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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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나
작품등록일 :
2016.10.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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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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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0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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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9)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




DUMMY

카를의 얼굴에 잠시 멍청한 표정이 그러졌다.


‘뭐라고?’


레드너의 말을 잠시 곱씹던 그의 표정은 다시 확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성의를 보였는데도 저렇게 단칼에 거절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의뢰를 맡긴 검 이었고 당연히 그 결과물을 의뢰주인 자신에게 팔아야 하는 거 아닌가.


카를은 속이 뒤집어지는 듯 했지만 입을 열지 못 했다. 심기라도 건드린다면 더 이상의 협상의 여지가 없어진다. 그는 감정을 꾹 누르면서도 얼굴에 불편한 표정을 지우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도, 도대체 뭐가 필요해서 그런 거지? 값은 충분히 지불하지. 정말이야.”


카를의 뺨을 타고 땀이 뻘뻘 흘러내렸다. 이런 열기도 느낄 새 없이 그는 다급했다. 그만큼 레드너가 만든 무기는 왕도의 기사의 마음을 뺏을 정도로 대단했다. 덕분에 카를은 미칠 지경이었다.


“값이라. 저는 제 검에 값을 매기기가 어렵네요. 이 검. 얼마정도 쳐 주실 수 있으신가요?”


레드너의 미소가 카를의 두 시야에 들어왔다. 무심코 카를은 묵직한 감정이 내려앉았다. 단순히 가격을 묻는 것 인가. 마음속에 혼란이 찾아온다. 카를은 필사적으로 정신을 붙잡고 생각했던 가격을 말했다.


“5천 골드. 그래, 5천 골드는 어떤가.”


입 속에 침이 늘어지는 것 같다. 카를은 고인 침을 삼켰다. 그 뒤, 레드너의 표정을 살피며 그의 대답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레드너의 비위에 맞추며 이 의뢰를 성사시키도록 만드는 것.


“5천 골드요?”


레드너는 씽긋 웃었다. 적은 돈은 아니다. 사실 레드너는 어차피 이 검을 카를에게 팔려고 했었다. 우선 의뢰를 했었으니까. 그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서 조금 심술을 부렸을 뿐이다. 카를 또한 심술을 부리지 않았는가.


레드너는 속으로 쿡쿡 웃었다.


그런 레드너의 속도 모른 채 카를은 확답이 길어지자 애가 탈 수 밖에 없었다. 레드너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며 속을 읽어보려 해도 도무지 읽어지지 않는다. 저 미소로 고개를 끄덕여도 이상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어도 이상하지 않다.


‘젠장!’


무언가 사물이 있다면 내려치고 싶은 기분.


“카를 씨, 제가 이런 검을 만들 거라고 예상 했나요?”


답 대신 물음이 들려왔다. 카를은 레드너의 그런 질문을 되뇌며 즉시 입을 열었다.


“아니, 예상 못 했지. 아직, 네가 어떤 대장장이 인지도 몰랐고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진지도 몰랐으니까.”


카를의 솔직한 답을 듣고 레드너는 피식 웃었다. 역시 카를이 내건 의뢰는 단순한 떠보기였다. 잠시 레드너는 침음을 삼키고는 입을 열었다.


“왕도 주위 도시 있잖아요? 레베트, 실비아, 페트론.”


“그, 그렇지.”


갑작스레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자 카를은 당황 섞인 투로 대답을 뱉으며 레드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왕도를 중심으로 삼 면으로 저 외곽 도시들이 둘러싸고 있다. 어째서 저런 말을 묻는 것일까. 카를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도시는 왜?”


“왕도의 기사시잖아요? 그 주위 도시에 대해서 잘 알까 싶어서. 지금 이 정도 대장간 크기의 땅이 얼마정도 하는지.”


“땅값이라....적어도 만 오천 골드 이상은 줘야겠지.”


카를은 잠시 생각하듯 답을 꺼냈다. 자세한 값은 알지 못하지만 저 정도면 충분하리라. 그렇게 대답을 남기고 그는 다시 레드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레드너의 시선은 어느새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었고 카를은 그의 시선에 움찔거렸다.


“6천 5백 골드.”


“어?”


“그러니까. 6천 5백 골드에 어떻습니까. 이거.”


레드너는 미소를 지으며 빛나는 청동 검을 들었다. 갑작스럽게 펀치를 맞은 듯 얼얼한 느낌의 카를은 울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5천 이라는 값은 꽤 머리를 굴려서 나온 값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값이 올라가 버리면 카를의 입장에서 패닉이 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레드너는 악마였다.


