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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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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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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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xtra Stage 1

DUMMY

옛날, 옛날에,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보석이 나타났단다.


그 보석은 빛의 신족이 다듬고 있었는데,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았음에도 너무 아름다워서 악마, 천사, 심지어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혼족이나 뱀파이어까지 싸움을 멈추고 그 보석의 옆을 지키고 있었단다.


그 보석이 완성되기만 하면, 누구의 소유도 아닌 채 모두의 것으로 남아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모두가 믿고 있었지.


그런데...


오, 이런...! 사고로 다듬던 빛의 신족이 죽어버리고, 자신의 주인을 잃은 보석은 슬퍼하다가 결국 자신마저도 깨져버리고 말았단다.


보석을 잃은 존재들은 낙담했지. 그 보석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워서, 두 번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이야.


그 때, 악마는 이렇게 얘기했지.


-보석이 이 세상에 두 번 다시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만약 이 세상이 없다면...-


그의 붉은 입술이 벌어졌다.


“다시 나오지 않을까?”


=.......=


전 집행자이자 마황자, 현재는 정처 없이 떠돌고 있는 마족의 제안이었다.


=가능성은?=


“없는 건 아니야. 너도 느끼고 있을 텐데? 얼마 전부터 세계에 쌓여가던 죽음의 기운이 사라지기 시작한 거. 즉, 그의 힘 일부는 아직 남아있다는 얘기지.”


=......=


“뭐... 다르게 표현하자면 유산하려는 아기를 산모의 배에서 억지로 꺼내는 것이랄까? 물론 산모 본인은 반쯤 동의한 상태고.”


씨익.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방법은? 내가 하루 종일 브레스를 쏴도 세계를 무너트릴 수 있을지 의문인데=


“......쿡. 참 무식하게 생각하는군.”


아무래도 그는 정말로 방법이 있는 모양이었다.


“이거 아나?”


그가 옆으로 팔을 뻗었다.


=.......그거?=


나도 그를 따라 ‘그것’을 모았다.


화아악-


둘이 모은 그것들에 의해 어두웠던 레어는 순식간에 밝아졌다.


“지금, 빛의 힘은 주인을 잃고 헤매고 있지. 덕분에 내 마법으로도, 네 주술로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고.”


=일부 재능 있는 인간도 약간이지만 사용할 수 있더군=


“이거다.”


이거?


“모든 신족을 죽이면, 모든 자연의 힘이 개방된다.”


=.......그래서?=


“그 다음 내가 집행자의 의지로 모든 자연력을 모아서 한번에 폭주시키면...”


싸악-


등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비늘로 덮여있는 등에 소름이 돋을 리가 없지만.


“어떻게 될까?”


=.......=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네 힘으로 세계를 단번에 부술 수 있을까?=


“걱정 마. 우리에게는 외부 조력자가 있으니까.”


=외부?=


균형자를 말하는 건가?


“파괴자. 그가 개입할 수 있을 정도로만 부수면 그 이후는 끝나.”


=.......그런...=


“게다가... 그의 마지막 소원도 알고 있지?”


=.......=


그가 원하는 것은 죽음으로서 시작하는 새로운 삶...


“그건 벌써 시행되고 있지. 죽음의 기운이 사라진 것도 그것 때문이고... 물론 아직까지는 세계의 억제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그럼... 세계를 깰 수 있다면...=


“그래. ‘새로운 삶’의 시작이지. 그리고 그도... ‘새로운 삶’을 받을지도 몰라.”


그렇게 된다면... 만약 그렇다면...


=하겠어=


모든 것을 잃더라도, 한번만... 단 한번이라도 그대를 볼 수 있다면...


“......좋아. 이걸로 조력자는 모두 갖춰졌군.”


나는 후회하지 않아.




무란산맥의 깊숙한 절벽은 한 존재에 의해 수난을 겪고 있었다.


콰아앙!


“으아아아아!!”


그가 지르는 고함소리, 아니, 어떻게 들으면 그것은 비명소리였다.


콰아아아앙!


그가 검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검은 기운이 사방을 부수고 있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으을!!”


투둑.


그의 온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아니, 몸만이 아니라 그가 서 있는 땅도 젖어 있는 것이, 한 두 시간 이렇게 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퍼어엉!


왼손에서 튀어나간 검은 구체가 절벽을 맞추자, 엄청난 수의 돌멩이와 몇 개의 바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그 바위 중 하나는 그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기에 위험한 상황이었다.


“다시는!!”


솨악!


그가 검을 휘두르자, 무언가에 잘려나간 것처럼 돌멩이들이 전부 반으로 쪼개졌다.


“네놈들 따위에게!!”


퍼엉!


그의 손에서 튀어나간 검은 구체에 떨어지던 바위가 쪼개져나갔다. 그러나, 그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바위는 그대로였다.


