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3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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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최근연재일 :
2016.04.2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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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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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월

DUMMY

3일 월


기다렸던 월요일이 왔다.

조금은 설레이고 낯설고 그리도 묻힐 수 있을 것 같아서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


"강유한씨"

"네"

"저는 김영진 과장이고요 여기는 김수영 조장"

"안녕하세요 김수영입니다"

"안녕하세요 강유한 입니다"

"여기 김수영 조장한테 일 잘 배우시고 수고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내가 할 일을 조금 씩 배우기 시작한다.


"이론 교육부터 조금 시작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조금 작은 회의실에는 나 혼자 뿐이지만 그 사람의 열정은 넘쳐 보이는 것 같다.

몇가지 기계에 대한 것 및 환경안전 몇가지를 교육 받고 난 뒤 내게 묻는다


"담배 태우세요?"

"네"

"그럼 앞에가서 담배 한대 태우고 오시죠"


그와 나의 담배 사이로 대화가 오고 간다.


"여기가 조금 힘들긴 한데 나중에 적응하면 할만 해요 오히려 쉽고"

"아 네.."

"전에는 무슨일 하셨어요?"

"xx회사에서 조금 일했어요"

"아 .. 그런데 무슨일로 관두신거에요?"

"회사 사정이 안좋아져서 뭐 한마디로 망한가죠"

"아.. 여기는 월급이랑 제떼 주고 망할 걱정 없으니깐 걱정 마세요"


내가 신입사원에게 몇 번은 해줬던 말을 다시 들으니깐 내가 신입사원이란게 조금은 실감 난다.


"다 태우시면 들어오세요"

"네 알겠습니다"


애써 태연한척 회사 앞에서 사진을 찍고 프로필 사진을 바꾼다.

그리고 애써 괜찮은척 잘 사는척 대화명을 바꾸고 조금 느리게 들어간다.


일기장을 다 써갈 때 쯤 글씨가 무뎌지듯이 조금씩 무뎌지는것을 느낀다.

조금 씩 나아지는것을 느끼지 못한채 모든 상황이 다시 한번에 바뀌기를 바란다.

대가가 조금 크더라도 잃어버리게 만더라도 아니 조금은 잃어버릴것도 더 이상 거의 남지 않아서 많이 바뀌기를 바라지만

불꽃놀이가 끝난 후에도 터지지 않는 하나의 불량 불꽃처럼 불꽃이 되지 못한채 불길속에 사라져 버리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는줄 모른다.


몇 번의 반복된 동작과 반복된 행동 속에 생각은 지워지고 육체는 지쳐 간다.

마저 바라지 않던 것이지 않느냐고 반문 할수도 있지만 이렇게 지워지는 것에 좋냐고 물어본다면 조금도 좋지 않다.


반복된 동작을 계속 하고 있어

기계속에서 나온것을 옮기고 포장하고 다시 나온것을 옮기고 포장하고

쉬는시간되면 담배 피우러 나가고

남들도 다 같은텐데 왜 나만 조금 불공평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

이상하게 멋진삶을 어딘가에서 지시내리고 있는 나를 어딘가에서 교육하고 있는 나를 생각해도 조금도 나아질 것 같지는 않지만

마음속에 불평을 가득 담고선 일 하고 있어

피워대는 담배속에 몇 방울의 담배방울이 들어가서 조금 담배맛이 짠것도 같지만

그건 또 이상하게 괜찮아

골초라 그런가 보다

여기있는 사람들도 저기있는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일까? 뇌를 열어서 보고 싶지만

그래도 생각은 볼 수 없잖아.

나를 아는 사람들이 지금 쯤 무엇을 할까 조금은 내 생각이 날까? 라는 시덥지 않은 생각과 함께 난 다시 일을 시작해


시간이 지나 점심시간이 되어서 몇일만에 밥다운 밥을 먹어보고 있어

매일 배달음식에 술만 먹다가 반찬과 국이 있는 밥을 보니깐 내가 뭔 짓을 하고 있었는지 조금 자괴감 마져 들어

보이는 것만큼 맛이 있지는 않지만 먹을만은 해

그 와중에 빨리먹고 쉬어야 겠다며 정신없이 밥을 넘기는 사람 자기 자신의 책임감으로 밥을 먹고 조금 일찍 들어가는 사람들

전에 회사에서도 봤던 유형들의 사람들이 보이니깐

조금은 이곳도 내가 있던 곳 처럼 사람이 있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

뭐가 어려워서 이제까지 그렇게 살았는지 조금은 후회도 되고

그렇게 조금 짧은 점심시간에 맞춰서 조금 일찍 밥을 먹고 담배를 피고 다시 작업장으로 들어가서 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

