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Stage 11
“아세아! 빨리!”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지? 아니, 빠져나가도 되는 거야?
팟- 퍼엉!
“크으윽!”
신아의 모습이 사라지고, 하얀 폭발과 함께 자르카의 몸이 뒤로 날려졌다.
‘빨리... 무슨 수를 써야 해...!’
일단 저기 있는 사람들을 뚫고 지나간 뒤, 자르카를 끌고 오면...
슈르륵.
“어라?”
움직이려는 순간, 검은 무언가가 내 팔에 감겨들었다.
‘이게 뭐지?’
감촉으로는 무언가 털이... 달려있는데...
꽈아악...
“꺄악!”
그리고 그 무언가는 내 몸을 들어올리며 강하게 죄여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꽈드득...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꽉 조여오고 있어...
“케엑... 켁...”
‘이건 도대체 뭐야...?’
“아세아!”
자르카가 카오틱 블레이드에 혼돈의 힘을 담아 내 몸을 감싸고 있는 무언가를 내려쳤다.
티잉!
“?!”
“!!”
그러나 그 공격은 허무하게 튕겨 나갈 뿐,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했다.
“이건......”
자르카는 이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으으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목을 조여오는 이것을 잡아당길 뿐, 다른 저항을 할 수 없었다.
“티엘! 그만 둬!!”
‘티엘...?’
그럼 이게... 티엘이 한 일이란 말이야...?
“케엑......”
점점 시야가 흐려지고 있었다. 목이 졸려지는 것도 문제지만 이것에서 느껴지는 기운도 나를 숨막히게 하고 있어...
“......싫어...!”
뿌드득...
모든 힘을 동원해 목에 걸려있는 그것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싫어어어!!!”
뿌드드득!
“꺄악!”
털썩!
비명과 함께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나는 바닥에 내려올 수 있었다.
“하아! 하아아!”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뜨겁다. 지금 손에 검은 깃털이 몇 개 걸려 있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방금 그게 티엘의 날개인 것은 확실한 것 같았다.
“아세아! 조심해!”
자르카의 말에 고개를 들어보니 하얗고 곧은 다리가 내 얼굴로 날아들고 있었다.
“어......”
후두둑.
팔에 급하게 비늘을 만들어내고 들어올렸다.
퍼억!
아슬아슬하게 그 공격을 막았지만, 내 몸은 허공에 떠 있었다. 본체의 반 이상의 무게를 가진 내 몸이!
‘아파...!’
게다가 비늘로 덮여있던 팔이 욱신거리고 있었다.
쿠우웅!
바닥에 다시 내려왔을 때, 나는 나에게 발차기를 날린게 누군지 볼 수 있었다.
“마사?”
“......”
마사의 양쪽 정강이에는 무언가 붉은게 빛나고 있었다.
‘마사까지...’
그럼 집에 있던 모두가 적이야?
퍼어엉!
“으아아악!”
“자르카!”
믿을 수 없게도 자르카는 신아에게 처참하게 밀리고 있었다.
“빌어먹을! 아세아!”
“응?”
퍼억!
얼굴에 무언가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하얀 다리, 마사의 발차기였다.
‘아파...!’
물리적인 충격이 문제가 아니다... 무언가 강렬한 기운이...!
콰앙! 우르르르...
아무래도 담이나 집에 부딪힌 것 같았다. 위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것을 보니...
“으윽......”
마사가... 언제 저렇게 강해졌지...?
“아세아! 빨리 빠져나가!”
퍼엉!
“크으윽!”
“나가지 못한다고 했을 텐데! 마사, 티엘! 다크 드래곤을 막아!”
“알았어!”
까앙!
자르카는 신아와 싸우며 몸을 빼지 못하고 있었고, 마사의 다리는 다시 날아들고 있었다.
“아아......”
여기서... 당하는 거야?
퍼억!
이번 발차기는 복부에 박혀들어 내장기관을 부수고 있었다.
‘싫어.......’
이대로... 만나지 못 하는 건...
“싫어어어어!!”
그 순간.
콰아아아악!!
어둠이 주변을 삼켰다.
어둠.
‘깜깜해...’
나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세아...-
‘여긴....... 어디지?’
-아세아...-
‘머리가 아파... 아니, 그냥 피곤해... 졸려... 이대로 영원히 잠들어 버리고 싶어...’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이대로......’
왠지 잠들면 안 될 것 같은데, 자꾸 눈이 감겼다.
‘으응.......’
의식이 깊은 곳으로 가라앉으려는 찰나.
퍼억! 벌떡!
“꺄악!”
갑자기 머리에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상체를 들어올릴 정도로!