후웅-


그는 손을 들어 몸 뒤로 검을 젖혔다. 그의 검은 검은색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잃지 않겠다!!”


검게 불타는 검과 바위가 마주쳤다.


퍼엉!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바위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후두두두둑-!


바위, 아니 돌멩이들이 사방으로 떨어졌지만 그의 근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절대로!”


그는 아직도 분이 안 풀린 듯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더 이상 부술 것이 없었다.


<[절대로, 네놈들을 믿지 않겠다. 그리고 다시는 너희들에게 잃지 않겠다!]>




“......”


철컹.


그는 힘겹게 몸을 움직였지만, 손에 걸린 족쇄가 그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


천계에서는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냥 사념으로 대화해야 하는데, 그는 사념으로 말할 줄 몰랐다.


철커덩.


아무리 천족이라고 하지만, 벌써 몇 달이나 먹지 못했다. 몸이 마르는 것은 당연했다.


“훗......”


그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웃기는군... 나란 녀석은...’


철컹.


그의 두 날개는 수없이 뒤틀리고 꺾이고, 깃털도 수없이 빠져 흉측해져 있었다.


‘그런 주제에 죽기는 싫다는 건가...’


부르르...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거부할 수 없었어... 피할 수 없었어... 그래서...”


갈라질 대로 갈라진 목에서 나는 소리는 너무 탁했다. 평소의 듣기 좋은 낮은 목소리와 동일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래서... 그를 구하려는 자르카를 막아서고......”


멈칫.


거기까지 말하자, 그의 몸은 완전히 멈추었다.


“......”


숨도 쉬지 않는 듯, 미동의 움직임도 하지 않고 있었다.


“큭... 큭큭...”


툭.


그의 눈에서는 은빛의 액체가 흘러 내렸다.


“크크큭... 크윽... 크으윽!”


찰캉!


그가 힘을 주자 족쇄는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소리를 냈다.


“하겠어! 아주 약간의 가능성만 있다고 하더라도!”


철컹! 철컹!


엄청난 힘에 족쇄의 이음새가 천천히 벌어지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째앵!


마침내 족쇄가 부서졌다.


“지킨다!”


<[운명이 아니라, 내 의지로 지키겠다]>




스스슥. 스슥.


“......”


그 남자는 손으로 턱을 괴고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하아... 이거 참...”


벅벅.


그의 뾰족하게 솟은 붉은 머리카락이 손가락에 흔들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이렇게 써 버렸군.”


그는 깃펜을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마지막인데 말이지... 꼭 여기서 망가진다니까.”


스르륵.


은빛의 금속이 그의 손으로 달라붙었다.


“할 수 없군.”


드륵.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휘이잉-


펄럭펄럭.


그리고 그가 열어놓은 바람이 불며 그가 덮었던 책장이 넘어갔다.


‘그리고... 고귀한 보석은 완성되었다’


덜컹.


휘이잉...


그가 밖으로 나가고 다시 바람이 불어왔다.


팔락팔락.


그리고 다시 책장이 덮였다.


<[거짓말? 아직까지는 그렇지. 그러니까 지금 진실로 만들려는 거잖아]>




“어쩌지?”


그녀는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초조한 얼굴로 안절부절못하고 레어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아......”


안절부절 못 하며 돌아다니는 궤도의 중앙에는 스파르가 꽂혀 있었다.


“어쩌지... 어쩌지...”


굉장히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무언가 중요한 일을 생각하는 것 같았다.


“......역시... 다른 용족들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겠지?”


그녀의 손이 스파르로 다가갔다.


=......난 지금=


어느새 그녀의 목소리는 용족의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드래곤 로드의 직위를 포기한다=


쩌적.


그녀의 손을 중심으로 스파르에 작은 금이 생겼다.


“......”


조심스럽게 손을 떼자 스파르에 생겼던 금이 순식간에 붙었다.


‘......이걸로 용족에게 피해는 가지 않을 거야’


그녀가 하려는 일은 이 세계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일이다. 집행자의 말대로, 고귀한 보석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들이 강제로 한다면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 친구에게 줄 선물을 다른 사람이 받아가려 한다면 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니까. 그러나...


펄럭.


그녀는 해야했다.


“하아... 역시 이건 아프네.”


지금 모습은 인간의 모습에 등에 검은 비늘로 덮인 날개를 가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신족의 힘을 상대로는 용족의 커다란 몸으로는 승산이 없어’


하나도 남김없이 없애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계로 직접 쳐들어가야 하고, 신계에서 사용하는 신력은 그들이 인간계에서 사용하는 신력과는 비교도 안 되게 강할 것이다. 마족의 마법도 마계에서 사용하는 것과 인간계에서 사용하는 것은 비교가 거의 안 될 정도로 강하니까.


펄럭.


