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99,801
추천수 :
1,099
글자수 :
467,525

작성
11.09.02 11:28
조회
583
추천
9
글자
9쪽

아빠가 되주센! - 078

DUMMY

“우씨... 튀어!”



“막아라!”



“우와아아앙?”



결국 맞고 있던 안쪽의 열 다섯명은 퇴각을 결정했다. 우리는 도망치려는 녀석들을 더욱 공격했지만 녀석들도 목숨이 경각에 처하니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사람의 장막을 뚫고 도망쳐나갔다. 다만, 범상치 않은 두 명만이 남아서 아이들과 교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두 명에 의해 나머지 20여명이 도저히 맥을 못 추고 있었다. 유카타(!)를 입고 온 우민이와 개량한복(!)을 입고 온 구원이. 둘은 서로 등을 맞댄 체 최후의 수비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두 사람을 둥글게 포위한 체 공격했지만 어떻게 손을 쓸 순 없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이야압!”



‘퍽!’



“아악!”



한 아이가 용기를 내어 돌격했지만 두 사람이 강하게 내리친 배게 공격에 한방에 고꾸라졌다. 결국 우리는 숨을 헐떡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연합군 장이 큰 소리로 말했다.



“그만!”



“......?”



“이만 휴전하자. 너희도 이미 충분히 많이 피해를 봤잖아.”



“...알았다.”



연합군 장의 말에 우민이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들고 있던 배게를 내렸다. 구원이는 흐르는 땀을 닦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고 자세를 잡았다.



“휴. 끝났나.”



우민이와 구원이는 천천히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우리 중앙고 애들은 감히 항거할 수 없는 상대를 두려워하는 모양으로 우민이와 구원이가 지나가는 곳을 피했다. 자동으로 바다가 갈라지듯 길이 갈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구원이가 지나가며 나에게 아는 척을 하고는 쿨하게 갔다.



“야, 이겼다!”



“우리의 승리다!”



“아~~야~~”



우민이와 구원이도 다 가고, 방에는 우리만 남게 되었다. 아이들은 기뻐 소리지르며 즐거워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나도 서영이도 기뻐서 웃으며 좋아하다, 문득 서영이가 한 마디 내뱉었다.



“야~~~ ...근데 이거 이겨서 뭐해.”



“......”



“내가 생각해봤는데. 이런 배게싸움... 뭐 지면 기분 나쁘겠지만... 이겨도...”



“아아아...”



서영이의 말에 갑자기 분위기가 하락했다. 애써 일군 승리가 한순간에 쓰레기가 됐다. 아이들은 풀이 죽어 주저앉았다. 그런 말을 들으니까 힘들기만 드럽게 힘들고 아무런 보람도 없다.



“다들 왜 그래, 이겼잖아!”



“이겨서 뭐...”



“우린 안될 거야...”



“에효... 잠이나 자자...”



아이들은 순식간에 좌절모드가 됐다. 나도 마찬가지로 이 일에 보람을 느낄 수가 없게 되었다. 난감해하는 선민이에게 말을 걸었다



“선민아, 열쇠 좀.”



“어?”



“가서 쉬게.”



“알았어, 여기.”



선민이는 순순히 열쇠를 줬다. 서영이나 상균이나 성찬이는 아직도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풀이 죽어서 바닥에 쓰러져 있다. 천천히 걸어서 우리 방으로 돌아갔다.








“......”



“에효, 우리도 그냥 가서 쉬자.”



“그래,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다들 해산~”



“에에이... 이게 뭐야.”



효성이가 가고, 아이들은 한참동안 절망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결국 현실을 인식하고 쉬러 가기로 했다. 다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는데.



“엇.”



“비겁한 놈들, 입구막기를 해?!”



“이제 우리가 각개격파를 해 주마!”



“아, 안돼!”



“돼!”









방에 도착해서 한동안 누워있었다. 애들이 오질 않는다. 금방 올 줄 알았는데. 혼자 있으니까 심심하다. 얘들은 뭘 하고 있길레 이렇게 늦는거야. 혹시 2차전이라도 붙었나?



‘딩동.’



‘쾅! 쾅!’



“아유, 나갑니다!”



