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3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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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최근연재일 :
2016.04.25 05:53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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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72

작성
16.04.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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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9일 토

DUMMY

19일 토


일어나 보니 아침이야.

눈을 떠보니 그녀가 옆에 있고 침대 아래에는 몇병의 술병이 가득해

몇병이나 들이 부었는지 생각도 않나

그래도 중요한건 지금 그녀가 곁에 있다는 거야


이불에서 살짝 나오자 그녀가 우웅 거리며 말했어.


"벌써 일어났어? 어디가게"

"아 화장실좀... "


내가 말 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불을 얼굴 위까지 뒤집어 쓰더니 다시 잤어.

펜션 테라스에 나가 담배 한대를 폈어.

약간 쌀쌀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때보다 기분 좋은 하루인것 같아.

오늘은 살짝 날이 어두워

조금 있다가 비가 올것 같아.

비오는 날에는 파전에 막걸리 인데

같이 먹자고 할까?

그전에 속이 좀 쓰리다.


냉장고를 뒤적 거려도 물 빼고는 별게 안보인다.

할수 없이 대충 옷을 입고서는 깊게 모자를 눌러 쓰고선 밖으로 나가서 편의점에 들렀다.

편의점에 들러서 해장할만한 몇가지 거리를 찾아보았다.

김치와 라면 참치를 사서는 다시 펜션 안으로 향하면서 어제 그녀와의 일을 기억 하며 다시 펜션 안으로 향했다.


여전히 그녀는 자고 있어.

자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그리고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난 말없이 그녀 옆으로 가서 이불을 덮었어


그러자 그녀가


"어디 갔다왔어?"

"편의점좀 다녀왔어."

"그래? 그럼 더 자자"


그녀가 내 곁으로 바짝와서 손으로 날 감더니 다시 눈 감았고 난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잠을 이루지 못했어.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정에 난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이 좋다는것은 부정하지 못할거 같아.

눈음 감고 뜨고 몇 번을 반복해도 그녀는 내 곁에 있어

1시간 2시간 3시간이 지나도 그녀는 내 곁에 있어

살짝 열어놓은 창가에 살짠 흔들리는 머리 카락에 살짝 이불을 더 덮는 그녀의 모습에 난 살짝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아

살짝이라도 움직이면 내가 날아가 버릴까봐

흔들리기 싫어


한참이 시간이 흐른 후 그녀는 깨어 났어.

그리고 제일 먼저 꺼낸말은


"아 속쓰려.. 우리 어제 얼마나 먹은거야?"


부스스한 머리에도 살짝 눈꼽낀 눈에도 화장기 없는 얼굴에도 그녀는 전혀 위축하지 않고 다시 말했어.


"편의점에서 뭐뭐 사왔는데?"

"라면이랑 김치"

"그럼 나 씻고 나올게. 끓여줘."


작은 한숨과 함께 난 열심히 라면을 끓였어.

참치도 넣고 김치도 좀 넣고 어제 먹은 회에서 남은 마늘이랑 고추도 조금 넣고 끓였어.

여자라 늦게 끓일것을 생각해서 조금 늦게 끓였는데

조금 늦게 나오네

문을 열고 들어갈까 말까?

한참 생각했어


"안나와? 라면 다 불겠다 빨리 나와."


화장실에는 샤워기 소리만 계속 났고 난 문을 두들기다가


"뭐해 왜 이렇게... "

"안나가!!!"


욕을 바가지로 먹은것 같다.

하아..


그녀는 나왔고 나오자마자 나를 째려본다.

사실 어제 못본것도 아닌데..


"라면 잘 끓였네. 근데."

"미안해"

"아니 그거 말고"

"그럼 뭐 또?"

"이제 뭐 할거야?"

"그러게 넌 언제까지 여기 있으려고 한건데?"

"나? 내일이나 올라가야지 넌?"

"그럼 나도 내일 올라가지 뭐 나도 씻고 나올게"

"응"


씻고 나왔는데 익숙한 향기는 나지 않아.

그리고 그녀의 향기가 가득해

한동안 잊었던 그녀의 향수 냄새

항상 쓰던 화장품 향기

어제의 은은했던 살결 향기

내 몸을 아무리 맡아 보아도 내 향기는 나지 않는것 같아

그녀의 향기가 가득해

내 향기가 나지 않아.


펜션 밖으로 향했다.

그녀가 날 이끌고선 그녀의 차로 향했다.


"어 차 또 바꿨네?"

"아 응"


할말이 많지는 않지만 난 최대한 그녀와 말 하려고 노력했다.

대화가 끊기면 침묵이 가득하고 난 그러한 침묵을 지난동안에 무수히 경험 했다.

그녀는 그런 내 수다가 지겹지는 않았던지 라디오 볼륨을 줄였고 나의 말에 대답해주려고 애썼다.


"근데 너 남자친구는 있어?"

"... 남자친구 있는데 혼자 왔겠냐?"

"그러네. 하긴 나도 혼자 왔으니깐"

"나 없는동안 잘 지낸줄 알았는데 영 아닌가 보네 센스도 떨어지고"

"공돌이가 머 할게 있냐."

".. 너 놀잖아."

"응??"


