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3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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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4.05 16:26
최근연재일 :
2016.04.25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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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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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2,972

작성
16.04.1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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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1일 목

DUMMY

21일 목


새벽에 잠을 좀 설쳤어.

내가 잠자리를 좀 가리거든.

몇번의 뒤척임과 생각속에 시간은 8시를 향해가.

푹신한 이불속이 아직은 조금 더 좋을것도 같지만 일어나려 해

시간을 허비해서 좋을 것은 없거든

창문을 열고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켜니 바다 향이 나.

그리고 밤에 가려졌던 풍경이 보여.

밤의 풍경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 많이 볼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거잖아.


그는 간단히 씻고 나와서 모텔의 키를 반납 했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가서 자전거를 찾았지만 자전거는 보이지 않았다.


"아 x발"


누군지 몰라도 훔쳐간거 같았다.

하긴 그의 자전거에는 열쇠도 없었고 얼핏 보면 고물 자전거 같기도 했으니깐.


한참을 생각했어.

어떻게 하지?

그냥 걸어 갈까?

걸어가기엔 너무 먼데 이곳은 내게 낯선 곳인데.

곰곰히 고민 하는데 갈매기가 끼룩대며 날고 있다.

그래 난 날수 있었지.

힘껏 팔을 흔든다.

그러자 몸이 조금씩 하늘로 떠 가는 것 같아.

바람이 손짓을 도와주고 있어.

조금씩 조금씩 날고 있어.

그리고 뒤에서 나는 자동차 소리에.

난 추락해버렸지.


"죄송합니다"


아프진 않아.

왜냐고?

날지 못하는 걸 잘 아니깐.


저 멀리 누가 나를 응시한다.

그 시선을 향해 난 이끌렸다.

조금씩 형태가 보인다.

눈보다 더 차가워 보이는 흰색 니트에

조금은 짧아 보이는 베이지색 치마.

바람결에 흔들리는 머리결.

오똑한 코에 약간 작은 눈 망울 다물고 있는 입에는 마치 가시를 머금은듯 한 장미 빛 입술


난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앞에 섰다.

그러자 그녀는 나는 부서질듯 세게 안아 주었다.


"이런 미친"

"야 저 사람 끌어내"


몇 사람이 날 그녀와 떨어 뜨리려고 한다.

그녀는 내 몸을 꽉 붙잡았지만

이내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난 그녀와 멀어졌다.


"죽고싶어?"

"여기 112 인데요."


바닷속에서 난 멀어졌다.


"저기.. 이제 좀 놔주세요."

"야 꽉 붙잡아 또 언제 들어갈지 몰라"

"저기.. 좀 놓으라고 시발. 안죽어 안죽는다고 왜 붙잡고 지랄이야"

"이 새끼가 언제봤다고 욕질이야 그리고 너 누가봐도 죽으려는 새끼 아냐? 어떤 미친놈이 가방 매고 바다 안으로 그렇게 깊이 들어가냐"


이제야 난 젖어버린 내 몸을 볼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진짜 죽으려는거 아니였어요. 그러니깐 이제 좀 놔주세요."


그들은 날 응시했다.

면접볼때의 면접관 처럼 내 몸 곳곳을 샅샅이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후에야 나를 놓아 주었다.


"나이도 드신 분이 이러시면 안되요. 가족이 있으신대..."


한참의 설교 끝에 난 그들과 멀어 질 수 있었다.

해변을 따라 계속 걸어가자 그들의 시선은 아직도 날 향해서 있다.

난 안심하란 듯이 가방을 내려놓고 모래 사이로 엉덩이를 깔았다.

그리고 먼곳을 한참이나 쳐다 보았다.

젖어버린 머리카락의 물기도 옷기의 물기도 햇살아래 조금씩 말라 가고 있다.

신발을 벗어서 거꾸로 뒤집어서 놓고 양말도 벗어놔서 신발 위에 놓았다.

휴대폰은 아까 설교 당할 때 이미 배터리를 뺴 놓아서 작동이 될 지 안 될지 모르겠다.

천천히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몇시인지 궁금하다.


구름이 보이지 않아

구름이 끼지 않은 날씨 일까?

아니면 너무나 파란 하늘 이라서 구름도 파래 진걸까?

근데 이상하게 파란 구름이 보여.

하늘보다 더 파란데 너무 파래서 하늘도 가려버린 것 같은 파란 구름이 보여

너무 커서 구름이 하늘을 가린 것 같아.

바다 끝단에 닿아있는 하늘은 유독 더 파란것 같아.

섬 하나 보이지 않는 저 끝단.

난 어렸을 때 집 옥상으로 가서 항상 먼 곳을 보았어.

먼곳에는 산도 보였고 전신주도 보였고 몇곳의 집도 보였어.

