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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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웅곰
작품등록일 :
2012.11.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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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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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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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나는 검이다. - 2

DUMMY

낡은 검은 고민에 빠졌다.

자신은 나무꾼이었고 나무를 해서 돈을 벌어 먹고살았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모습이 검이 되었으니 나무를 어떻게 마을을 가지고 가서 팔지 고민해야만 했다.

"검이 되었으니 안 먹어도 되는 건가? 확실히 배고픈 기분은 안 들어. 그보다 사람들이 이런 내 모습을 보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 후후후."

낡은 검은 오래 고민하지도 않고 뱀처럼 슬금슬금 기어서 산에서 내려왔다.

그냥 하늘을 날아서 빠르게 갈 수도 있지만 기어가는 편을 택한 태평한 낡은 검이었다.


* * *


마을에 도착한 낡은 검은 본능적으로 대장간에 갔다.

이상하게 화로주변의 열기가 마치 온천에 들어간 것 마냥 편안하게 느껴지는 낡은 검이었다.

낡은 검은 화로 근처에서 태평하게 열기를 쐬고 있었다.

이때 낡은 검을 본 대장장이는 슬쩍 집어들며

"이 고철은 뭐지?"

라고 말하고 녹여 쓰려는 듯 도기에 담아서 화로 속에 넣었다.

낡은 검은 순간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화로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자 온몸이 나른해지는 것이 너무도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서 그냥 화로 속에 누워 있기로 했다.

한참 후에 대장장이가 붉게 달아오르긴 했지만, 아직도 녹지 않은 낡은 검을 보고 신기해했다.

한 시간 후 밥을 먹고 돌아와도 전혀 안 녹아 있는 낡은 검을 본 대장장이는 화로에서 꺼내서는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

"흠, 상당히 좋은 철인가 보군. 내가 가진 화로로는 안 녹는 건가. 이 상태로 다듬어나 볼까?"

대장장이는 낡은 검을 쇠 받침대 위에 올려두고 망치로 뚜드리기 시작했다.

낡은 검은 순간 망치에 뚜들겨 맞는 걸 두려워해서 피할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망치에 허리를 타격받자 생각이 변했다.

"으읔~ 시원해. 기분 좋아. 뼈마디가 쫙 펴지는 기분이야.~"

대장장이는 철 뚜드리는 소리에 낡은 검의 소리는 듣지 못했다. 아무튼, 열심히 낡은 검을 뚜드려서 멋지게 피고 화로에 넣어 달구고 다시 꺼내 안마(?)를 해주면서 칼날을 꾸며(?)주었다.


* * *


대장장이는 낡은 검을 새롭게 뚜드려 곧게 펴주고 마지막으로 칼날을 갈아주고 있었다.

낡은 검은 자기 칼날이 갈리는 기분이 너무도 시원해서 마치 몸을 뜨거운 물에 불리고 때를 밀리는 기분과 같았다.

그냥 자신의 몸(?)을 대장장이의 능숙한 손에 맡겼다.

어떤 의미에서 낡은 검은 황홀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옹~ 이 아저씨 손놀림 장난이 아니야. 역시 수십 년간 검을 다뤄본 솜씨야. 아호~ 기분 좋아."

대장장이 : "귀가 이상한가. 뭔가 헛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칼 가는 소린가?"

"아옹~ 아옹~ 미치겠어~ 나 드디어 진정한 여자. 아니 진정한 검이 되는 것 같아."

오늘 낡은 검은 어른의 세상에 들어섰다. 이제 성인검이라는 소리다.


* * *


대장장이는 낡은 검.

아니 이제 낡은 검이라고 표현하긴 무리가 있는 새 검이었다.

아무튼, 새 검을 살살 휘둘러 보고 칼날도 살며시 만져보며 자신이 다듬은 칼을 감상했다.

대장장이 : "음. 정말 좋은 검이군. 단단하고 유연하며 아름답기까지 해. 팔기 아까울 정도야. 그보다 이런 검이 나한테 있었다니 정말 운이 좋군. 그보다 손잡이 부분에 어떤 걸 끼워야 좋을까. 좋은 검이니까. 좀 멋진 손잡이를 주문해야겠어."