누군가 문을 크게 두드린다. 그 전에는 벨을 누르고. 벨을 누르고서 문을 두드리는 건 또 무엇인가. 하지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뭔가 다급해보여서, 일단 갔다. 아까 염려한대로, 선민이랑 나머지 애들이 남고 애들과 2차전을 펼치다 급하게 우리 방으로 돌아오려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빠르게 일어나 문을 열었다.



“어...엇?!”



“효성아~ 히히히 아이...”



“우와앗!”



문이 열리고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예상한대로 선민이나 서영이가 아니라, 승희다. 게다가 뭔가 상태가 이상해서. 휘청휘청 내 앞으로 걸어오다 그대로 내 위로 쓰러진다. 깜짝 놀라서 영문도 모르고 승희를 받친 체로 쓰러졌다.



“까으으... 아 존내 아퍼...”



“아으... 히히히히히히.”



나 혼자만 넘어져도 내 등쪽에는 신발과 방과 신발장 사이의 모서리 등으로 인해 아플텐데, 승희의 무게까지 합쳐져서 너무나 아팠다. 나도 모르게 욕설이 나올 정도로 아팠다. 승희는 내 위로 넘어져서 전혀 아프지 않은 지 내가 아파하는 걸 보고 웃는다. 절로 신음이 나오는 고통을 일단 참고 고개를 들어 승희를 봤다.



“뭐야 승희 너... 술먹었어?”



“술이라니, 나 그런 거... 안... 안 먹었어!”



“술 냄새가 풀풀 나는구먼...”



승희가 휘청휘청 일어나며 말했다. 저 몸동작이나, 말이 꼬이는 건 둘째치고 술 냄새가 엄청나는 게 결정적인 증거다. 대체 어디서 이렇게 술을 많이 먹은거야. 승희가 일어나고, 나도 일어났다. 내가 문을 닫는 사이 승희는 제맘대로 앞으로 걸어가다 또 쓰러지려고 한다. 얼른 달려가서 승희를 잡아서 넘어지지 않게 했다.



“이씨...”



“왜...?”



승희는 뭔가 못마땅한 듯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갑자기 검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내 볼에 찍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어딜만져! 어딜 만지냐구!”



“아, 미안.”



승희가 쓰러지는 걸 붙잡으려고 아무데나 잡다보니까 승희 허리에 손이 가 있었다. 얼른 손을 땠다. 승희는 휘청휘청 하더니 그대로 주저앉았다.



“......”



“......”



승희가 앉은 곳 옆에 즈음에 나도 앉았다. 승희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어지러운가...? 음... 이럴 땐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승희는 많이 취한 것 같았다. 얼굴은 빨개져 있고, 말투도 평소같지 않은데다 휘청휘청거린다. 지금 앉아있는데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휘청휘청 한다. 평소 승희라면 도저히 상상 안 갈 흐트러진 모습이다. 잠깐만... 흐트러진... 모습...



“이...”



“어?”



“이 변태! 야동매니아!”



“헉 그걸 어떻게... 아, 어제 봤구나.”



“이... 변태... 음...”



승희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나에게 손가락질하며 술취한 아저씨가 행패 부리듯 말했다. 나는 깜짝 놀라 대답했다. 승희는 그 뒤로 알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면서 횡설수설 하다가 그대로 벌렁 쓰러져 잠들었다.



“승희야.”



“쿨...”



“승희야, 자?”



“음... 음... 하앙...”



“어......”



승희는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다. 어... 나는 순간적으로 승희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승희는 숙소에 와서 그런 지 츄리닝 같은 편한 티에 면으로 된 짧은 바지를 입고 있다. 지금은 수학여행중인 상태고, 여긴 숙소이고, 나하고 승희 말고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승희는 술에 취해서 골아 떨어져 있다. 묘한 자세로 자고 있는 승희.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일단 이불 쪽으로 가 요와 이불을 가지고 와 승희 옆에 깔았다. 그리고 승희를 들어 요에 뉘이고 이불을 덮어 줬다. 생각보다 무겁다...! 그리고 불을 끄고 TV를 틀고 보기 시작했다. 오늘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관광에, 레크레이션에, 전쟁에... 피곤하다. 문득 옆의 승희를 쳐다봤다.



