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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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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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2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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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주센! - 092

DUMMY

“효성아~”



“응?”



“일루 와봐.”



“이리로 와요~!”



한창 경기를 하고 있는데, 승희와 유나가 둘이서 번갈아 나를 부른다. 어쩐 일인가 하고 잠시 손짓하고 구석에서 구경하는 둘 쪽으로 가니, 승희가 내 어깨에 손을 딱 올려놓고 말했다.



“재미 없어.”



“뭐? 그럼 뭐... 어떡하라고.”



“놀러가자!”



“뭐?!”



“서영아~~ 이리 와 봐!”



“아이, 뭐여.”



몇 명 되지도 않는 풋살에서 나랑 서영이가 빠지니까 결국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안 그래도 공이 밖으로 나가서 적절하게 경기가 멈춘 시점이었다. 승희와 유나는 재미 없다고 생떼를 부린다. 강당으로 놀러가자고 징징댄다. 결국 나는 애들한테 말해서 서영이와 같이 나왔다. 애들은 적절하고 어색하게 민준이를 빼서 중앙고에 넣었다. 중앙고 쪽에 아는 애가 그나마 나나 서영이 말고는 별달리 없던 민준이가 우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무시하고 애들을 몰아 강당 쪽으로 갔다.



같이 가는 애는 나랑 서영이, 유나, 승희, 혜경이, 세영이 정도. 애니 사랑 폐인회 녀석들은 의외로 유나 안 쫓아오고 구석에서 저들끼리 놀겠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풋살 하면 재밌긴 하지만 그럼 여자애들이 할 게 없잖아. 강당으로 갔다. 남고 강당은 크고 넓었다. 몇몇 아저씨, 아줌마들이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다.



“우리도 배드민턴이나 치자.”



“그래.”



서영이는 글쎄, 남고 강당 구조를 어찌 아는지 창고 같은 데 가서 배드민턴 체를 가지고 왔다. 팀원 구성은 당연히 나 승희, 유나 서영이, 나머지 떨거지(?) 세영이 혜경이 이렇게 될 줄 알았는데...



“난 안할레.”



“에에이, 얼른 와!”



“에에... 효성이랑 하면 되잖아!”



“가만히 있는다니, 말이나 되!”



해서 승희가 혜경이를 끌고가고, 세영이는 오래간만에 서영이의 귀를 잡고 질질 끌고 가서 결국 나와 유나가 하게 됐다. 의외의 조합이네, 이거. 유나는 의외로 배드민턴을 잘 친다. 운동 신경이 내가 아닌 승희를 닮아 꽤나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보다 배드민턴을 잘 치다니. 힘은 다소 부족하지만 애가 몹시 날래서, 기습 공격을 해도 척척 받아친다.



“잘하네?”



“헤헤, 아빠랑 해서 재밌어요! 저번에 할아버지랑 했을 때도 재밌었는데.”



“아빠랑 배드민턴 쳤었어?”



“네! 저번에 ‘친해지길 바라.’ 했을때요.”



“그래?”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배드민턴을 쳤다. 세영이랑 서영이는 시끄럽게 얘기하면서 배드민턴을 치고, 혜경이랑 승희는 실력 차이가 너무 나서 승희가 알려줘가면서 쳤다.







어느덧 오후가 끝나버리고, 모두 다시 집에 모였다. 마땅히 할 짓을 못 찾은 우리는 그냥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TV보고, 게임하고, 책 보고. 인원이 너무 많은데 밥을 먹긴 우리 집 밥 양이 안 되고, 또 시켜먹자니 돈이 없어서, 그냥 라면이나 끓여먹었다. 저녁 8시 경이 되자, 구원이가 홀연히 일어나 모두에게 말했다.



“캠프 파이어 하자.”



“또 뭔 소리여...”



“이 자식이! 유나 공주님 송별회에 그 정도는 해야 할 거 아니야!!”



“난 그 의견 찬성일세!”



“나도!”



“우리도!”



“에휴...”



구원이의 의견에 민준이도, 서영이도, 애니 사랑 폐인회 녀석들도 벌떡 일어나 대답했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일어났다. 결국 녀석들의 억지로 추원 밤중에 일을 개시했다. 일단 거점을 잡아야 했다.



“어디서 할까?”



“흠... 일단 입한고나 중앙고는 안 돼. 우리들이 다니는 데니까.”



“좋다, 그럼 입한여중!”



“...좀 멀지 않냐.”



“걍 가~”



입한 여중은 여기서 걸어서 한 30~40분은 걸리는 먼 곳이다. 나야 평생에 몇 번 가볼 일이 없는 장소지만, 승희가 바로 입한여중 출신이다. 의욕 넘치는 구원이와 서영이, 민준이 및 애니사랑 폐인회 녀석들로 인해 추워 죽겄는디 35분이나 걸려서 여중에 도착했다.



