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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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웅곰
작품등록일 :
2012.11.19 10:44
최근연재일 :
2013.01.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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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2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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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나는 검이다. - 9

DUMMY

애검은 아랑검을 잡고 초심으로 돌아가 검술 수련을 시작했다.

아랑검이 흐느끼며 앙칼진 소리를 하는 것이 거슬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랑검은 흠잡을 때 없는 명검이었다.

수련을 한다면 이런검을 들고 수련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애검은 잘 알고 있었다.

아랑 : "이봐. 좀 더 어깨에 힘을 빼고 휘둘러. 그래야 기분이 좋단 말이야."

애검 : "네가 너 기분 좋아하라고 휘둘러 주는 줄 알아?"

"뿌잉~ 넘해. 이왕 휘둘러 줄 거면 기분 좋게 해주지."

"그보다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간 건 어떻게 안 거야?"

"그냥 휘둘리는 기분이 별로라서 알 수 있었어."

이때 애검은 생각했다. '잠깐만. 아랑이는 알게 모르게 내 자세를 지도해주는 걸지도 몰라. 애검이 기분 좋게 휘둘린다는 건 어쩌면 정확한 자세로 가는 지름길일지도 몰라.'

애검은 아랑이 지적한 대로 어깨에 힘을 빼고 휘둘렀다.

[ 휘잉~ ]

아랑 : "좀 낳네. 그보다. 손을 좀 더 펴야지. 너무 힘을 빼서 손목까지 늘어져 버렸잖아."

애검 : "너 감각도 좋다. 그런 것도 알고."

"그리고 허공에 휘두르지 말고 나무라도 베어봐. 이왕 휘둘러 줄 거면 뭔가 베어 버리는 맛이 있으면 더 좋잖아?"

"알았어. 네 말대로 해볼게."

애검은 아랑이 말한 대로 나무를 휘둘렀다.

실력이 있으니 나무 정도는 쉽게 베어버렸다.

아랑 : "좀 더 허리를 사용해야지. 그리고 억지로 힘으로 휘두르지 않아도 정확하게 베기만 하면 더 편하게 나무를 벨 수 있어. 정확한 기울기로 휘둘러야 아주 작은 힘으로도 나무를 벨 수 있고 그렇게 잘라야 나 역시 편안하면서 좀 더 기분이 좋아질 수 있거든."

애검 : "하하하. 하하하."

"왜 웃어?"

"넌 정말 엄청난 검이야. 지금 넌 나에게 엄청난 걸 가르치는 걸 모르는 거야?"

"내가 뭘 가르친다는 거야?"

"아. 몰라도 상관없어. 좋아. 네가 뿅갈 정도로 휘둘러 보겠어."

"정말?!!"

"그래. 널 기분 좋게 해주는 게 내가 강해지는 지름길이란 걸 알았거든."


* * *


애검 : "아아~"

애검은 스스로 자신이 한 일에 감탄하고 있었다.

아랑 : "음. 잘했어. 이번 건 꾀 느낌이 있었어."

"나도 느꼈어. 검 끝으로 이런 느낌을 받은 거 처음이야."

"그보다 좀 쉬었다 하자. 너 힘을 너무 뺐어. 이 상태로는 계속해도 잘 안 될 거야. 실제로 몸 상태가 간당간당할 때 자기도 모르게 가장 잘 휘두르게 되거든."

"그런 거야?"

"응. 그보다. 나 오늘 너무 느껴버려서 이젠 좀 쉬고 싶어. 어디 불 좀 피워줘. 모닥불 속에서 낮잠이라도 자고 싶거든."


* * *


애검이 힘을 쪽 빼고 단잠에 빠져 있을 때였다.

산적들이 포기하지 않고 애검의 뒤를 밟아 기습하려고 했었다.

산적들의 살기를 느낀 아랑은 산적들이 자신들이 죽는지도 모른 체 죽여 버렸다.

아랑검은 기검을 만들어내 그것을 이기어검술로 날린 것이다.

