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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202,525
추천수 :
2,609
글자수 :
1,493,079

작성
16.06.25 13:00
조회
993
추천
14
글자
11쪽

57화-용(Dragon)(1)

DUMMY

“아아, 진짜! 다 때려칠까보다.”


눈 앞의 어린 드래곤은 지금 정신에 타격이 들어가 반쯤 정신이 무너진 상태였다. 말하자면 패닉이 심도 있게 진행된 상태랄까.

힘든 일은 아니지만 잘못하면 영혼에 타격이 가기 때문에 지나치게 짜증이 나고, 또 까다로운 일이다.


“왜 내가 가는 곳에는 이런 일이 생기는 거냐고.”


정말이지 절로 불평이 튀어나왔다. 이 거지 같은 운은 어떻게 생겨먹은 걸까. 이제는 비 협조적인 세계가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정말 진심으로 때려 치우고 싶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쩔까. 이대로 방치했다가 나중에 성질난 드래곤에게 무슨 험한 꼴을 당하려고.


“아아, 정말 하기 싫다.”


“그럼 흔적도 없이 소멸시킬까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면서 무시무시한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 시리아를 보니 그녀의 눈이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시리아, 진심이구나.”


“그럼요. 마스터께서 불편해 지신다면 당연히 그 원인을 없애는 것이 저희의 의무가 아니겠어요?”


후훗, 하고 웃는 소리가 무섭게 들려왔다. 사실 그녀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아인즈는 알지 못하지만 호문클루스는 태어날 때에 숙명의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다. 태어나는 각 개체의 성향을 분명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로 이 이명(異名)인데 그녀의 경우 특이하게 두개의 이름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녀의 이명은 종사(從事)와 징벌(懲罰).

평소 그녀의 행동은 종사의 이름 덕에 언제나 아인즈에게 모든 정성을 다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그의 언짢은 감정과 그 대상을 분명하게 인지할 경우 그녀의 성향은.


“제게 맡겨 주시면 이 새끼 도마뱀은 물론이고 늙은 도마뱀도 처리할 수 있는데요?”


무척이나 폭력적이고 무지막지하게 변하게 된다. 물론 이번이 처음이라 당황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녀의 강렬한 반응에 아인즈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스터?”


사실 그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무척이나 어른스러웠고 믿음직스럽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은 뭐랄까······ 그래, 꼭 오빠를 무척 사랑하는 여동생같은 반응이라고나 할까?

그런 그녀가 귀여워 자연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능력 탓에 묶여있던 그녀의 감성이 조금이나마 보여진 것에 기쁜 웃음을 짓고서.


“괜찮아.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그렇게 열 낼 필요도 없어.”


“아, 네······에.”


그제야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한 것이지 깨달은 시리아의 얼굴이 붉어졌다. 다급하게 고개를 푹 숙이는 그녀의 머리를 한번 더 쓰다듬은 아인즈의 시선이 골칫거리 소녀에게 향했다.


“하아, 이 아가씨야. 얌전히 어른들 말이나 잘 듣고 있지 왜 이런 소란을 만드는 거야.”


사람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지금쯤 드래곤들은 난리가 났을 터였다. 헤츨링은 종족 차원에서 보호하는 존재. 언제 사라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틀림 없이 드래곤들의 무거운 엉덩이가 들썩이고 있을 드래곤들을 생각한 아인즈는 밀려 나오는 한숨을 그칠 수가 없었다.


“뭐, 별수 없나.”


결국 그가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보지 못했다면 모를까 이미 본 것을 외면할 정도로 스스로가 타락했다 생각하지는 않았다.


“후우, 시작할까.”


“예, 마스터.”


“작업할 동안 방해나 없게 해줘.”


“예.”


“네, 맡겨만 주세요.”


여전히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는 소녀의 머리에 손을 올려 놓았다. 손에서 느껴지는 마력에서 제법 선명한 벽력(雷)의 기운이 느껴졌다.


‘아, 잘못하면 큰일 나겠네.’


과연 초월종이랄까. 아직 성체가 되지 않았는데도 느껴지는 마력이 상당하다. 대적할 때야 신경도 쓰지 않을 정도의 마력이지만 지금은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 아무리 적은 마력이라도 그 반사 충격이 약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터다.


“그래, 언제는 쉬웠나?”


스스로를 믿고, 자신의 능력을 믿는다.


‘리미트 풀 아웃.’


황도 6좌

히갈의 등불

인도자의 권능

파로스(Pharos)


황도 7좌

단타스나의 나뭇가지

희망의 씨앗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


황도 10좌

오르하시아의 리라

문을 여는 세계의 음색

코넥테레 솜니움(Conectere Somnium)


황도 18좌

함브로이아의 제단

치유와 회복의 제(祭)

테라에 피에타스(Terrae Pietas)


연계발현

꿈꾸는 어린 아가씨를 위한 회복의 주문

기상!(Wake Up!)


* * *


수탐(搜探). 수사를 하고 탐지하다.

루이드의 이명은 그 자체로 그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찾고, 취합하고, 분류해 ‘정보’를 만들었다.

그를 수월하게 행하기 위해 대륙을 뒤덮는 규모의 정보망을 구축했고, 그것은 언제나 기대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번 일에는 조직을 움직일 수 없었다. 머랄까, 애초에 조직원들이 접근하기에는 격도 떨어질 뿐더러 능력도 모자랐다. 결정적으로 그의 주인이 직접 나섰다.

그럼에도 주인의 딸을 찾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녀의 거처는 너무 외진 곳 이었고, 조직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다. 범행을 저지른 이들의 행사가 은밀했던 탓도 컸다.

하지만 이제 그 끝이 보인다.

