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3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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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최근연재일 :
2016.04.2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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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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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일 금

DUMMY

13일 금


조금은 다른 하루가 시작된것 같다.

연락이 없던 핸드폰에 메시지 뿐이지만 연락이 오고 인연의 끝이 조금 더 길어진것 같다.

끝자락에 온 인연들이 더 할나위 없이 소중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조금 된다.

그래도 날 기억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늘어난다는게...


남자 3명은 김명제, 강신일 , 이정수 로 38살 모두 동갑내기 였으며 여자 2명은 31살 이혜선 28살 이혜진 자매 였다.

정수형과 혜선이는 서로 결혼한 사이였고 평일 날 등산을 간 것은 주말에 애들을 봐줘야 하기에 가끔씩 이렇게 같이 연차를 맞춰서 산을 다닌다고 했다.


- 연후 너 혜진이랑 가까운데 사네?

- 아 그래요?


혜진이는 내가 사는 옆 동네에 살았고 나머지 분들은 조금 거리는 있지만 1시간 안에 닿을듯한 거리에 다들 살고 계셨다.

몇 번의 대화속에 조금은 더 친해졌고 은연중에 등산모임에 가입하라는 권유가 있어서 나는 결국 모임에 가입 하기로 헀다.

살아가면서 몇 번이나 산을 더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인연이 항상 같은 나의 삶과 조금은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도 같았고 조금은 마음이 나아질까봐

더 이상 거절하면 대화가 끊어질까봐 하는 약간의 걱정속에 함께 하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보다 대화라도 하니 조금은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몇 번의 빚 독촉 전화가 왔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같은 방식으로 대화는 종료 되었다.


- 그런데 연후 오빠는 무슨일 하고 계세요?

- 나? 그냥 조금 쉬고 있어. 조금 쉬고 싶어서

- 아 그러시구나, 쉴 때 이곳저곳 많이 둘러 보세요.


항상 쉰다고 하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여러곳을 둘러 보라는 이야기.

질릴만도 하지만 사실 그거 빼고는 별로 할 것도 없다.


조금은 나아진것 같아

13일 남은 긴장감도 설레임도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면 지내야 하는 걱정도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은 좋은 것 같아

사실 조금 화도 나

1~2년 정도만 일찍 이런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났다면 지금 내 삶도 이러지 않을것도 같은데

생각이 조금은 바뀌고 있어

조금 더 살아볼까? 뭐라도 해볼까? 내가 이렇게 사람과의 대화가 없던 사람 이였나?

더 이상 후회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후회거리만 조금 더 많아진 것 같아

하지만 후회보다는 반가움이 정다움이 조금 더 큰 것 같아


오늘도 난 거리를 걷고 있어.

조금 달라진 것은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는 것과 조금 더 휴대폰을 자주 만지는 것과 그리고 미소가 조금 생겼다는 것.

재미 있는 것 재미 없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곤 해

내가 그 사람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생각

나에대한 생각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한다는 것 나는 조금 오래전부터 하지 않았던 것 같아.

조금은 살짝 주저 앉아 있을 때 다시 서려기 보다 부축 받았으면 이 만큼 허비하지도 않았겠지만

물론 죽고 싶지 않다는 것은 아냐

앞에대한 미래보다 지금에 대한 절망감이 조금 더 크거든

조금 씩 움직이다 보면 다시 걸을 수 있을까? 사실.. 그런 생각도 조금 들어


오늘따라 이 벤치가 따스하다.

이 햇볕도 바람도 공기도 따스하게 느껴진다. 겨울을 원했는데 조금 더 냉정해지길 원했는데

많이 녹아버린 것 같다.

감정의 변화가 버틸 수 없을 만큼 크게 느껴진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몇 번의 대화 끝에 관심 끝에 마음이 흔들림을 멈추지 못한다.

사막 위 의 집처럼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르는 그 곳에서 나는 그래도 나오려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열어주면 나갈 것 같은 아니 조금은 그런 손길을 원하고 있는 거 일 일지도..


- 연후야 이따 술 한잔 할까? 금요일 이잖아?

- 저요?.. 일단 생각좀..

- 그래도 오늘 같은 등산회 된 기념으로 한잔 해야지

- 그래 연후야 나와라


오랜만에 약속이 생길 것 같다.

오늘은 이곳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 할것 같다.

떨어진 벚꽃잎을 주워서 다시 매달고 싶다.

다시 봄이 온 것 같아서


집에 돌아가서 다시 옷을 갈아 입었다.

머리도 조금 매만지고 조금 거울 안의 나를 바꿔보려 한다.

