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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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웅곰
작품등록일 :
2012.11.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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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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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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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쪽

나는 검이다. - 20 완결

DUMMY

"10배의 이자를 준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데."

아랑검은 환타에게 질문했고 환타가 대답했다.

"모든 사람의 돈이 동시에 올라가면 결국 모두의 돈의 값어치가 그대로인 것과 같죠. 이건 어디까지나 사람들에게 수입에 대한 보고를 강요하기 위한 편법이에요. 사실 이건 말도 안 되는 법이에요. 조만간 이 법에 단점을 간파하고 돈을 버려는 장사꾼들이 생겨날 거예요. 그들이 나타나기 전에 재정법은 또 한 번 바뀌게 될 거예요."

"궁금해서 물어보려다 너무 복잡하게 대답하니까 더는 물어보질 못하겠네."

"호호호."


* * *


황궁 대청

대장군 : "전쟁이라고 하셨습니까? 지금 이런 상황에 전쟁이라니…. 무슨 터무니 없는 소립니까? 오랜 횡포로 백성이 병들고 먹을 것이 없는 마당에 전쟁이라고요?"

환타 : "왜 이렇게 먹고 살기 어려워졌는지 그 근본 원인은 인구가 너무 많아서입니다."

"?? 사람이 많아졌으니 일부러 전쟁을 일으켜 줄이기라도 하겠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하십니까?"

"그럼 전쟁하지 말고 그냥 적당히 골라서 죽일까요?"

"어찌 그런 잔인한 말을 하십니까?"

"아랑국은 그동안 아랑검의 힘만 의지하여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 때문에 나라의 인구는 늘어갔지만, 농업은 그에 비해 별로 늘지 않았죠. 누가 보더라도 단순히 사람이 많아져서 생겨난 난입니다. 당신들은 이 반란이 마치 황족들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보겠지만 사실 근본 원인은 인구증가가 원인입니다. 나라의 흥망성쇠는 필연적으로 인구증가와 맞물리죠. 이쯤에서 인구가 확 줄어야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의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것이죠."

"세상에…. 어찌 그럴 수가…."

"나라를 넓혀 농지를 확보하여 식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무책임한 소모전 전쟁을 일으켜 인구를 감소시킬 겁니다."

"하지만, 그러면 전쟁으로 희생되는 건 젊은 남자들뿐 아닙니까?"

"당연히 이번 전쟁엔 노인 여자도 동원될 겁니다."

"대체 그런 전쟁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전쟁은 변명이며 목적은 우리 백성을 죽이는 것입니다."

"당신 인간이 맞습니까? 어찌 그런 잔인한 계획을 세운단 말입니까…. 아무리 사람 수가 문제라고 해도 어찌 사람을 죽이겠다고 그리 간단히 말합니까?"

"어차피 사람이 줄어들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입니다. 오히려 사람을 안 죽이려고 하면 할수록 나중엔 더 많은 사람이 굶어 죽게 되겠죠. 그런 식으로 죽는 것보다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었다는 멋진 동기를 주는 편이 좋겠죠."

환타는 너무도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 해결 방법이 잔혹하기 그지없었지만 모든 신료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고 완벽한 비밀로 해야만 했다. 이런 일이 백성이 알게 되면 당연히 반란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환타는 만약 그래서 반란이 일어나도 환영할 것만 같았다.

이 땅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줄여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어 보였으니 말이다.


* * *


황제의 처소

아랑검 : "환타…. 너 무섭구나…. 지금까지 알던 너와 너무 다른 것 같아. 특히 너의 입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소리를 듣다니…."

환타 :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산다는 건 정말로 꿈같은 이야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아주 단순한 계산이에요.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식은 사람의 수보다 많아야 하죠. 더는 음식을 늘릴 수 없다면…. 사람이라도 먹어야 할 거에요."

"헉…. 너 정말 환타가 맞니? 불쌍한 사람만 보면 치료해주고 도와주던 환타가 맞아?"

"맞아요. 죽은 사람도 자신이 불쌍하다고 느끼긴 할까요? 모두가 불행해질 바에야. 절반을 죽여 절반의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그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정말 방법이 없는 거니?"

"네."


* * *


환타는 전쟁을 일으켰고 일부러 많은 사상자를 만들어 내는 전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풍요로워졌다. 당장 사람이 줄었으니 먹는 것이 넘쳐 났으니 말이다. 순식간에 굶은 사람이 없어졌다. 하지만, 인구는 반 이상 줄어버렸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것을 느끼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전쟁으로 희생되었다고만 느낄 뿐….

100년간 환타의 주요 정책은 인구의 조절이었다.

인구가 조절되면 여러 사회적인 고질적 문제가 해결되었다.

모두가 풍요로워지기에 범죄가 줄어든다. 세금이 많아진다. 재정이 튼튼해진다.

고작 인구만 조절했을 뿐이다. 물론 그 수를 조절하기 위해 그 어떤 방법도 주저하지 않았다.

산아제한법을 만들어 자식을 둘만 낳게 했는데도 인구가 늘어났다. 낙태가 허용되고 이미 자식이 있는 부부에겐 강제실행되기도 했다.

그래도 인구는 늘어났다. 자식을 낳는 것을 숨기며 낳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적정수준을 넘으면 환타는 의도적으로 전염병을 일으켜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무분별한 정복 전쟁으로 전쟁할 외적들도 없었기 때문이다.


* * *


아랑검 : "논과 밭은 계속 늘어나는데 어느 정도 인구가 늘어나도 되는 거 아니야?"

