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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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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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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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0)

DUMMY

당황스러웠다. 물론 예전에 때려서 울린 적은 있지만 그때는 눈물을 눈에 매단 채로 나한테 반항했기 때문에 운 것도 아니었다.


“저기... 신아?”


“......왜!”


아니, 솔직히 지금은 내가 화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되면 화 낼 수도 없잖아.


‘휴우... 이거 복잡하네.’


일단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그러는데?”


“갑자기가 아니야.”


눈물은 좀 닦고 말하지... 뚝뚝 떨어진다. 아주.


“예전부터 싸움 같은 건 그만두고 조용한 곳에서 살자고 했잖아... 그렇게 살자고 했잖아...”


“그랬...나?”


그러고 보니 성전 때 그런 말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난감한데...’


“자, 자. 진정하고...”


“크흥!”


그렇게 세게 콧물 들이마시면...... 으윽. 분위기가 확 깨네.


“네 말대로 어차피 지금은 조용히 살고 있잖아?”


“조용히?”


“......”


나름대로 조용히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뭐가 조용히 사는 거야? 지난번에 사막에서도 뭐가 있다고 하니까 바로 구해주러 쪼르르 달려가고!”


“......”


반박할 수가 없군.


“그, 그렇다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내버려 두기도...”


“그랬지......”


울고 있던 신아의 얼굴에, 허망함과 분노가 깃들었다.


“그토록 기다리고 있던 아란 언니는 제대로 만나주지도 않고...”


그 말에 머리에 몰려있던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 이상 말하지 마.”


“왜?”


“하지마.”


단호한 내 말에 신아는 잠시 자신이 실언을 했다는 것을 알아챈 것 같았다.


“......미안.”


아마도 신아는 지금 나를 다치게 한 자책감과 밤을 새서 신경질이 곤두서 있기 때문에 반쯤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이럴 때는 좀 쉬어야겠지’


“그만하고 가서 자라.”


“......”


신아는 반박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후우......”


곤란한 문제다.


“......솔직히, 나도 평화롭게 살고 싶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신아에게 남은 가족은 나와 신예밖에 없는데 사실 신예는 친척이라고 해야지 가족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멀다.


“하아......”


결국 아줌마와 신영이 없는 지금 신아에게는 나밖에 없다는 얘기. 그리고 나도 성전에서 엄청나게 날뛰었으니(지금 생각해보면 안 죽은게 신기할 뿐이다)내가 언제 죽을까 어린 마음에 조마조마하게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었다.


-뿌오오오!!-


“하지만......”


손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피...’


아마도 그동안 피를 제대로 보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본 피가 본인의 피라니.


“훗......”


신영이 제대로 집에 머무르지 못하고 계속 떠돈 이유도 마찬가지다.


“전장의 쾌락에 중독되면 빠져나갈 수 없는 건가...”


‘베고 싶다’


어깨가 다쳤더라도 상관없다. 나가서 저 문어를 잡는데 동참해서, 시원하게 검을 휘두르고 싶다.


‘......피를... 보고 싶다...’


양손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사람의 맛을 알아버린 맹수는 사람밖에 습격하지 않는다고 하지.”


나도 그와 마찬가지일지 몰랐다.


“큭......”


그러고 보면 이번에 얻은 상처가 약간의 진정제가 될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쌓인 것인가...”


별의 힘을 얻고서, 제대로 써본 기억이 없다. 로켄? 솔직히 말해서 시간만 조금 더 있고 더 큰 별의 가호를 얻었다면 그 주변을 ‘증발’시켜버릴 자신이 있었다. 사람들도 어차피 피한 상황이니 조금만 더 뒤로 물러난다면...


“후후......”


그러고 보니 다르게 생각하면, 그와의 싸움은 오히려 기회일 듯 싶었다. 다른 이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는...... 두렵고 나를 걱정하지 않게 바라기도 했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싸우고 싶었는지도 몰라.


‘괜히 욕구불만으로 날뛰지 않고 말이지...’


에이져. 공포의 용족.


“죽여주마.”


공포건 뭐건, 지금 나도 내 피를 봐서인지 기분이 굉장히 고양된다.


-뿌오오오!!-


‘저건 아직도 잡고 있나’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몸을 일으키자 오른쪽 어깨에 굉장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왠지 참을만 했다. 그대로 몸을 일으켜 창문으로 향했다.


‘바로 보이는군’


하긴, 저렇게 큰데.


“응? 뭐 하는 거지?”


지금 보니 아세아도 문어 잡이에 참가하고 있었다. 물론 해변에서 지원만 해주고 있었지만.


-뿌우우우!!!-


“호오......”


콰과과과!


아세아가 어둠의 구체를 날리면, 문어는 필사적으로 그것을 피했다. 그리고 쪽배에 탄 자르카가 나선의 결을 날리고...


“이쪽!”


파리아가 문어가 도망가는 방향을 알려주고, 자르카의 쪽배를 바람으로 인도해주고 있었다.


“금방 잡히겠군.”


-뿌오오!!-


문어는 이제 다리가 세 개도 남지 않았다.


첨벙!


결국 문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다 속으로 빠졌다. 몸에는 아세아와 자르카의 공격으로 몸통에는 수십, 아니 수백개의 구멍이 뚫린 상태였다. 구멍 하나 하나가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


모두가 긴장된 시선으로 파리아를 바라보았다.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잡은 건가?’


하지만 자르카는 긴장된 시선으로 카오틱 블레이드를 회수하지 않고 있었다.


.......


