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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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왈라
작품등록일 :
2008.11.30 21:34
최근연재일 :
2008.11.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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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1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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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두번째 이야기 : 문라잇 섀도 9

DUMMY

=오후 8시, 피어 19, 오일러의 집, 마리아의 경우=


문서를 확인한 후 거의 확신이 섰다. 범인은 두 군데 중에 한 군데에 있겠지. 그리고 그 한군데는 나와 데이브가 들어가고 나머지 장소는 샌프란시스코 경찰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일이 꼬이게 되면 이렇게 우연히도 사건의 진행을 끼워맞출 수 있구나 싶었다. 사실 매튜 오일러의 DNA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가 근친 자손을 얻기 원했다는 사실은 어지간히 충격적인 한편, 그의 정신적 불안정성과 사회적으로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엔 충분했다.

DNA를 통해서 친자 확인만 가능할거라고 생각한 그의 안일한 생각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안에 있을까요?”


데이브는 총이 없다. 내가 집의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그는 내 뒤에 숨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마 없겠죠. 그리고 이런 위험한 곳에 여자인 절 먼저 넣으시겠다고요?”

“하지만 난 총이 없으니까요.”

“그러시겠죠. 총이 없으면 대신 할만한 거 아무거나 들고 있어요. 아니 이거라도 들고 있어요.”


그에게 내 핸드백을 쥐어주자 그는 ‘여자들이나 들고 다니는…’이라고 말하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내가 문고리를 돌리고 문을 살짝 열었기 때문이다. 일단 총구를 휙휙 휘두르며 전방에 누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우리가 잡으려하는 사람은 살인범이다. 그 것도 저항하지 않은 사람을 쏘아죽인 악질이다. 무슨 일이 생길지는 모르는 거다.


“2 층에 올라가볼테니까 1 층을 뒤져보세요. 증거가 될만한 게 있을지도 몰라요.”


아무래도 총을 들고 있는 내가 2 층에 올라가는 게 옳은 것같아서 총을 들고 조심스레 조심스레 계단을 올라갔다. 2 층은 방이 두개 달린 구조였고, 하나는 침대가 있는 방이고 하나는 집무를 볼 때 쓰는 방인지 책꽂이와 탁자 그리고 노트북이 올려져 있는 지극히 평범한 방이었다.


“일벌레시군. 책도 하나같이 펀드에 관한 책들 내지는 성공론에 관한 베스트 셀러들이야. 노트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봐줘야겠지.”


노트북 전원을 켜자 메인보드 정보와 OS 로고가 뜨면서 로그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요구하는 창이 나왔다. 이 건 내가 뚫을 수 없는 거다. 하지만… 노트북의 겉면에 패스워드와 아이디가 적혀 있다. 아마 혼자 쓰는 노트북이 아니었다는 소리겠지. 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적어넣고 엔터를 누르자 OS에 승인이 되면서 바탕화면이 드러나왔다.


“즐거운 모양이군. 금지된 사랑이….”


바탕화면에는 매튜 오일러와 한 여성이 미소를 활짝 짓고 찍은 사진이 월페이퍼로 발라져 있었다. 작년 이맘 때 쯤에 찍은 사진이었고, 그녀는 임신 중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우리가 아는 얼굴이었다.


일단 노트북의 전원을 뽑고 증거물로 챙겨가기 위해 핸드백에서 비닐팩을… 핸드백은 데이브가 가져갔구나. 일단 노트북은 놔두고 침실 쪽으로 넘어갔다.


역시나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더블 사이즈 침대라… 뭐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여자친구가 놀러올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화장대에 립스틱이라니. 틀림없이 여자가 살았던 집이다. 즉 혼자 사는 집이 아니다.


“이런, 하지만 여긴 뭔가 잡을 만한 단서가 없잖아. 그 여자와 이 친구가 형제 관계라는 것 그 이상의 증거가 필요한데….”