“아오... 추워...”



“그냥 집에 갈까...”



“미친놈들아, 늬들 때매 왔잖아!!”



도착하자마자 애니사랑 폐인회 녀석들과 민준이, 서영이가 춥다고 쭈그리고 앉는다. 내가 화를 내자, 녀석들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날 올려다 볼 뿐이다. 오직 구원이만이 춥지도 지치지도 않은 활기찬 얼굴로 말했다.



“나무를 어디서 구한다.”



“일단 나무도 나무지만 폭죽이니 뭐니 이런 것도 있어야지.”



“그래, 그럼 여자애들은 그거 사 오고. 먹을 것도 사 오고. 남자애들은 나무를 구하도록 하자.”



민준이가 일어나서 의견을 제시했다. 구원이는 끄덕하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가만히 있던 내가 소리쳤다.



“야, 근데 나무를 어디서 구하냐고.”



“음. 그러게. 적절하게 숲이나 공사장 쪽이 어떨까.”



“...있을까, 나무가.”



어찌됐건 의견은 실행됐고, 우리는 나무를 구하러 갔다. 가는데 얼마나 추운지. 나무를 들고 오는데 무거운 건 둘째치고 손 시려워서 죽는 줄 알았다. 나와 내 친구들, 즉 중앙고 애들은 대부분 공사장 같은 데 가서 나무조각이나 나무 판자를 가져왔다. 양심에 찔렸지만, 어쩔 수 없다. 유나 마지막 송별회인데. 구원이를 비롯한 남고 녀석들은 숲으로 나무를 가지러 갔다.






1시간 뒤.



“이래도 되나...”



“나무 훔쳐온 건 그렇다 치고, 여기서 불 질러도 되냐?”



“글세...”



우리 키보다 더 높이 쌓은 나무더미. 그 앞에서, 우린 망설이고 있었다. 사실 이렇게 크게 될 줄은 몰랐다. 적어도 중앙고 애들이 가져온 나무만이었다면 그냥 모닥불 정도밖에 되지 않았을 거다. 헌데 남고 녀석들은 무슨 도끼로 나무를 패서 가져왔나, 숲속에서 엄청나게 나무를 가져왔다. 보스와 그 부하들이 척척 네모 모양으로 나무를 쌓기 시작했고, 우리도 도와서 순식간에 진짜 캠프 파이어와 비슷한 모양이 되었다.



“에이, 여기까지 와서 뭘 고민해! 질러!”



망설이는 우리를 뒤로하고 구원이가 라이터로 나무에 불을 붙이려 했다.



‘틱. 틱. 틱...’



“어어? 어째 불이 잘 안 붙는디.”



“훗, 넌 바보야? 그런 걸로 불이 붙을 리가 없잖아!”



뒤쪽에서 세영이가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구원이를 비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보다 세영이 구원이랑 아는 사이야? 안 친한 사이인줄 알았는데 저렇게 막 말해도 되나. 구원이가 뒤로 빠지자, 세영이는 자신있는 표정으로 검은 비닐봉지에서 이것 저것 꺼내보이며 말했다.



“내 이럴 줄 알고 사왔지. 나무만 모으면 뭐해, 불이 안 붙는데.”



“야, 뭐야 이게.”



“붙어, 붙는다니까!”



세영이는 탈지면과 신문지를 나무 밑에 두르더니 그 위에 식용유를 골고루 뿌렸다. 순식간에 기름 냄새가 진동한다.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식용유도 기름이니까 잘 붙어. 봐!”



‘틱.’



‘화아악!’



“우오오옷!”



세영이가 우기며 불을 붙이자 과연, 탈지면과 신문에 불이 붙어서 나무에 옮겨 붙기 시작했다. 우리는 소리를 지르며 나무 주위를 둘러쌌다. 나무는 따댁 소리를 내며 잘도 타기 시작했다. 야영 때나, 다른 어떤 때에도 캠프파이어는 많이 해 봤지만 우리가 뼈빠지게 고생해서 직접 불을 지피니, 한층 불꽃색이 예쁘다.



“에잇, 분위기를 띄우겠다!”



“네가 하는데 내가 안 하리오!”



“남고 애들이 하는데 내가 안 하리오!”



“하하하하하하...”



구원이가 외마디 외쳐며 아이들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민준이도 나왔다. 이에 서영이도 질 수 없음 한 마디 하고 나왔다. 구원이는 빙글 빙글 도는 미친 춤을 추었다. 그러자 민준이는 저질 댄스로 맞대응했다. 서영이는 별 레파토리도 없이 막춤을 추며 진상을 부렸다. 아이들은 그 셋을 보고 마구 웃었다. 녀석들에 의해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 장기자랑을 하겠다고 난리다.



