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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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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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0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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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주센! - 082

DUMMY

걱정하는 유나를 무조건 괜찮다고 떠미는 혜린이. 3층에 올라가 조금 걸어가 방에 들어갔다. 방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2층 침대 하나와 그냥 침대 하나를 놓고도 꽤나 남는 공간이 있었다. 벽면에는 큰 사물함이 세 칸 있었다. 나머지 공간에는 책장 같은 것이 놓여있고 책과 잡다한 것들이 놓여 있었다. 1층 침대에는 한 여자애가 엎드려 누운체로 책을 읽고 있었다.



“세나야~ 나 왔어.”



“응.”



세나라고 불린 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만 했다. 아마 책에 엄청 집중하고 있나보다. 혜린이는 그런 세나의 태도에 뿔이 났는지 살짝 뒤로 다가가 만화책을 보더니 뒤에서 덮쳤다. 정확히 말해서 세나의 위에 올라타서 몸을 이불처럼 덮었다.(?)



“에에 뭐야 무거워!”



“맨날 만화책만 보고 있어! 친구 데려온다고 아까 했으면 좀 쳐다 봐라!”



“아, 알았어~ 놔!”



두 사람이 침대 위에서 작은 격투를 벌이는 것을 유나는 잠자코 쳐다봤다. 잠시 뒤 장내가 정리되고, 혜린이는 친구인 세나를 일으켜 세워서 소개했다.



“얘는 내 룸메이트, 임세나. 원래 인사성 밝은 앤데, 책만 보면 이래서 아까는 대충 인사한거야. 너무 맘에 담아두지 말고.”



“아냐, 괜찮아...”



“안녕, 만나서 반가워. 임세나라고 해. 이름이 뭐야?”



“응, 진유나...”



아까 대충 ‘응’ 하던 것과는 차원이 틀린 인사다. 세나가 웃으며 자기를 소개하면서 이름을 묻자, 유나는 조금 무안해서 대충 이름만 말했다. 세나의 미소에 유나는 참 이 아이, 미소가 아름다운 아이라고 생각했다. 세 사람은 무안하게 서 있다가 곧 침대에 나란히 앉았다.



“예은이는 어디갔어?”



“동아리 간 거 같은데.”



“걔는 맨날 동아리만 가.”



“어쩌겠어, 리아 언니가 엄청 사랑하시는데.”



“그건 부럽당.”



혜린이와 세나가 얘기하자, 유나는 뭐 알아들을 수도 없고 모르는 얘기라 소외감을 느꼈다. 잠자코 일어나서 2층 침대 계단을 올랐다.



“뭐해?”



“......”



혜린이가 그 모습을 보고 물었지만, 유나는 묵묵히 2층침대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누웠다. 그리고는 조금 있다가 고개를 들어 애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나, 2층침대 처음 누워봐.”



“풋.”



둘은 그 천진난만한 모습에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세상에, 17살 먹은 애가 저러다니. 세나가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그 순수한 모습에 딴지를 걸었다.



“열 일곱인데 이층침대 처음 올라가?”



“어! 그냥 침대는 내 방에 있지만.”



“어때, 느낌이 달라?”



“뭔가... 허공에 떠 있는 느낌? 여기서 자면 재밌겠다... 히히.”



“아아~ 그래서 2층 침대는 내 자리지.”



혜린이가 따라 2층 침대로 올라가며 말했다. 유나는 발버둥치며 혜린이를 올라오지 못하게 하려 했지만 혜린이는 기어이 올라왔다.



“에에- 두 명이나 올라왔다가 무너지면 어떡해!”



“그렇게 대충 설계해서 팔아먹으면 장사꾼이지!”



“나도 올라갈레.”



“야, 세 명은 무리인 거 같은데...? 어어, 세나야 오지마! 안 되!”



세나까지 침대로 올라오려고 하자, 혜린이도 당황해서 발버둥치며 세나를 막으려 했다.










“그래서, 나는 아니지만 세나랑 예은이가 둘 다 동아리 회원이거든.”



“부럽다... 나도 이런 학교 다녀보고 싶다.”



“음- 그러게, 유나는 공부 꽤 잘 하니까 들어올 수 있었을텐데.”