문득 여름이가 생각난다.

휴대폰을 들어 상태 메시지도 사진도 모두 그대로다.

연락을 할까 말까 조금 망설임이 생겼지만 망설임 뿐이다.

조금의 궁금함도 망설임도 미련도 있지만 덮어 씌울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서 조금은 덮어지는 것 같다.


커피 한잔 마시고 싶은 날씨다.

마음이 여유로워서 일까 조금은 나아져서 일까 따스한 캔커피가 조금 당긴다.

모이기로 한 시간은 아직 여유가 남아서 오랜만에 카페에 안아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


"카라멜 마끼야또 하나 주세요."


테라스의 의자에 앉아 오후의 햇살을 커피에 담아 그 향기를 입에 담는 나는 13일 남은 자살 예정자 이다.

천천히 조금 씩 마시면서 이 기분이 오래가길 이 향이 오래 남기를 이 순간을 좀 더 즐길 수 있게 천천히 오랫동안 마시려 노력한다.

조금 더 길게 담배 내음에 조금 더 짙게 커피 내음에 조금 더 깊숙히 남기려 한다.

평화로운 오후 그리고 조금은 사치스러운 오후가 시작되며 끝나려 한다.


조금 낯선 버스를 타고 조금 낯선 곳으로 떠난다.

많은 사람에 치이고 아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가고 있다.

거리거리에 가로등 꽃이 가득 하고 빌딩이라는 나무에 내가 조금은 편해 질 수 있는 곳을 향해 가고 있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늦는것보단 나을거라 생각해 일찍 간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약속된 곳 앞에 먼저 도착해서 연학을 해볼까 말까 조금 서성임과 반복되는 발걸음 속에 저 멀리 나를 아는 사람이 조금은 반갑게 손짓한다.

신일이 형과 명제형이 먼저 도착 했다.

꽤나 반가웠다. 사실 할 것도 없고 혼자 있으니 약간 뻘쭘하기도 해서 일까? 어제의 만남보다는 조금 더 반갑게 그들에게 다가 설수 있었다.


"여기 앞에서 머했냐? 연락하지 그랬어?"

"그냥 여기에 볼일 좀 있어서 먼저 왔는데 아직 약속시간 좀 남아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 일단 들어가자 금방 오겠지 머 닭살 부부랑 혜진이는 같이 올 것 같으니깐"

"네"


고작 어제 만난 사람들인데 살갑다.

성격들이 참 친절 한것 같다. 조금은 좀 더 다가와 주고 신경 써주려고 애 쓴다.

사실 전에도 이런 사람들은 몇 있었지만 직장에서의 만남과 바깥의 만남이 연결되고 나서는 멀어져 버렸다.

이런 저런 이야기 취미 이야기 조금 하고 있으니 나머지 사람들도 도착 했다.


"어 오래 기다렸어?"

"아냐 머 연후가 제일 먼저와서 안주랑 술은 미리 시켰다."

"어 그래"

"안녕하세요 정수형 혜선아 안녕"


이미 대화방에서 말을 놓았기 때문에 조금의 낯설음이 덜 하다.

술이 좀 들어가고 이리저리 어디로 산행을 떠날 건지 다음 날짜는 언제인지 정하느라 다들 분주하다.


내가 말했다.


"전 머 요즘 노니깐 아무때나 가셔도 상관 없어요 그런데 조금 일찍 같으면 하네요 조금 지나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요"

"아 그래? 흐음 다음주나 한번 갈까? 나도 우리가족이랑 좀 같이 가고"


신일이 형이 말 함과 동시에 명제형도 괜찮다고 한다.

그러자 정수형이 말한다.


"야 이건 머 가족 등반 모임이네, 연후랑 혜진이는 혼자라 어떻게 하냐 그날에는 일일 커플이라도 해"

"에이 오빠 그건 좀 아니다."

"그런가?"


조금의 농담과 함께 분위기는 무르익어 간다.

잠시 담배 피는 시간에 정수형이 조금은 빨게진 얼굴로 내게 말한다.


"그래도 다음주에 임마, 혜진이한테 잘해줘라"

"네."

"건성으로 말하지 말고 걔가 요즘 좀 힘들어 해서 좀 잘해줘"

"네 알겠어요"


뭐가 힘든건지 사정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일단 그러겠다고 말했다.

1차 음주 이후에는 다 같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고 신일이형과 명제형은 먼저 들어가겠다고 해서 먼저 들어갔다.

