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건곤정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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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16.05.31 21:37
최근연재일 :
2016.06.01 19:32
연재수 :
1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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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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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第 10 章 자혜궁 연정 1

DUMMY

어전시위들이 모두 자혜궁으로 달려가 자리를 비우자 황제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상관유운이라 했던가? 그래, 이 궁(宮)안에서 짐이 믿을 사람들은 저 네 사람뿐이다. 짐이 허울만 남았을 뿐이라 하나 그래도 이 용상을 지키고 있어야 조정을 바로 세울 기회가 생기지 않겠느냐? ”


적장자가 아닌 황통(皇統)의 계승,

권력을 쥔 자에 의해 떠밀려 황좌(皇座)에 올려 진 힘을 잃은 황제의 비운이었다. 그 허망함을 한탄하는 황제의 눈동자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나마 '기회를 기다린다' 는 한마디는, 은인자중하며 언제라도 자신의 힘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결심을 내비친 말이었다.


“ 폐하, 그 자리는 천자라 불리는 지엄한 자리, 누가 감히 황제의 명을 거역하리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불의는 황명으로라도 바로 잡아야지요. 비록 힘을 잃은 황명이라도 정당한 황명을 거역하면 구족을 멸할 중죄입니다. 왜 그리하도록 명(命)을 내리지 못하셨습니까? ”

“ 네 말이 옳다. 짐의 의지가 굳지 못한 탓이다. 너의 조부 같은 인물이 한 사람 만이라도 짐의 곁에 있었다면 사정은 달라졌겠지. 하지만 짐에게 힘이 없다면 그 또한 무용지물. 때문에 몸이 병든 척 저들의 눈을 피해 기회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무위도식을 하며 짐이 침궁에서만 생활을 하다보면 저들의 눈에 짐이 하찮게 보이지 않겠느냐? 그러다 언젠가 때가 오면 일어나리라 참고 있었던 게다. ”


어리석고 나약해 보이던 이 황제도 잠룡(潛龍)이었던가? 힘을 기르며 기회가 무르익기를 기다린다는 말이었다. 유운은 그런 황제의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 폐하께서 백성의 마음을 살피고 있었다는 그 말에 감읍해 마지않습니다. 감히 폐하 앞에서 불경을 저지른 소인을 벌해 주십시오. ”

“ 아니다. 일어나 앉거라. ”


황제가 친히 손을 내밀어 유운을 일으켜 세웠다. 그와 때맞추어 공주가 침궁으로 들어섰다.


“ 아바마마, 소녀를 찾으셨습니까? 아니 상관공자께서 어찌 여기에 계십니까? ”


유운의 발견한 자혜공주가 깜짝 놀랐다.


“ 예, 공주마마. 사안이 급박하여 먼저 황상을 알현했습니다. ”

“ 피이··· 상관공자님. 그래도 자혜궁에 먼저 들려주시지 않고. 소녀와 함께 아바마마를 뵙기로 약조를 하셨잖아요. ”


의아한 표정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황제가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었다.


“ 너희들 두 사람, 벌써부터 가깝게 지내고 있었구나! 공주는 이리로 와서 앉으라. 지금 이 공자가 짐을 한참 질책하고 있었구나. ”

“ 예? 무엄하게도 아바마마께? ”

“ 허허허··· 짐은 괜찮다. 노여워 말거라. ”


황제는 얼굴을 붉히는 자혜공주에게 웃음을 보이며 은근히 유운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중요하게 전할 말에 있기에 그에 앞서 자신의 의중을 살핀 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폐하, 조만간 상서대인이 알현을 청할 것입니다. ”

“ 황보승이? 네가 그걸 어찌 아느냐? ”


느낌은 맞았다. 허나 그 말을 들은 황제의 용안이 어둡게 변했다.