“으음...”



“......!”



승희는 더워서 그런 지 이불을 다 차내고 자유분방한 자세(?)로 잘 자고 있다. 불은 꺼지고 TV의 빛으로만 은은하게 비치고 있다. 그런 은은한 빛으로 비치는 승희는, 너무 예쁘다. 짧은 바지 때문에 흰 다리가 다 보인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내가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지 상상이 잘 안간다. 얼굴 근육이 잘 안 움직인다. 눈을 질끈 감고, 다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정신 차려라, 진효성!!!



“크윽...”



이건 정말 고문이다. 신이시여, 어째서 지금 이런 상황을 이렇게 만드는 겁니까... 신... 존나 땡큐...



두근... 두근... 내 안의 나 아닌 나가 승희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스으윽.’



이불을 다 걷어 버렸다. 승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다. 내 이성과 육체가 혼돈되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나는 승희에게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이러면 안된다는 이성이 아직도 몸을 붙들고 있었다. 왜 안되는데! 왜 되는데! 안 돼! 돼! 못 할 거 없잖아! 뭘 하는데 못할 게 없어! 그거야 XXXXXXX... 고등학생이 그래도 되냐고! 안될 거 없잖아! 으아아아아!! 거의 이중 자아가 된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벽으로 달려가 그대로 머리를 박았다. 얼얼한 충격. 그리고도 계속 머리를 박았다. 고통 때문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도록. 쓰레기같은 나를 반성하며 머리를 계속 벽에 박다가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다.


작가의말

신... 시팔 왜 나한텐 저런 기회를 안 줬냐... 존내 땡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빠가 되주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벌써 완결이 되었네요. 많은 걸 배워갑니다. +2 11.09.26 826 0 -
공지 정규연재 기념 글쓴이 잡담 +1 11.06.26 1,140 0 -
96 은(는) 훼이크고 +13 11.09.29 1,258 53 9쪽
95 아빠가 되주센! - 095 +7 11.09.26 1,141 13 8쪽
94 아빠가 되주센! - 094 +4 11.09.25 876 8 10쪽
93 아빠가 되주센! - 093 +5 11.09.24 615 8 8쪽
92 아빠가 되주센! - 092 +4 11.09.22 764 14 11쪽
91 아빠가 되주센! - 091 +4 11.09.21 783 15 11쪽
90 아빠가 되주센! - 090 +3 11.09.17 822 8 10쪽
89 아빠가 되주센! - 089 +4 11.09.13 779 22 13쪽
88 아빠가 되주센! - 088 +4 11.09.12 758 13 14쪽
87 아빠가 되주센! - 087 +6 11.09.11 848 8 12쪽
86 아빠가 되주센! - 086 +5 11.09.10 768 10 12쪽
85 아빠가 되주센! - 085 +5 11.09.09 726 8 12쪽
84 아빠가 되주센! - 084 +4 11.09.08 616 8 10쪽
83 아빠가 되주센! - 083 +5 11.09.07 863 8 12쪽
82 아빠가 되주센! - 082 +5 11.09.06 884 10 11쪽
81 아빠가 되주센! - 081 +3 11.09.05 813 13 10쪽
80 아빠가 되주센! - 080 +5 11.09.04 810 15 9쪽
79 아빠가 되주센! - 079 +3 11.09.03 839 11 10쪽
» 아빠가 되주센! - 078 +5 11.09.02 584 9 9쪽
77 아빠가 되주센! - 077 +6 11.08.31 856 14 11쪽
76 아빠가 되주센! - 076 +3 11.08.30 820 11 10쪽
75 아빠가 되주센! - 075 +5 11.08.29 910 17 14쪽
74 아빠가 되주센! - 074 +4 11.08.28 893 9 11쪽
73 아빠가 되주센! - 073 +5 11.08.26 957 11 11쪽
72 아빠가 되주센! - 072 +5 11.08.24 654 16 11쪽
71 아빠가 되주센! - 071 +3 11.08.20 840 14 8쪽
70 아빠가 되주센! - 070 +5 11.08.18 732 10 11쪽
69 아빠가 되주센! - 069 +6 11.08.16 848 1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