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3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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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최근연재일 :
2016.04.2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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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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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72

작성
16.04.06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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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5일 下 24일 上

DUMMY

25일 下 일


어머니가 장에서 돌아 오셨어

당신께서는 무엇이 그리 좋았던지 양손에 바리바리 짐을 들고 오시곤 했는데 이번도 똑같네

어머니께서 말했어


"연지야. 이것 좀 넣어놔"

"아 엄마는.. 오빠 시켜 힘쎈 남자 있는데."

"안넣을거야? 밥안먹을거지?"

"아냐 넣을게"


말은 그렇게 하지만 동생은 누구보다 부지런 하곤 해

부지런하고 항상 꾸준해 내눈에는 정말 그래보여

그렇게 꾸준한 내 동생은 돌싱이야

꾸준히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노력했지만 꾸준함과 노력으로는 평생 살 수 없나보다.


생선 냄새 야채 냄새 고기 냄새로 집안에 온갖 내음이 난다.

비릴수도 있고 매울수도 있고 구역질 날 수도 있지만 난 그 향기가 싫지 않아

내 방안에서 매일 맡던 내음은 아무 내음도 나지 않았거든

방향제를 뿌려도 향수를 뿌려도 내 코에는 아무 내음도 나지 않아.

정말이야.


익숙해졌던 것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을 익숙하지 않기 보다는 다른 것을 보게 되면 거리감도 거부감도 낯설음도 느낄 수 있지만

그는 이제 낯설음도 거리감도 거부감도 희미해져 있었다.


분주한 집안.

이러한 풍경을 얼마만에 보았는지 몰라

너는 모를거야.

바쁘다는 핑계로 보지 못했던 이 풍경을 이제라도 볼 수 있음에 난 감사할수 있어

또 한 기억할 거야

가족들을


내입속에서 말이 튀어 나왔어.


"기억.."

"어? 뭐라고?"

"아냐 말이 헛 나왔어 저녁밥 맛있겠네."

"그러면 저녁 밥 값 주던가!"

"에이 엄마 내가 돈이 어디있다고 이제 모아서 장가 가야지."


오늘도 내 대답은 거짓말로 끝났어.

오늘 하루는 길거 같아. 익숙하지 않음에 기억할 수 있는 것이 많음에 난 오늘 하루를 길게 살곤 해


아마 그의 남은 24일 중에서의 제일 길 수도 있는 하루가 흘러간다.


잠시 밖에 나가서 담배를 입에 물었거든

그런데 빨려들어가는 담배 내음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여


"오빠 담배펴? 끊었다면서"

"회사생활 하는데 끊을수 있냐?"

"회사에서 담배피라고 장려하냐? 말같지도 않은 소리 하네"

"아 쫌!"

"에이 치사해서 담배 많이 피어서 나중에 아프다고만 해봐라"


걱정해주는 말을 오랜만에 들어본다.

회사에서는 항상 회사걱정 뿐이였고 여자친구에게는 항상 여자친구 걱정 뿐이였어

걱정 해주는 척은 했지만 진심이 담기지 않았다는 것을 난 알거든

나와 남은 다른 존재인거 알지?

전에 여자친구도 똑같았어.


그들은 서로 바뻣다. 바뻣다고 생각했고 바뻐짐에 사랑도 식어만 갔지만 식어있음을 알고 난 후에는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였다.

하루에 열 몇통의 문자 2~3통의 전화를 그들은 서로 사랑이라고 믿었다.


나도 그녀도 서로 바쁜것이 서로 자신에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지.

한달에 1~2번의 만남과 섹스로 우리 사랑이 따스해지기엔 우리는 빠르게 식어갔던것 같아.

그렇게 3년을 사귀었어 3년이나 사귄것도 기적이지 뭐

그녀는 그녀의 위치에서 나는 나의 위치에서

우리 사랑은 처음부터 동등하지 못한 위치에서 시작했지만 끝날 때 까지 동등하지 못한 위치에서 끝났어

나는 그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 흔히 말하는 공돌이 였을 뿐이고 그녀는 누가 보아도 세련된 여성 좋은 직장의 여성 성공한 여성 이였거든

그녀와 나의 위치로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치는 않았어 끝까지.

나의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도 그녀는 와서 나와 함께 있어 주었고 우리가 헤어지는 날까지 그녀는 날 동등하게 대했거든


우리의 이별은 영화와 같았어

뻔하지만 반전있는 스토리.

그리고 슬픈 결말.

그리고 이별전의 중간 중간 코미디.