“ 그럴 일이 있었습니다. 그 어른은 폐하께 은밀한 주청을 드릴 것입니다. 더불어 상서대인의 아들을 국경으로 보내달라는 주청할 것이니 모른 척 모두 윤허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황제도 모르는 조정의 인사에 관한 일이다. 이 무슨 허수아비 보다 못한 자신의 처지란 말인가! 하지만 치밀어 오르는 자괴감 보다 그 말의 중요성이 앞서는 지라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시 물었다.


“ 짐도 모르는 일이 아니냐? 그보다 지금 이 조정에서 조평환을 통하지 않고 누구를 관직에 임용할 힘을 가진 인물이 있겠는가? 어서 소상히 설명을 해 보아라. ”


“ 그 조평환을 실각시키려는 계획이 궁외에서 진행되었기에 폐께서 알지 못한 게 당연합니다. ”

“ 황보승 그자가? ”


도무지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이었다.


“ 상서대인에게 조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조정의 인물이 아닙니다. 폐하께서는 구중심처에 고립되어 계시기에 이 일을 알지 못하였으나 이 일을 강호에서 벌어진 일이라 소인이 먼저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


굳이 서문인걸이라 밝히지는 않았으나 황제의 마음을 짐작한 유운이기에 아직은 당연히 궁내에서는 알지 못하는 강호의 소식이라 전하며 황제를 위로했다.


“ 괜찮다. 계속 말해보아라. ”

“ 조정과 국경에서 동시에 소란이 일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그리고 조평환은 폐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실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긴 하나 다만 그 후의 일이 걱정입니다. ”

“ 어허, 이런 변고가 일어나리라는 사실을 어찌 짐만 모르고 있었던고. 공주는 알고 있었느냐? ”


황제는 그 답답한 마음을 억누르며 공주에게 물었다.


“ 아바마마, 소녀에게도 귀 뜸만 해주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중차대한 일이라면 소녀에게 말하기보다 아바마마에게 먼저 고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


자혜공주 역시 황제의 마음을 배려하는 말이었다.


“ 그랬느냐? 그래, 얘야. 그 후의 걱정이란 무엇이냐? ”

“ 예, 폐하. 조평환이 제거 된 후에는 실권을 황보대인이 가지려 할 것입니다. 또한 조정의 여론이 그렇게 몰고 가겠지요. 지금도 황보대인이 조정의 수장입니다. 폐하께서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실권을 맡겨야겠지요. 그것이 추세입니다. 그리고 황보대인은 그 외에 또 한 가지를 폐하께 얻으려 할 것입니다. ”

“ 또 한 가지라? ”

“ 군권을 황보대인이 가지려 하거나 아니면 그의 아들인 황보정에게 주기를 원할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힘으로 조정을 개혁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협박을 하며 강요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

“ 조정의 신료들이 모두 나서서 강요를 한다면 그들을 물리칠만한 힘이 짐에게는 없다. 그 경우에 황제의 권위만으로 그들과 대항을 할 수가 있겠느냐? ”

“ 소인이 도울 것입니다. 또한 여기계신 공주마마도 함께 폐하를 지킬 것입니다. 그러니 염려마시고 마음껏 권위를 나타내 보이십시오. 만약 군권을 내어주게 되면 황실이 감당할 수 없는 큰 일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폐하께서 나라를 굳건히 지키며 백성을 보살필 각오라면 이 나라 모든 백성의 힘이 폐하의 힘이 됩니다. ”


단호한 표정으로 말하는 유운을 바라보는 황제의 얼굴에는 굳은 결심이 서렸다.


“ 황실을 지키지 못하는 큰일이라?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었다. 허허허··· 네가 짐을 가르치려 하는구나! ”


허탈하게 웃는 황제의 웃음소리에 놀란 자혜공주가 급히 나섰다.