기를 극도로 숨겨서 날린 어기검이었기에 산적 중 누구도 자신이 베인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썰려 죽었다.

그중에 한 놈은 아랑검의 어기검을 피한 산적이 있었다.

그 사내는 갑자기 넙죽 절을 하며 말했다.

"절 거두어 주십시오. 당신의 제자만 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 * *


애검이 오랜만에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눈앞에는 아랑검을 열심히 주물러 준 산적두목의 모습이 보였다.

애검 : "너 여기엔 언제 온 거야?"

산적두목 : "아 일어나셨군요 누님."

"누님? 무슨 소리지?"

"한 사부님을 모시는 남매 아닙니까."

"사부?"

아랑 : "이 녀석 내 제자가 된다면서 뭐든지 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렇게 안마받고 있어. 헤헤헤."

애검 : "잘됐네. 거점을 점령하려면 사병이 필요하던 참이었으니까."

산적두목 : "거점?? 설마 제 부하들로 어디 마을이라도 점령할 생각인가요?"

"부하가 몇 명이야?"

"산채에 있는 놈들까지 다 합쳐봐야 200명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바로 전에 사부님의 손에 정예부하들도 잃었는데."

"음 일단 다른 산적들을 쳐서 수를 늘려야겠군."

"누님은 설마 병력을 모아서 거병이라도 할 생각인가요?"

"당연하지. 이런 혼란기에 거병해야만 성공할 수 있으니까."

"음 멋지군요. 사부님이 있다면야. 백만대군도 안 무서울 것 같으니까요. 그럼 일단 서쪽으로 가시죠. 그곳에 그동안 저와 산길을 두고 싸운 산적 무리가 있거든요."

"나 역시 서쪽으로 갈 생각이야. 서쪽에 시작하기에 좋은 작은 귀곡성이 있으니까."

"귀곡성은 얼마 전 용병단에 함락당했다는 소문이 있었죠."


* * *


작전 설명회 참가자 아랑, 애검, 왕적산(산적두목)

왕적산 : "우리 첩보원 정보에 의하면 귀곡성에는 약 1만 2천 병력이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 용병단은 2천 정도에 불과하며 나머지 1만은 함락 전 귀곡성에 있던 병력과 징병한 지 얼마 안 되는 신병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직까진 용병단이 1만의 군사를 확실하게 지휘한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작전은 적의 관청을 급습하여 주요 인물들만 죽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 병력 200은 귀곡성 관청과 가장 가까운 북문 쪽에 대기합니다. 저와 누님 사부님 셋이서 관청에 잠입하여 지휘자를 죽인 후 바로 북문을 열어 우리 군을 이끌고 속전속결로 관청을 지배하여 적 1만 병사들을 피해 없이 흡수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밤이 되자 작전을 시작했다.

아랑과 애검 적산은 선두에서 북문 밖에 있을지 모르는 초병들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초병은 없었다.

성문을 지키는 병사은 많았지만 크게 신경 쓸만한 내공을 소유한 병사는 없었다.

급조한 병사들이니 아마 대부분 일반 무사 급도 되지 않는 일반인 정도일 것이다.

셋은 신경 쓸 필요도 없이 성문을 넘었다.

관청을 지키는 병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관청 내부에 들어가자 용병단으로 보이는 실력자들이 보였다.

대부분 중수 정도의 실력자들이었으며 가끔 고수들도 더러 보였다.

그리고 멀리 가장 높은 층에 초고수들이 더러 모여 있는 층도 보였다.

굳이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2층으로 뛰어들어 전투를 시작했다.

싸우려고 억눌렀던 내공이 발산되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고수들이 기를 감지하고 아랑이 있는 곳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분명히 고수급의 무사들이었지만 아랑검의 어검기에 힘도 못 쓰고 수십 명씩 잘려나갔다.

왕적산 : "세상에. 이렇게 간단히 쓰러트리다니. 마치 바람에 벼 쓰러지는 것 같군."

