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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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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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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 재룡을 만나다

DUMMY

제 172화. 재룡을 만나다


프란칠라의 남작 안드린은 맡은 바 임무는 그래도 충실히 이행했다.

길목에 있는 유명한 볼거리나 먹을거리들은 꼭 한번 씩 루안 내외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며, 내외가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였다.

하지만 그 외에 개인적인 접근이라던가, 사담을 나누는 것은 전혀 없었다.

아무래도 루안에 의해 상한 자존심 때문에 먼저 말을 걸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물론 루안 역시 그 부분이 크게 불편하진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불편함 없이 패롬던을 향해 이동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랬기에 예상했던 것 보다 더욱 빠르게 패롬던에 도착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똑똑


마차가 서서히 속도를 늦추더니, 어느덧 자리에 멈춰 섰고, 그에 맞추어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루안이 출입을 허락하자, 안드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루안 님. 먼 거리 이동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는 현 시간부로 패롬던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곳에서부터는 프란칠라에서 제공해드리는 마차에 갈아타시고 랑달라 공만을 대동하시어 황제 폐하께로 향하시면 됩니다.”

“그럼 나머지 사절단원들은요?”

“아시겠지만, 지금 저희 프란칠라의 황성은 재건 중에 있습니다. 하여 폐하께서는 임시로 지정한 협소한 황성에서 기거 중이시기에, 많은 인원이 출입할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전통적으로 저희 황성에는 아랫것들이 입장할 수 없습니다.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루안은 그제야 4년 전, 프란칠라의 황성이 폭삭 무너졌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비록 ‘아랫것’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거슬렸지만, 굳이 문제를 삼을 필요도 없었다.


“알겠어요. 안내해 주세요. 타니아, 가자.”


마차 밖으로 나오자, 이미 사두의 백마가 이끄는 멋들어진 마차가 대기 중에 있었다.


“이 마차에 오르시면 됩니다. 랑달라 공도 함께 마차에 올라주십시오.”


안드린의 말에 랑달라는 사절단원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한 후, 루안 내외가 편히 오를 수 있도록 마차의 문을 열어주었다.

루안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타니아와 마차에 올랐다.


“루안 님.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별고 없이 황제폐하를 알현하시기 바랍니다.”

“수고 많았어요. 고마워요, 안드린 남작.”


안드린은 그대로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고, 그의 인사가 끝나자 랑달라가 마차 안으로 들어오고는 문을 닫았다.

그러자 마차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창 밖으로 멀리서 열심히 재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황성의 틀이 보였다.


“랑달라, 랑달라는 이전의 패롬던 황성을 본 적이 있나요?”


루안의 질문에 랑달라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루안은 아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루안이 듣기에 패롬던이라는 곳은 정확히 따지면 지명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저 황성을 가리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고귀한 황제가 거주하는 곳이기에, 황성 주위로 그 어떤 가구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패롬던 안에는 오직 황성만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비록 프란칠라의 폐쇄성과 보수적인 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긴 했지만, 또 그만큼 얼마나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었겠는가?

그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루안이었다.

그들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차는 열심히 달려 목적지에 다다랐다.

마차가 완전히 멈춰 서자, 랑달라는 먼저 일어나 마차 문을 열고 나갔고 루안 내외를 에스코트했다.

밖으로 나와 보니, 제법 거대한 건축물이 눈 안에 들어왔는데, 임시로 기거한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거창한 대저택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잿빛의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이열로 도열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프란칠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전하.”


안드린은 굳이 ‘님’자를 붙여 불렀는데, 정작 패롬던에 오니 호칭이 ‘전하’였다.

사일라의 적장자로써 프란칠라 또한 인정하겠다는 소극적인 정치적 표현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알아차리기엔, 루안은 정치계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진 생활을 해왔다.


“반가워요. 제가 루안이에요. 그리고 여기는 타니아, 제 아내죠. 이 엘프는 우리 사절단의 단장을 맡게 된 랑달라예요.”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폴레 비병단을 이끌고 있는 티르다 후작이라고 합니다. 폐하를 뵙기 전, 전하를 전담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 잘 부탁드려요.”


루안은 여성이 자신을 티르다 후작이라고 소개하자 눈을 빛냈다.

예전부터 익히 들어왔던 마스터의 명성이 있으니 당연했다.


“우선, 침실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패롬던을 즐기시고, 황제 폐하의 알현은 내일 오전 중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티르다는 일행을 저택 내부로 안내했다.

그들이 도열한 기사들 양 열 사이로 입장하자, 기사들은 활을 뽑아들고 하늘로 화살을 쏘았다.

화살의 꼬리에는 갖가지 색상의 천들이 묶여 있어, 그 모습이 실로 장관이었다.

