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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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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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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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쪽

2nd 09. 어스 드래곤(5)

DUMMY

=크아아악!=

후우웅!

로켄은 굉장히 화가 난 듯 괴성을 지르며 몸을 비틀면서 우리를 향해 꼬리를 휘둘렀다. 아까 가볍게 휘두른 꼬리에도 죽을 뻔했는데, 저렇게 전신을 비틀면서 날리면......

"......!"

난 다리가 부러졌다. 즉,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자르카도 방금 힘을 많이 사용했는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날아야 한다. 그것 외에는 피할 방법이 없고, 저 꼬리는 막아봐야 충격이 몸으로 전해진다!

'날지 않으면 죽는다!'

필사적으로 날고 있는 내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자르카에게 들었던 모든 나는 기술에 대한 것을 다시 떠올렸다.

"자르카!"

그리고 약간이나마 몸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자르카를 향해 날아들었다.

"?!"

턱.

콰아아아아악!!

대지를 거칠게 훑고 지나가는 로켄의 꼬리. 하지만 우리는 허공을 날고 있었다.

"......너..."

"몰라. 묻지마. 나도 모르게 된 거니까."

사실 날개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데도 알아서 날고 있었다. 자르카의 말대로 ‘있으나 없으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더 쉽게 날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하긴. 검을 휘두를 때에도 너무 어떻게 움직일지를 생각하면 잘 안 되는 것과 같은 건가...’

"......좋아. 그럼 일단..."

=크아아!=

"저거 먼저 피해!"

터엉!

이제 나는 공중을 자유롭게 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연습을 해 온 것도 있고, 또 모자란 것은 지금, 자르카가 알려주고 있었으니까!

"......"

=크아아!=

터엉!

지상에 있을 때라면 모를까, 지금과 같이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는 쉽게 피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흥! 이제 그런 건 통하지 않는..."

터엉!

"헉!"

말하다가 브레스 맞을 뻔했다.

"이 상태로 공격할 수 있겠어?"

"......글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르카는 카오틱 블레이드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우우우우......

"......"

부웅-

카오틱 블레이드를 휘두르자.

콰과과과!

아까와 같은 검은 기운이 쏟아져 나갔다.

=크아아!=

그에 대항하기 위해 로켄이 다시 한 번 브레스를 뿜었다.

터엉!

지지지지지직!!

허공에서 자르카의 기운과 로켄의 브레스가 부딪혔다. 그 두 힘은 거의 만만한 듯, 한치도 밀리지 않고 그대로 허공에서 멈춰 있더니 곧 사라졌다.

"우와... 어떻게 하는 거야?"

"네가 예전에 렌드를 상대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서 비슷하게 만들었지."

"......"

으윽... 남의 것을 마음대로 배끼다니!

"그나저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

나도 같이 공격하고 싶지만... 지금 자르카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는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 줘."

"......괜찮겠어?"

자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르카에게 무슨 수가 있겠지'

턱.

나는 로켄의 브레스를 이리저리 피하며 로켄과 만났던 곳과 조금 떨어진 마을에 착륙했다. 로켄이 이미 이곳도 부순 뒤라 건물의 잔해밖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그나마 멀쩡한(벽 한쪽이 무너져 있었지만)건물의 옥상에 내려주었다.

=크아아아!=

로켄은 우리가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 같았다. 굳이 우리를 따라오지 않는 것을 보면.

"라드. 지금 다시 한번 제안할게."

"......"

자르카의 다음 말은 너무 뻔했다.

"도망가자."

"싫어."

"......지금 저런 녀석을 보고도 마음이 안 바뀌냐!"

"그럼 자르카 혼자 도망가던가!"

"너!"

자르카의 눈동자에 분노가 깃들었다.

"도대체 왜 아세니카르에게 집착하는 거냐."

"......"

그건..... 대답할 수 없었다. 어째서일까?

"몰라. 나는 죽을 때까지 싸울 거니까 빠지려면 알아서 해."

“그 감정이, 아세니카르가 만든 것이라면?”

“......무슨 소리야?”

“용족의 주술로 네 마음을 조정하고 있었다면?”

“그건......”

설마...? 여신이 내 머리에 있다고 했던 그 ‘봉인’이... 만약 아세아가 건 것이라면? 그것이 봉인이 아니라 내가 자신을 위하도록 건 주술이라면...?

“솔직히 아세니카르와 네 만남을 내가 보지 못했기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다. 다크 드래곤의 주술이란 것은 한번도 보지 못 했으니까.”

"......상관없어."

“뭐?”

“상관없다고. 내가 주술에 당했건, 아니면 그냥 변덕으로 이러는 것이건.”

“그게 무슨......”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세아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것과 저 로켄을 쓰러트려야 된다는 거야.”

친구다. 의심하면 안 된다. 만약 자르카의 말대로 조정당했다 할지라도 결국 ‘내가’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누가 시켰던, 아니면 내가 스스로 하는 것이던. 난 상관없다.

“......하...”

