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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o
작품등록일 :
2019.04.01 18:13
최근연재일 :
2021.09.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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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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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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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DUMMY

종이 울림과 동시에 우리는 양호실에서 나와 각자의 반으로 돌아갔다.


종이 울렸음에도 선생이 아직 오지 않았는지 교실은 시끄러웠고 나는 늘 앉았던 창가 근처에 있는 자리에 앉앗다.


내가 온 것을 우연히 본건지 시즈카가 와서 미즈히코의 상태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스기무라 선생님께서 매일 양호실에 오면 괜찮아 질꺼라고 했어.”


“다행이다. 나는 또 큰일 나는 병인줄 알았는데..”


“뭐 그런 큰 병정도면 양호실이 아니라 병원에 가지 않을까?”


“에?” 시즈카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는 무엇이라 말을 하려고 하였지만 선생님이 앞문을 열고 들어오시자 교실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 틈에 재빠르게 시즈카는 자신의 반으로 갔다 .


“안녕하세요.” 선생님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출석부가 불러지고 수업이 진행되었다.


“다음 수학공식을 대입하여 보기에 있는 문제들을 풀어보자.” 몇 분 간의 풀기회가 주어졌지만 나의 경우에는 어느것도 이해할 수 없었고 창가를 보거나 시계를 보는 둥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 선생님이 풀이를 해주었다.


“이것을 이것에 대입하고 이것을 이렇게..” 알 수 없는 단어들의 반복과 창가 주변에서 오는 햇빛의 따스함.. 조금 전에 마신 홍차, 옥상에서 먹은 도시락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나의 주변을 맴돌았고.. 이윽고 나는 의식을 잃었다.


“요이치?”


“요이치?”


“......”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이것은 꿈인가..’ 그렇다면 나는 조금 더 더 자려고 하였지만 무엇인가의 이끌림이 나의 의식을 깨워만 갔다.


“요이치? 정말.. 이제 일어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나는 이제 모르니까.”


‘이제 이것으로 된건가..’ 나는 더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금세 좋아졌다.


살다가 보면 이런 일들이 있다.


예를 들어 무엇인가를 가지고 싶어서 노력을 하여 노력 끝에 그 무엇인가를 얻었다.


그런데 기쁜 마음보다는 오히려 씁쓸한 마음도 들곤 한다.


지금이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경우였다.


고집을 피워 더 잘 수 있었지만 무엇인가 알게 모르게 찝찝한 느낌이 드는 그런 기분 때문일까..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고 싶었던 마음이 금세 사라졌다.


'그림자.. '주변에는 어느틈엔가 그림자가 져 있었다.


'나의 몸을 다 가릴 것만 같은 그림자..' 나는 문득 시선을 올려다 보았다.


“잘 잤냐?”


“.... 당신이 왜 여기에?”


“하? 너는 무슨 소리야.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나는 시게루 선생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교실은 텅 비어 있었고 학생들은 온데간데 없이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였다.


“이미 종례는 끝났어.”


“......” 나는 문득 어디선가 들렸던 소리가 꿈속에서 들리던 소리가 아닌 실제로 들린 소리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면 시즈카는요?”


“시즈카? 아아.. 아까 교실 밖으로 나가던데 화가 난 표정이던걸 너와 무슨 관련이 있는거냐?”


“그렇습니까..” 나는 펼쳐진 책과 필기구를 가방 안에 넣고 의자를 책상 밑으로 넣었다.


“그러면 연습실에서 보자.” 나는 시게루 선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교실 밖을 나왔다.


오늘은 검도부 연습도 있었지만 학생회실에 얼굴을 보여야 되기 때문에 바쁠 것 같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시즈카가 화가 났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시즈카가 화가 난 모습은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도대체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학생회실로 옮겼다.



학생회실


“......” 어느샌가 주변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벌써 이런 시간인가..” 오후4시에 마쳤으니 대충 그럴 시간으로 생각되었는데 너무 이르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저것은??” 나는 문득 앞에 보여진 광경을 의심하였다.


학생회실 앞에는 커다란 소파가 2개 있는데 학생회실에 방문하려고 기다리는 학생들을 위해 가져다 둔 것이지만 최근까지 소파에 앉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누군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누가 앉은 것인지 궁금하여 점점 소파로 다가갈수록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 선명해졌다.