내가 백수란것을 알고 있었어.

나랑 헤어지고 한참 있다가 우리 회사가 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실직자였던것도 알고 있었어


"쉬니깐 살만 해?"

"아니."

"왜 일 안하는데?"

"그냥 쉬다 보니깐 이렇게 되더라"

"뭐 사정이란게 있으니깐 이런얘기 그만하자 재미없다"

"니가 꺼냈거든? "

"아 그러네 미안"


자동차 창문을 내렸다.

바람이 안으로 들어오자 그녀는 운전석 쪽의 창문을 내리고선 엑셀을 더 밟았다.


부아아앙


터질듯한 엔진 음 사이로 바람 소리가 귓가 가득 들린다.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사정없이 치고 옷깃이 펄럭댄다.

얼마 안남은 겨울이 우리 안으로 들어와서 봄 향기를 남기고 그렇게 떠난다.


한참이나 달린 것 같다.

바다냄새도 사라지고 울창한 산림 속에서 소나무 향기가 느껴진다.

깊고 높은 산 사이로 우린 차에서 내려서 숲길을 걸었다.

걷는 길 사이로 봄이 내린다.


이곳에는 그 흔한 벚꽃 잎도 한 잎 있지 않다.

나뭇가지에 닿는 바람 소리만 귓속에 아른댄다.

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하늘을 봤다.

하늘 마저 가려버린 나무에 하늘을 보려 애써봐도 일부만 보이지 다 보이지 않는다.

말라버린 낙옆 사이 녹색 풀들이 보이고 바위사이에는 이끼가 보인다.

그 바위사이에는 물기를 가득 머금은 냇가가 보이고 냇가속에는 그녀와 내가 보인다.

물길 속에 작은 물고기 몇마리가 움직이고 그 움직임에 물결이 쳐 내 모습도 그녀의 모습도 일렁인다

하지만 작음 일렁임은 금방 사라져 버리고 그녀와 내 모습은 변함이 없다.

잡았던 손에 흥건한 물기가 있지만 나도 그녀도 그 손을 놓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왠지 놓으면 사라져 버릴까봐

놓지 못한 손사이로 겨울이 스며들어 우리의 손을 차갑게 만든다.


"나 고민있어"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낸다.


"무슨 고민?"

"그냥 말 못할 고민?"


그러면서 베시시 웃고 내 입에 입맞춤 한다.

그리고선 말했다


"가자 나 추워"


열었던 창문 안에 답답함이 가득해

내내 신경쓰여

그런데 꼬치꼬치 캐묻진 못하겠어

묻지 못하는 마음속으로는 침묵이 가득한데 입으로는 나도 모를 소리를 계속 해대고 있어

아무렇지도 않게

익숙하잖아 거짓말 정도는

그런데 이상하게 왜 내 마음속에는 거짓말을 못하는 거지?


익숙한 가삿말이 들린다.

우린 서로 그 가삿말을 흥얼거린다.

흥얼거림속에 서로 알지 못하는 진심이 들리지는 않지만

느낄수는 있는 것 같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하지 못할 말 이라는 것을


네비게이션을 쳐서 제일 가까운 숙소를 찾아봤어

근처에 가까운 산장 비스무리한 펜션이 있길래 일단 예약하고 서로 함께 장을 봤어

소주도 사오고 맥주고 사오고 고기도 사오고 끓여먹을 찌게도 사하고 약간 과하게 장을 본 것 같긴 한데 그녀가 말하더라


"내일 먹으면 되지 먼 걱정이야"


그러면서 쿨하게 카드로 긁더라고

하긴 그녀는 잘나가는 여자이니깐.

낑낑대면서 트렁크에 뒷좌석에 싫고 나니깐 먼가 했다는 성취감이 들어

이 상황에서 왠 성취감이 드는지는 나도 조금은 의문 이지만

아마 요즘 아무것도 해낸것이 없어서 같긴 해.

이미 내 계획에서 많이 틀어지고 있지만 난 이미 그 계획을 많이 수정해서 전혀 기분 나쁠것은 없는것 같아.

펜션 안 냉장고에 사온 물건들도 넣고 우린 저녁이 되기전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어

같이 셀카도 찍고 풍경도 찍고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아니 예전보다 더 행복 한거 같아

잊어버린것을 한참 후에 다시 찾았을때의 그 행복이 가득해

아니 가득하단 말로는 조금 모자란것도 같지만


한참뒤에 찾아버린 물건은 세월에 많이 닳아 버렸다는 것을 난 알지 못했다.


나는 익숙하게 고기를 굽고 고기굽는 내 곁에는 사랑스러운 그녀가 옆에 있어

테이블에는 쌈 채소며 쌈장 소주 맥주 종이컵등등 여러가지가 있어

숯이 더워서 인지 날씨가 제법 쌀쌀한대 조금 땀이 나긴 하는데 바람이 시원해서 인지 그렇게 덮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첫 잔은 소맥 원샷이다!"


생각해 보니깐 나보다 그녀가 술을 잘 마셨지.

죽었다.

어제도 조금 많이 먹은 것 같았는데

오늘도 난 달린다.


작가의말

내일이면 금요일.. 불금

 

내일모레는 주말

 

술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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