‘이것보다 몇 배는 아픈걸... 얼마나 참았던 걸까?’


그의 등에서 나왔던 보석의 날개는 이것보다 몇 배는 크고 견고했다.


“모두들... 미안.”


그녀의 몸이 하늘로 날아오르자, 레어에는 빛을 잃은 스파르만 놓여 있었다.


<[다시 한번만... 그 미소를 볼 수 있다면...]>




“......이거 미안하군.”


마왕성은 이미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죠?”


“글쎄......”


그가 자신의 뺨을 긁자, 얼굴에 핏자국이 생겼다.


“이런. 피 묻은걸 깜빡했군.”


슥슥.


소매로 피를 닦으면서도 그의 창은 옥좌에 앉아있는 마족을 노리고 있었다.


“......당신... 결국에는 마족을...”


“아, 지금 와서는 그다지 마족이 증오스럽다 해서 이런 건 아니야.”


“그럼 어째서...”


지금 그들의 주변에는 수십, 수백의 마족들의 사체가 놓여 있었다. 그 중에는 심장이 뚫려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마사레온느와, 목 윗 부분이 사라져 있는 자크도 있었다.


“......신족을 치는데 방해할 것이 뻔하니까.”


그의 눈동자가 다시 붉게 빛났다.


“어째서 마족이 신족을 치는데 방해를...”


“어차피 마족도 세계가 멸망하는 건 바라지 않을거 아냐? 그렇게 된다면 나중에 신족과 연합으로 우리를 공격하겠지. 그런데 그러면 안 돼.”


“......”


마왕은 그의 말을 반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가지 말해도 되겠습니까.”


“말 해.”


그는 창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난 당신이 처음부터 불안해 보였어.”


씨익.


마왕의 솔직한 말에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래?”


후웅!


“크윽!”


그가 던진 창은 정확하게 마왕의 가슴에 박혔다. 그리고 나서도 힘이 남아도는지 그대로 뒤로 날아갔다.


쿠웅!


“......커헉...”


창은 마왕을 꿰뚫고 벽에 박혀버렸다.


“그럼 그때 죽이지 그랬어.”


마왕의 몸이 완전히 멈추자 그는 페이로나에게 받은 반지를 벗었다.


“훗. 이게 없었다면 널 죽이기는커녕 상처하나 만들고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겠지.”


땡그랑.


반지를 바닥에 버리고 손을 뻗자, 어느새 창은 그의 손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털썩.


지지대가 되던 창이 사라지자 마왕의 사체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흐음... 이것이 마왕이 되는 기분이라는 거지?”


그는 눈을 감고 자신에게로 흘러 들어오는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케이저의 도움을 받는다면, 신계에 가서도 최고의 힘을 낼 수 있어’


마족으로서 마왕에게서 힘을 전송 받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직접 마왕으로서 힘을 가진다면, 그리고 따로 힘을 나눠 줄 필요 없이 혼자서만 그 마력을 가진다면... 능히 신계를 상대로 싸울 수 있었다.


“잘 있어라.”


그는 창을 등에 걸고 알현실을 빠져나갔다.


<[불가능? 그것까지 부수어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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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Extra Stage 17 +3 12.03.18 479 10 10쪽
332 Extra Stage 16 +3 12.03.18 450 9 8쪽
331 Extra Stage 15 +2 12.03.17 392 5 10쪽
330 Extra Stage 14 +1 12.03.17 434 13 9쪽
329 Extra Stage 13 +3 12.03.16 449 7 14쪽
328 Extra Stage 12 +1 12.03.16 351 6 12쪽
327 Extra Stage 11 +2 12.03.16 473 15 9쪽
326 Extra Stage 10 +4 12.03.15 469 11 9쪽
325 Extra Stage 9 +2 12.03.15 453 11 9쪽
324 Extra Stage 8 +3 12.03.14 459 13 9쪽
323 Extra Stage 7 +3 12.03.14 437 12 9쪽
322 Extra Stage 6 +2 12.03.14 486 11 10쪽
321 Extra Stage 5 +2 12.03.14 514 12 8쪽
320 Extra Stage 4 +3 12.03.13 530 11 11쪽
319 Extra Stage 3 +3 12.03.13 470 10 10쪽
318 Extra Stage 2 +1 12.03.12 489 9 10쪽
» Extra Stage 1 +2 12.03.12 395 5 12쪽
316 Epilogue +7 12.03.11 549 8 6쪽
315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10) +3 12.03.11 535 12 9쪽
314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9) +2 12.03.11 628 10 11쪽
313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8) +4 12.03.10 379 9 15쪽
312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7) +2 12.03.10 462 11 13쪽
311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6) +3 12.03.10 439 12 14쪽
310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5) +2 12.03.10 498 10 11쪽
309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4) +1 12.03.09 491 8 12쪽
308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3) +2 12.03.09 389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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