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3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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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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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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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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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일 목

DUMMY

14일 목


조금은 차가운 겨울의 봄속에

낯선 이곳에 조금더 차가워 지길 바라면서 봄은 간다.


산공기의 낯선 차가움에 얇아진 옷자락에 냉기가 어울릴 때

더 이상 바랬던 것이 기억에서 색 바래져서 하얗게 바뀌어 갈 때쯤

나는 조금씩 나의 곁에서 변해만 간다

옷이 바뀌고 조금 씩 주름이 생기고 옷도 신발도 변하고 변해져만 갈 수록

이제는 조금 낯선 나의 마음도 익숙해져만 간다.


아침 일찍 씻고 나와 어제 갔던 산으로 다시 한번 발걸음을 향한다.

늦은 오후와 아침의 차이를 보고 싶어서 그리고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어서 조금 걷고 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노점들은 거의 대부분 닫겨 있지만 사람은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마음을 다스리며 산림 욕을 하는 사람들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 산 정상까지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

각자의 마음을 다스리며 조금 씩 조금 씩 걸어 나간다.

어제 보다 한층 더 시원해진 공기에 걷기 편함을 느끼며 어제와는 조금 다른 코스로 걸어가고 있다.

마음이 바뀌어서 어제 조금 뿌옇게 보이던 산등성이를 가보고 싶어서 일까 목적지와는 조금 다른곳으로 걷고 있지만 불안함과 초조함은 없다.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그냥 멀리 조금 더 멀리 가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더 크다.

아마 현실과 멀어지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큰 것 같지만 아직 변해진 계절에 적응 하지 못해서 멀리 가는것에 적응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넘긴다.


어제와는 달리 제법 빠르게 올라갔어.

근육이 조금 뭉쳐서 피곤 하긴 하지만 갑갑하지는 않아서 좋아.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시간이 느리게 가서 저곳을 꼭 갔으면 좋겠어.

사실 잡생각을 많이 하면서 걸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죽을 것 같이 힘들진 않아

남은 14일보다 이것이 더 힘들면 더 견디기 힘들 것 같잖아 그런 느낌은 조금 싫거든

깊이 높이 올라갈 수록 사람이 조금 씩 조금 씩 눈속에 잊혀질 때쯤 뿌옇던 조금 많이 자세히 보이는 것 같아

이제는 뒤를 돌아봐도 뒤가 보이지 않아 내가 어제 머물러있던 찜질방도 등산로 입구도 사람들도 보이지 않아

뭐라도 하다못해 맷돼지라도 나올 것 같지만 남들이 가지지 못한 풍경에 조금 더 마음이 설레는 것은 사실이야

얼마나 남았는지 몰랐지만 예정되어 있지 않은 이 길이 조금 더 좋아.

남은 시간도 기한도 없이 조금 씩 조금 씩 걸어가기만 하면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것 같거든

에베레스트 산도 아니고 가다가 얼어 죽을 일도 없잖아

조금 더 낯선 걸음이 향할 수록 익숙해짐은 내 기분일까?


날선 아침의 공기 향도

조금은 거칠어진 길도 끝맺지 못할 걸음에도

막연해져버린 발걸음도 가지 못하는 목표에도 조금씩 걸어간다.

이루지 못할 목표라도 세우고 나면 조금은 앞으로 향하는 것 처럼 조금은 더 앞으로 향하고 싶어서 이렇게 걷는건지 모르겠다.

더 이상 걷지못할 만큼 지쳤을때 조금 앉아서 목표했던 산을 보았어도 그곳은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렸을적 과는 다른것은 보이는 곳이 높은 곳이 그것 뿐이여서 닿을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이렇게 걷는건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누워있기만 하다가 무언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것이 보일 때 잡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일어 섰을때

일어서서 손을 뻗기만 해도 닿을거 같은데 닿지 않았을때 다시 주저 앉았다.

주저 앉았다가 다시 보았을때 금방 내 눈 앞까지 가까워진 것같아서 다시 일어섰을때 그것이 손에 닿았을때 나는 이미 나이를 먹었다.

