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99,798
추천수 :
1,099
글자수 :
467,525

작성
11.09.17 21:00
조회
821
추천
8
글자
10쪽

아빠가 되주센! - 090

DUMMY

『29화. 작별.』




“......”



갑작스런 돌발행동에, 승희는 말이 없다. 입술을 땠음에도, 승희는 멍하니 나를 쳐다보고 있다.



‘두근... 두근...’



키스를 처음 한 건 아니다. 접때도 했었고, 그 전에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만큼 심장이 터질것처럼 뛴 적은 없었다. 나와 승희는 둘 다 얼굴이 극도로 상기되어 있었다. 한동안 멋쩍은 침묵이 지나고, 먼저 입을 연 건 승희였다.



“...진짜야?”



“응.”



“유나가... 네 딸? 아니, 내 딸? 그럼...”



“어. 나도 처음엔... 믿기지가 않았지.”



아마, 승희는 그걸 따지는 거겠지. 내가 유나 아빠고 승희가 엄마면... 나중에 결혼한다는 거잖아. 근데 솔직히 진짜 인연이 아닌 이상 대게 고등학교 때 사귀어서 결혼까지 가진 않지 않은가. 아니, 그럼 나랑 승희는 진짜 인연인가. 어쨌든 승희는 그게 어색하고 신기해서 그런 건지 계속 질문을 했다.



“어떻게... 왔어. 유나.”



“갑자기, 뿅 하고 나왔지. 게다가, 유나가 네 딸이라고 하면서 온 날이... 내가 너한테 처음 고백해서 차인 날이야... 웃기지?”



“풉.”



어느새 승희에게 아까 전과 같은 어색함이나 적대감은 많이 사라졌다. 나도, 계속 숨기고 있던 걸 말하니까 속이 다 시원하다. 그 동안 유나가 계속 엄마라고 하고 나한테 아빠라고 하고 해서 조마조마 했던 게 얼마나 많았던가.



“그럼 미래에 너하고 내가 결혼한다고?”



“유나 말로는... 그렇다고 하는데.”



“...안 믿겨.”



승희는 뾰로통하게 말했다. 나도 안 믿겨. 17살 짜리들한테 결혼은 너무 먼 이야기다. 할 말이 많지만, 뭐라 다 한번에 설명해줄 수가 없다. 승희가 자꾸 질문하려고 해서, 얼른 선수를 가로챘다.



“유나 만나러 가자. 아프니까...”



“어...”



승희는 조금 당황했지만 어찌됐건 내 손에 이끌려서 우리 집으로 향했다. 나랑 승희랑 화해 했으니까... 이제 유나도 나으려나. 그렇게 바로 낫진 않겠지. 어찌됐건, 마음이 탁 트이는 것 같다. 며칠만에 손을 잡는데, 역시 같이 손잡고 걷는 게 제일이다.







“유나야.”



“...엄마...?”



유나는 자고 있었다. 조용히 들어와서 문 닫고 침대 옆에 앉았다. 승희가 조심스럽게 유나를 부르자, 유나는 아무 미동도 없이 살며시 눈을 떴다. 내가 이마에 손을 대보자. 열은 많이 내려서 거의 정상이다. 다행이다, 많이 나았어.



“많이 아파?”



“이제 안 아파요. 나았나봐요.”



“그래, 다행이다.”



승희는 침묵하며 유나를 쳐다본다. 만감이 교차하나보다. 유나도, 조금 의아하지만 눈빛으로 승희를 쳐다봤다.



“유나야.”



“네?”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



“뭐요?”



승희는 무덤덤하게 말하다가 나를 쳐다본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는 여전히 의문스런 눈빛으로 나와 승희를 쳐다본다.



“내가... 네 엄마야?”



“......!”



그 말에 유나는 눈을 크게 뜨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크게 뜬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뭐라고 하려고 입을 뻥긋 했다. 하지만 어째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나는 그 모습에 눈을 감고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이제 됐어, 들켰어, 유나야!



“엄마!!”



“......”



유나는 크게 소리치며 승희에게 안겼다. 승희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유나를 지켜볼 뿐이다. 승희는 잠시동안 그렇게 있다가 나를 보고 말했다.



“왜 이제야 이런 거 알려줬어. 유나 왔을 때부터 알려주지.”



“아하하... 너한테 차이고서, 그 다음날 바로 ‘미래에서 너하고 내가 결혼해서 낳은 딸이 날라왔어.’ 라고 하면... 믿을까?”



“그렇기도 하네. 그래도. 이렇게까지 숨길 필요는 없었잖아.”



“그, 그런가...”



그렇기도 하다. 생각해보니까. 왜 이제 생각이 드는거지. 솔직히, 유나가 승희 딸인거 승희한테 들킨다고 유나가 죽거나 없어지거나 미래로 빨리 가거나 그런 건 없잖아. 근데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숨겼지. 갑자기 내가 너무 병신같다. 그동안 숨기느라 별 X랄을 다 했는데. 유나는 한참 승희품에 안겨있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후닥닥 떨어지며 말했다.