처음에는 작은 몸집 때문에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치마가 아닌 바지를 보고 왠지 모르게 미즈히코의 모습이 떠올랐다.


“미즈히코 너가 여기에는 왜?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야?” 미즈히코는 나의 말에 고개를 돌려 웃어보였다.


“으응.. 검도부 연습이 있다고 해서. ”


“그래? 그러면 보통 검도부실로 향하지 않아?”


“시게루 선생님이 요이치와 같이 오라고 했어.”


“그런가..” 시게루 선생은 내가 바로 검도부실이 아닌 학생회실에 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런데 밖에서 뭐해? 안으로 들어가자구.”


“그렇지만.. 나는..”


“괜찮아 괜찮아.” 나는 억지로 미즈히코의 손을 잡고 학생회실 문을 열었는데 조금 전 시즈카가 화가 난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린 상태였다.



“......”


“......” 이상하리만큼 그 날따라 학생회실의 온도는 높았다.


‘히터라도 틀어져 있는 것일까..’ 학생회 간부인 시라네와 카에데 역시 땀을 흘려가며 일을 하고 있다.


'카에데의 경우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이상할게 없지만 시라네의 경우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도 남을 아이였지만..' 학생회실은 왠지 모르게 오늘따라 조용한 것 같았다.


그리고 점점 발을 내딛을 때마다 공기가 마치 바늘로 된 것처럼 찌르는 것 같았다.


그 단단한 철문을 열었음에도 평소에 인사를 건내던 학생회 멤버들이 본 적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여러 번 학생회실에 왔지만,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


시라네가 하던 일을 하며 힐끗 나를 향해 쳐다보더니 손을 밖으로 향하게끔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었다.


카에데는 일처리에 바쁜 것인지 쳐다볼 여유조차 없는 것 같았고.. 시즈카는 무엇인가에 고민이 빠진 듯 의자를 창 밖으로 향한 채 있었는데 무엇인가 건드려서는 안될 것만 같은 아우라가 있었다.


시라네는 조심 조심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의 옆으로 와서 허리를 꼬집었다.


“아..야..” 비명을 지르려고 하였지만 시라네가 한쪽 손으로 나의 입을 막았는데 손에서는 기분 좋은 향기가 나서인지 아픔이 완화 되는 것 같았다.


“선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에요?”시라네는 조심스레 나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글쎄.. 나는 잘 모르겠는데..”


“정말요?”


“응.. 아 그러고보니 자고 있는 사이에 시즈카가 날 계속 불렀던거 같은데..”


“아무튼 뭐라도 좋으니까 최대한 빨리 화해를 해봐요.”


“내가? 딱히 한 일도 없는거.. 아야얏..”


“조용히 해요.” 시라네는 나의 허리를 꼬집었다.


그리고는 나를 대리고 밖으로 나왔다.


미즈히코는 그런 우리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양쪽이 아닌 왼쪽 문과 오른쪽 문을 차례 차례대로 닫아서 그렇게 힘을 들이지 않았다.


“휴.” 시라네는 손수건을 꺼내어 땀을 닦았다.


“어.. 당신은?”


“아는 사람이야?” 나는 시라네가 미즈히코를 아는 것이 신기했지만..


“아니요. 선배는요?” 아니나 다를까 모르는 사이인 것 같았다.


“그런가.. 나하고 같은 3학년이야 이름은 미즈히코. 현재 검도부에 소속되어 있어.”


“아아 그렇군요. 시즈카 선배한테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때는 일이 있어서 참석 못했어요.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시라네는 정중하게 미즈히코에게 인사를 하였다.


“응.. 잘 부탁해.” 미즈히코는 쑥 스러운 듯 얼굴을 붉게 물든 채 어쩔줄 모르는 표정이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어떻게 하냐니.. 딱히 생각이 없는데..”


“정말.. 그러다가 정말 큰일 난다구요.”


“흐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게 태평하게 있을 때가 아니라구요. 지금 저희가 어떤 상황인줄 아세요?”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보였지만..”