침대가 하나라는 건 약하다. 그 여자는 자기 나름의 주소지를 가지고 있다. 일단은 집안에서 찾을 수 있는 쓸만한 증거물은 저 노트북 뿐인가? 메일이라든지 문서라든지,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검색해보면 뭔가 꼬투리를 찾아 낼 수 있을 것같다.


“소피아~ 이리 좀 내려와봐요!”


이 쪽이 대충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래층에서 데이브가 크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에요?”

“하여튼 와서 봐요.”


겁이라도 먹은 목소리다. 어쩔 수 없이 노트북 챙기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계단을 내려갔는데 주방에 데이브가 의자에 앉아서 후우 후우 하고 숨을 쉬고 있었다. 엄청 놀란 모양이다. 도대체 뭘 본 거야?


“데이브, 왜 그래요?”

“저기… 그러니까… 하아…”


아직도 진정을 못하고 있네. 범인들 앞에서는 이렇게 흥분 안하지만 우리끼리 있으니 마음 놓고 평정심을 놓아버린 느낌이다. 그 건 그렇고 이 사람이 스스로 입을 열지 못한다면 내가 추론하는 수 밖에 없다. 마요네즈가 나와있고… 빵이 있는 걸 보니… 냉장고를 뒤지고 있던 중이었나보다. 그렇다면 냉장고에서 뭘 봤다는 건데 빵과 마요네즈가 나온 걸 보면… 세상에나… 냉동실이다. 그리고 냉동실을 열어서 놀랐다는 건… 웬만해서는 들어있어서는 안되는 게 들어있다는 거고…


“열지 마요!”


냉동실을 열어보려했는데 데이브는 나를 막았다. 하지만 그 말을 무시하고 냉동실 문을 열자…


“이런 씨부랄….”


세상에나 냉동실에 저런 걸 넣어두는 미친 놈… 데이브 전화!


“아… 알았어요.”


허둥지둥 데이브가 내 핸드백을 뒤지다가 전화를 꺼내는 순간 냉동실에서 기분 나쁘게 생긴 물건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그리고 그 것은 차가운 공기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파랗게 질려버린… 아기의 모습이었다.



=오후 8 시, 오클랜드, XX 번지 무료 진료소, 그린 경감의 경우=



이 곳에 근무하고 있는 여자라고 했지? 뭐 지체할 것 없이 쳐들어가야지. 하지만 엄연히 자원봉사자들인데 쉽게 데려올 수 있을까? 괜히 주민들이 막아선다거나 그런 게 없으면 좋겠는데… 뭐 이 곳이 성지도 아니고 교주 잡아가는 것도 아니니 그런 건 걱정 안해도 되겠지?


“짐, 가자.”


차를 세워두고 혹시 모를 연락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이제 그 것도 여기까지다. 8시가 넘어가니까 예방 접종하던 줄도 없어지고 슬슬 무료 진료소도 문을 닫으려 하고 있었다.


“알아차리진 않았을까요?”

“곧장 왔잖아. 녀석에게 전화할 기회도 주지 않았고 말이야.”

“나중에 인권위에서 뭐라고 그러면 어쩌죠?”

“그러니까 꼭 잡아야지. 잡지도 못하고 시말서 쓰게 되면 정말로 짤린다고.”


이런 걸로 독려가 될까? 하여튼 그렇게 말해 놓고 무료 진료소로 들어갔다. 사람이 이제 거의 빠져서 그런지 눈 앞에 사진으로 봤던 여자가 접수 창구에 앉아있었다.


“안젤라 오일러?”

“네, 전데요. 무슨 일이시죠?”

“샌프란시스코 경찰입니다. 같이 서로 좀 가주시죠?”


