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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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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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1.11.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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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쪽

3rd 05. 신살검의 향연(2)

DUMMY

"......멍청이."

자르카의 날카로운 한 마디로 일단 사건은 종결되었다.

"크흠, 그럼 나는 이만 가봐야겠군."

"뭐 하러 벌써 가?"

더 있다 가라는 자르카의 말에 모린은 화를 벌컥 냈다.

"그럼 이 늙은 몸으로 가서 싸우리?"

"누가 싸우래? 여기서 무기나 수리해."

"시끄럽다 사슴녀석아. 이 늙은 몸에 이곳까지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알기는 하느냐?"

"몰라."

"너야 젊..."

모린은 지금 실수했고, 그 말을 들은 자르카의 표정이 굉장히 즐겁게 변했다.

'자르카가 모린보다 나이가 더 많지... 아마도'

"......잘났군 비정상적으로 오래 사는 사슴녀석아."

결국 모린은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나를 끌어들이려고 하지 마."

"하지만 혼자 가면 위험할 텐데..."

모린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마족들도 너희들의 진군을 따라서 수도에 병력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곳이 비었다는 거지?"

"상대적이 아니지. 마족들은 수가 적으니까 그렇게 소집을 시작한다면 나머지는 완전히 비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확실히 모린의 말이 맞았다. 지금 마족이나 인간이나, 다른 생각할 틈 없이 정면으로 승부해야 한다. 마족이 수도를 탈환 당하면 병력보충이 불가능하고, 인간은 이번에 지면 끝이니까.

"에페레오스를 잘 부탁한다."

"지금 바쁜 때라 배웅해드릴 수 없는게 죄송하군요."

"배웅 같은거 귀찮기만 하지 뭐."

모린은 그렇게 말하며 숙소의 밖으로 나갔다.

"......누구야?"

지금까지 참아 온 듯한 아세아의 질문에 나는 탁자에 놓여있는 나무관을 들어보며 말했다.

"에페레오스를 만든 사람."

"응?"

아세아는 꽤나 놀란 듯한 표정이었다.

"그럼, 저 사람이 신살검을 만든 8명의 장인 중 하나야?"

"그렇지."

"우와... 나 오늘 대단한 사람 본거네."

드래곤 로드에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다니... 모린도 굉장하군.

"그나저나 아세니카르, 너는 뭐하다가 이곳에 온 거냐? 용족들 관리 안 해?"

"원래 드래곤 로드는 비상시에만 잘하면 돼."

......덕분에 평소에는 관리를 안 하는 아세아였다.

"그래도 곧 비상시가 되니까 준비하고 있어."

"응."

그렇게 말하면서 아세아는 계속 내 옆에 있었다.

"......괜히 엉뚱한 고집 부리지 마시고 사용 하시는게..."

"파리아."

"네."

"너는 내 육체만 지키는게 아니라고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어?"

"......"

파리아가 지키는 대상에는 내 신념, 정신도 들어간다. 즉 그 말은 파리아가 내 의지를 거스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알겠습니다. 정 그러시다면..."

"응. 걱정해줘서 고맙기는 한데, 앞으로 조금 주의해 줘."

끄덕.

내 말에 파리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파리아도 알고 보면 바쁜 것이다.

"자르카."

"나는 지금 일 없어."

자르카는 어제 다 끝냈지... 아마?

"그래? 그럼 나 좀 도와..."

"안 돼."

내가 자르카에게 부탁하려 할 때 아세아가 막았다.

"자르카는 잠시 나가 줘."

"......왜."

"그냥 나가주면 안 돼?"

"......"

자르카는 잠시 아세아를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문 앞에서 나가기 전, 무언가 알 수 없는 말을 아세아에게 건넸다.

"문 닫을까?"

"응."

끼이이...

덜컥.

갑자기 문을 왜 닫는지 모르겠지만 자르카의 손에 의해 문이 닫히고, 이 방에는 나와 아세아만 남아 있었다.

"......아세아. 무슨 일이야?"

"그게..."

아세아는 약간 망설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줄게 있어."

"......그래?"

그녀는 자신의 품에서 천주머니를 꺼냈다.

"자."

그리고 그 주머니를 나에게 내밀었다.

"이게 뭔데?"

"열어 봐."

뭔지는 모르지만 주머니가 홀쭉한 것을 보니 돈이나 보석 같은 것을 넣어둔 것은 아니고, 무언가 작은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넣어둔 것 같았다.

"......어라?"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것은 반짝이는 투명한 보석이 달려있는 귀걸이였다.

"그래? 고맙기는 하지만..."

내가 아세아에게 귀걸이를 돌려주려 하자 아세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보통 귀걸이가 아니라고."

"그럼?"

"우리 엄마가 남겨준 거야."

아세아의 엄마라면... 선대 다크 드래곤이라고 자르카에게 들었다. 아세아를 낳고 다크 드래곤은 둘이 존재할 수 없기에 스스로 죽었다던...