그녀와 나의 사랑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자 한다면 성경만큼이나 길게 손안의 지문보다 더 빽빽하게 쓸수 있을 것 같음을

내가 기억 할 수 밖에 없는 첫 사랑.

겨울을 좋아하던 여자친구의 이름은 아이러니 하게도 이여름 이였어

이름 만큼나 시원한 성격을 그리고 가끔은 쿨내를 풍기던 여자.

그리고 겨울을 좋아하는 만큼 떠난 후에는 누구보다도 차가워졌고

그런 그녀와 오래 사귀어서 일까 나는 차가워지는 법을 배웠어,


저녘 해가 길게 내려 앉아서 실눈만 감아도 가려질 듯이 작아졌을때

나무의 살랑거림이 밤 커튼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서 스산한 소리를 내고 있을때.

길 고 길었던 그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24일 월 上


머무르기로 한 마지막 날이다. 그는 내일 아침 다시 작고 더러운 원룸 속으로 돌아 갈 것이다.

그곳이 좋아서 그런것은 아니다.

이 곳에 익숙해짐에 물들어 버리면 또 다시 결심은 크게 흔들릴 것이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이 곳을 기억하기에는 그는 그다지 똑똑하지 않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생선을 좋아했어

고기보다 생선을 무척이나 좋아 하곤 했거든

하지만 가난한 우리 형편에 밥에 먹을 수 있는 반찬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다행 이였어

항상 거의 라면뿐이였다. 쉬어버린 김치와 어머니가 한 박스 씩 사오는 라면.


어머니는 내가 어릴적부터 일을 하셨어

파출부도 하셨고 음식집에서 식당 일도 하셨고 돈이 되는 것은 항상 뭐든지 하려고 하시곤 했어

그에 비해 아버지는 일 하는 날보다 술 드시는 날이 많았고 사고도 꽤나 많이 치셨어

어머니는 그러한 아버지 보다는 우리를 보고 우리를 위해서 살아 오셨거든

많은 날을 우리와 함께 하시지 못함에 미안해 하셨고 나이가 드셨어도 동생과 내게 우리가 먼저 보다 당신이 더 많은 전화를

그리고 잘 지내니? 를 항상 습관처럼 물어 보시곤 했어.

아버지가 술을 끊으시고 어머니가 조금 씩 나이 드심이 보일 때 쯤 난 사회생활을 시작 했으니깐.


나는 생선의 꼬리가 좋아

노릇노릇 구워진 생선을 뚝 갈라서 꼬리 살을 젓가락으로 발라서 하얀 쌀밥에 먹으면 짭짤한 맛에 희고 고운 쌀의 담백함이 입안에 휘 돌아

기름기 도는 입술을 혀로 낼름 거리며 생선 꼬리 지느러미를 검지와 엄지손으로 들어서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쪽쪽 빨아 먹어

그리고 나머지 배 부분의 살을 듬뿍 떠내서 밥위에 다시 한번 머리를 엄지와 검지 손으로 잡고 생선 등 지느머리를 조금씩 조금 씩 부러뜨려가면서 거의 아가미에 근접할때까지 생선을 먹지


여담이지만 남들이 보면 생선을 참 깔끔하게 잘 먹는다고 하지만 어렸을 적 부터 항상 그래왔듯이 이렇게 살점 하나까지 다 먹어야 더 많이 맛 볼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풍성하다는 것은 좋은것 이지만 풍성하다는 것이 어떤건지는 잘 느끼지 못했어.

항상 조금씩 모잘랐어 항상

그래서 조금씩 모자라게 사는 법을 배웠다.


그는 그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물건보다는 조금 모자란 물건을 모자란 생활은 모자란 선택을 그래야 탈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꼇던것 같았다.


생선 한마리에 밥 한공기를 다 먹고 나니 매사가 귀찮아지네

결심도 기억도 이 포근함에 나른함에 채워지려고 하는데


휴대폰으로 익숙한 번호가 보여


"여보세요. 네 네.. 아네 잠시만요."

"무슨 전화야?"

"아 회사"

"휴가갔는데 회사에서 무슨일로 찾아?"

"아 나 한테 물어 볼 일이 있나봐"


"강연후 고객님.. "

"저기요. 제가 조금있다가 전화 드리면 안될까요? 지금 가족들 하고 있어서요"

"아 .. 그러시면 저희가 이따 몇 시쯤에 다시 전화 드릴까요?"

"제가 11시 정도에 전화 드릴게요."

"네 전화 기다리겠습니다"


상기 되었다.

나의 익숙한 삶.


작가의말

댓글 지적 많이 받아요...

 

추천과 관심작은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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