그는 카를의 바로 눈앞에 명품 청동 검을 보이게 하며 최대한 그의 눈에 청동 검을 보이게 만들었다. 그 결과 카를은 여러 생각들이 부딪히면서 레드너가 들고 있던 청동 검이 시야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대답은 빠르게 들려왔다.


“좋아.”


“좋아요? 6500골드?”


“좋다니까!”


카를의 확답이 들려왔다. 레드너는 씨익 미소 지으며 반대편으로 돌아섰다. 카를은 레드너의 그런 미소를 보고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그런 느낌을 떨쳐내듯 카를은 몸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어느새 작업장 구석에서 한 검을 꺼내온 레드너를 보고 다시 몸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8500골드 어떤가요?”


마치 악동의 미소처럼. 레드너는 그런 표정과 함께 약간 무릎을 편 채로 굳어있는 카를에게 물어왔다. 그는 답을 하지 못 했다. 레드너가 들고 있던 검에 다시 한 번 시선을 뺏겨 버렸다. 잘 빠진 색깔. 눈으로도 보이는 예리함 하며. 은은한 빛의 발광.


‘명품....이다!’


색깔로 보아이건 철 검.


카를의 속에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청동 검의 의뢰를 확답시킨 이유는 이 때문이었나! 제대로 한 방 맞은 카를은 어질어질 했다. 레드너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이 두가지를 모두 구매하는 것.


하나라도 내 빼게 되면 레드너는 아마 이 의뢰를 파기 할 것이다. 카를은 그런 상황을 짐작 했고 그의 짐작은 정확했다. 레드너가 원하는 것은 묶음 구매. 왕도의 기사인 카를은 충분히 값을 지불 하고도 남는다.


레드너가 철검을 숨겨둔 이유는 단순히 이 마을이나 주위 마을 또는 도시에 이런 값을 순순히 지불 할 사람이 없다는 것. 그런 이유로 숨겨놓았는데. 이렇게 좋은 구매자가 이렇게 빨리 등장 할 줄은 레드너 조차도 알지 못했었다.


‘나는, 던전 토벌을 하러 온 것인가. 아니면 쇼핑을 하러 온 것인가...’


카를은 주먹을 꽉 쥐었다. 자괴감이 자신을 덮쳐 왔다. 그는 눈을 질끈 감으며 레드너가 들고 있던 철검을 시야에서 없애며 깨끗이 마음을 비우려 했지만 카를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다시 살짝 실눈을 뜨는 것으로 그의 다짐은 거품으로 돌아갔다.


“자, 이건 8500골드. 어떻습니까.”


다시 한 번 레드너는 카를을 종용했다. 덕분에 카를은 미칠 지경이었다. 이미 자신에게 명품 청동 검이 있다. 하지만, 지금 레드너가 들고 있는 명품 철검은 그것과 다른 매력이 있었으며 그 덕에 더욱 이끌릴 수밖에 없었다.


머리가 어질어질 거린다. 카를은 몸을 올곧이 뻗으며 레드너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는 여전히 편안한 표정으로 카를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목숨을 걸고 재촉 할 필요도 사실 없었다. 팔아버리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명품은 사려고 달려든다.’


세라가 분명 그렇게 말을 했었다. 이리도 카를이 자신에게 들러붙고 또 이렇게 갈등하는 것을 보면 맞는 말이리라. 카를 말고 이 명품 검을 사줄 사람은 이 세계에 널렸다. 레드너는 카를을 향해 짐짓 미소 지었다.


별 의미 없는 레드너의 행동이었지만 카를은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돌이 머릿속에 내려앉은 느낌을 받았다. 카를은 여러 생각을 하며 이내 침을 목 뒤로 넘기며 마른 목을 축였다.


곧 카를은 답을 정했다. 사실 원래 답이 정해져 있었을 지도 모른다.


“좋아, 모두 사도록 하지.”


그 대답을 할 때 카를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대답을 한 뒤 카를의 영혼이 빠져나가듯 긴 한숨소리가 이 공간에 울려 퍼졌다. 레드너는 피식 웃으며 손을 움직였다. 명품 두 개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왕도의 외곽 도시 정도는 나갈 수 있는 건가.’


왕도로 나가는 것은 사실 레드너의 꿈이었다. 대장장이는 꿈이 아니었지만. 아마 그는 이 시골 마을에 붙어있던 것을 원치 않았을지도 모른다. 자세한 감정은 알지 못한다. 내 속에 레드너 본인이 사는 것도 아니었고 자신은 오로지 그의 기억 일부를 물려받았을 뿐 이니까.


‘세라는 기뻐하려나.’


레드너는 사색에 잠겼다.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추천과 선작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이번 챕터는 10에서 마무리 지어질 것 같네요. 모쪼록 잘 부탁 드립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는 작가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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