“그정도면 다행이죠. 지금 갑자기 하루만에 1달치 일을 처리해야 된다고요.”


“...... 그것이 가능해?”


“당연히 불가능.. 하지만은 않죠. 충분히 하루면 일을 다하긴 해요.”


“에? 하루 일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지 않았어?”


“그거야 평소의 일이죠. 지금같은 상황이면..” 시라네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벌벌 떨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무튼 저랑 카에데는 가만히 앉아서 일을 해야 살 수 있을 정도에요. 며칠정도는 버티겠지만.. 그 이상은 못 버틸것 같아요.”


“흐음.. 노력은 해볼게.”


“꼭이에요 꼭.” 시라네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하였다.


“가자.” 나는 미즈히코를 대리고 검도부로 가기 위해 본교 1층으로 내려가던 도중 이제 막 귀가를 하는 학생들이 보였다.


그들이 교문으로 가는 순간까지 지켜보다가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았다.


검도부실


검도부에는 이미 우리보다 일찍 온 사람들이 있었다.


동아리 고문인 아리모토 시게루, 학생회 멤버인 유키 그리고 그의 친구인 아야네, 흑의 공주 아리모토 시게하, 그리고 예상 외의 인물이 있었다.


“요이치 오랜만이구나.”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도 이 학교였던가?”


“요이치도 참 싫다. 같은 학교였으면서 지금까지 연락도 안한거야?” 카이토는 능글맞게 웃고 있었다.


“......” 처음 멤버를 모집할 때 유키에게 갔었는데 그녀는 이미 나에게 검도부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기 때문에 쉽게 설득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아야네라는 유키를 잘 따르는 여자도 있었고 유키가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계속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였다.


다음으로 뽑은 사람은 미즈히코였다.


단순히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시게하를 만나러 가는 도중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검도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미즈히코가 눈을 초롱 초롱하게 하고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검도부? 혹시 나도 끼워줄 수 있어?” 평소와 같은 나였으면 거절을 하였을 것이지만 지금 인원수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 쉽사리 거절을 할 수 없어서 결국 승낙하고 말았다.


그리고 시게하를 찾으러 갔지만 미즈히코는 나를 계속 따라왔다.


처음에는 지나가는 길이 우연히 같은 거라고 생각하였지만 어느덧 시게하와 만난 장소까지 왔다.


“미즈히코 여기에는 무슨 일이야?”


“요이치의 아는 친구?” 시게하는 신기한 듯 조그마한 남자아이를 쳐다보았다.


“아아.. 조금 인연이 있어서 말이야 .”


“그래?” 시게하는 그 조그마한 남자아이에게 흥미가 있는 것 같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미즈히코라고 합니다.”


“안녕. 나도 너와 같은 3학년이야. 나의 이름은 아리모토 시게하.” 미즈히코는 왠지 모르게 감동에 젖어 있었다.


“미즈히코. 너 시게하와 아는사이야? ”


“그런가.. 나는 처음 보는 편인데 언제 만난 적이 있던가?” 시게하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미즈히코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는데 우리는 미즈히코가 침착하기를 기다렸다.


미즈히코의 말로는 우연히 중학생때 검도 경기를 본 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때 시게하가 다른 누군가와 상대하고 있었다고 말하였다.


나는 미즈히코의 말을 듣자 처음 검도대회가 열렸던 풍경이 떠올랐다.


'끊임없이 차오르는 환호성.. 열광.. 열정 그것들이 합쳐져 있는 그 경기장..' 그때의 나는 시게하의 존재를 몰랐었다.


단순히 적팀에 흑의 공주란 별명을 가진 선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뿐 그런 선수가 여자인지 혹은 남자인지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


연습을 할 때 그런 별명을 가진 사람이 화제가 되곤 하였지만 나는 그런데도 좋았다.


왜냐하면 나는 당시 대회에 첫 출전하는 날이었고 그것만으로 설레였다.


그렇게 대회에서 결승 상대로 붙은 시게하는 흑의 공주라고 불릴만 했다.


그만큼 동작 하나 하나가 아름다웠고 그 동작 끝에는 검은색 머리카락이 흔들리곤 하였다.


그리고 그 머리카락 뒤에는 항상 환호성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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