* * *

한편, 건물 상층부의 적 지휘부

대장 : "음? 우리 편 수하들이 급격하게 수가 줄어든다."

2인자 : "적은 고수인가?"

3인자 : "뭔가 이상하다. 도망치자. 우리 수하들도 실력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히 수십 명씩 죽어가는 걸 보면 보통 놈이 아니야. 도망쳐야 해."

대장 : "흥! 그래 봐야 2명이다.(아랑검은 감지 못함) 우리도 합세하여 죽인다. 감히 우리를 우습게 보고 단 두 놈 침입이라니."

* * *

3층 아랑검 일행 쪽

왕적산 : "위층에 있던 놈들이 합세하려고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후퇴하여 적을 유인하여 각개격파하는 게 좋을듯합니다."

애검 : "확실히 이곳에서 수하들과 놈들을 함께 상대하는 건 무리가 있어."

아랑 : "그러면 둘이서만 도망쳐. 난 여기에 남아서 이놈들 썰면서 놀고 싶거든."

애검 : "음. 넌 강하기도 하고 몸이 쇠니까 죽진 않겠지. 그럼 우리 둘만 간다."

* * *

적 지휘부

대장 : "놈들이 도망치는군."

2인자 : "쫓지 말죠. 각개격파 당할 수 있습니다."

대장 : "아니야. 적은 둘뿐이고 더군다나 내공 수준도 그렇게 무서운 놈들이 아니야. 한 놈은 초절정고수 다른 한 명은 우리와 같은 초고수 정도의 실력이 분명해. 아마 우리 부하들을 서둘러 죽이려고 내력 소모가 심했을 거야. 아마도 우리 부하들을 죽이고 빠지는 전략으로 들어왔다. 우리가 나서니까 도망치는 게 분명할 거야. 전력으로 쫓아서 놈들을 제거한다!"

3인자 : "그보다. 이상하군요. 분명히 우리 쪽에 남은 적이 없는데 3층에서 계속해서 우리 부하들이 죽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대장 : "뭔가 사술이라고 부리고 간 건가? 일단 3층으로 가자."

* * *

3층

[ 솨아아아아악~ ]

어검기 하나가 새처럼 날면서 복도에 있는 수십 명의 고수를 베어버리고 날아갔다.

어찌나 강력한 검기인지 검강으로 막아도 어검기의 위력이 줄어들지 않고 복도 끝까지 날아갔다.

마침 복도 끝에 도착한 대장이 날아오는 어검기를 보고 검에 검강을 극도로 올려 쳐냈다.

[ 콰앙! ]

쇠 부서지는 굉음과 대장이 든 검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3인자 : "이거. 위험합니다. 이 정도 어검기라면, 화경의 고수일 수도 있습니다."

대장 : "그보다. 적은 어디에 있는 거야! 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거야!"

2인자 : "살수라면 내력을 극한으로 억누르면서도 무공을 쓸 수 있죠."

대장 : "살수가 이런 대규모 살상력이 있다는 건 말이 안되!"

이때 대장 앞에 공중에 떠서 검 혼자 움직이는 아랑검을 발견했다.

대장 : "저건 뭐야?! 검이 혼자서 움직여?"

2인자 : "설마. 이기어검술!"

대장 : "이기어검술!?? 그렇다면 적은 화경보다 더욱 강한 현경의 고수란 말인가? 큰일이다 도망쳐야 해!"

아랑검은 다시 한 번 어검기를 날렸다.

2인자가 어검기를 막으려고 했지만 어검기가 빠르게 선회하며 2인자의 목을 베어버리고 계속하여 대장의 목도 베어 버렸다.

3인자는 자기보다. 앞쪽으로 날아간 어검기가 180도 틀어서 다시 자신에게 날아오는 모습을 보고 기겁하여 검에 자신이 낼 수 있는 검강을 만들어내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휘두르는 것보다 더 빠르게 어검기가 선회하는 것이 아닌가.