자르카는 골치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다.

"......부탁이다. 도망가자."

"싫다니까."

"......"

그는 나를 조용히 응시했다. 더할 나위 없이 차가운 눈동자. 하지만 난 흔들리지 않았다. 자르카가 소중한 만큼, 아세아도 소중하니까.

"......절대로. 안가."

"......후우..."

카오틱 블레이드에 다시금 검은 기운이 감돈다. 그 검은 기운은 뱀이 검을 휘감듯이, 나선의 모양으로 카오틱 블레이드를 감고 있었다.

"결국 자르카도 도울 거면서.“

“시끄러워.”

하여간... 내가 이래서 자르카를 좋아한다니까.

“그런데 그 기운, 평소와 모습이 다르네."

"네 기운을 보고 따라한 거라니까.“

"......"

또 내 것을 배낀 거냐.

"라드. 네가 공중에서... 그... 뭐지?"

자르카가 말하는 것은... 아마도 그거겠지.

"전설로 남겨질만한 라드님의 최강 나선의 결?"

그 말을 들은 자르카의 진지한 표정이 황당하게 흐트러졌다.

"......그건 또 뭐냐."

"뭐긴 뭐야. 렌드가 도망갈 때 사용했던 기술이지."

"......"

자르카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그냥 나선의 결이라고 하지."

"싫은데."

왜 멋대로 남의 기술의 이름을 줄이는 거지.

"어쨌거나 나는 땅에서 계속 이걸 날릴 테니까."

"나는 공중에서?"

자르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날리는 곳을 정확하게 맞춰. 아마도 내 기술 덕분에 비늘이 떨어져 나갈 테니, 네 공격이 제대로 들어 갈거다."

"응."

자르카가 검에 기운을 다시 모음과 함께, 나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콰과과과과!

자르카의 기술이 로켄에게 날아간다. 거의 땅 위를 스쳐 가는 수준으로.

'확실히, 내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효과는 다르군.'

내가 사용하면 베는 것이 아니라 '충격'자체를 날리는 것이고, 자르카는 그 충격이 없는 대신 '베어'내고 있었다.

"아차, 이렇게 생각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벌써 자르카의 기운은 로켄의 근처에 다다라 있었다.

=크아아!=

쿠우웅!!

"헉!"

로켄은 자르카의 검은 기운이 맞기 싫은지, 저 몸으로 '뛰었다'!

콰과과!

그러나 자르카의 검은 기운은 그냥 땅으로 오는 것이 아니었다. 땅에 붙듯이 날았을 뿐... 그렇기에 검은 기운은 뛰어오른 로켄의 가슴을 향해 솟아올랐다.

"좋아! 복사판에게 진짜가 질 수야 없지!"

허공에 에페리스에 결을 만들고 허공에 검의 궤적을 그리자, 궤적에 남겨졌던 신력은 급격하게 바람을 뒤틀며 로켄에게로 날아갔다.

퍼어어어엉!!

궤적을 따라 사라진 공기를 주변의 공기가 폭발적으로 메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라!"

콰과과!!

퍼엉!

=크아아악!=

자르카의 공격을 정통으로 맞은 로켄의 가슴에 있던 비늘이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그가 몸을 피하기 전에...

퍼엉!

내 기술이 가슴에 명중했다.

=끄아아아아아아!!!=

로켄은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좋았어! 자르카 한번 더......"

아까 그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자르카가 쓰러져 있었다.

‘역시, 무리하고 있었던 건가?!’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로켄도 쉽사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 로켄은 우리의 기술에 맞았기에 자세도 잡지 못하고, 그대로 등 먼저 떨어졌다.

쿠우우우우!!

엄청난 소리와 함께 먼지가 사방으로 솟구쳤다. 그리고 자르카는... 그 진동을 피하지 못하고 땅을 구르고 있었다.

"......어째서..."

-너는 나의 힘을 빌려쓰는 것이지만, 그는 자신의 힘을 사용하고 있으니까 한계가 있겠지. 걱정하지 마. 지쳐서 쓰러진 것뿐이야-

"그, 그래요?"

그럼 다행이고.

=크아악! 크아아악!=

쿠웅! 쿵! 쿵! 쿵!

로켄은 누워서 마구 발버둥치고 있었다. 먼지가 하도 많아서 모습이 보이지는 않지만... 이 소리만 들어도 알겠다.

쿠르릉...

어스 드래곤이 넘어지는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조금 떨어진 자르카가 있던 건물마저 무너질 정도였다. 로켄이 발버둥치는 동안 번 시간으로 자르카에게 날아가 그를 잡아챘다.

턱.

"......"

자르카는 지친 표정으로 잠들어있었다.

'일단 안전한 곳에...'

다행히 조금 떨어진 곳에 마을이 하나 더 있었다. 이곳도 거의 부서졌지만, 방금 그 충격으로 인해 무너진 아까 그 마을보다는 훨씬 나아보였다.

탁.