짐이 배지를 보여주며 그녀를 데려가려 하자 그녀는 앉은 채로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제가 일이 좀 남아있어서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런 그녀를 달래고 달래서 일단 서에 데려가야 마음 놓고 심문하고 조사를 할 수 있다. 일단 데려가야한다. 여기에 있으면 괜히 큰소리 뻥뻥 지르다보면 주민도 제대로 못 지킨 경찰이 자원 봉사자를 괴롭히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


“당신이 뭘 안다고 알아서 한다는 거예요? 여기 이 사람들은 독감 주사를 맞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에요. 백신의 유통기한이 왜 일년 반인지 아세요? 그해에 만들어진 백신 못 쓰면 버려야하지만 버리면 아까우니까 이 사람들 놓아주기 위해서 일년 반이라고요. 이번에도 놓아주지 못하면 그냥 식염수나 다름 없는 물건이에요. 이런 데도 알아서 할 수 있겠어요?”


이 여자가 살인범이라는 증거가 없어서 일단 이렇게 버티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녀를 최소한 참고인 자격으로라도 끌어들여야하는데…


“일단 서에 가서 이야기 합시다.”

“서에는 왜요? 전 잘못한 거 없어요.”

“그게 사실은… 댁의 오빠라는 사람이 사람을 죽인 것같아요.”

“네?”

“올리비아 샌튼 아십니까?”

“…… 네… 알고 있어요… 로그 캐빈의….”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는데. 세상에나 경찰일을 오래하다보면 눈에 보인다. 이 여자 지금 머릿 속의 기계가 돌아가는 눈이다. 상황을 잘 파악해서 거짓말을 하려는 눈치다. 그리고 대부분 이런 눈을 보여준 사람들은 범인이다.


“그 여자가…”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멜로디가 들려왔다. 또 천상의 멜로디로 사람을 죽이려 하는구나. 이번 벨소리의 멜로디는 더스트 인 더 윈의 절정부분이었다.


“전화는 저 쪽 가서 받지 그러나.”

“아… 네….”


일단 부관을 멀찌감치 떼어놓고 이야기를 계속 하였다. 아니 하려 했다. 전화에서 무슨 내용을 들은 부관이 날 말리기 전까지는…


“팀장 님.”

“왜?”

“…… 저 여자 당장 체포 해야겠습니다.”


그러더니 이 친구가 갑자기 총을 꺼내들었다. 그러자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노숙자 풍의 사람들이 움찔하고 놀라서 뒤로 살살 빠져나가려 했다.


“걱정마세요. 샌프란시스코 경찰입니다.”


일단 배지를 꺼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진정을 시켜놨지만 갑자기 왜 이렇게 돌변하는 건지…… 알 것같다. 그 쪽에서 증거를 잡았다는 거다. 그리고 내 짐작대로 부관은 그녀에게 총을 겨누며 수갑을 들고 다가갔다.


“안젤라 오일러, 당신을 올리비아 샌튼 살해 혐의 및 존속 살해 혐의로 체포합니다. 손 주시죠.”


그렇게까지 말하자 그녀는 기세 좋게 대항하려는지 숨을 크게 들이 쉬더니 두 손을 내밀었다. 더 이상 저항하지 않겠다는 건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필요하지 않은 증언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이는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이 사건도 이렇게 끝나는 구나. 역시 나의 신념은 틀리지 않는다. 증거물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진실에 도달한다. 그리고 이제 용의자를 모두 잡아 놨으니 이들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만 끝내면 법정으로 넘겨서 그들에게 죄를 물으면 되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접수는 내일 하셔야겠어요.”


남아있는 대기자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그녀를 데리고 유유히 진료소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왜인지 미친 여자처럼 보이는 그녀를 차에 태워 뒷좌석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지키는 역할은 내 일이 될 것같다.


“저기… 짐…”

“네, 팀장님.”

“내가 운전하면 안될까?”

“왜요?”

“………… 아무 것도 아니네.”


이 여자가 무서워서 그렇다는 소리는 차마 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그녀를 뒷 좌석에 태우고 그 옆에 앉아서 샌프란시스코 경찰서를 향해 달렸다.


베이브릿지를 건너는 게 오늘만 세 번 째… 이 도시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뛰는데 사람들은 우리가 범인을 잡았다는 사실보다는 길거리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만을 오랜 시간 기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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