셋은 기숙사에서 조금 잡담하면서 놀다가 기숙사를 나왔다. 유나랑 세나는 만난 지 얼마 안됐는데 어색함은 사라지고 꽤나 친해졌다. 지금은 혜린이랑 세나의 룸메이트인 예은이를 만나러 간다. 혜린이 말에 따르면 이 성 프란체스코 여학원은 학생 개인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크게 중시해서, 동아리 활동을 엄청 장려하고 지원금도 많이 준다고 한다. 그래서 동아리 수도 많고 애들 활동도 아주 적극적인데, 혜린이가 하는 대로라면 정말 낙원 같은 학교이다. 예은이가 들어있는 동아리에는 세나도 회원인데, 룸메이트 두 명이 다 그 동아리 회원이니, 혜린이도 나름대로 준 동아리 회원이나 마찬가지란다.



“회장인 마리아 언니는... 지적이고, 예쁘고, 아름답고...”



“...??”



혜린이는 평소다운 활기찬 모습 대신 우수에 젖은 눈망울로 그 마리아인지 뭔지 하는 언니를 찬양한다. 옆에 있는 세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그러니까 리아 언니는 그런 분 아니라니까 그러네?”



“시끄러!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동아리는 내가 다니고 있는데 왜 네가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건데.”



“아니야! 나의 마리아 언니는 그러지 않아!”



어쨌든 가면서 거의 대화 내용의 절반은 동아리 회장이라는 마리아 언니에 대한 찬양과 미사여구로 덮였다. 건물을 빙빙 돌아서 꽤나 걸었다. 그리고, 보통 교실과 달리 꽤 크고 무거워 보이는 문이 달린 교실 앞에 세 사람은 멈춰섰다.



“여기야?”



“응.”



“근데, 무슨 동아리야?”



“어, 이름이 뭐더라? 그니까... 복식 뭐였더라?”



“복식부?”



“아니, 그게 아니라...”



혜린이가 헷갈려하자, 옆에 있던 세나가 제대로 알려주려고 하는데...



‘쾅!’



“성 프란체스코 여학원 복식연구회 역극부다!!”



“우와앗!”



문이 갑자기 열리며 큰 소리로 누군가 외쳤다. 문을 박차고 나온 사람은 두 사람. 둘 다 여자인데, 키가 큰 애는 울상인 표정으로 요란한 장식이 달린 옷을 입고 있었고, 큰 소리롤 치며 나온 애는 마찬가지로 요란한 장식이 달린 옷을 입고서 당당한 표정으로 나왔다. 유나는 이 사태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눈을 크게 뜨고 보았다. 세나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어떻게 우리 오는 거 아셨데요, 언니.”



“창문으로 몰래 보고 있었지. 모르는 애 데리고 오고 있길레, 얼른 숨어 있었지.”



“짖궃으시네.”



혜린이는 눈을 반짝이며 그 사람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언니. 오늘도 예쁘세요.”



“어머, 혜린이네. 혜린이는 평범하게 입어도 예쁘네~ 우리 동아리 들어와라!”



“에헤헤, 됐어요. 제가 감히 어떻게 언니 동아리에...”



혜린이는 수줍어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항상 혜린이의 당당한 모습만 봐 왔던 유나로써는 충격이었다. 유나가 멀뚱멀뚱 무안하게 서 있자, 혜린이가 얼른 소개했다.



“아! 이 분은 아까 말했던 동아리 회장이신 마리아 언니야.”



“‘아까 말했던 동아리’ 가 아니라, 성 프란체스코 여학원 복식 연구회 역극부 라니까! 안녕, 만나서 반가워. 이름이...?”



“네, 진... 유나라고 해요.”



“그래, 나는 회장 정 마리아야. 자, 들어가자.”



마리아라 하는 그 회장은 정말 엄청 예뻤다. 여자인 유나가 보기에도, 거의 연예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엄청 예뻤다. 키도 한 160 후반 대는 되 보일 정도로 컸고, 머리는 허리까지 길어서 웨이브가 들어갔는데, 예쁜 얼굴과 굉장히 잘 어울렸다. 유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혜린이를 따라 들어갔다. 마리아는 웃으면서 자기가 껴안고 있던 애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애는 예은이. 우리 동아리 하렘 마스터지!”