그가 숨어있는 곳은 경매장이 위치한 공동의 가장 은밀한 심처. 수탐의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 없이 도전해서야 겨우 침입할 수 있었던 곤란한 곳이다.

하지만 그랬던 만큼 이제 그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거래내역······ 크큭. 좋아.”


이 심처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금고에서 찾아낸 두꺼운 서류의 제목을 확인한 순간 루이드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번졌다.


“그럼 찾아내 보도록 할까?”


일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이곳까지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는지 암호도 쓰이지 않았으니 그저 가장 뒤쪽의 페이지를 펼쳐 기록된 것을 확인하면 그뿐이다.


-케르비시아 용병단에게서 엘프 2,000명을 인수. 사일론 제국의 디프로이즈(Difroyz) 자작가에 대금을 지불. 7,752,000골드. 추정 이득 2,248,000골드.


‘디프로이즈?’


열쇠를 쥐고 있을 그 이름에 아공간이 태블릿을 하나 뱉어낸다. 그가 구축한 조직의 모든 이들이 보고하는 정보는 데이터화되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전 대륙에서 모이는 방대한 데이터. 그것을 정보로 가공하는 것만 해도 수십명이 달려들어야 할 막대한 업무이지만 그의 조직에는 그것을 담당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

왜냐고? 필요 없으니까.


“미미르(Mimir). 사일론 제국 소속 디프로이즈 자작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요청, 확인, 전송.


작은 영언과 함께 태블릿에 글씨가 떠오른다. 조직의 데이터베이스 ‘지혜의 샘(Mimisbrunnr)’를 관리하는 에고 미미르가 요청에 대한 답을 보내준 것이다.


-디프로이즈 자작가.

1년 전, 이방인인 라니안 디프로이즈(Ranian Difroyz)가 시초로 시작된 자작가문. 한달여 전 주변의 자작령과 남작령에 영지전을 선포. 승리하여 흡수함. 현재 백작위로 승급이 유력시 됨.

확인된 영지의 무장상태는 S. 본래 풍요롭지 않았던 것을 감안,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측됨. 출처는 암흑가. 대륙 최대의 암경매 조직인 나인핸드(Nine Hand)가 자금의 출처로 추정.


루이드의 입가에 건조한 미소가 걸린다.


“찾았다.”


21. 용(Dragon)


“흐음, 이 말썽꾸러기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바다를 닮은 색의 딥블루의 머리칼. 누가 봐도 시선이 갈 미인이 거리를 거닐고 있었지만 아무도 시선을 두지 않았다.


“분명히 여기까지 온 건 확실한데······”


그녀는 누군가를 찾는 듯 조용히 중얼거리며 입에 문 막대사탕을 이리저리 굴리며 그 맛을 음미했다.


“어디에 간 걸까? 아니면 설마 띨띨하게 인간 따위에게 잡힌 건 아니겠지?”


멈칫. 자신의 말에 무엇인가를 깨달은 것인지 그녀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아, 그래. 맞아. 인간이 아니라면 이런 일이 일어날리가 없지. 그래, 그랬어.”


조용히 중얼거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세로로 갈라지며 입가에 잔혹한 냉혈 동물의 그것과 같은 미소가 그려진다.


“후후후, 그래······ 좋아. 좋군. 너무나.”


연신 좋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걸음을 옮기던 그녀의 발걸음이 다시금 멈춰 섰다.


“뭐지?”


어디에서인가 시선이 느껴졌다. 분명 존재감을 지우고 있었는데 자신을 똑바로 직시하는 시선이 느껴진다?


“누구려나.”


한가롭게 주변을 돌아보던 그녀의 시선이 이내 한곳에 고정되었다. 제법 크고 화려한 건물의 앞. 저건······ 그래, 아카데미라고 했었던 것 같다. 764년 전쯤에 저곳에 건물을 올리던 현자라고 불리던 애송이를 그녀 자신이 가르쳤으니 틀림없다.

제법 봐줄만하다 생각하며 시선을 찾아보니 그곳에는 전혀 의외의 존재가 있었다.


“어······라?”


어지간하면 놀라지 않는 그녀였지만 지금은 입에서 사탕이 떨어지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만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하, 하하. 살아······있어?”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의 끝에는 은색과 녹색이 섞인 특이한 머리칼을 늘어뜨린 아름다운 여성이 있었다.

그래, 머리카락 색은 조금 다르지만 잊을 수 없는 바로 그 존재다.

그녀가 작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고는 얼결에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런 자신에게 다시 미소를 지어준 그녀는 일행에게 무엇인가를 듣고는 거리에서 사라졌다. 마치 그곳에 없었다는 듯. 바람처럼.


“살아···... 있었구나.”


의미 없이 손가락을 비비며 미소 짓는 그녀의 한숨 같은 중얼거림이 바람에 흩어져 갔다.


* * *


아드리아 아케데미는 대륙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문 교육기관 중의 하나이다. 그런 만큼 그 경비와 출입의 엄격함, 규율 역시 왕궁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웬일인지 정문에서 소란이 일었다.


“그러니까! 못 들어간다고!”


“왜요? 왜? 왜? 왜요?!”


“안돼! 안 된다고!”


“왜요! 왜! 왜 안되냐고!”


정문을 지키고 있는 경비병과 꼬마들이나 할법한 끝나지 않는 말싸움을 벌이는 니난(Ninan Ziar)을 보며 스피카는 쓴웃음을 지었다.


“말릴까요?”


곁에서 물어오는 케이난(Kaynan Rohard)의 물음에 잠시 니난을 바라본 스피카가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말렸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책임질 자신이 없다.


“그냥 두세요. 지금 말렸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요.”


“음······”


니난을 바라본 그가 침음을 흘렸다. 확실히, 그녀를 말렸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녀가 가진 힘은 그가 감당하기에는 제법 무리가 따르니까.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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