3인자 : '무슨 말도 안 되는 어검기란 말인가. 어검기의 이동이 어찌 이렇게 자유롭단 말인가.'

3인자는 죽기 전 감탄과 공포가 섞인 상태로 몸이 반 토막 나서 죽었다.

도망쳤던 애검과 왕적산은 적 지휘부가 순식간에 죽은 것을 느끼곤 이내 다시 방향을 바꿔 아랑검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후에 관청에 있는 적들을 죽이고 700여 명은 투항했다.


* * *


힘에 의한 투항. 그리고 그들로 성을 통치해야 하기 때문에 충성도가 의심 가는 상황이긴 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애검일행은 이런 식으로 성을 지배하고 유지해야만 했다.

귀곡성 관청

애검 : "장수가 부족해. 그나마 믿을만한 녀석은 왕적산뿐이잖아?"

왕적산 : "그나마 믿을 만하다니요. 그래도 아우인데."

"얼마 전까지 산적이었던 놈이면서. 당장은 군기를 강화해서 군사들을 조여매야지. 안 그러면 분명히 탈이 날 거야. 그리고 내정에 신경 써서 그나마 이곳 백성이 날 조금은 성군으로 받아들이게 해야지. 내가 여자라서 무시하는 경향이 있을 거야. 그럼 순찰이라도 해서 민심을 조금이라도 얻으러 나가야지. 아직은 만 명이나 되는 군사를 쓸모없으니까 적당히 2천만 추려서 남기고 나머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 징병 된 놈들일 태니까 굳이 남겠다는 놈들만 남기면 될 거야. 특히 투항한 700여 명은 실력이 좋으니까 때려죽여서도 군대에 남겨놔. 왕적산은 대장군으로 임명할게."

"대장군인데 만 명도 안 되는 병사뿐이라니. 하하."

"뭐 그런 거지. 일단 귀곡성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여유가 되면 쓸만한 인재를 모아야지."


* * *


귀곡성 내정 총관의 귀곡성 민심 얻기 계획

총관 : "귀곡성에는 고질적인 악덕 상인의 문제가 있습니다. 전에 이곳을 지배했던 산적들도 그 상인들을 어쩌지 못했는데. 그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귀곡성의 식량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이것 때문에 그 상인들은 무서움 없이 귀곡성에서 악덕을 떨치고 있습니다. 백성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들의 독점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처지인 거죠."

애검 : "죽이면 백성이 좋아하겠네."

"그건 아니죠. 당장은 좋아들 하겠지만, 그로 말미암아 식량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성주님을 원망하겠죠."

"그놈들 잡아서 죽여. 그리고 식량문제는 내가 해결해볼게."

"아. 알았습니다."

"다른 건 없어?"

"제가 이것저것 문젯거리가 되는 것들을 모아봤습니다. 이걸 읽어 보시지요."

"다 승낙할 테니까. 전부 해. 할아버지는 딱히 나빠 보이지 않으니까."

"아. 알았습니다."


* * *


애검 : "식량문제를 가장 확실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 우리 성 바로 아래쪽에 있는 수평성을 점령하는 거야."

왕적산 : "하하하. 참 쉽게 말하는군요."

"우리에겐 아랑검이 있잖아. 군대를 출정하기 앞서서 아랑검 너 혼자 수평성으로 가서 병사로 보이는 적들은 계속 죽여. 넌 내가 생각해볼 때 죽을 일이 없어. 육체가 전부 쇳덩이고 사람과 비교하면 크기도 작아서 공격당할 일도 거의 없고 설령 공격을 당해도 상처하나 안 날 것 같으니까. 더군다나. 그 끝도 모르는 실력."

아랑 : "흠. 알았어. 사람이나 원 없이 베어버리고 올게."

애검 : "일반인은 죽이지 마. 병사들만 죽이는 거야."

"알았어. 그럼 지금 가면 돼?"

"응."

아랑검은 창가로 가서는 하늘을 날아 수평성으로 향했다.