모두 한 치에 오차도 없이 정확한 궁술로 화살을 쏘아내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들은 폴레 비병단의 일원들인 듯싶었다.

이러한 대접이 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환영 받는 느낌이 들다 보니, 그리 싫지만은 않은 루안이었다.


##


“침실은 마음에 드십니까?”

“물론이죠.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어요.”

“어머······.”


이미 타니아는 프란칠라에서 제공해준 침실에 마음을 모두 빼앗긴 모양이었다.


“두 분 내외께서 마음에 들어 하시니 참 다행입니다. 랑달라 공의 침실은 아래층이니, 호출을 하시려면 문 밖에 대기 중인 시비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문 밖에 서 있던 남성 시비가 잠시 방에 들어 고개를 깊이 숙여보이고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아, 잠시 만요!”


티르다는 문을 닫고 나가려다 손을 멈추었다.


“예, 말씀하십시오.”

“혹시 쟌느 므기 경을 만날 수 있나요?”


티르다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쟌느 후작 말씀이십니까? 후작을 찾으시는 이유라도 있으십니까?”

“아······. 그게······. 아! 워낙! 위대한 기사시잖아요! 그래서 꼭 한 번 개인적으로 뵙고 싶네요. 하하하하.”


루안은 대충 핑계를 들이대고는 웃으며 얼버무렸다.

그것을 티르다가 눈치 채지 못할 리 없었지만, 이들이 고려에서 온 것을 알고 있기에 별다른 문제를 삼지는 않았다.

티르다는 유일하게 쟌느의 정체를 아는 자였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따로 기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티르다는 정중히 예를 취하고는 침실의 문을 닫았다.


“와, 루안 너무 예쁘죠?”


타니아는 레이스가 하늘하늘 거리는 침실의 디자인에 흠뻑 젖어서 여기저기 구경하며 다녔다.

티한의 자동마차도 충분히 호화스러웠지만, 프란칠라의 침실은 여심을 흔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너무 좋아하는 타니아를 흐뭇하게 바라본 루안은 테라스로 나가 난간에 기대, 바깥을 바라보았다.

티한의 사절단들이 비병단의 안내를 받아 패롬던을 벗어나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일반 가구들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듯싶었다.

이미 사전에 프란칠라에 당도하면 황궁에는 고위 손님, 당사자만 기거할 수 있음을 전해 들었기에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이 나라의 되도 않는 허세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지평선까지 보이는 건물이라고는 재건 중인 황궁뿐이었으니······.

굳이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었던 것이다.


“아주 오만하기 짝이 없는 곳이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루안은 깜짝 놀라 뒤돌아보았다.

그러자 웬 여인이 테라스 입구가 있는 벽에 기대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어떤 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이 여인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것인가?

그 때, 별안간 루안의 머리에 스쳐지나 가는 것이 있었다.


“호, 혹시, 재룡님이십니까?”

“반갑다, 환인의 아이야.”“루안, 혼자 뭐 해요? 어머? 누구세요?”


타니아는 루안이 테라스에서 돌아오질 않자, 궁금해서 따라 나왔다가 토끼눈을 하고는 재룡을 바라보았다.


“타니아, 어서 이리 와.”


루안의 다급한 손짓에 타니아는 서둘러 루안의 옆에 섰다.


“위대한 재룡이시여. 왕검 루안이 인사드리겠습니다.”


루안은 재룡을 향해 큰절을 올렸고, 타니아는 어리둥절한 채로, 재룡과 루안을 번갈아 바라보다 루안이 절을 하자, 어설프게 따라 절을 올렸다.


“오냐. 기특하구나. 들어가자꾸나.”


재룡은 절을 받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침실 안으로 들어갔다.


“저 분이 재룡님이시라고요?”

“응, 맞아.”

“오······.”


그들은 재룡을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

재룡은 이미 가운데 테이블에 앉아 차를 홀짝이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는데 대체 어디서 차가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루안과 타니아도 테이블에 앉았다.


“그래, 준비는 잘 되어 있느냐?”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루안은 정확한 주제를 듣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악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기에 맞다고 대답했다.

재룡은 별다른 대꾸 없이 다시 차를 홀짝였다.

그렇게 잠시간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부족하다.”

“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밑도 끝도 없는 재룡의 말에 루안은 의문을 표했다.

차를 더 달라는 말인가?


“성취가 부족하다. 그리고······.”


재룡은 타니아를 바라보았다.


“몹쓸 것을 곁에 두고 있구나.”

“아······.”


아무래도 재룡은 타니아 안에 있는 타냐트를 꿰뚫어 본 듯싶었고, 그것을 알아챈 타니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

자신이 짓지도 않은 죄 때문에 죄인 취급을 받는 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재룡님. 제 성취가 부족한 것은 더더욱 노력하겠습니다만 타니아에 대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완벽하게 타냐트를 통제하고 있으며, 그녀 또한 저희 통제에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오만한 것이 이 나라와 다를 바가 없구나.”

