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들의 대장과 아닌 녀석의 차이 - 3
"응? 이건?"
성철은 땅바닥에 있는 작은 틈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틈을 만져보던 와중, 갑자기 성철이 서 있던 땅이 진동했다.
"어? 어?"
일단 성철은 그 틈에서 떨어져서 그 방의 구석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틈을 지켜보고 있자, 틈이 벌어지더니 박쥐들이 안에서 튀어나왔다.
그 틈에서 튀어나온 박쥐들은 그리고나서 방의 입구를 향해서 날아가더니,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뭐, 뭐지?"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성철은 도대체 이 틈이 뭐기에 박쥐들이 나타나는지 의문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이유 모를 두려움 역시 느껴졌다.
분명 이 안에는 박쥐들이 나타나는 근원이 있을 것이고, 그 근원이 사라질 때까지 박쥐들은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 들어가볼까?"
어떤 것이 있을지 모르기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호기심 역시 갖고 있었기 때문에 들어갈지 말지 고민되었다.
성철은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결과, 안으로 들어가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마나부터 채우고."
바로바로 나타나지는 않을테니 마나를 먼저 채운 후에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약 3시간 후, 성철은 마나가 모두 채워진 것을 확인하고 틈 앞에 섰다.
틈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틈 사이로 어떻게 들어가지?"
틈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모르는 성철은 박쥐들이 다시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박쥐들이 틈에서 나올 때 잠시 틈이 벌어지니 그 사이에 박쥐들을 모두 죽이고 안으로 들어가면 될 것이다.
"그나저나, 언제 나올까?"
아직 그 주기를 모르니 그냥 기다려야만 했다.
그렇게 다시 10시간 후.
드디어 땅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오는 건가? 윈드리안 소환! 이 세계에 존재하는 불의 마나를 다룰 수 있는 마법사, 박성철이 명하니. 나의 영항권 아래에 존재하는 불의 마나는 내 뜻에 따라 타오르는 창의 모습으로 내 앞을 뚫고 지나가라! 화염의 제왕의 창! [파이어 랜스]!"
-키악!
-키키키키악!
-키엑!
성철이 캐스팅을 마쳐 불의 창이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박쥐들이 나타났다.
파이어 랜스를 바로 날려보낸 후, 윈드리안은 대충 상황을 눈치채고 다른 박쥐들을 상대했다.
틈 사이를 냉각으로 일단 잠시 얼린 성철은 박쥐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냉각으로 생긴 얼음이 자꾸 금이 가는 것을 보아하니 얼마 버티지는 못할 것 같았다.
"윈드리안! 빨리 죽여! 저기 안은 나 혼자 들어갈 테니까!"
-딱 봐도 위험한 곳에 들어가겠군! 뭐, 나야 마나만 받으면 되니 상관 없지만! 아, 그리고 몇 번만 더 소한해주면 곧 4급이 될 것 같다!
윈드리안은 성철을 잠깐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금세 자신의 얘기를 했다.
곧 있으면 4급이 된다는 소리는 이제 다음 등급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마나가 거의 모두 모였다는 뜻이다.
"그래? 그것 참 축하할 일이네! 그나저나, 그러면 너 자주 소환 못 하겠다!"
-뭐? 설마 마나 많이 잡아먹는다고 그러는 거냐!
"당연하지!"
-…….
둘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얼마 남지 않은 박쥐들을 상대했고, 모두 죽였다.
얼음이 거의 모두 깨진 것을 본 성철은 서둘러 틈 사이로 몸을 던졌다.
물론, 추가로 한 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윈드리안 역소환!"
성철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윈드리안은 동굴 안에서 사라졌다.
"헉, 헉, 헉."
성철이 틈 사이로 들어가고 나타난 공간은 또다른 동굴 내의 복도였다.
잠시 몸을 격렬하게 움직인 성철은 에너지 보충을 위해서 쉬며 간단하게 배를 채웠다.
냄새가 거의 안 나는 것들로만 준비한 성철은 잠시 후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음… 다시 여기를 걸어가야 하려나?"
또다시 하루종일 걷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성철은 걸음을 서둘렀다.
졸릴 정도로 피곤해지기 전에 서둘러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터벅터벅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동굴 내부에서 걷고 있는 성철은 자신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약간 소름이 끼치는 분위기기는 했지만, 성철은 옆에 물의 정령을 소환함으로써 버텼다.
"언제쯤 동굴이 끝나려나."
-글쎄요. 그래도 제가 보기에는 금방 끝날 것 같은데요.
"그래? 음…."
서로 잡담을 나누며 동굴을 걸어가는 성철과 물의 정령은 자신들을 향해서 날아오는 네 마리의 박쥐들을 볼 수 있었다.
"엇!"
-키에엑!
-키윽!
-키익!
-크릭!