“ 아바마마, 그게 아닙니다! 상관공자께서는 황제의 권위와 힘을 되찾을 방법을 말씀 올렸을 뿐입니다. ”

“ 이런, 공주가 이놈을 두둔하고 있구나. 아니다. 나무라는 게 아니다. 이놈의 말이 옳기에 고마워하는 게다. 유운아, 이리 가까이 오너라. 그래 어찌하면 되겠는가? 짐을 돕는다 했으니 이제는 내가 할 일을 알려주어야 하지 않는가! ”


이제 황제의 눈에는 유운이 아들처럼 듬직해 보였다.


“ 폐하, 이 기회에 침궁을 벗어나십시오. 그리고 당당히 조당(朝堂)에 자리해 조정대신들에게 호령도 하십시오. 만약 배후의 인물이 준동한다면 공주마마와 소인이 철저히 막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폐하께서는 염려 말고 대신들 앞에 위엄을 보이시며 황제의 권위를 되찾도록 하십시오. 다만 그 모든 일이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라 다짐하소서! ”

“ 알았노라. 나중에 짐이 황천에 가면 너의 조부를 만나 필히 이 고마움을 전하마. 공주는 듣거라. 앞으로 이 아이를 오라비처럼 여겨 두 사람이 가까이 지내야 할 것이니라! ”

“ 예, 아바마마. 명심하겠습니다. ”


황제도 이제는 유운을 공주와 이어주려 한다. 어쩌면 그게 유운을 확실히 제 편을 만드는 방편이기도 했다.


“ 얘야. 황궁에서 짐이 믿는 사람은 이 네 명의 시위들 밖에 없다. 이들도 너의 명(命)을 따르도록 할 것이니 언제든 활용토록 하라. ”


자신의 수족을 넘겨준다. 황제가 유운에게 신뢰를 보내는 한마디 말이기도 했다.


“ 황명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그럼 소인은 이만···. ”

“ 어허, 가려느냐? 공주야! ”


자혜공주를 부르는 목소리에 여운이 남았다.


“ 예, 아바마마! ”


* * * * * * * * * * * * * * * * * *


유운의 손을 이끌고 자혜궁으로 자리를 옮긴 자혜공주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 오라버니, 소녀와 함께 아바마마를 뵙기로 약속하고선 어찌 혼자서 침궁으로 뛰어들었습니까? ”

“ 후후후··· 뛰어들었다? ”

“ 그래요. 그곳은 황제가 기거하는 곳이라 자혜궁과는 달리 경비가 삼엄합니다. 들키기라도 하면 어찌하려고 그랬어요? ”


혼자 황제를 알현한 그 일이 서운하다기 보다 무언가 이유가 있는 듯하여 자혜공주가 은근히 물었다.


“ 공주, 지난번에 내가 공주께 한 말을 기억하오? 옛일이 생각나 혼자 독대를 하고 싶었소. 그리고 황제가 자리를 즐기며 세월만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알고 싶었다오. ”


역시 공주의 느낌대로 유운이 혼자 황제와 대면한 것에는 그런 목적이 있었다.


“ 보기에 어떠셨는지요? ”


공주의 표정에는 부황(父皇)에 대한 연민이 절실히 묻어났다.


“ 폐하가 말하기를 일신의 편안함을 즐긴 게 아니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더이다. 보기에도 마음속의 울분을 참으며 자중을 하는 듯 보였지요. ”


그저 한탄만 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난국을 타개할 기회를 기다리며 면밀히 상황을 살폈다는 황제의 근황을 전하자 공주도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표정이었다.


“ 아아, 다행이다. 아바마마께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니 소녀는 더없이 기쁩니다. 오라버니,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벌써 유운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자혜공주였다.


“ 폐하께서 이 기회에 군권만 확실히 장악하고 조정의 신료들에게 위엄을 보인다면 황실은 더욱 튼튼해 질 거외다. 그러나 그 후 부터는 강호의 싸움이 치열해 지겠지요. 지금부터 그 일의 대비를 서둘러야 하오. ”


유운의 대답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공주가 물었다.


