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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16.05.31 21:37
최근연재일 :
2016.06.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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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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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음모의 단초 2

DUMMY

이처럼 서문가가 폐허가 되고 소림에 내분이 일어 한바탕 난리가 일었으나 뜻밖에도 강호는 조용했다. 아니 조용하다기 보다, 고을의 민초들뿐 아니라 경향각처의 문인협사들까지도 서문가의 화난(禍難)을 보고는 그 지독한 소행에 주눅이 들어 입도 벙긋 하지 않고 숨을 죽였을 뿐이었다. 그렇게 한동안의 시간이 지나자 강호는 어느새 그런 사실 따위는 잊은 듯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으나 주선진 아래의 한림학사원은 오히려 원생들의 분별없는 행동이 더욱 기승을 부렸다.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저녁나절,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부산한 한림학사원의 담장 옆 도로에 남색 비단옷을 걸친 청년이 건들거리며 길목을 지켰다. 그리고는 마주오던 젊은 여인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여인의 허리춤에 매달린 향낭(香囊)을 휙 낚아챘다. 장난처럼 보이는 행동이었으나 청년의 표정을 보면 다분히 몸에 익은 짓거리 같았다.


“ 어멋! ”


양갓집 아낙차림의 여인이 화들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허나 남색 옷의 청년은 향낭을 소매 속에 감추고 그대로 담 모퉁이를 돌아 한림학사원의 경내로 도망치듯 사라졌다. 여인은 향낭을 돌려받기 위해, 어쩔 도리 없이 한림학사원의 마당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뒤돌아보지도 않고 경내로 뛰어든 남색옷의 청년은 더는 피할 일이 없다는 듯이 마당 중앙에 떡 버티고 서더니 여인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여인이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남색 옷의 청년과 마주하자 그곳에서 모여 있던 학사원의 원생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여인을 한가운데에 두고 빙 둘러섰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당황한 여인이 어찌할 바를 몰라 우물쭈물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 어서 돌려주세요. ”

“ 무얼 돌려달란 말이냐 ”

“ 주머니 말이에요. 소매 속에 숨긴 그 향주머니... ”

“ 이 서방님이 네 향낭을 숨겼단 말이냐? ”

“ 분명히 그 속에 감추는 걸 보았어요. ”

“ 이년이 날 도둑으로 모는구나. 만약 소매를 뒤져 네가 찾는 것이 없다면 이 서방님을 도둑으로 몬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게야. ”


남색옷의 청년은 눈을 부라리며 여인 앞에 팔을 쑤욱 내밀었다.


“ ······? ”


헌데 어느새 다른 곳으로 빼돌렸는지 소매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 크크크크··· 분명히 확인을 했겠다! ”


남색옷의 청년이 보란 듯 내뱉는 말과 능글맞은 웃음에 간절한 눈빛으로 소매 속을 더듬던 여인은 언뜻 어떤 생각이 떠올라 얼굴이 겁에 질려 새파랗게 변했다. 그녀의 주변에 빙 둘러선 한림학사원의 원생들도 좋은 구경거리라도 만난 듯 덩달아 키득거렸다.

그 와중에,


“ 헤헤헤··· 이년. 이 도련님이 누구신줄 아느냐? ”


곁에 서있던 나이든 문사가 아첨이 가득담긴 눈길로 청년을 한번 바라본 후 잔뜩 주눅이 든 여인을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 누··· 누구신지? ”

“ 이 도련님은 도찰사 조평환대인의 아드님이신 익균도령이시다. 이처럼 고귀하신 공자께서 네년의 향낭 따위를 탐낼 리가 있느냐. 어서 사죄드리지 못할까? ”


그 말에, 자신이 생각한 일이 분명하다 잠작 한 여인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이곳 한림학사원의 원생(院生)들은 이렇듯 무고한 부녀자 들을 유인해 강제로 음행을 저질러 백성의 원성을 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터다. 하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그들의 기세에 눌려 어디에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그저 당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니 이 향낭을 낚아챈 상황도 그 목적이 뻔한 일, 이들은 늘 그렇게 하듯 오늘도 어떤 올가미라도 씌워 여인의 몸을 노리개로 삼기위해 부리는 억지라고 짐작했다. 여인은 다만 이 같은 일이 우연이 자신에게 닥쳤다는 사실을 원망할 뿐이었다.