"그래? 그럼 소중한 건데 나에게 줘도 돼?"

"응. 괜찮아."

왠지 고맙기는 하지만... 그래도 난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는 성격이라 말이지.

"그래도..."

"이건 정말 보통 귀걸이가 아니야. '수호의 표식'이라고."

"수호의 표식?"

내가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투명한 보석만이 반짝이고 있는 평범한 귀걸이였다.

"그건 엄마가 고도의 주술을 이용해 만든 보물이야. 착용자가 위험에 처하면 순간 이동의 주술을 알아서 발동시켜서 그 자리에서 피하게 해줘."

"그래?"

그럼 거의 목숨 하나를 여분으로 가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잖아.

"대신, 한번 구해주고 나면 한달 정도는 가동하지 않아."

"으응..."

하지만... 그래도 귀걸이는 필요 없다.

"미안하지만 받을 수 없어. 어차피 나는 장신구를 쓰는 사람이 아니고..."

"그래도 이건 평범한 장신구가 아니잖아."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 귀에 구멍도 안 뚫었는걸."

귀걸이를 달수도 없지.

"아, 그것 때문에 그랬구나."

아세아는 지금에서야 이해한 듯 싶었다.

"응. 그래서 그건 받지 못..."

"그럼 내가 뚫어줄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손에 얇은 어둠을 만들어냈다. 모양을 표현하자면 저 것은 어둠으로 이루어진 바늘이랄까.

"......아니. 괜찮아."

난 귀를 가리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왜 그래? 무서워?"

"......"

사실... 무섭다. 내 몸에 무슨 구멍을 내려고 그러는 거야...

"걱정 마. 안 아파. 나도 뚫었잖아?"

그러고 보니 아세아도 귀에 귀걸이가 걸려 있었다. 앙증맞은 꽃봉오리 모양을 한 귀걸이.

"그, 그래도..."

그, 그래도 난 싫다! 구멍났다가 그게 아물지 않아서 조금씩 피가 흘러나와 출혈과다로 죽으면 어떡해! 그게 무섭단 말이다!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으라니..."

내 감각에 무언가가 날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익!"

샤악-

급하게 고개를 돌려 피하니 뺨에 가는 혈선이 그어졌다.

"히이익! 이게 무슨 짓이야!"

"그러게 가만히 있으라니까!"

샤악!

"으아악!!"

다시 한번 어둠의 바늘이 날아들었고, 나는 방 안에서 아세아의 공격에서 도망 다니기 시작했다. 문을 통해 나가려고 했지만 자르카가 무슨 수를 썼는지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안 아프다고!"

"싫어! 무서워!"

"이게 뭐가 무섭다고 그래!"

우당탕!

탁자가 엎어지고 서류가 날아다니며 벽에 세워둔 에페레오스의 관도 넘어졌지만, 난 그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럼 창문을 부수고......‘

샤아악!

"이에엑!"

아세아는 지능적으로 내가 창문 쪽으로 가지 못하게 공격하고 있었다.

"아세아! 그만 해!"

"싫어! 이거 꼭 달아 줄 거야!"

"안 받는다니까!"

"싫다고!"

샤아아아악!

"뜨악!"

"가만히 있지 않으면 머리에 구멍 뚫려서 죽을지도 몰라!"

"그럼 멈추... 으악!"

샤악!

이번엔 정말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다.

"그럼 멈추면 되잖아!"

"라드가 멈춰!"

정말 말이 안 통하는군!

"아세아!"

"?!"

이렇게 되면 할 수 없었다. 내가 쓸 수 있는 신력이라고는 죄다 공격적인 것이니 함부로 아세아에게 쓸 수도 없었기에 육탄돌격을 감행했다.

턱.

"어라?"

그런데... 아세아는 옆으로 한 발자국 물러나며 내 팔을 꺾더니, 나를 바닥에 넘어트렸다!

쿠웅!

"으윽!"

"가만히 있으라니까."

헉... 단번에 제압 당해버렸다.

"으으윽..."

아세아를 밀어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세상에... 여신에게 몸을 개조 받은 내가 신력까지 다 사용해서 밀어내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다니! 최소한 마황자라도 잠시나마 손을 놓칠 정도의 힘인데!

"자, 자..."

눌려있는 머리 쪽으로 아세아의 오른손이 다가온다. 손에는 그 얇은 바늘을 단 상태였다.

“음, 내가 웬만하면 가만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너무 심한 것......”

문을 연 자르카는 내 위에 올라탄 아세아와 밑에서 발버둥치느라 상의가 반쯤 벗겨진 나를 약 5초간 감상하고는 다시 문을 닫았다.

‘아아. 또 이상한 소문이 퍼지겠구나’

“그럼 계속할게.”

"그, 그만해애애!!!"