각기 다른 울음소리를 내면서 날아오던 박쥐들은 성철과 물의 정령을 향해서 급속도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물의 정령은 그 모습을 보고 바로 물로 된 막을 만들어내어 성철과 자신을 지켰다.
물로 된 막에 부딪히며 공격을 실패한 박쥐들의 모습은 상당히 꼴불견이기는 했지만, 성철은 서둘러서 얼음검을 꺼내들어 박쥐들을 차례차례 베어냈다.
-푹! 푸악!
얼음으로 된 검에 찔리자 피를 뿜어내며 죽는 박쥐들.
하지만 성철은 피를 쏟으며 죽은 박쥐들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박쥐들이 날아온 방향이었다.
"저기로 가면 될 것 같아. 서둘러서 가자."
-네.
아마 박쥐들이 날아온 곳에 모든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저건…?"
결국 끝에 도달한 성철은 전보다도 더 거대한 공간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비어있고 틈이 있었던 그 공간과는 달리 이번 공간에는 박쥐들이 득실득실했다.
하지만 이 박쥐들은 시끄럽게 굴지 않고 정렬해 있었다.
"안에 뭔가 중요한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 같아요. 투명화해서 갔다와 볼까요?
"응. 갔다와서 뭐가 있는지 알려줘."
-네.
물의 정령은 자신의 모습을 투명하게 만든 후에 그 공간의 입구로 들어섰다.
하지만, 사실 투명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대기 중에 동화된 것이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대기 중에 존재하는 수분으로 나뉘었다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간단하다.
박쥐들이 계속 쏘아보내는 초음파는 물의 정령이 지나갈 때 부딪혀 박쥐에게 돌아갈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레 들킬 수 밖에 없다.
잠시 후, 물의 정령은 입구에서 나왔고, 투명화를 풀었다.
이어서 안에서 본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일단, 박쥐들이 쭉 정렬해 있는데요, 끝에는 대장 쯤으로 보이는 박쥐가 있어요. 엄청 큰 녀석인데, 아무래도 저 몬스터들을 나은 어미인가봐요.
"그래? 음… 그러면 저 박쥐들을 모두 죽여야 죽일 수 있는 건가?"
-그런 것 같아요. 저기 있는 어미를 지키기 위해서 저기 잔뜩 있는 거니까요.
"알았어. 그러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야겠네."
박쥐들을 몰살시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돌격이라는 방법은 결국 희생을 낼 수 밖에 없을 테니까.
성철은 최대한 빠르게 정리하기 위해서 소환수를 모두 소환했다.
"플라위 소환! 잭 소환! 윈드리안 소환! 화루프 소환!"
-무슨 일이신가요?
-엥? 왜 다 불렀어?
-다 불렀는 건가?
-다시 동굴이군. 그렇게 싫다고 했는데.
성철은 마나가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서둘러 말했다.
"저기 있는 박쥐들을 모두 정리해야 합니다. 모두 도와주실 거죠?"
-마나를 받았는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난 그래봤자 별 쓸모 없을텐데…?
-당연한 것 아닌가?
-싫지만… 어쩔 수 없지.
마나를 제공해줬으니 당연히 도와야 한다.
아니,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어도 그러는 것이 좋다.
안 해주면 다음부터는 안 불러줄지도 모르니까.
어쨌든, 낭비할 시간은 없었기 때문에 바로 전투에 들어갔다.
"화루프, 어떤 기술을 갖고 있죠?"
-[기습], [물의 발톱], [가속], [늑대의 포효]다. 대충 이름으로 알겠지?
"네. 기술 쓰셔도 되니까 제 마나 상태 고려해서 마음껏 쓰세요."
-…. 얼마 남지도 않을텐데…. 알았다. [늑대의 포효] 정도면 괜찮겠지. [늑대의 포효]!
화루프가 늑대의 포효라는 기술을 쓰자, 화루프로부터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박쥐들은 그 소리를 듣더니, 마치 잠시 기절한 것처럼 멈춰 땅에 떨어졌다.
-지금이다! 전부 죽여라!
화루프의 말을 기점으로 윈드리안과 성철, 그리고 윈드리안은 빠르게 박쥐들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장격의 박쥐는 영향을 받지 않은 듯, 잘만 날아다니면서 공격했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엑!
-아얏!
"플라위 역소환!"
플라위가 박쥐의 공격을 받아 거의 죽을 지경이 되자, 성철은 플라위를 서둘러 역소환시켰다.
만약 죽기 전에 역소환하지 않는다면 플라위는 다시는 소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플라위는 사라졌고, 그 다음 차례는 잭이었다.
잭은 그다지 민첩이 높지 않기 때문에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음…. 이거 상당히 불리한 것 같은데요?"
-그러게 말이다.
-….
셋은 서로의 등(?)을 맞대고 각자 앞의 상대를 상대하고 있었다.
성철은 얼음검으로, 화루프는 발톱으로, 윈드리안은 부리로.
그렇게 작은 박쥐들을 상대하던 도중, 셋을 향해서 공격이 날아왔다.