* * *


수평성군 훈련장

아랑검은 훈련장 상공에서 바로 훈련장으로 내려왔다.

아직 경계심이 없을 때 공격하는 편이 쉽게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아랑은 기검 세 자루를 만들어 냈다.

총 네 자루의 검이 된 아랑은 탄환 같은 검기를 쏘아댔다.

마치 소나기처럼 하늘에서 검기의 소나기가 훈련장으로 떨어졌다.

각각의 검기들은 정확하게 병사들의 머리통을 박살 내 버렸다.

중수급 무사들 3천 명 중에 고작 100명만 살아남았다. 그 이하 병사들은 자신이 죽는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죽었다.

한순간에 훈련장에 있던 2만 병사가 다 죽어버렸다.

살아남은 병사는 중수급 100명과 고수급 40여명 초고수 3명 그리고 화경 1명이 있었다.

훈련장에 있는 화경의 고수는 여인이었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고 입은 옷이나 치장을 보건대 매우 색기가 넘치는 여인이었다.

화경 여자 : '뭐지?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순식간에 수천 명이 죽었다. 아니야. 훈련소에 있는 거의 모든 병사가 전멸했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화경 여자를 비롯하여 43명의 고수 무사들이 서둘러 훈련장으로 나갔고 그곳엔 2만 명의 파손된 시체에서 흘러나온 피로 물든 지옥과 같은 광경이 있었다.

초고수1 : "총관님. 이게 무슨."

초고수2 : "위험합니다. 이 정도 실력이라면 우리가 전부 덤벼도 이길 수 없을 겁니다. 도망쳐야 합니다."

화경 여자 : "도망이라니. 그 무슨 소립니까! 설령 죽어도 싸워야 합니다. 누군진 모르지만, 이 정도 기술을 사용했다면 내공소모도 엄청날 겁니다. 설령 우리가 죽어도 상대해야만 합니다."

때마침 아랑검이 이쪽으로 날아왔다.

화경 여자 : "검?"

아랑검에서 어검기가 발사되었고 이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기겁하며 어검기를 피하기 시작했다.

화경 여자 : "이것은. 이기어검술! 맙소사 현경의 고수란 말인가?"

화경 여자는 자신에게 날아든 세 개의 어검기를 피하는 데 정신이 없었다.

화경 여자 : '이기어검술로 던져진 검에서 어검기라니. 이 무슨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무공이란 말인가. 이런 것이 가능한 사람이 존재한단 말인가?'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자기 양옆에 있는 동료가 전부 찢어져 죽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사내를 보고 화경 여자를 절규하며 소리쳤다.

"오라버니!!"

화경 여자의 이 짧은 눈을 돌림으로 생겨난 틈으로 아랑검의 어검기가 화경 여자의 목으로 날아들었다.

분명 날카로운 어검기였는데. 신기하게도 화경 여자의 목을 때려 기절만 시켰다.

아랑검도 남자여서 예쁜 여자를 보니 바로 죽이기가 아까웠던 모양이다.

기절한 여자에게 아랑검은 천천히 접근해서는 음흉하게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며칠 후 애검이 2천의 병사를 이끌고 수평성을 함락하러 갔을 때 수평성에는 병사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 * *


수평성 북쪽 상원성 관청

상원성주 : "수평성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군벌에 점령당했더군. 애검이라는 여인이라고 하더군. 산적일당을 이끌고 작은 귀곡성을 지배하고는 얼마 안 되어 수평성을 함락했다고 하더군."

부하 :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수평성에 병력은 대부분 중수급 이상으로 3만이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장군이 화경의 고수라고 들었는데. 종적을 알 수 없게 그 많은 병력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도대체 무엇에 죽은 거란 말인가?"

"뭔가 사악한 사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요? 역사를 돌아보면 악랄하며 강력한 사술을 부릴 줄 아는 자들이 천하를 지배하려고 세상을 피로 뒤덮은 적이 적지 않고 있으니까요."

