와의 전쟁 중, [물고양이] 원본 소실.

덩달아서, 전쟁 심화로 인한 서울 봉쇄.


그날, 캡틴 웨폴리는 엄청난 흥분을 느꼈다고 한다.

전설적인 기록마도를 4000원에 후려치려는 발상이 신선했기 때문이겠지.

아무래도 내가 터무니없는 녀석을 건드려버린 것 같다.

다시 생각해 보면, 7살의 난 완전히 미친놈이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속담은 이럴 때 쓰는 말이라는 사실을 그때의 나는 잘 몰랐으니까.


"어서 받아. 나도 마법사 클럽에 가입하겠다."


"흠···. [기록마도가 민간인을 택한다]라···. 절차가 조금 까다롭단 말이지···. 연합에 얼굴도 비춰줘야 되고···. 신고식도 해야 하니···. 후후후···. 너 이 새끼 완전 골때리는 새끼야."


"안 할 거야?"


"좋아 까짓거 계약하자. 대신 니 몸뚱아리 좀 빌려줘.”


“부하가 왜 주인님 몸을 탐내냐!?”


“아까부터 너무 신경 쓰이는 곳이 있는데, 잠깐 마실 좀 갔다 오자고."


"마실이라니?"


"아~. 싫음 말아라. 나도 너랑 안 놀련다.”


"어어-? 조, 좋아@! 대신 잠깐 동안만···!"


“허락한 거냐?”


“조건부로 허락이야. 음...”


"조건부? 이제 그런 거 없어."


스르륵-

내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급변하는 녀석의 눈매.

물고양이는 제법 급하게 내 몸으로 스며들었다.

평온했던 했던 말투와는 다르게 과격했다.


"조, 조건이 없다니···?"


"새끼야 잘 들어. 넌 이제 내가 죽어라 굴릴 거야."


돌연 영성의 기운이 온몸에 감도는 것을 느꼈다.

조금 차가운 것이, 민트 치약을 통째로 삼키는 듯한 느낌이 전신에 감돌았다.

일순간 고문 같은 각성이 이루어졌다.

투명한 송곳니.

출렁이는 앞발.

그 모든 물고양이 표상이 내게 투영되는 것이었다.


"전선으로 간다."

새 주인을 찾은 녀석이 꺼림칙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전선이라니···?'

나는 순간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으나, 4대 전설의 침투를 멈추는 건 불가능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환상에서 깨어나라. 너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마법사 클럽의 실체를 마주하는 것부터니까···!”

물고양이는 이 말을 남긴 채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부우웅!-

물고양이의 도약이 서울 밤하늘을 가른다.

무수한 연기구름이 기적처럼 갈라진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보았다.

환상을 깨뜨릴 전부를 말이다


구름부터.

달빛.

안개.

집과 건물.


그리고···.


원형 결계.

핏빛 웅덩이.

이교도.

진흙.

괴물.

시체 더미.


지금 서울은···.

암암리에 불바다가 되어가고 있으니까.

저 찬란하신 고대 영성은 그것을 모를 리가 만무했고.

이 모든 상황을 알고도 임시방편으로 선택한 사람이 유현이었다는 거다.

마법을 인지하는 민간인을 포섭하기 위해서.


"민간인이 마법 세계에 줏대 없이 난입하면 뭐라고 불리는지 아냐?"


'모, 몰라..! 웁! 우읍..! 이거 풀어...!'


"뭐긴 뭐야. 마~법 의병이지."


"...!"

몰래 숨어서 보던 검은 제복의 마법사들은 어느새 싸늘한 시체가 되었다.

사방이 핏덩이다.

저 커다란 괴물은 또 무엇인가.

이게 진짜 마법 세계란 말인가.

난 이런 마법 세계를 원한 게 아니었다.

저 지옥 속에서는 내가 감히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단 말이다.


"저기 들어갈 건데. 일단은."

웨폴리가 상황을 파멸로 치닫게 하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마법 사용의 대가치곤 너무 비싼 내 몸뚱이.

나는 저곳에서 불살라 버릴 몸뚱이가 아까워 치를 떨었다.


'웨폴리, 내, 내 모, 목숨은 하나야. 이, 일시불로 긁어 버리면 아, 안돼.'


나는 흔들리는 마음을 간신히 부여잡은 채 말했다.

이곳을 혼자 탈출하기엔 이미 늦었다.

이제는 웨폴리에게 몸을 맡겨야 한다.

솔직히 파투 내고 싶었지만, 사나이는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게 아니라고 했으므로.

웨폴리가 이 혼돈을 부드럽게 타계할 수 있길 간절히 빌어볼 뿐이었다.


'나, 나는 따, 딱히 죽는 게 무서운 건 아니지만, 혀, 현주 누나 몫도 남겨둬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제발...!'


"알아, 4,000원치만 긁는다고. 니 목숨값."

웨폴리가 광기의 웃음을 지어 보이며 물방울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날렵한 시선과 물고양이 발톱을 오로지 전장만을 바라보도록 고정하였다.


스륵!-


"[방류참]의 극치를 보여주마."


위이이잉!-


'위험한 건 안 ㄷ···.'


"닥쳐 꼬맹이."


콰아아아앙!-

.

.

.

한편.


"저거 뭐야."

전장 위에서 피투성이가 된 김새반이 중얼거렸다.

그의 눈동자에는, 거친 쓰나미가 투영되었다.


모든 걸 쓸어버릴.

그런 쓰나미가.

그의 눈앞에서 휘몰아쳤다.


"저거 설마...!?"

.

.

.


작가의말

신인이라 첫날에 10화씩 올립니다!

연독 유지겸 천천히 올리라고요?

신인한테 그딴 게 어디 있어요!?

(그리고 저 바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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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해삼의 긍지 24.09.12 14 0 12쪽
10 10화. 용의주도 24.09.12 15 0 13쪽
9 9화. 터져버린 호환 24.09.12 15 0 12쪽
8 8화. 긴급 소집의 이유고 나발이고 24.09.12 12 0 15쪽
7 7화. 강산도 변해버린 세월 24.09.12 16 0 12쪽
6 6화. 유현의 철면피&몽란의 김칫국 24.09.12 15 0 12쪽
5 5화. 전장 위의 자연재해 24.09.12 13 0 10쪽
4 4화. 불모지 위의 챔피언 24.09.12 12 0 14쪽
» 3화. 민간인, 마법 전장에 합류하라. 24.09.12 14 0 12쪽
2 2화. 물고양이와 유현 24.09.12 17 0 13쪽
1 1화. 긴급 소집의 이유 +1 24.09.12 1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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