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무림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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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작품등록일 :
2012.11.19 15:44
최근연재일 :
2013.08.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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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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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무림에 가다 - 제4장 (1)

DUMMY


콰직- 콰당탕탕!

철보다도 질기고 강하다는 철목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탁자가 주먹을 이기지 못하고 부셔졌다.

“형님, 고정하시지요.”

“고정? 고정? 장 아우, 지금 내게 고정하라고 했나?”

철각방 방주 육염명이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살기를 터트렸다. 육염명에게 육자추가 어떤 아들이던가? 나이 사십 줄에 어렵게 얻은 독자였다. 그리고 자신이 이룩한 철각방을 이어받을 하나뿐인 후계자였던 것이다.

다행히 의동생이자 부방주인 장맹기가 때마침 육자추의 생명을 구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목숨을 잃을 뻔했었다.

육염명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런 아들이 중상을 입고 온 것 자체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냉정하십시오. 이 우제(愚弟), 육 조카의 복수를 하지 말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육 조카를 살리기 위해 철각방의 이름으로 일을 덮기로 약속을 한 상태입니다. 사람들의 입은 바람보다도 가볍습니다.”

빠드득!

육염명은 장맹기의 말에 이를 갈며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불길 같은 성격의 소유자라고 해도 육염명은 감숙성을 대표하는 삼대문파 중 한 곳인 철각방의 방주였다. 비록 감숙성이 변방으로 취급되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철각방은 감숙 성도 난주를 차지한 감숙의 패자(覇者)였다.

그런 그가 아무리 노기에 사로잡혔다고는 해도 앞뒤 가리지 않고 날뛸 정도로 어리석은 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저 보고만 있자는 건가?”

“죽여야지요.”

육염명의 역정에 장맹기의 호인상에 어울리지 않는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

“좋은 방수가 있는 게로군.”

“형님, 굳이 우리 손에 피를 묻힐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그 말은? ……살수로군.”

육염명의 반문에 장맹기는 그저 미소로 화답했다.

“이럴 때 이용하라고 있는 것이 살수들이 아니겠습니까?”

“살수라…….”

육염명의 이마에 몇 가닥 주름이 깊게 파였다.

단순히 거부감 때문이 아니었다.

육염명이 감숙성의 약소문파였던 철각방을 감숙 최고의 문파이자 난주의 패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때로는 잔혹하게, 때로는 비열한 암수 등을 가리지 않고 난주의 패자로 우뚝 세웠다.

그렇기에 철각방은 정사지간의 문파로 인식이 되었다.

사실 대외적으로 어떻게 보이는지는 육염명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철각방에 끈임 없이 도전해 오는 월검방이었다.

월검방이 사천당문을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철각방을 위협해 오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철각방은 화산파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고, 그들의 손을 잡고 정도맹으로 입맹을 준비하고 있었다.

즉, 정도맹 안에 오파일방의 정통 문파와 정통 무가인 오대세가의 파벌 싸움을 이용한 것이었다.

어찌 되었든 지금 철각방은 정파를 표방하는 곳이었다.

전처럼 쉽게 움직일 수 없다는 뜻이다.

더욱이 화산파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다.

“뒷말 나오지 않게 할 수 있겠는가?”

“흔적은 남기지 말아야 하는 일입니다.”

장맹기의 목소리는 낮아졌다.

“세간은 보게 될 것입니다. 난주에서 철각방에 대항한다면 누구인들 죽는다, 라고 말입니다.”

“철각방이 죽이지는 않지만, 철각방에 대항한 자 죽음을 면치 못한다. 그 말이렷다?”

육염명은 잠시 고심에 빠졌다.

철각방을 난주 최고의 문파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당연히 살수 동원도 몇 차례 있었다. 그렇게 난주 최고의 문파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세상살이는 모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육염명과 장맹기는 살수와의 연락통 역시 끊어 내지 않고 있었다.

“화산파와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겠지?”

“안다 해도 그다지 큰 책을 잡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이 필요한 것처럼 그들 역시 우리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그래도 알아서 좋은 게 없어.”

“알고 있습니다, 형님.”

“내 손으로 그놈을 찢어 죽이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보는 눈들도 있으니 어쩔 수 없군. 그리하게.”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는 육염명의 눈에서는 시퍼런 살기가 번들거렸다.

“왜 못 찢어 죽입니까? 죽은 자의 사지도 찢을 수 있습니다.”

부관참시(剖棺斬屍).

자신이 형벌을 내린다.

“역시 장 아우야. 이 형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는구나.”

“평생을 형님을 모시고 살아온 이 몸입니다. 형님 마음을 이 우제가 몰라주면 누가 알아주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형님?”

육염명과 장맹기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뜩였다.


그날 새벽, 한 마리 전서구가 철각방에서 날아올랐다.


***


똑똑.

문기척 소리와 함께 총관 홍암이 들어섰다.

“어찌 되었나요?”

“방금 철각방에서 육 소방주를 데리고 갔습니다.”