“ 이 공자가 조대인의 아들이든 누구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어서 빼앗아간 향주머니나 돌려주세요. ”


여인이 제법 강단이 있게 쏘아붙였다.


“ 이년이 실성을 했나? 이 공자님은 조익균 도령이란 말이다. 어디서 꼬박꼬박 말대꾸냐! ”


조정의 권력을 몽땅 틀어쥔 조평환의 아들이라 신분을 밝히면 고분고분 할 거라 여겼던 여인이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대꾸를 하자, 단단히 화가 치민 문사가 또다시 호통을 쳤다.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조익균이란 청년이 손을 내저으며 다가섰다.


“ 됐소. 그냥 두시오. ”


그런데,

화난 문사를 달랠 것처럼 다가서던 조익균역시 분노가 슬며시 끓어올랐던가? 갑자기 곁을 지키던 무인의 손에 들린 검을 낚아채더니 스르릉 빼어들며 소리쳤다.


“ 모두 옆으로 비켜서시오. 이년이 날 모함하고도 저리도 뻔뻔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내, 이년을 두 동강 내버려야겠소. 차앗! ”


말릴 틈도 없이 기합소리와 함께 뻗어난 검기가 바람을 갈랐다.


“ 악, 아아악! ”


여인은 날아드는 칼날에 놀라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 여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원생들도 조익균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런데,


“ 어··· 어어어··· ”


직도황룡(直道黃龍)의 초식으로 여인의 머리부터 아래로 그어 내린 칼바람, 주변에 둘러선 한림학사원 원생들의 눈에는 여인의 몸이 수직으로 두 동강 나 양옆으로 벌어지는 모습이 섬뜩하게 보였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여인을 향해 날아간 검은 곱게 차려입은 여인의 옷만 위로부터 아래로 양단(兩斷)하였을 뿐, 그들의 눈에 여인의 몸이 두 동강 나는 것처럼 보인 것은 환영이었다.


수직으로 내려친 칼날은 여인의 옷을 가슴위로 부터 고간(股間)까지 일직선으로 긋고, 베여진 여인의 옷이 나비의 날개처럼 나풀거리며 양 옆으로 벌어졌다. 동시에 함께 잘린 속옷은 땅바닥으로 툭 떨어지며 열린 옷자락사이로 여인의 투명한 나신이 눈앞에 뽀얗게 드러났다.


“ 크크크··· ”

“ 키키키키··· ”


여인을 빙 둘러선 원생들은 하나같이 키득거리며 눈에 조롱기를 가득 담고, 탐스럽게 솟은 여인의 젖가슴과 까맣게 무성한 아랫도리 한가운데를 향했다. 그들과 함께 게슴츠레한 시선으로 여인을 바라보던 조익균의 입에서 음탕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 크흐흐흐···, 부드러운 몸이야. 여보게들, 이년을 고방(庫房)으로 끌고 가세. ”


여인의 곁으로 다가가 손으로 가슴을 만지고 다리를 쓰다듬으며 희롱을 일삼던 원생들은 조익균의 한마디에 여인을 질질 끌다시피 하여 고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이 같은 방법으로 끌려온 몇 명의 여인이 얼마나 심한 난행을 당했는지 모두 기력을 잃고 늘어져 있었다.


“ 자자··· 어서 이년을 묶어두세! ”


조익균의 눈치를 언뜻 살피던 원생 하나가 얼른 고방의 문을 걸어 잠근 후 소리쳤다. 그 소리를 신호삼아 모두 우르르 달려들어 여인의 나신을 고방의 한구석에 놓여 진 탁자위에 뉘고 양팔과 두 다리를 노끈으로 묶어 탁자위에 걸쳐 놓았다.

탁자위에 반듯이 뉘여 져 적나라하게 드러난 여인의 나신!