이제 더 이상 커버릴 키도 없을 때 점프를 해서라도 잡고 싶었을때 수도 없이 뛰었지만 닿지 않았을때 난 다시 주저 앉았고 누군가의 충고에 의해서

그마저 닿아버릴 커다란 사다리를 가져와서 그것을 잡고 난 뒤에는 나이도 돈도 그만큼 지나가 버린 후였다.

돈보다는 그저 조금 더 목표를 기대감에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에 그런 짓을 반복 했을 때 난 이미 한참 지나버린 어른이 되있었다.

항상 이제부터 시작이야 다시 시작하면 되지 하는 충고보다는 몇번이나 그짓을 반복해서 지쳐있는 상태였고 다시 일어서지 못할 만큼 무릎이 아팠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닌 아픔을 알기에 중년이 되어버린 것 처럼

아픔이 반복 할 수록 그 아픔은 무뎌지는게 아닌 조금 만 아파도 참을 수 없는 상처가 되어 간다.

참는다는 것은 좋은게 아니다.

참고 있다는 것은 하고 싶다는 열정도 하고 싶은 것도 마음 먹었고 있었던 것도 같이 참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내끝의 열매는 달다고 하지만 그 열매를 따먹을 때 쯤의 시간이 흘렀을때는 그 열매보다 맛있는 열매도 맛없는 열매도 한참이나 먹어버린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열정이라는 것은 거짓을 가장한 반복적인 동작 인 것 처럼 열정이 식어버리고 나면 지쳐버린 육체만 남아있다.

지친 육체를 가지고 열정이란 마음을 다시 가지고 있다면 조금은 나와 당신과 우리와 다른 특별한 사람이 아닐까?

난 한번도 특별한 사람인 적이 없다.

특별하지도 못나지도 않은 그저 평범이란 범주안에 있는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특별하지 못한 사람들은 내게 특별함을 강조한다.

조금은 나보다 높은 그들 조차도 특별하지 못한데 그런 나에게 특별함을 강조한다는 것은 결국 닿지 못할 곳을 향해서 일어서기 마련이다.

나는 특별하지 못해서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조금 내가 특별했다면 달라졌을지도 지금 이러지도 않을테지만 나는 그냥 보통 사람이다.


생각을 달리하고 조금은 나를 인정하고 쉬었더니 조금 아픈 내 다리도 이해가 가.

그냥 조금 더 앉아 있고 싶어

이 정도의 사치는 괜찮은것 같아서 바쁘지 않아서 그냥 조금 더 쉬고 싶어

살짝 축축해진 내 몸이 조금은 말라져 있을 때 조금 더 걷기로 생각하고 있어

생각하기에 따라 조금 답은 바뀌지만 정해져 있는 답 안에서 바뀌지는 않으니깐


시간이 조금 흘러 눈가에 사람이 조금 닿아 있을때 해가 조금 더 멀어졌을때 조금 씩 다시 앞으로 걸었어

어렸을때는 등산이 그렇게도 싫었는데

누구나도 그렇잖아. 끝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막연히 힘들고 앞장 서 있는 사람이 저 만치 멀어져 있을 때

어느샌가 보면 나는 앉아서 내려오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어. 같이 내려가려고

항상 그랬던것은 아니야. 하지만 많이 기다리곤 했지.

특히 학교에서 소풍을 산으로 향할 때 그때는 정말 더 싫었어.

체력이 허약하거나 그런 거는 아니지만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던 그 아픔이 조금 많이 힘들었어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어른이 되서 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산이 그리워 지더라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곰곰히 고민해 봤어

생각해보니깐 정상을 많이 보지 못했거든 항상 앞으로 가기보다는 따라가는 것이 그리고 뒤쳐지는 것이 익숙해서 인것 같기도 해

그래서 죽기 전에 정상을 좀 보고 싶어

그냥 조금 내려다 보고 싶어 항상 올려서만 봤더니 목이 조금 아팠거든


산등성이의 해가 조금 더 멀어져있다 조금 더 가까워 져 있을 때 난 내려오기로 했다.