"마음에 걸려. 수평성이 귀신에 홀린 듯 함락당했다는 사실이. 또한, 그다음 목표는 당연히 우리가 될 거 아닌가?"


* * *


수평성 감옥

애검 : "이 여자가 정말 화경의 고수란 말이죠?"

아랑 : "실력이 괜찮았어. 죽이긴 아까워서 살려뒀지."

애검은 쇠사슬에 휘감겨 있는 여자에게 걸어가선 말했다.

"우리 편이 될 생각은 없어?"

여자 : "원수를 도울 순 없지. 죽여라."

애검 : "어쩌지. 역시 죽여야 하나?"

아랑 : "아까워. 우리는 특히나 인재가 없잖아."

"자신이 싫어하는데. 어찌해볼 방법이 없잖아?"

여자 : "그보다. 저 검은 도대체 무슨 요물이지. 처음엔 어떤 고수가 날린 이기어검인줄 알았는데.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건 물론이고 어검기에 이기어기검까지 날리더군. 상상하기도 무서운 무공을 상대했지. 우리 정예병들은 그냥 파도에 쓸려가는 모래알이더군."

아랑 : "내 정체를 알려주면 우리 편이 되어줄 거야?"

애검 : "흐음. 내가 좀 고문 좀 해봐야지."

아랑 : "이 정도 고수가 고문 좀 한다고 널 따르겠어? 그리고 너보다 강하다. 조심해."

"어차피 죽이기 전에 이것저것 해보면 좋잖아."


* * *


상원성 전투작전회의실

왕적산 : "그동안 인물 등용에 힘을쓴 결과 고수급 무사 300여 명 등용하였습니다. 애검님이 마음엔 안들만 한 산적출신들이요. 우리 군은 바탕이 산적이었기에 아무래도 산적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아 앞으로도 산적 출신 중에 우리 군에 등용되려는 자들은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반면에 민심이 나빠지며 일반 무사들은 우리 군을 무적건 싫어하게 됐습니다.

초고수들도 몇 등용되었습니다.

남쪽 산적 두목 남적산, 동적산, 북적산 서적산 이렇게 네 명의 초고수 네 명도 편입하여 우리 군의 사기와 전투력이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애검님이 수평성에서 잡은 화경의 고수 소호녀(狐 : 여우 호)도 우리 편에 합류했습니다.

상원성의 병력은 정규군 18만 예비군 45만 중수급 정예병 1만 2천 고수급 1천2백 초고수급 80여 명 초절정고수 7명 화경 2명

그리고 현경의 고수 1명으로 우리로서는 너무도 위협적인 군세입니다.

참고로 우리 군세는 정규병 3만 중수급 120 고수급 24 초고수 5 초절정 1 화경 1 그리고 현경 1명

같은 현경의 고수라도 아랑님은 검이기 때문에 월등히 유리할 겁니다. 어떻게든 적 현경 고수를 끌어내어 죽일 수만 있다면 우리 군에게 승기는 있을 겁니다.


* * *


애검은 오늘도 아랑검을 들고 수련 중이었다.

아랑검은 애검의 손에 이끌리며 쾌감만 느꼈다.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쾌감 그것도 모자라 좀 더 쾌감을 느낄 수 있게 아주 작은 실수도 아랑검이 애검에게 지적하여 고쳐갔기에 애검의 검술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아랑 : "애검. 눈을 감고 몸에 힘을 빼 봐."

애검 : "왜?"

"내가 어떻게 움직이는 게 좋은지 알려줄게. 힘을 빼고 있으면 내가 움직일 태니까 내 움직임을 잘 느끼고 잘 기억해둬."

"음. 확실히 이렇게 하면 좀 더 잘 배울 수 있겠네."

애검은 몸에 힘을 뺐다.

아랑검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멋대로 움직이는 검에 자신의 움직임을 맞춰야 하는 애검은 어정쩡한 듯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그리고 단순히 아랑검에게 끌려가는 수준이 아니라 점점 아랑검의 의지가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애검 : '어라라. 내 몸이 거의 지배당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오히려 잘됐어 이렇게 되니까 아랑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되니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애검은 아랑의 지배를 받으며 아랑검을 휘둘렀다.