“아, 아빠. 엄마.”



“응?”



“나, 이제 돌아가요.”



“뭐?!”



유나의 말에 나와 승희 둘 다 동시에 외쳤다. 돌아가다니, 무슨 소리야!



“돌아가다니, 무슨 소리야!”



“내가 왔을 때 났던 목소리가... 이제 곧 데리로 온다고...”



위의 ‘돌아가다니, 무슨 소리야!’ 는 내가 한 게 아니라 승희가 낸 거다. 생각을 똑같이 했구나. 유나의 대답에 승희는 다시 의문인 표정으로 되물었다.



“목소리? 데리러 와? 대체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그게...”



유나는 간단하게 미래에서 과거로 오게 된 경위를 말했다. 승희는 대충 들어서 정확한 경위는 모르지만 대강 상황은 파악했다.



“...안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가는거야.”



“죄송해요...”



“죄송하긴, 누구 잘못이 크지.”



그렇게 말하면서 승희는 나를 쳐다봤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앉아있지 않고 바닥에 누워 있었다. 기운이 쫙 빠졌다. 내가 미동도 앉고 누워있자, 승희도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살짝 미소지으면서 내 옆에 누웠다. 승희가 키가 꽤 커서 나랑 키 차이가 별로 안 되는데도, 나보다 한참 밑에 품에 들어오게 누웠다. 가슴 쪽으로 승희 숨결이 닿아서 간지럽다. 오늘은, 아니 요 일주일은 참 힘들었다. 머리가 복잡하다. 이제 고민할 거 다 해결했으니까... 편히 생각하자. 힘들다.



‘덜컹.’



“아... 방해했니, 미안.”



“뭐가 방해에요!! 오해에요!!”



유나도 나랑 승희가 같이 누워 있는 걸 침대에서 보다가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아마 훈훈한 눈빛으로 우리 둘을 쳐다보고 있겠지. 잠시동안 승희랑 같이 누워있는 느낌을 즐기는데, 문이 열리면서 엄마가 내 방 안 풍경을 보고 눈이 커지시더니 의미심장한 눈웃음을 지으시며 살짝 문을 닫으신다. 나는 깜짝 놀라 상체를 일으키며 대답했지만 엄마는 바로 문을 닫아버리셨다. 승희는 보고 웃는다.



“아참. 어머님도 아셔?”



“뭘?”



“유나가 음... 손녀인거.”



“제일 먼저 들켰지, 엄만데.”



“아... 그렇구나.”



별 거 아닌 일 가지고 일주일 가까이 싸운 우리는 화해 다운 화해 없이 바로 화해가 됐다. 싸웠다... 라고 보기도 힘들지? 승희는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유나는 힘없이 일어났다. 기력이 없지만 다 나았나보다. 방문을 열고 나오니 엄마가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아이구, 우리 며느리 벌써 가려고?”



“...이래서 며느리라고 하셨구나.”



“아, 엄마 그러지 말라구요.”



“왜~ 사실이 사실인데!”



엄마는 마치 놀리는 것 같은 눈초리로 우릴 보고 말씀하신다. 승희가 작은 소리로 내 쪽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아아, 엄마가 어째 모든 걸 다 파악하고 계신것같다. 문 밖으로 다 들으셨나? 승희는 웃으면서 유나를 한 번 껴안고 집으로 갔다. 어차피 바로 옆집이다. 유나랑 둘이 나와서 승희가 집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서 다시 들어왔다.



“이제 진짜 들켜버렸네요...”



“승희 말대로, 사귀고부터 그냥 말해버릴걸 그랬나.”



“이미 지나버렸는걸요.”



유나는 완전히 나았다. 갑자기 배고프다면서 엄마한테 막 밥달라고 조른다. 나는 그 모습을 훈훈하게 보다가 방으로 들어가 컴퓨터를 켰다. 오래간만에 하는 게임이다.









“아빠.”



“응?”



겨울방학이 시작되고서 나흘 뒤. 보충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여름방학 때처럼 통합보충. 근데 이번엔 하늘이 장난질을 하신건지, 나랑 사귀는 승희랑 유나랑 사귀는 서영이랑 둘이서 사이좋게 남고로 배정됐다. 나랑 유나는 중앙고로 배정됐고. 그래서 둘이서 걷고 있다. 쌀쌀함을 넘어서 이제 추운 길을 걷는데, 유나가 말을 꺼냈다.



“부탁이 하나 있는데...”



“뭔데?”



“모두와 놀고 싶어요.”



모두와 놀고 싶다니. 뭔 소리야. 심드렁하게 땅바닥을 보고 걷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유나를 쳐다봤다. 추워서 김이 나오지만, 유나 표정은 진지하다.