회사 일이란게 다 그렇고 그래서 아직 숙련되지 않아서 조금 쉽고 피곤한일을 하곤 있지만 나중에는 조금 대우 받고 보다 편한 일을 할 것을 생각하면서 일하고 있어

뭐 이런 생각이야 조금 있다가 지치면 사라질 테지만

백명넘게 있는 이 작은 공장에서 금새라도 부딪혀버릴 작은 공간에서 난 부딪치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


그렇게 일과속에 저녘 시간을 지나고 잔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조금 처량하게 날 보던 달빛과 달리 내 얼굴은 구슬땀과 약간의 만족감에 차 있다.

어둑거리는 골목길에 뭐라도 나올 것 같은 밤에 조심스럽게 걷는 길고양이 처럼 사람의 눈치를 피해서 조심스럽게 걷고 있다.

2~3일 뒤면 해방되는 빚 독촉에서도 해방이고 끼니 걱정 돈 걱정도 끝이라는 현실과는 달리 조금 마음이 편치 못하다.

다시 생각날 까봐 어울리지 않는 신나는 노래를 듣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우스꽝스럽게 걸어가고 행동해도 현실을 조금 나아져도 마음은 아직 그대로 이다.

잊혀진것도 지워진것도 아니다. 잠시 기억나지 않았을 뿐이였다.

처량해진 마음은 술을 담배를 외치지만 오기로 참아내려 견딘다. 더 이상 내려가기는 싫어서 악쓰고 버텨보려 한다.

그럴수록 향기는 내 콧속 깊숙한 곳에서 나와서 그때의 어지러움을 다시 기억해 낸다.

눈앞에 바다가 가득하고 벚꽃 잎 사귀가 흩날리고 바닥은 모래사장으로 변해간다.

저 지독한 달빛만이 이곳은 그곳이 아니라는 듯이 은은한 달빛으로 건물은 집들을 가로등을 비추고 있지만 이내 그 곳은 텅빈 하늘이 되어버렸다.

조금은 쓰러지고 싶지만 아득한 정신을 저 멀리 있는 달빛을 잡아서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

그렇지만 이내 난 백사장에 푹 하고 주저 앉았다.

콧속에는 봄 내음이 바다향기가 벚꽃향기가 가득해지고 완연한 봄은 내게 조금 쌀쌀한 추위를 선사한다.

조금 정신을 차리려고 손에 딱지들을 떼어내기 시작한다.

피가 뚝뚝 떨어져 내리고 떨어진 핏물은 백사장에 파도치는 파도가 되어 간다.

붉게 물들어있는 파도가 내 앞까지 오고 나서야 그 때 서야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손끝에도 머리에도 피가 가득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끈대는 머리를 부여잡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피고 조금 흥건한 나를 보고 택시기사님이 병원으로 가실거에요 라고 물어봤지만 나는 그래도 집으로 갔다.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 들어와서 핏자국을 닦아내고 아무일도 없는것 처럼 다시 거울을 본다

그리고 괜찮은 척을 한다.

난 아직은 괜찮다.

아직까지는 괜찮다.

지금까지는 괜찮다.

앞으로도 괜찮다.


조금 눕고 싶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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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7일 목 ~ 5일 토 +2 16.04.25 72 2 7쪽
20 8일 수 +2 16.04.25 38 2 7쪽
19 10일 월 9일 화 +2 16.04.25 51 2 7쪽
18 11일 일 +2 16.04.24 61 2 7쪽
17 12일 토 +3 16.04.24 64 2 8쪽
16 13일 금 +2 16.04.22 50 3 12쪽
15 14일 목 +3 16.04.21 55 3 11쪽
14 15일 수 +2 16.04.19 73 3 8쪽
13 16일 화 +3 16.04.19 55 4 7쪽
12 17일 월 +4 16.04.17 63 3 7쪽
11 18일 일 +2 16.04.15 67 4 8쪽
10 19일 토 +4 16.04.14 64 5 9쪽
9 20일 금 +5 16.04.14 58 5 10쪽
8 21일 목 +5 16.04.12 78 5 8쪽
7 22일 수 +4 16.04.12 70 4 8쪽
6 23일 화 +10 16.04.07 87 5 9쪽
5 24일 下 +5 16.04.07 155 5 7쪽
4 25일 下 24일 上 +5 16.04.06 87 8 8쪽
3 26일 25일 上 +6 16.04.06 104 8 8쪽
2 29일 ~ 27일 +5 16.04.05 129 9 9쪽
1 30일 결심 +10 16.04.05 303 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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