“하, 하렘이라뇨...”



예은이는 마리아의 말에 당황해서 손짓하며 말했다. 예은이는 짧은 단발에 큰 눈이 예쁜 아이인데, 키가 마리아보다도 더 커서 한 170은 되어 보였다. 키도 크고, 머리도 짧고 특정부위(?)도 거의 없다시피해서 여자애라기보다 예쁘장한 남자애같이 생겼다. 여기가 여고라면, 여자애들한테 인기 많게 생겼다 라고 유나는 혼자 생각했다. 아, 근데 여학원이랬구나. 그럼 인기 많겠네. 유나가 고개숙여 인사했다.



“안녕, 난 진 유나라고 해.”



“어... 난 송예은이야.”



“우리 왜 들어와서 서 있니. 앉자.”



마리아의 말에 모두 테이블에 앉았다. 마리아, 예은이, 세나, 혜린이, 유나. 이렇게 다섯명 모두 테이블에 앉았다. 할 말이 딱히 없어서, 다섯 명은 묘한 어색함 속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유나는 이런 숨막히는 어색함 속에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은 꽤나 넓고 책상이 여러개 있었다. 책장도 여러개 있었고, 빠짐없이 책이 꽂혀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모두 만화책과 소설책이다. 구석에는 ‘의상실’이라고 적힌 커튼 쳐 있는 곳이 있었다.



“저기는 뭐하는 데에요?”



“에헤헤, 잘 물어봤네. 저기가 바로 우리 동아리 핵심이지! 유나야, 우리 동아리 이름이 뭐라고 했었지?”



“음, 그러니까... 성 프란체스코 여학원... 복식...부?”



유나가 의상실을 가리키며 말하자, 마리아가 벌떡 일어나 의상실 쪽으로 걸어가며 물었다. 유나가 헷갈려하자, 마리아는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성 프란체스코 여학원 복식연구회 역극부!”



“아.”



“일단 와봐. 그리고 다들 일루 와 보고.”



마리아가 손짓하자, 유나를 비롯해서 다들 일어나서 마리아를 따라 들어갔다.



“와-”



“신기하지? 여기 있는 옷 거의 전부 다 리아 언니가 만든거야.”



유나는 의상실에 들어가서 탄성을 질렀다. 의상실엔 각종 옷들이 쭉 걸려있었다. 무슨 옷 파는 매장에 온 것처럼 옷걸이도 많고 벽면에 걸린 옷도 많았다. 유나가 멍하니 옷들을 쳐다보자 세나가 웃으며 설명해줬다. 헌데 옷들이 정상적인 옷은 별로 없다. 다들 너무 화려하고 뭐랄까... 좀 만화에 나오게 생긴 옷들이다. 유나는 그 점에서 궁금함을 느끼고 물었다.



“근데, 옷들이 다 왜 이래요?”



“뭐... 뭐가?”



“음... 뭐랄까. 애니에서 나올법하게 생겼는데. 어, 저건 저번에 본 거 같은데.”



“헉...!”



유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에는 딱히 관심이 없지만, 남자친구인 서영이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 안다. 그리고 효성이도 만만치는 않다. 서영이는 만화책에, 효성이는 애니에 관심이 있어서, 둘과 놀다보니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조금씩 보게 된 유나이다. 그래서 많이 알지는 않지만, 조금 본 만화가 있다. 헌데 여기 있는 옷들 중 몇몇 개가 유나가 본 만화에서 본 옷이다. 주인공들이 입고 있던 옷. 유나의 물음에 마리아와 세나는 놀라서 뒤로 한 발자국 떨어지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러더니, 마리아가 한 마디 했다.



“서, 설마... 우리 부의 정체를 알아차린거야.”



“설마요,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만약에 알아차렸다면 유나도...”



“네??”



세나와 마리아는 둘이서 구석으로 가서 중얼거리면서 아이들과 거리를 뒀다. 이 모습을 보고, 예은이는 한숨을 푹 쉬면서 말했다.



“휴... 사실 이거 다 코스프레 하는 옷들이거든.”



“코스프레...?”



“유나 너도 입어볼레??! 어울리는 거 있을 거 같은데!”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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