대장장이는 새 검을 천으로 둘둘 감았다. 새 검은 옷을 입는 기분 같아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대장장이는 나무조각품을 만드는 사람에게 가서 검 손잡이와 검집을 주문했다.

새 검의 크기에 맞는 검집과 손잡이를 만들어야 했으니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천에서 새 검을 꺼내 조각가에게 보여주었다.

조각가 : "아따거 따가워. 이거 날카롭구먼. 탄력도 좋고. 자네답지 않게 명검을 만들어 낸 것 같은데? 빛깔도 자네가 흔하게 만드는 고철과는 좀 다르군. 좋은 철이라도 들어와 간만에 신경 쓰며 만든 건가?"

대장장이 : "뭐 그런 셈이지."

"이 정도 검이라면 나도 신경 좀 써서 만들어야 하겠군."

"최고급 나무를 사용해서 만들어 주게."

"그러지. 물론 값이 좀 비싸."

"이 검은 분명히 값나가는 검이니까. 어울리는 손잡이와 검집이 있어야겠지."


* * *


다시금 대장간으로 돌아온 대장장이는 새 검을 이리저리 바라보며 감탄했다.

새 검은 자신의 나체(?)를 이리저리 살피는 대장장이의 뜨거운 눈길이 부끄러우면서도 싫지는 않았다.

아니 즐겼다!

지금까지 자신을 어떻게 할까? 나름 기대했던 새 검이 이제 더는 뭘 할 것 같지 않고 방치만 할 것 같아서 새 검은 말했다.

"아저씨."

"음? 무슨 소리지?"

대장장이가 소리가 들려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주변엔 아무것도 없었다.

"저예요. 아저씨가 손에 든 검!"

새 검은 이렇게 말하고 대장장이의 손에서 벗어나 대장장이 앞에서 뱀처럼 몸을 말아서 이야기했다.

대장장이 : "뜨헉?! 뭐야??"

"뭐 살아 있는 검이죠."

"하하하. 내가 정신이 이상한 건가?"

"그런 거 아니에요. 난 살아있는 검이랍니다."

새 검이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였다.

대장장이 :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람! 아니 그보다. 이거 엄청난 돈을 벌겠는데."

"헐~ 절 팔아 버릴 셈이에요?"

"그래. 널 팔면 난 대장장이 안 해도 될지도 모르잖아?"

"뿌잉~ 너무 해~ 난 아저씨 맘에 들었는데."

"하하하. 말하는 게 꼭 여자 같군."

"전 여자랍니다. 호호호." , '사실 남자였지만 굳이 확인할 방법은 없을 테니 내 맘대로 해야지.'

"여자 검이라. 어쩌다 이런 몸이 된 거야?"

"저도 잘 몰라요. 이제 막 태어났으니까요. 아저씨가 잘 만들어 주셨으니 아빠라고 불러야 할까요?"

"아빠?? 하하하 재밌군. 내가 헛것을 보는 건 아니겠지. 이런 대낮에?"

"아니에요. 제가 찔러서 확인시켜 줄까요?"

"아니야. 그럴 필요는 없어. 살다 보니 별 희한한 일도 생기는군 하하하."


* * *


새 검은 며칠 동안 이 대장간에서 주로 화로 안에서 몸을 달구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대장장이 아빠(?)를 위해서 직접 검을 만들어주는 것도 도와주었다.

몸을 말아서 쇠를 잡아주거나. 고철을 적당하게 잘라주거나. 칼을 갈아주는 일등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요리도 해주기까지 했다.

새 검이 만들어준 밥을 먹으며 대장장이가 새 검에 질문했다.

"넌 뭘 먹니?"

"몰라요."

"어쩌면 화로의 열기를 먹는 걸 수도 있겠네."

"음 확실히 불에 들어가면 기운이 솟는 기분도 들어요."

"지금 보니까 팔긴 좀 아깝기도 하구나."

"그렇죠? 팔지 마세요."

"그래도 세상에 이런 신기한 검이 어디에 있겠느냐? 큰 도시에 가면 분명히 엄청난 값을 받을 수 있을 거야."

"뿌우~ 너무 해."

"미안하구나."

"뭐 어쩔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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