어디론가든 내려가면 내려가다보면 사람이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조금 더 올라가고 싶었지만 끝내 그 산등성이는 가까워지지 않았다.

그래도 아쉽지는 않았다. 그냥 실컷 걸어서 일까? 생각을 조금 많이 해서 일까?

생각과 마음이 반대 일 수록 답은 가까워 지듯이

답은 가깝다고 느껴진다.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길을 잘 몰라서 내려가는 등산객 뒤를 뒤 따라가고 있다.

아무대로나 마음 내키는 대로 내려가곤 싶지만 그랬다가는 이 산에서 잠을 잘 것만 같아서 뒤쳐지지 않게 열심히 내려가고 있다.


앞에 등산객 무리들이 뒤따라오는 나를 보더니 내게 말한다.


"아까부터 계속 뒤 따라오시던데 왜 그러세요?"

"아. 내려가는 길을 몰라서요."

"아.. 그러셨구나 혼자 올라오신거에요?"

"네"


한참을 그 사람들 뒤를 따라가다가 그 사람들이 길을 멈춰서고 내게 묻는다.


"저희 잠깐 쉬다 갈껀데 이리로 오셔서 같이 쉬세요"

"아 감사합니다. 저도 조금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수건으로 흠뻑 젖은 땀을 조금 닦아내고 나서야 시원함이 느껴진다.

땀만 닦고 앉아있는 내게 간식거리 몇개를 건내는 그 사람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산은 왜 혼자 올라오신거에요?"

"아 그냥 조금 생각할게 있어서요."

"아 그러셨구나 등산 좋아하시나봐요?"

"예 조금 이제 좋아지려고 하네요"

"아 그러시면 저희 모임에 가입하실래요? 저희도 산을 좀 좋아해서 산이란게 같이 다닐수록 좋잖아요."

"아 예.. 생각좀 해보고 답 드릴게요"

"네 편하게 생각해보세요"


동호회라 나쁠 것 같아 보이진 않지만 조금은 아직 못해 본게 많아서.

그냥 생각만 조금 해보려고

이제와서 그들이 눈에 조금 들어와 30대 후반정도 되어보이는 남자 3명에 20대 후반 ?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 2명

예전같았으면 시간이 없어 못했던 것들을 조금씩 하다 보니깐 조금씩 다른 사람과 같이 하고 싶은 욕심히 생기긴 해

잠시 잡생각을 가지려는 사이 한 남자가 말해


"출발 합시다."


어제처럼 거의 밤이 다 되서야 산 아래로 도착했어.

"감사합니다" 라는 말과 함께 혼자 걷는 나에게 그들은 어디 사는지 앞까지 태워다준다고 했지만

그 친절함이 조금은 낯설어서 그냥 혼자 가기로 했어.

연락처는 물론 주고 받았고

조금 지나고 나서 단톡방으로 나를 초대해서 그들과 몇마디의 대화를 주고 받았을때 나는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탈 수 있었어.

올때도 그렇더니 밤에도 버스안은 한가해.

같은점은 대다수가 자고 있다는것? 나도 피곤해서 인지 버스 안에서 잠이 들었어.


버스가 도착지에 도착하고 기사님의 몇번 어깨 흔듬과 함께 나도 일어 났어

시간은 이제 오후 11시가 거의 다 되가.

일어나니 허벅지가 터질 듯이 아팠지만 걸어가기로 해

조금은 더 아껴야 조금 더 많은 걸 할 수 있거든

자고 있는 사이 단톡방에 꽤나 많은 메시지가 남아 있어.

조금은 바뀐 것 같아.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 조금더 녹아들고 싶어


나는 나도 모르게 평소에는 멀리하던 휴대폰을 한참이나 만진것 같다.

집에 도착하고 샤워를 하고 나서도 자기 전 까지도 난 대화의 끝을 놓지 않으려 했다.

조금은 편하다.


작가의말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달라지지 않는 현실속에서 달라짐을 바란다는 것은 이기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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