-새앵!
"…!"
-…! [가속]!
성철이 날아오는 바람의 칼날에 맞으려고 하자, 화루프는 [가속]을 사용해 성철을 물어 다른 곳으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화루프는 약간 베이고 말았다.
-크윽….
"화, 화루프! 괜찮아요?"
-괜찮다…. 그보다 저 녀석이군….
그 공격을 날린 상대는 거대한 박쥐였다.
별로 간섭을 하지 않는가 싶더니, 기습을 하기 위해서 간섭하지 않는 척 한 것 같다.
"…저 녀석을 죽이면 끝나겠지?"
-주위에 있는 박쥐 녀석들부터 전부 죽인 후에나 말하는게 어때. 그 전에는 건드리지도 못 하겠는데.
실제로, 박쥐들이 전부 주위를 둘러싸서 지키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박쥐들을 모두 죽일 때까지 건드릴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공격하려고 하면 박쥐들이 날아와서 대신 공격을 맞거나, 공격하지 못하도록 직접 공격하기 때문이다.
"광범위 공격은 없어요?"
-없어!
-나는 [바람의 깃털] 밖에 없다고!
"그럼 그거라도 써요!"
-그럼 네 마나가 많이 까일 텐데!
"그냥 써요!"
윈드리안은 약간 불만의 표정을 짓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바람의 깃털을 사용했다.
그러자, 그의 날개 주위에 마나로 이루어진 깃털들이 약 10개 정도 생겨났고, 그대로 박쥐들을 향해서 날아갔다.
-패앵!
바람을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깃털들은 주변에 바람의 소용돌이를 약간씩 일으키며 날아갔고, 박쥐들의 날개를 모두 할퀴듯이 베었다.
그러자, 박쥐들은 찢어진 날개에 의한 고통 때문인지 괴성을 질러댔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엑!
-키이이이이이이익!
-키에에에이이이에엑!
수많은 박쥐들이 소리를 질러댔고, 그 틈을 타서 성철은 박쥐들을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런 상처가 없는 대장 박쥐가 그것을 막았다.
-쌔앵!
"헉!"
-챙! 쨍그랑!
이번에도 대장 박쥐는 성철이 방심한 틈을 타서 바람으로 된 칼날을 날렸고, 성철은 얼음검을 희생시켜 간신히 그 공격을 막아냈다.
얼음검이 잘리면서 얼음은 이등분되어 땅에 떨어졌다.
"젠장! 왜 자꾸 나만 노리는 건데!"
왜 자꾸 자신만 노리는지 박쥐한테 항의하고 싶은 성철이었지만 박쥐가 그런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리가 없다.
박쥐는 마치 '저 놈은 뭔 개소리를 지껄이는 겨'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바람의 칼날을 날림과 동시에 빠르게 돌진해 왔다.
-쌔앵! 쌩!
-키에엑!
"이런 젠장! 화루프!"
-알고 있다! [가속]!
박쥐가 너무 빠르게 돌진했기에 피할 능력이 없는 성철은 다시 화루프의 [가속]에 의지해 공격을 피해냈다.
이쯤 되자, 성철은 자신에게 마나가 거의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젠장! 마나가 거의 없잖아!"
-아마 기술도 한 번이나 두 번 쓰면 끝일 것 같다!
-난 저 녀석한테 그다지 충격을 주지 못하는 것 같으니 돌아가보마. 꼭 이기길 바란다.
윈드리안은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며 돌아갔다.
[바람의 깃털]을 날렸을 때 힘을 최대한 불어넣었는데도 아무런 생채기 하나 없던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다행히도 성철로부터 빠져나가는 마나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미 마나는 거의 남지 않은 상태였고, 전체를 100으로 따진다면 겨우 4~5 정도가 남았을 뿐이었다.
"제일 강력한 기술로 한 대 갈겨요!"
-그러마! [가속]! [물의 발톱]!
화루프는 [가속]을 사용해 엄청난 속도로 박쥐를 향해서 달려감과 동시에 [물의 발톱]을 사용해 물로 된 발톱을 만들어냈다.
-키…키엑!
박쥐는 화루프의 엄청난 속도에 놀란 듯한 소리를 내더니,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화루프가 박쥐를 할퀴어 내는 것이 더 빨랐다.
-찌이익! 퍽!
박쥐가 있는 곳으로 점프한 화루프는 오른쪽 앞 발톱으로는 할퀴고, 왼쪽 앞 발톱으로는 찔렀다.
물의 발톱을 사용했기 때문에 공격 범위가 늘어남과 동시에 더 날카로워졌고, 그것은 박쥐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엑…
박쥐의 고통에 찬 괴성은 점차 소리가 줄어들더니, 결국에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 작가의말
...심심하네요. 하지만 시험 공부중...
그나저나, 댓글 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총 댓글 수가 4라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는...건 아니더라도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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