그나마 튼튼해 보이는 집의 지붕에 착지했다. 바닥에 내려놓았다가는 모래에 묻혀버릴 수도 있으니까.

"참... 편한 얼굴로 잔다."

조용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던 자르카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

이래서야 아까 같은 방법은 기대하기 힘들다. 내 기술만으로 로켄을 쓰러트릴 자신은 없고...

"그래도......"

지금 도망간다면, 이 사막에 사는 모든 사람이 죽는다.

-.......라드. 그냥 도망치는게 낫지 않겠어? 자르카가 나중에 정신을 차리면 다시 오는게......-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몇 개의 마을이 부서질까요?"

-.......-

여신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로서도 로켄이 화풀이로 마을을 부수리란 것은 간단하게 알 수 있을 테니까.

"......"

나는 마지막으로 자르카의 얼굴을 확인하고 다시 로켄에게 날아갔다. 괜히 우리가 도망간 줄 알고 다른 마을로 가면 곤란하기 때문이었다.

=크아아악! 빛의 신관! 혼족! 너희들을 둘 다 죽이겠다!=

"쳇. 벌써 일어나 있잖아."

꽤 치명상이라고 생각했거늘...... 로켄은 잔뜩 화난 듯 했다. 마구 분노하며 사방으로 브레스를 쏘고 있었으니까.

=크아악! 거기에 있었구나!=

덩치도 크면서 그에 비해서 굉장히 작은 나는 잘 찾는게 신기했다. 아니, 그러고 보니 허공에서 빛의 날개로 떠 있는 나의 모습은 굉장히 찾기 쉽겠군.

터엉!

다시 로켄의 브레스가 날아온다.

'피한다!'

지난번에 렌드와 싸울 때처럼.

터엉! 터엉! 터엉!

왠지, 전부 피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피해봤자...'

피해봤자... 로켄을 쓰러트릴 방법이 없다. 로켄의 비늘이 뜯겨나가 피를 흘리고 있는 가슴에 다시 한 번 먹이고 싶어도... 기술을 사용하는 동안에 가만히 있어 줄지, 아니 만약에 사용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피하지 않고 맞아 줄지는 보장할 수 없었다.

터엉! 터엉!

‘최소한 브레스라도 어떻게... 아니, 브레스야 어떻게 막아낼 수 있지만 꼬리가 문제야’

로켄은 계속 내 쪽으로 얼굴을 내밀고 브레스를 쏴댔다. 덕분에 로켄의 커다란 입 속이 다 보일 정도......

'입 속?!'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터엉!

로켄의 브레스를 피하며, 나는 로켄을 향해 날았다.

=크아아아!!=

터엉!

흥! 그런 브레스는 이제 안 맞아!

-라드! 무슨 짓이야!-

여신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을 무시하며 나는 로켄의 벌려진 입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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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2nd 10. 불의 호수(2) +1 11.10.22 571 6 72쪽
93 2nd 10. 불의 호수(1) +1 11.10.22 598 5 65쪽
92 2nd 09. 어스 드래곤(7) +2 11.10.22 583 7 59쪽
91 2nd 09. 어스 드래곤(6) +2 11.10.21 526 9 71쪽
» 2nd 09. 어스 드래곤(5) +2 11.10.21 564 7 70쪽
89 2nd 09. 어스 드래곤(4) +1 11.10.20 477 6 76쪽
88 2nd 09. 어스 드래곤(3) +1 11.10.20 516 10 9쪽
87 2nd 09. 어스 드래곤(2) 11.10.19 496 10 67쪽
86 2nd 09. 어스 드래곤(1) 11.10.19 517 11 56쪽
85 2nd 08. 죽음의 사막(7) 11.10.19 546 9 93쪽
84 2nd 08. 죽음의 사막(6) +1 11.10.18 500 5 58쪽
83 2nd 08. 죽음의 사막(5) +2 11.10.18 529 8 72쪽
82 2nd 08. 죽음의 사막(4) 11.10.17 539 6 67쪽
81 2nd 08. 죽음의 사막(3) +1 11.10.17 569 8 66쪽
80 2nd 08. 죽음의 사막(2) +2 11.10.17 588 7 82쪽
79 2nd 08. 죽음의 사막(1) 11.10.16 570 8 72쪽
78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6) +1 11.10.16 614 9 64쪽
77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5) 11.10.15 621 6 70쪽
76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4) 11.10.15 523 10 67쪽
75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3) +1 11.10.15 528 6 74쪽
74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2) +1 11.10.14 579 14 64쪽
73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1) +1 11.10.14 623 8 68쪽
72 외전 - 관찰자/집행자/수호자 +2 11.10.13 626 7 27쪽
71 2nd 06. 침묵의 천사(6) 11.10.13 619 6 71쪽
70 2nd 06. 침묵의 천사(5) +2 11.10.12 564 7 66쪽
69 2nd 06. 침묵의 천사(4) 11.10.12 545 9 58쪽
68 2nd 06. 침묵의 천사(3) +2 11.10.11 618 6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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