결국... 나는 오른쪽 귀에 귀걸이를 달아야 했다. 덩달아서 아세아와 굉장히 심각한 관계라는 헛소문까지 달아야 했고.

쥬론. 과거에는 게론 최대의 곡창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마족들의 피로 물들어 더 이상 농사를 질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린 곳이다. 이 황량한 곳에 서 있는 초록색 머리카락에 노란색 눈동자를 가진 청년이 서 있었다.

"......마족들의 피로 덮인 땅은..."

저 멀리서 대지의 신관들이 열심히 땅을 정화하고 있었지만, 마족들의 원한이 깃든 피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이었다.

"정말 참혹하군."

말 그대로 말라죽은 풀들밖에 남지 않았다.

"거기 무엇 하는 겁니까!"

청년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은 마족의 피에 절어있는 곳입니다! 아직 정화하지 않아서 오래 있으면 몸에 좋지 않다구요!"

대지의 신관 중 하나가 걱정되는 듯이 말했지만, 청년은 괜찮다는 듯이 손을 저었다.

씨이이잉-

청년의 허리에 걸린 단검이 울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가 봐?"

씨이이잉-

청년의 물음에 대답하듯, 단검은 더욱 거세게 울었다.

"......"

허리로 손을 뻗어 청년은 단검을 빼냈다. 신기하게도 청년이 단검을 잡자 진동이 멈췄다.

"저쪽이 좋겠어."

그는 아직 치우지 못한 중량형 마족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이봐! 위험하다고!"

대지의 신관은 당장이라도 달려올 듯한 모습이었다.

"처 음보는 사람에게 저렇게 신경을 써주다니... 고마운 사람이네. 그렇지?"

검에게 말을 거는 이상한 청년이었다. 그가 느끼기에 저 신관의 마음씀씀이는 고맙기는 하지만 청년에게는 마족의 피가 별 상관이 없었다.

"이봐!!"

대지의 신관은 청년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려 했지만, 주위 신관들이 달라붙어서 이곳으로 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저기로 가면 자네도 위험하다고!"

"하지만!"

청년은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흐음... 빨리 시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저 사람 이곳으로 뛰어오겠는데. 그럼 위험하잖아."

빨리 처리하자고 생각한 그는 자신의 단검을 마족의 시체에 꽂았다.

씨이이이잉......

단검이 격렬하게 울기 시작하자, 마족의 몸이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저, 저건 뭐야?"

달려오려던 대지의 신관과 그를 막던 신관들은 모두 행동을 멈추고 청년이,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청년의 검이 일으키는 일을 바라보았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거지..."

청년은 마족의 시체가 반쯤 녹자 단검을 빼냈다. 그리고는 그 단검을 땅에 꽂아 넣었다.

"자, 힘을 발휘해라."

씨이이잉!!!!

단검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울었다. 그리고 주변의 말라 죽어있던 풀들에 다시 푸르른 생명의 기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단검의 이름은......

"이곳을 치유해다오... 이카온."

신살검, 세상을 치유하는 이카온.

"대, 대단하다..."

그 청년은 이카온의 주인이자 신살검과 같은 이름을 가진 자였다.



작가의말

드디어 첫 등장.

근데 선작이 갑자기 10이나 오르다니?

무슨 일이 있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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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3rd 07. 절망의 치유(3) +1 11.11.19 351 8 67쪽
152 3rd 07. 절망의 치유(2) +1 11.11.18 388 9 57쪽
151 3rd 07. 절망의 치유(1) +2 11.11.18 374 6 61쪽
150 3rd 06. 실론 전투(5) +1 11.11.17 459 7 97쪽
149 3rd 06. 실론 전투(4) +1 11.11.17 389 7 60쪽
148 3rd 06. 실론 전투(3) +3 11.11.17 396 8 75쪽
147 3rd 06. 실론 전투(2) +1 11.11.16 407 7 63쪽
146 3rd 06. 실론 전투(1) +2 11.11.16 424 7 58쪽
145 외전 - 이카온의 주인 +1 11.11.15 434 8 44쪽
144 3rd 05. 신살검의 향연(5) 11.11.15 401 7 72쪽
143 3rd 05. 신살검의 향연(4) 11.11.15 382 8 57쪽
142 3rd 05. 신살검의 향연(3) 11.11.14 353 9 76쪽
» 3rd 05. 신살검의 향연(2) +3 11.11.14 412 8 73쪽
140 3rd 05. 신살검의 향연(1) +2 11.11.13 427 8 79쪽
139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4) +4 11.11.13 496 8 89쪽
138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3) +1 11.11.12 460 10 69쪽
137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2) +2 11.11.11 456 5 66쪽
136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1) 11.11.10 454 9 52쪽
135 3rd 03. 투신(3) +4 11.11.10 437 6 80쪽
134 3rd 03. 투신(2) +1 11.11.10 420 9 69쪽
133 3rd 03. 투신(1) +1 11.11.09 469 9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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