“저리 가, 춤 출꺼야!”



“오오!”



“워~ 못난 내 사랑아 고작 이것밖에 못하겠니~~이예이예~~”



세영이는 혼자 앞서 나가서 휴대폰으로 배경음악까지 틀고 춤을 췄다. 동아리에 든 지 한 몇 개월, 세영이의 춤 솜씨는 이제 대단할 정도이다. 세영이 옆으로 3명의 병신춤을 추는 작자들이 끼니 한층 재밌었다. 말수가 적은 우민이는 갑자기 혼자 심취해서 세영이처럼 휴대폰으로 반주만 틀고서 목이 터져라 열창했다. 그의 가창력에 다른 이들 모두 재미나서 어깨를 들썩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흥하게 놀았다.







“이제 거의 꺼져가네.”



“시간도 늦었는데, 꺼버리고 가자.”



“자, 잠깐만요...”



거의 파장의 분위기. 세영이도 3명의 병신들도 힘들어서 쭈그리고 앉아있고, 우민이도 잠자코 입을 다물고 있다. 승희도 나도 혜경이도 재밌게 놀았다. 내가 한 마디 하자 서영이가 받았다. 이에 유나가 한 마디 하고 모두의 앞으로 나갔다. 다들 지쳐 있어서, 캠프 파이어 앞엔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동안... 저에게 잘 해주셔서 감사해요. 비록 이제 헤어져서, 지금 잠시는 못 만나지만... 언젠가, 좀 먼 미래에서... 꼭 만날테니까! 그때까지... 잊으면... 안되요...”



“......”



유나는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갔다. 마지막으로 가면 갈수록 말을 더 더듬는다.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나는 분명하게 유나 눈가에 고이는 눈물이 보였다. 애들은 유나의 말을 잠자코 듣다가 한 마디씩 했다.



“물론이지, 그걸 말이라고 해?”



“공주님이 가도 전... 공주님의 기사이니까, 언제까지나...”



“어디 전학 가도 문자하고 만나, 남친님이신데.”



“...고마워요.”



유나는 미소지으며 고인 눈물을 닦았다. 훈훈한 분위기에서 이제 돌아가려고 불을 끄려고 하는데.



“뭐시여, 이것들은!”



“?!!”



“시상에, 이거시 뭐시여! 이것들이!”



“크윽... 튀어!!”



“우와아아악!”



후레시를 들고 파란 옷을 입고 있는, 마치 학교 수위 아저씨 같은 사람에게 걸렸다. 아니 학교 수위 아저씨겠지, 이런 시간에 저런 등장이면. 우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엄청 달렸다. 아저씨가 후레시를 번쩍이며 쫓아오자 그야말로 공포영화가 따로 없다. 심장이 덜컹덜컹 뛴다. 적절하게 아저씨를 따돌리고 골목길에서 멈췄다.



“헉... 허억...”



“하 참! 가지가지 하네!”



“왜, 재밌었잖아.”



“자, 잘 들 들어가라고.”



이제 다들 헤어지기로 했다. 모두와 헤어지고서, 이제 나와 유나와 승희와 서영이만 집을 향해 간다.



“어때?”



“네?”



“오늘 하루 어땠냐고.”



“아주 재밌었어요!”



“그래...”



그럼 됐지... 얼른 집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Ya~ Feel so shit.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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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76 치느
    작성일
    11.09.22 23:22
    No. 1

    식용유가 ... .. 흐음 .. 아닌데. 안타던데.;; 뭐 내알바 아니고 .
    근데 거기서 나무 구한건 그렇다치지만 식용유는 어서 구한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흔적남
    작성일
    11.09.22 23:39
    No. 2

    민폐다!!! 미성년자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대담함!!ㅋㅋㅋ 근데 이거 유나 태어나긴 하려나...연애 시점이 달라져서 임신 시점도 바뀌면..남자가 태어나 버린다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1.09.23 00:20
    No. 3

    식용유는 폭죽이랑 사러 갔을 때... 아 정작 사놓고 폭죽 터뜨리는 씬은 없었네요 설정 붕괴... 소설 파괴... 아 망했어요 사실 식용유에 기름 잘 안 붙는 건 알아요 근데 여고생이 신나 같은 거 사오면 쪼까 그렇잖아요 ㅋㅋㅋ 소설적 허용으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애상야
    작성일
    14.01.06 19:21
    No. 4

    허허 미성년자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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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아빠가 되주센! - 080 +5 11.09.04 810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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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아빠가 되주센! - 071 +3 11.08.20 841 14 8쪽
70 아빠가 되주센! - 070 +5 11.08.18 732 10 11쪽
69 아빠가 되주센! - 069 +6 11.08.16 848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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