월영의 잔뜩 굳어 있던 표정이 조금은 풀렸다.

“상태는요?”

“의원의 말에 의하면 생명의 고비는 넘겼다고 합니다.”

홍암의 말에 월영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깔끔하게 가슴을 뚫은 터라 특별히 장기의 이상도 없어 몇 달 요양하면 자리를 털고 일어날 거라고 합니다.”

“다행이네요.”

이어진 홍암의 보고에 월영은 무거웠던 가슴을 내려놓았다.

“일단 한시름 놓았군요. 철각방의 반응은 어떤가요?”

“그게 그것이…….”

홍암의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장 부방주가 야 소협에 대한 정보를 은밀히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홍암의 보고에 월영의 안색이 굳어졌다.

“우리에 대해 눈치를 챈 것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휴우-”

홍암의 말에 월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연스레 야현을 떠올렸다.

가슴이 떨릴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

세상의 모든 남자들의 용모를 모두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천하제일의 미모라 칭해도 누구 하나 이견을 내세우지 못할 거라 여겼다.

단지 아름다운 얼굴 뿐만이 아니었다.

먹물처럼 검은 눈동자 속에 담긴 붉은 동공.

홍옥처럼 영롱한 붉은 동공이 주는 감정은 묘했다.

월영, 자신의 가슴을 흔든 것은 그의 아름다운 얼굴도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진정으로 가슴을 울린 것은 묘한 매력의 붉은 눈동자였다.

어느새 발그레 지던 월영의 얼굴이 흠칫하며 딱딱해졌다.

조금 전 육자추를 향해 손을 쓰던 야현의 섬뜩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월영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의 뺨은 붉다는 것을.

“……아가씨?”

홍암의 목소리에 월영은 상념에서 화들짝 깨어나며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홍 총관님, 말조심하세요.”

월영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홍암은 다급히 입을 꾹 다물며 주위를 살폈다.

“어찌할까요?”

“살수겠군요.”

“과거 철각방의 행각을 보자면 십중팔구는 그럴 것입니다.”

월영의 말에 홍암은 묵묵히 예상하고 있는 바를 이야기 했다.

“내어주세요.”

무거운 음성.

“……그래야 본 루에 피해가 오지 않습니다. 본 루에 피해가 없어야 문도 안전합니다.”

잠시 시간을 가진 후 말을 이었다.

틀린 말이 아니기에 홍암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언질을 주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 월영으로 인해 벌어진 야단(惹端)이었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줘야겠지요.”

제가 전하겠습니다.”

“그 전에…….”

홍암이 조용히 접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야 소협에 관한 것입니다.”

월영은 미간을 좁히며 종이를 펼쳤다.



이름 : 야현.

나이 : 스물여섯.

무공수위 : 이류에서 일류 사이로 보이나 철각방과의 마찰을 미뤄보건대 본 실력을 알 수 없음.

행적 :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서역행, 이틀 전 옥문관을 거쳐 난주로 입성. 서방 세계에서 성장을 했다고 함.


특이사항

이름, 나이, 행적 모두 본인이 밝힌 부분이며, 객관적 입증 사실은 없음. 즉, 옥문관을 통해 난주로 들어온 사실 이외에 객관적으로 밝혀진 바 없음.



종이를 펼치는 순간 월영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아무것도 없었다.

무언가가 적혀 있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매한가지.

하다못해 소림사 고승의 고쟁이 색도 알고자 한다면 알아낼 수 있는 것이 하오문이거늘.

묘하게 자신을 자극한다.

독대를 통해 사내를 살펴보았지만 하나도 모를 사내.

일류에나 올랐을까 싶을 투박한 내력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으로 선보인 거침없고 차가운 손속과 성정, 철각방 부방주와의 대립에서도 여유로운 행동.

비록 그에게 빚을 졌다고는 하지만 공(公)은 공이고, 사(私)는 사다.

“시간이 걸려도 더 알아보세요. 특히, 마교나 사도련 쪽으로도 알아보세요. 무언가 있을 겁니다.”

하오문의 눈과 귀를 피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분명 천하를 뒤지면 나올 것이다.

“그리하겠습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월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소협에게…….”

월영은 홍암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야현이 머물고 있는 삼 층으로 내려갔다.


야현은 누워서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가씨?’

정면 위층에서 약간 빗겨 간 위층, 사 층의 어느 한 방을 바라보던 야현은 옅은 미소가 살짝 지어졌다. 그런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살수라는 단어에…….

야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을 찾아오고 있는 월영을 맞이하기 위해.



작가의말

지금부터 3화는 리메 전 에피소드 입니다. ^^;;

큰 차이는 없습니다. ㅜㅜ

다만 주인공의 성격에 맞춰 소소하게 다듬은 정도 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mㅜㅜ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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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뱀파이어 무림에 가다 - 제2장 (2) +11 13.04.12 7,285 54 9쪽
2 뱀파이어 무림에 가다 - 제2장 (1) +16 13.04.11 8,954 6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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