처음엔 잘 몰랐지만, 점점 아랑검의 움직임을 느낄수록 그 움직임에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애검 : '정말로 경이롭다. 이렇게 자연스럽고 힘들이지 않고 완벽하게 검을 휘두르다니. 이것이 60년 동안 검만 휘두른 사람의 솜씨구나. 나였다면 이 정도까지 수련을 못했을 거야. 정말 대단하다. 단지 느끼는 것만으로도 뭐라 표현할 수가 없이 대단해.'

이때 문뜩 애검의 전신에서 빛이 발산되기 시작했다.

애검은 이미 아랑의 움직임에 취해 반쯤 정신이 없어 자신 몸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반면에 아랑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뜨거운 기운이 자신의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아랑 : "허헉! 허헉! 뭐지. 뭔가 엄청난 게 내 몸으로 흘러들어와 애검이가 어떻게 된 거지? 이 기분은 지금까지 전혀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야. 전에 황제에게 잡혔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기운이 내 몸에 들어오고 있어. 이 느낌은. 이 느낌은. 가버려! 한없이 가버려! 내 몸에. 내 몸에. 아악! 이 느낌은 나. 내 몸속에 아기가 생겨버려 나 임신해버려!"

애검의 전신에서 금빛이 번쩍이며 터져나갔다.

이내 빛이 사라지고 애검은 나체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또한, 모습도 조금 변해 있었다.

좀 더 여성스러워졌으며 아름다워졌다.

온몸의 굴곡이 더욱더 부드러워졌으며 온몸의 모난 부분들이 전부 사라져 완벽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화경이 왜 화경인지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애검은 낡은 모습을 벗어 버리고 한 송이 꽃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리고 아랑검의 모습도 괴이하게 변했다.

마치 임신한 것처럼 배가 불룩 해저 버렸기 때문이다.

아랑 : "배가. 배가. 가득하였어. 아기가. 아기가 만들어져 버렸어. 아악. 나온다. 이제 아기가 나온다. 꺄악!"

아랑의 검 끝에서 엄청난 빛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내 아랑의 불룩해진 배가 홀쭉해지며 무언가가 검 끝에서 튀어나왔다.

[ 피융~ ]

튀어나온 것은 검이었다.

아기검 : "엄마~" 라고 외치며 아랑에게 기어 와서는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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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검이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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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나는 검이다. - 20 완결 13.01.22 1,448 4 38쪽
19 나는 검이다. - 19 13.01.19 816 4 17쪽
18 나는 검이다. - 18 13.01.17 680 4 30쪽
17 나는 검이다. - 17 13.01.12 862 7 38쪽
16 나는 검이다. - 16 13.01.10 681 4 55쪽
15 나는 검이다. - 15 12.12.16 712 4 11쪽
14 나는 검이다. - 14 12.12.16 744 3 12쪽
13 나는 검이다. - 13 12.11.19 710 15 12쪽
12 나는 검이다. - 12 12.11.19 782 5 12쪽
11 나는 검이다. - 11 12.10.18 963 5 22쪽
10 나는 검이다. - 10 12.10.18 1,204 10 27쪽
» 나는 검이다. - 9 12.09.21 935 8 23쪽
8 나는 검이다. - 8 12.09.21 1,228 8 12쪽
7 나는 검이다. - 7 12.08.26 1,782 10 8쪽
6 나는 검이다. - 6 +2 12.08.25 1,663 12 8쪽
5 나는 검이다. - 5 12.08.25 1,800 14 7쪽
4 나는 검이다. - 4 12.08.25 2,151 19 7쪽
3 나는 검이다. - 3 +1 12.08.24 3,058 21 8쪽
2 나는 검이다. - 2 +1 12.08.24 4,665 28 7쪽
1 나는 검이다. - 1 +2 12.08.24 7,768 3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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