가까운 곳도 보았어

내가 아는 곳들

친구의 집 뛰어 돌던 곳

그리고 오래된 장난감 망원경으로 먼 곳을 보였어

장난감 망원경이라 그런지 눈으로 봤을때와 그렇게 차이는 없었지만

가까운곳을 쳐다보면 그래도 조금 더 자세히 볼 수는 있엇어.

난 보았던 가까운 내가 아는 곳으로 가서 다시 멀리 보이던 곳을 보았어

그러니깐 아까와는 달리 조금 더 자세히 보였어

저 멀리 있는 집처럼 보이는 곳도 미세하게나마 보였고 뿌옇던 산이 조금은 덜 뿌옇게 보였어.

나는 기분이 좋았어

멀리 볼 수 있다는 곳에

그래서 보이는 그 곳을 조금 더 보려고 조금 더 멀리 갔어

그러니깐 아까 보이던 그 산은 금방이나 내 앞에 있는 것처럼 초록빛을 내 뿜었고 멀리 서 보았던 집 처럼 보이던 것이 조금은 높이 서 있다는 것도.

그런데 난 더 갈 수 없었어.

내가 어려서도 걷는게 힘들어서도 먼 곳을 가서도 아니야.

왜 인줄 알아?

보이지 않던 산이 저 멀리 뿌옇게 보였거든.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산이 뿌열게 보였어.

덜컥 겁이 났어.

왜인지 모르겠지만 무서웠어.

그리고 내가 있던 집을 보니깐

우리집은 보이지 않았어.

몇 개의 집 사이로 가려서인지 우리집은 보이지 않았어

장난감 망원경으로 우리집이 있을만한 곳을 보았어.

그래도 보이지 않았어.

그게 무서웠어.

보이지 않는다는게 뒤 돌아서면 볼 수 없다는게.

얼마나 울면서 뛰었는지 몰라.

울다보니깐 눈물도 더 안났어.

얼마나 뛰었는지를 몰라.

저 멀리 내가 잘 아는 곳이 보여.

난 시계를 보았어.

2시간이 흘렀더라.

그제서야 안 했던 숙제가 생각 났고 집에 혼자 있던 동생도 생각났어.

그리고 다시 먼 곳을 보았어.

그러니깐 멀리 보이지 않던 한참을 가서 보았던 뿌옇던 산이 이제야 뿌옇게 보이더라.


보았다는것은 신기 한거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한번 보았으면 지금 내가 보이지 않더라도 저 멀리 보이는것 같거든.

난 바다 끝을 본 것 같아.

지도 속에서 TV속에서 누군가의 여행에 의해서 들리고 보았던 것이 있으니깐.

결국 바다 끝에는 육지라는 것도 알아.

근데 그래도 저 바다 끝에는 육지가 보이지 않아.

육지가 생각나지 않아.


갈색의 흙도 뿌옇기만 한 산도 보이지 않아.

볼 수 없는 거 겠지.

둥글기만 한 지구를 펴서 끝을 보고 싶어.

에베레스트 산도 저 멀리 내가 가지 못했던 도시도.

보고 싶어. 가고 싶기엔 너무 시간이 없으니깐.

그냥 보고만 싶다고.

그냥 그렇다고.


혼자 하는 여행해는 항상 생각이 함께 한다.

누군가와 함께 가지 않아서 말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혼자하는 여행은 항상 무언가를 정리하곤 한다.

내 마음속의 무언가를 항상 정리 한다.

누군가와 함께 갈때 처럼 즐거운 볼 거리도 많이 볼 수 없다.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음식을 서로 나눠가면서 먹을 수 없다.

누군가의 여행에 비해서 지극히 제한적일수도 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발걸음에 끝이 없고 시간에 제한이 없다.

모든것을 천천히 천천히 그저 담아두고 생각한다.


말라버린 몸 만큼 위장도 말라 버린듯 시장기가 돌기 시작한다.


뭐를 먹지?

생각해보니깐 어제 기차에 탄 뒤로 아무것도 안먹었네.

회를 먹을까?

삼겹살을 먹을까?

치킨에 맥주는?

그래 몸도 젖었는데 오늘은 일찍 방 잡고 옷도 좀 빨아서 말리고 그러자.


별로 한건 없지만.

그녀를 볼 수 있었던 하루는.

짜디짠 바다향과 함께 축 쳐져 있는 내 몸과 함께

그리고 소주 2병에 컵라면과 함께.

지나가버린다.


작가의말

혼자가는 공모전은..


댓글도 선호작도 추천도 얼마 없지만.


쓰고싶은 글을 마음껏 쓸수 있어서

 

기쁘진 않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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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목 +5 16.04.12 79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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