“무슨 소리야?”



“제가 여기에서 알고 지낸 모두하고... 다같이 놀고 싶어요!”



“......”



그래, 미래로 가기 전이니까 이런 소리를 하는 구나.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봐. 애들 다 불러서 어디서 뭐하고 놀게. 그 애들 다 부르는 것도 일이고, 장소 구하는 것도 일이고, 먹을 거 먹는 것도 일이고 무엇보다 그 많은 애들을 무슨 수로 다 모아. 하지만 유나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으으... 딸파워 때문에... 힘이 빠진다...







---“...그런 연유에서, 이번주 주말동안에 집을 비워주십시오.”



“허어, 어쩐다...”



“잘 됐네, 당신 이번 주말에 쉬지 않아? 놀러나 가지.”



하는 수 없이, 그날 저녁에 사실대로 부모님께 말하고 정중하게 부탁했다. 의외로 엄마는 찬성하신다. 아빠는 잠시 망설이시다 유나의 손녀파워 공격을 받고 결국 승낙했다. 유나... 이 무서운 아이...! 어떻게 그런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서... 어찌됐건 이렇게 장소는 구했다. 문제가 있다면 이제부터다. 그 많은 애들을 어떻게 다 불러내지. 일단 유나가 말하는 사람들 모두한테 연락을 해야하니까, 종이에다 이름을 다 적었다. 서영이, 세영이, 상균이, 성찬이, 혜경이, 보스하고 떨거지들, 애니사랑폐인회 애들, 민준이, 우민이, 구원이, 민선이, 혜린이... 으아, 많다. 게다가 분포가 너무 다양하다...



“야, 상균아? 응, 그게...”



“민준아, 이번 주말에...”



“혜린이유? 아이, 그러니까...”



“보스...세요? 아 네, 효성이 맞아요. 네. 그러니까 그게...”


작가의말

며칠 하지 않으니 양심에 찔려서 도저히 안되겠네요. 저는 쓰레기에요 이렇게 안 쓰다니 뻐킹작가에요.

사실, 요새 너무 쓰기가 싫어져서... 후속작 정한다고 그쪽으로 신경이 쏠려서 구작에 흥미를 잃게 된 게 그 원인인 것 같습니다. 계획은 마음을비우고 이걸 먼저 완결낸다 였는데... 스스로 질질 끌고 있다니, 이 병신을 용서하세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빠가 되주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벌써 완결이 되었네요. 많은 걸 배워갑니다. +2 11.09.26 825 0 -
공지 정규연재 기념 글쓴이 잡담 +1 11.06.26 1,140 0 -
96 은(는) 훼이크고 +13 11.09.29 1,258 53 9쪽
95 아빠가 되주센! - 095 +7 11.09.26 1,141 13 8쪽
94 아빠가 되주센! - 094 +4 11.09.25 876 8 10쪽
93 아빠가 되주센! - 093 +5 11.09.24 615 8 8쪽
92 아빠가 되주센! - 092 +4 11.09.22 764 14 11쪽
91 아빠가 되주센! - 091 +4 11.09.21 783 15 11쪽
» 아빠가 되주센! - 090 +3 11.09.17 822 8 10쪽
89 아빠가 되주센! - 089 +4 11.09.13 779 22 13쪽
88 아빠가 되주센! - 088 +4 11.09.12 758 13 14쪽
87 아빠가 되주센! - 087 +6 11.09.11 848 8 12쪽
86 아빠가 되주센! - 086 +5 11.09.10 768 10 12쪽
85 아빠가 되주센! - 085 +5 11.09.09 726 8 12쪽
84 아빠가 되주센! - 084 +4 11.09.08 616 8 10쪽
83 아빠가 되주센! - 083 +5 11.09.07 863 8 12쪽
82 아빠가 되주센! - 082 +5 11.09.06 884 10 11쪽
81 아빠가 되주센! - 081 +3 11.09.05 813 13 10쪽
80 아빠가 되주센! - 080 +5 11.09.04 810 15 9쪽
79 아빠가 되주센! - 079 +3 11.09.03 839 11 10쪽
78 아빠가 되주센! - 078 +5 11.09.02 583 9 9쪽
77 아빠가 되주센! - 077 +6 11.08.31 856 14 11쪽
76 아빠가 되주센! - 076 +3 11.08.30 820 11 10쪽
75 아빠가 되주센! - 075 +5 11.08.29 910 17 14쪽
74 아빠가 되주센! - 074 +4 11.08.28 893 9 11쪽
73 아빠가 되주센! - 073 +5 11.08.26 957 11 11쪽
72 아빠가 되주센! - 072 +5 11.08.24 654 16 11쪽
71 아빠가 되주센! - 071 +3 11.08.20 840 14 8쪽
70 아빠가 되주센! - 070 +5 11.08.18 731 10 11쪽
69 아빠가 되주센! - 069 +6 11.08.16 848 1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