그러나 여인은 이곳에서 일어나는 그들의 만행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이미 각오한 듯 벌거벗은 나신을 처절하게 드러내고도 눈 한번 깜짝 않고 안색하나 변하지 않으며 자신의 주위에 둘러선 원생들을 노려보았다. 일그러진 얼굴과는 달리 옹차게 뜬 눈은 어쩌면 이들의 만행을 속속들이 기억해 놓고자 하는 표정과도 같았다. 그러나 조익균은 여인의 그런 오기쯤은 아랑곳도 하지 않았다.


“ 흐흐흐··· 속살이 제법 무르익었구나. ”


주변에 몰려들어 발가벗겨진 여인의 몸을 이곳저곳을 만지던 원생들이 조익균의 그 한마디에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여인의 나신을 바라보는 조익균의 눈동자에는 점점 욕정의 불길이 타오르고 그의 거친 손길이 여인의 유방을 떡 주물듯 주무르고 억센 손아귀가 고간을 파고들어 예민한 비부를 희롱할 때에도 여인은 입술을 깨물며 비명 한번 내뱉지 않았다.


“ 허허, 이년 봐라? ”


여인의 태도에 잔뜩 화가 오른 조익균이 여인의 머리 쪽으로 다가가 바지를 훌렁 아래로 내리고는 덜렁거리는 하체를 얼굴에 들이밀었다.


“ 자··· 네년의 입으로 이 서방님을 즐겁게 만들어 보아라! ”


여인은 입을 꼬옥 다물고 고개를 흔들며,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그것을 피하려 도리질을 쳤다. 그 아래로, 푸른빛까지 감도는 나신은 수치심을 참지 못하고 안타깝게 꿈틀거렸다.


“ 이년이 반항을 한다? 암, 그래야지. 순순히 응하는 년은 재미가 없단 말이야! ”


발가벗겨진 몸이 눈앞에서 꿈틀거릴수록 육체의 굴곡은 더욱 완연히 드러났다. 여인의 젖가슴은 부끄럽게 출렁이고 까만 숲속에 둘러싸여 그저 숨고만 싶은 비부는 발갛게 속살까지 드러내며 잔잔히 경련을 일으켰다.


“ 쩝쩝··· 고년 참··· ”


색정이 가득담긴 눈빛으로 여인을 바라보던 조익균의 입에서 입맛 다시는 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 그래, 네년이 하기 싫다면 내가 널 즐겁게 만들어 주마! ”


반쯤 내려온 하의를 올릴 생각도 않고 덜렁거리는 하체를 앞세워 여인의 하반신으로 어기적거리며 다가간 조익균은 두 손을 뻗어 허벅지를 양옆으로 한껏 벌렸다. 차마 눈뜨고는 보지 못할 추잡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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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치밀한 계략 5 16.06.01 5,817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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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치밀한 계략 3 16.06.01 5,948 44 13쪽
42 치밀한 계략 2 16.06.01 6,069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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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의도된 정사(情事) 4 16.06.01 6,429 39 17쪽
38 의도된 정사(情事) 3 16.06.01 6,427 46 13쪽
37 의도된 정사(情事) 2 16.06.01 6,554 50 10쪽
36 (2券) 第 8 章 의도된 정사(情事) 1 16.06.01 6,882 46 12쪽
35 보이지 않는 손 5 16.06.01 6,367 47 12쪽
34 보이지 않는 손 4 16.06.01 6,780 4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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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第 7 章 보이지 않는 손 1 16.06.01 7,042 51 11쪽
30 싱그러운 육체 2 16.06.01 7,846 49 19쪽
29 第 6 章 싱그러운 육체 1 16.06.01 8,039 52 14쪽
28 서문발호(西門跋扈) 5 +2 16.06.01 7,706 51 12쪽
27 서문발호(西門跋扈) 4 +1 16.06.01 7,739 54 10쪽
26 서문발호(西門跋扈) 3 16.06.01 7,520 57 14쪽
25 서문발호(西門跋扈) 2 16.06.01 7,592 54 12쪽
24 第 5 章 서문발호(西門跋扈) 1 +1 16.06.01 7,996 5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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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음모의 단초 3 16.06.01 8,045 59 13쪽
» 음모의 단초 2 16.06.01 8,343 5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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