사실 노래방에서도 꽤나 술을 마셔서 집에가면 조금 혼날 것 같다는 말만 남기고 조금 바쁘게 집으로 향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한잔 더 하겠냐는 정수 형의 말에 집으로 가겠다 했지만


"연후 오빠 우리 한잔 더 해요. 네? 여기 부부만 남겨놓으면 저 할거 없어요"


이 말에 조금은 신경이 쓰여서 한잔 더 하기로 했다.

사실 술값이 조금 더 신경쓰인게 맞겠지만..


2차는 소주와 맥주로 경쾌하게 시작했다.

정수형 부부와 혜진이는 나의 주량을 한참 넘어 서 있었다.

조금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긴 하지만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았다.

여름이가 생각난다.

그냥 휴대폰을 몇번이고 켰다 껏다를 반복하니 혜진이가 말했다.


"오빠 할 것도 없는 휴대폰을 뭐 그렇게 만져요. 술이나 마셔요"


그래 술이나 마시자 라고 마음 먹었지만 몸은 조금 힘들어서 조금 쉬었다가 먹겠다고 말했다.

담배 한대 입에 문채 밖으로 나가 밤 바람을 맞았다.

조금 시원함이 얼굴안의 열이 사라진 것 같다.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고 조금 어지럽긴 하지만 이 기분이 싫은 것은 아니다.

담배 한대 피고 있자니 혜진이가 따라 나와서 내게 말한다.


"오빠 나 담배 하나만"

"너 담배피냐?"

"응. 한대만 줘"


그녀는 익숙하게 담배 한대를 피워낸다.

그러더니 내게 말한다.


"우와 이 독한 걸 어떻게 펴요. 2대는 못피겟다"

"머 그냥 습관이라"

"자꾸 무슨 생각하는 것 같은데 무슨 생각해요? 여기 불편해요?"

"응? 아냐 그냥 요즘 쉬다보니깐 생각이 많아져서"

"그럼 빨리 일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저도 꼭 바보 같아 지더라고요. 나 먼저 들어갈게요"

"응 그래"


아직 모른다. 바보 같아 지는게 아닌 바보가 됐다는 것을

그렇게 2차도 끝나고 우린 모두 집으로 향했다.

혜진이와 나는 비슷한 동네라서 택시를 타고 같이 집으로 향했다.

꽤나 술이 쎈건지 택시안에서 잠도 자지 않고 그녀의 집 근처에 내렸다. 나도 몇 번은 걸어 온 곳이라 거리가 조금 익숙하다.


"그럼 오빠 들어갈게요. 잘 들어가세요"

"그래 잘 들어가"


택시비는 내가 내서 조금 속이 쓰렵지만 나는 그녀의 집 조금 더 가서 택시에서 내렸다.

택시비도 조금 아끼고 싶었고 조금은 걷고 싶어서 그냥 내려서 걷기로 했다.

조금 걷다보니 잘 들어갔냐는 정수형의 메시지가 있었고 나는 잘 들어갔다는 답변을 하고 조금 머리가 어지러워서 놀이터 앞 벤치에 앉아 있었다.

약간의 취기와 어지러움을 핑계삼아 메시지를 보낸다.


-여름아 잘 살아?


답이 오길 10분을 20분을 기다린다.

30분을 기다리고 그래 자는거야 내일 연락 오겠지 라는 기대감에 일어선다.


일어섬과 동시에 연락이 온다.


-오빠 잘 들어갔어요?


혜진이 이다.


-응 잘 들어 갔어

-아 네.

-넌 잘 들어 갔고?

-아뇨 그냥 집에 왔는데 잠도 안와서 밖에 나와있는데 저기 오빠 보여서 연락한거에요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혜진이가 보인다.


"집에 안들어 가고 머 했어요?"

"그냥 조금 머리 아퍼서 택시에서 내려서 쉬고 있었어"

"아까 많이 취했으면 그만 마시지"

"아냐 그 정도는 아니고 감기 기운 있어서 그랬나봐"

"감기기운 있는사람이 술도 마시고 감기 빨리 나으시겠네요?"


난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오빠 아까 택시비 오빠가 냈으니깐 앞에서 해장국이라도 드실래요? 제가 살게요"


여자들은 배가 없는건지... 또 먹자고 한다.

그래도 택시비가 조금은 아까워서 먹자고 하는 내 자신도 참 웃긴다.


뭐라도 조금 먹고 나니 속도 머리도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그럼 오빠 들어가십시오!"

"응 너두 들어가"

"네"


조금 자고 일어나면 연락 와 있겠지?

기대감으로 조금 더 빨리 집을 향했다.

잊혀지지 않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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