“······.”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고려인 너희의 선조들도 엄청난 피해를 겪으면서 저항했던 상대들이다. 그럼에도 네 입에서는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말이 쉽게도 나오는구나. 내가 어찌 받아들여야 하느냐?”

“······.”


루안은 말문이 턱 막혔다.

수많은 고려의 선조들을 죽음의 늪으로 몰고 갔던 귀족들의 힘.

정말 루안은 완벽하게 타냐트를 통제하고 있는 것일까?


“하여간 인간들이라는 족속들은 세계의 구분 없이 똑같구나. 그것을 알아챈 후에도 이 아이를 내치지는 못하겠지.”

“!?”


재룡의 말에 고개 숙인 타니아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런 타니아의 손을 루안이 힘껏 움켜쥐었다.


“네. 그래도 타니아를 멀리하는 일은 없습니다. 절대로요.”

“끌끌끌끌. 생긴 건 안 그래도 그런 점은 영락없는 환인의 아이로구나.”


재룡은 타니아에게 상처 되는 말을 쏟아놓고는, 자신은 마음에 드는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차를 홀짝였다.


“나는 너희의 그런 점이 싫지가 않다. 앞으로도 잘 헤쳐 나가거라.”

“예······. 가,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근거를 들어볼까?”

“예? 근거라 하심은······?”

“너희가 완벽하게 저 악마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 말이다.”

“아, 예. 지금 타냐트는 타니아의 단전에 묶여 있는 중입니다.”


루안은 어떤 식으로 타냐트를 통제하고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2월의 마지막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아휴, 무슨 놈에 시간이 이렇게 빠른지 ㅋㅋㅋ

벌써 완연한 봄이 시작되네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래요 ㅎㅎ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_^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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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7 이루크
    작성일
    21.02.22 18:54
    No. 1

    작가님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추천드려요!
    이번 한주도 화이팅 하시고 기온이 다시 내려간다고 하니 건강 유의 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1.02.23 15:32
    No. 2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갓루크님! ^_^ 어휴, 날씨가 참 들쭉날쭉해요 ㅠㅠ 이루크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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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제173화 : 재룡과의 대화 +2 21.02.23 206 7 12쪽
» 제172화 : 재룡을 만나다 +2 21.02.22 204 7 12쪽
200 제171화 : 국경에 다다라서 +2 21.02.19 204 7 11쪽
199 제170화 : 발표 +2 21.02.18 210 7 12쪽
198 제169화 : 수장의 귀족 +2 21.02.17 209 7 12쪽
197 제168화 : 등극 +2 21.02.16 205 7 13쪽
196 제167화 : 다시 겨레로 +2 21.02.15 205 7 13쪽
195 제166화 : 자각 +2 21.02.11 201 7 13쪽
194 제165화 : 처단 +2 21.02.10 197 8 11쪽
193 제164화 : 공략법 +2 21.02.09 199 7 10쪽
192 제163화 : 무적 +2 21.02.08 194 7 12쪽
191 제162화 : 조우 +2 21.02.05 195 8 12쪽
190 제161화 : 다가온다. +4 21.02.03 196 9 12쪽
189 제160화 : 군사지역 +4 21.02.02 209 8 13쪽
188 제159화 : 소식 +4 21.02.01 202 9 13쪽
187 제158화 : 그닐 +4 21.01.29 195 9 12쪽
186 제157화 : 붕페의 무기 +4 21.01.28 206 9 12쪽
185 제156화 : 마족의 출현 +4 21.01.27 216 10 12쪽
184 제155화 : 새로운 마스터 +4 21.01.26 208 9 14쪽
183 제154화 : 마물을 막아내라 +4 21.01.25 210 9 11쪽
182 제153화 : 모드시의 위기 +4 21.01.22 210 9 13쪽
181 제152화 : 다시 찾은 모드시 +4 21.01.21 206 9 13쪽
180 제151화 : 안나의 행방 +4 21.01.20 206 9 14쪽
179 제150화 : 마스터 +4 21.01.19 216 9 15쪽
178 제149화 : 4년 +4 21.01.18 207 9 16쪽
177 제148화 : 다시, 세상으로 +4 21.01.15 207 9 12쪽
176 외전 : 재룡의 다른 이름 - 6 [완] +2 21.01.13 197 9 14쪽
175 외전 : 재룡의 다른 이름 - 5 +4 21.01.11 215 8 12쪽
174 외전 : 재룡의 다른 이름 - 4 +4 21.01.08 225 7 13쪽
173 외전 : 재룡의 다른 이름 - 3 +4 21.01.07 199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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