“봐봐. 이 방법이 제일 확실하다니까.”
“으으......”
정황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세키가 내 머리를 때린 것 같았다.
“세키! 무슨 짓이야!”
“네가 하도 안 일어나서 말이지. 이 곰탱아.”
곰?
“내가 왜 곰이야?”
“곰 맞지. 벌써 6일이 넘게 잠을 자냐? 아니, 곰도 겨울 동면이 아니면 6일은 안 잔다.”
“그거야 그렇지.”
옆에 있는 카시드도 맞다는 듯 맞장구 치고 있었다.
“히잉......”
6일이라니... 용족에게 그 정도 수면은 짧게 졸은 것 밖에 안 되는데...
스슥. 스슥.
뭘로 때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리가 엄청나게 아팠다.
“어라?”
그러고 보니, 지금 여기는...
“꿈이었나?”
“뭐가?”
세키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아니야. 아무것도.”
역시 꿈이겠지... 그런 악몽이 현실에서...
푸쉬익.
그때, 문이 열리며 자르카가 들어왔다.
“깼나?”
“응.”
봐봐. 자르카도 그렇게 다쳤었는데 상처하나 없이 깨끗하잖아.
‘역시 꿈이야...’
“하아.......”
꿈이라고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웬 한숨?”
“아니야.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더 궁금하잖아.”
세키는 뭐 그렇게 궁금한게 많은지.
“아니, 그냥 악몽을 꿔서...”
“악몽?”
“그건......”
왠지 말하기가 꺼려진다. 마치 입 밖으로 꺼내면 금방이라도 실제가 될 것 같아...
“......신아의 일이라면 꿈이 아니다.”
“응?”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신아가 우리의 계획을 전 세계에 돌리고 조력자를 모으고 있어.”
꿈이... 아니란 말이야?
“어째서...... 그런 일이... 거짓말이지?”
나는 자르카를 바라보았지만 자르카는 조용히 내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피가 스며든 어깨를 살짝 가리면서...
‘그럼 그게 현실이란 말이야?!’
정말로 신아가 적이야? 그리고 우리를 막아서는 거야?
“게다가 상황은 더욱 최악을 향해 가고있어.”
“......뭐?”
자르카가 꺼낸 말을 카시드가 받았다.
“세계의 붕괴가 시작되었다.”
“붕괴?”
붕괴되어야 좋은거 아닌가?
“우리가 노렸던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붕괴. 이대로 가면 세계와 함께 녀석도 같이 사라져버려.”
“그럼......”
“자체적으로 붕괴하기 전에 일을 끝내야지. 기간은 짧으면 5달, 길면 7달...”
시간제한이 생겼다는... 거지?
“그럼 그동안 신아의 방해를 피하면서 신족을 없애야 하는 거야?”
“......아니.”
카시드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
아무래도 카시드는 차마 말을 꺼내기 힘든 모양이었다.
“차례대로 설명 해.”
“......”
카시드는 인상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
“어제 모두 함께 녀석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갔다.”
“나만 빼놓고?”
“잠들어 있었으니까.”
아... 그랬지.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어.”
놀라운 사실?
“보석의 날개 안쪽에 있던 녀석의 모습이 사라졌다.”
“말도 안 돼! 그럼 이미 늦었다는 거야? 완전히 존재가 사라진 거야?”
“말을 끝까지 들어.”
“......”
애써 두근거리는 가슴을 붙잡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
“그리고 그 보석의 날개는... 한 여성의 모습을 비추더군.”
여성?
“......정확히 말하자면 임신한 인간 여성.”
“......설마...”
“그래. 세계가 붕괴하면서 녀석의 일부가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어.”
“!!!”
그렇다면...
“이것은 시간 싸움이 되겠지. 녀석이 태어난 후, 그리고 세계가 스스로 멸망하기 전... 그 때 정확히 카시드가 세계를 멸망시켜야 해.”
자르카의 설명에 사태의 심각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세계가 일찍 붕괴한다면... 그가 태어나지도 못하고 끝날 수도 있다는 건가?’
“게다가 더 안 좋은 사실은...”
“거기에 더 있어?”
“......전적으로 자르카의 실수지.”
마치 자르카는 죄를 지은 듯 고개를 숙였다.
“자르카가 신아에게 넘겨준 보석. 그것은 녀석의 ‘반쪽’이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따라서 지금 태어나는 아기는 겨우 반쪽밖에 되지 않아. 완전하게 되려면...”
설마... 지금 이 마족이 하려는 얘기가 그건 아니겠지?
“그녀들을 죽이고 보석을 되찾아야겠지.”
상황은 정말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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