“ 서문인걸의 세력이 정권을 찬탈할 만큼 그렇게도 강대한가요? 오라버니의 말속에는 강호의 모든 세력이 그의 손에 들었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

“ 맞아요, 공주. 조정의 일이 매듭지어 지면 서문어른의 결속을 와해시키는 일에 진력을 다해야 할 것이오. 서문어른은 그의 부친의 영향을 받아 이 왕조를 전복시키려는 야망을 가진 듯합니다. 이제부터 공주와 나는 그 음모를 분쇄하는 일에 혼신을 다해야 하오. 그러니 앞으로 공주의 행보도 험난해 지리다. ”

“ 피이···, 몰라요! ”


유운의 말을 경청하던 자혜공주가 갑자기 퉁명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눈을 흘켰다.


“ 공주, 왜 그러시오? ”


영문을 몰라 당황하는 유운의 곁으로 자혜공주가 은근히 투정을 부리며 다가왔다.


“ 아바마마께서도 공자를 오라비처럼 여기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라버니는 소녀에게 너무나 무심한 거 같아요. 이제부턴 항상 함께 움직일 텐데···, 소녀를 혜(惠)아라 부르며 좀 더 다정히 대해주시면 안돼요? ”

“ 하하하··· 그 말이었소? 알겠소이다. 이렇게 혜(惠)누이라 부르면 될 게 아니오. 자 그럼 우리 함께 출발합시다. ”

“ 오라버니, 아직 한밤중입니다. 아침 일찍 나서면 안 될 런지? ”


그저 둘이 함께 움직이는 강호행은 아무리 험난하더라도 즐겁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눈 속에 아쉬움이 가득한 자혜공주가 유운의 어깨에 살며시 얼굴을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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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第 11 章 혼란의 시작 1 16.06.01 6,041 46 16쪽
47 자혜궁 연정 2 16.06.01 6,001 43 14쪽
» 第 10 章 자혜궁 연정 1 16.06.01 6,047 45 12쪽
45 치밀한 계략 5 16.06.01 5,817 41 12쪽
44 치밀한 계략 4 +1 16.06.01 5,950 43 14쪽
43 치밀한 계략 3 16.06.01 5,948 44 13쪽
42 치밀한 계략 2 16.06.01 6,069 44 11쪽
41 第 9 章 치밀한 계략 1 16.06.01 6,256 44 14쪽
40 의도된 정사(情事) 5 16.06.01 6,335 43 13쪽
39 의도된 정사(情事) 4 16.06.01 6,429 39 17쪽
38 의도된 정사(情事) 3 16.06.01 6,427 46 13쪽
37 의도된 정사(情事) 2 16.06.01 6,554 50 10쪽
36 (2券) 第 8 章 의도된 정사(情事) 1 16.06.01 6,882 46 12쪽
35 보이지 않는 손 5 16.06.01 6,367 47 12쪽
34 보이지 않는 손 4 16.06.01 6,780 49 11쪽
33 第 7 章 보이지 않는 손 3 16.06.01 7,267 52 11쪽
32 보이지 않는 손 2 +1 16.06.01 6,792 58 14쪽
31 第 7 章 보이지 않는 손 1 16.06.01 7,042 51 11쪽
30 싱그러운 육체 2 16.06.01 7,846 49 19쪽
29 第 6 章 싱그러운 육체 1 16.06.01 8,039 52 14쪽
28 서문발호(西門跋扈) 5 +2 16.06.01 7,706 51 12쪽
27 서문발호(西門跋扈) 4 +1 16.06.01 7,739 54 10쪽
26 서문발호(西門跋扈) 3 16.06.01 7,520 57 14쪽
25 서문발호(西門跋扈) 2 16.06.01 7,593 54 12쪽
24 第 5 章 서문발호(西門跋扈) 1 +1 16.06.01 7,996 52 14쪽
23 음모의 단초 4 16.06.01 8,171 53 16쪽
22 음모의 단초 3 16.06.01 8,045 59 13쪽
21 음모의 단초 2 16.06.01 8,343 5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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