잠시 그렇게 침묵이 있고 난 후, 자르카가 카오틱 블레이드를 검집에 집어넣었다.


“후우......”


지금 깨달은 건데, 내가 왜 잠을 못 잤는지 알 것 같았다.


‘바로 앞에 문어가 있잖아 여기는!’


신예의 집은 해안절벽 위에 위치했는데, 하필이면 내가 있는 곳이 바로 바다가 보이는 절벽의 끝이었다. 즉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리는 곳이라는 거다!


“뭐해?”


“응? 마사?”


마사가 왜 여기로 들어오지?


“왜 왔어?”


“신아가 자기는 이제 쉴 테니까 좀 돌봐 달래.”


내가 애냐.


“그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라던데.”


“......알았어.”


어차피 문어도 잡혔는데 뭘...


-뿌오오오오!!-


“?!”


갑자기 왠 문어 울음소리?


“으아악! 안 죽었잖아!”


창문으로 살펴보니 자르카가 문어의 발에 맞아서 하늘을 날고 있었고, 파리아는 빠르게 움직여 겨우 자르카가 바다에 떨어지기 전에 잡을 수 있었다.


‘어떻게 저런 거에 맞고도 살아 있는 거지?’


배도 부수는 거대한 발인데 말이다.


“역시 자르카는 괴물...... 응?”


질질질...


뭔가 내 의사와는 다르게 창문에서 끌려가고 있었다.


“자. 누워 있어.”


털썩!


“크헉!”


환자를 집어던지면 어떡해!


“응? 왜 그래?”


너 때문이잖아.


“......”


“......”


마사는 신아가 앉아 있던 의자에 앉아 멍하니 나를 주시했고, 나는 왠지 어색함을 느끼며 계속 천장만 주시했다.


“으아악!!”


-뿌오오오오!!-


......굉장히 궁금하다. 밖의 상황이 어떤지.


“있잖아.”


“으, 응?”


“신아한테 무슨 일 있었어?”


“......”


‘뭐라고 말 해야하나?’


“글쎄. 아마도...”


“......?”


“졸려서 신경이 날카로운가 보지 뭐.”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사실 어깨 때문에 신아에게 화가 조금 나 있는 것도 있고.


-뿌오오!!-


“좀 죽어라!”


저 문어의 비명을 뚫고 내 귀에 들리는 자르카의 목소리. 대단하다. 순간적으로 문어보다 큰 목소리를 냈다는 거 아니야.


“......응?”


내가 밖에 신경 쓰는 동안, 마사는 뭔가를 찾은 것 같았다.


“왜 그래?”


“......”


내 물음에 마사는 지난번과 같이 남서쪽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뭐야 저 진지한 표정은...’


괜히 말 걸기도 그렇잖아.


-뿌오오!!-


“으아아아아!!”


그나저나 자르카와 저 문어는 둘이서 뭐 하는 거야?!


“온다.”


“응?”


자르카와 문어의 소리에 신경 쓰느라 마사의 말을 듣지 못했다.


“오고있어.......”


“마사?”


그렇게 말하는 마사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어떻게... 오고 있어... 움직일리 없는데...”


“......?”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웅성웅성...


‘......누구지...? 피난민?’


밖에서 사람들이 당황하는 소리가 들렸다. 뭐, 이것도 반신이니까 들리는 거지 보통 인간이었다면 그냥 웅성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겠지. 그들이 눈을 감고 그들의 목소리에 신경을 집중해, 어느 정도나마 정보를 모을 수 있었다.


“멘테에서 온 것 같은데......”


그런데 멘테는 어디지?


“어떡해......”


“마사?”


마사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듯, 계속해서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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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1) +1 12.01.13 251 11 12쪽
»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0) +1 12.01.12 248 5 9쪽
214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9) +2 12.01.12 265 6 9쪽
213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8) +1 12.01.11 324 5 8쪽
212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7) +1 12.01.10 241 5 9쪽
211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6) 12.01.10 238 6 8쪽
210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5) +1 12.01.09 270 7 10쪽
209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4) 12.01.04 249 5 10쪽
208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3) 12.01.03 238 6 10쪽
207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2) 12.01.03 251 6 8쪽
206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 12.01.02 292 6 11쪽
205 4th 03. 가족(13) +1 12.01.02 271 7 10쪽
204 4th 03. 가족(12) 12.01.01 252 6 9쪽
203 4th 03. 가족(11) +1 12.01.01 305 6 11쪽
202 4th 03. 가족(10) +1 11.12.31 261 6 9쪽
201 4th 03. 가족(9) +1 11.12.30 259 8 10쪽
200 4th 03. 가족(8) 11.12.29 284 6 9쪽
199 4th 03. 가족(7) 11.12.28 294 8 9쪽
198 4th 03. 가족(6) +1 11.12.28 305 6 9쪽
197 4th 03. 가족(5) +1 11.12.27 272 9 9쪽
196 4th 03. 가족(4) +5 11.12.26 315 6 9쪽
195 외전 - 페이로나의 하루 11.12.26 322 8 6쪽
194 4th 03. 가족(3) +2 11.12.25 284 7 10쪽
193 4th 03. 가족(2) +1 11.12.25 299 8 9쪽
192 4th 03. 가족(1) +1 11.12.24 277 9 11쪽
191 4th 02. 사막여행(4) 11.12.23 296 8 16쪽
190 4th 02. 사막여행(3) +1 11.12.23 280 9 11쪽
189 4th 02. 사막여행(2) 11.12.22 259 6 10쪽
188 4th 02. 사막여행(1) +2 11.12.22 279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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