환타 : "인구는 적을수록 좋아요. 천재지변은 예상을 뛰어넘죠. 최악에는 30년 동안 흉년이 들면 지금의 인구도 절반으로 줄여야 할 거에요."

"설마 그런 경우가 생기려고?"

"안 생긴다는 보장이 없기에 생겨요. 언젠간 생겨요. 그 언젠가가 닥쳤을 때 지금의 인구보다 많아지게 되면 국가에서 제어할 수 없는 봉기가 생길 거예요. 일단 그렇게 되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인간들은 서로 싸우며 죽이며 살아가게 될 거예요.

질서없는 땅에선 농작물의 생산량도 줄어들게 되죠. 결국, 근본적인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인간들은 서로 죽이며 살아가게 되는 거죠."

"마치 그러한 세상을 겪어본 것 같구나…. 그럼 넌 대체 몇 살인 거야? 넌 천살 정도가 아니야."

"만 살이 넘어간 순간부터 나이엔 신경 쓰지 않았어요. 솔직히 만 살이 언제였는지도 몰라요."

"헉…. 그보다 이제 100년이 지났는데…."

"그런가요? 그럼 전 다시 산으로 돌아가야겠어요."

"네가 통치하는 게 아니라면 분명히 인구가 늘어날지도 모르는데? 정말 황제 그만둘 거야?"

"어차피 전부 죽을 텐데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모두 죽어 버린다면 왜 사람들을 구해주는 일을 하는 거야?"

"그걸 알지만 그래도 살아가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 * *


200년 후

환타가 황제에서 물러난 아랑국은 너무나도 눈부신 번영이 시작되었다.

환타가 행했던 인구조절 법은 결국 사라지고 아랑국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환타가 제정한 법과 통치 규율은 너무나도 완벽했기에 기존 인구 천억 명에서 천조 명으로 천 배나 상승했다.

환타가 예견한 식량문제가 발생하면서 아랑국은 쇠퇴의 길이 시작되었다.

풍요롭지 않은 자원으로 굶주린 자들이 생겨나고 하위계층의 불만, 더 나아가 그들이 봉기하여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붕괴했다.

환타가 말하던 대로 제대로 된 통치가 안 되면 식량의 생산은 관리소홀로 말미암아 생산량이 급감소한다.

따라서 더 많은 굶주린 자들이 발생하고 그들의 불만이 드러나면서 세상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국가 자체가 생존할 원동력이 사라지고 나라는 붕괴하고 세상 모든 곳에 법칙이 사라지면서 힘이 곧 정의가 되는 세상이 시작된다.

즉, 무림인들의 부활이었다.


* * *


아랑검 : "겨우 200년 만에 이렇게 되다니…."

환타 : "제 잘못도 있어요. 법률 등 나라의 기본이 너무 탄탄해져서 이렇게 인구가 늘어날 수 있었던 거에요. 그 때문에 더 크나큰 재앙이 생겨난 셈이지만요."

"이런 난세가 얼마나 갈까?"

"적어도 천 년은 갈 거예요. 그만큼 이 땅에 사람이 많거든요. 사람은 아무리 어려워도 번성하죠. 누군가 나서서 대량살상을 벌이지 않는 이상, 이 혼란은 천 년을 넘게 지속할 거에요."


* * *


환타는 지금껏 머문 산에서 떠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환타가 이 산에 사는 것을 알고 있으며 무료로 사람을 치료해준다는 사실도 알았다.

세상이 평온할 땐 찾아오는 사람이 없지만 살기가 어려워지면 많은 사람은 병을 치료할 돈도 없어지게 되고 그럴 때 환타를 의지하며 찾아오기 마련이었다.

이중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이곳에 머물러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 수는 20여 명이었다. 아무리 살 곳이 없어도 이런 작물이 없는 산속에서 살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주로 환타 곁에 남은 사람들은 무림인들이거나 사냥꾼들이었다.

아랑검이 심심함을 달래려고 무림인들에게 무공을 가르쳐주었기에 이곳에 남아 있는 무림인들은 전부가 현경의 경지에 도달했으며 몇 명은 현경의 경지마저 넘어버려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환타가 있는 산은 오래전부터 환타산으로 불렸다.

아랑검에게 가르침을 받으면 대성한다는 소문이 무림인들에게 퍼지자 수많은 무림인이 찾아오기 시작하다 아랑검은 더는 무림인들에게 가르침을 주지 않았다.

몇몇 무림인들이 아랑검에게 한 수 배우려고 이곳에서 버티다 죽음을 당해버리자 무림인들의 발길은 끊겼다.

덤으로 환타를 찾아오는 사람도 줄었다.


* * *


아랑검은 여자가 아니면 검을 가르쳐 주지 않기에 이 산에 남은 사람은 모두가 여인이었다. 현경의 경지가 되면 아무리 추한 여자라 할지라도 예뻐져서 이곳은 얼핏 선녀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비치기도 했다.

아랑검은 알게 모르게 색을 밝혀서 찾아와서 검을 가르쳐 달라고 하면 싫어하면서도 미색이 뛰어나면 마음이 바뀐다.

아랑검은 환타산으로 접근하는 현경의 고수를 감지했다.

그 고수가 1리 정도까지 접근하고서야 아랑검은 접근하는 고수가 오래전 이곳에서 떠났던 제자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여인은 바로 환타에게 찾아왔고 환타 몸속에 있는 아랑검은 바로 구현검을 만들어 제자에게 말했다.

"이게 얼마 만이냐. 안 돌아올 줄 알았는데."

"오랜만입니다. 사부님 사실 부탁할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부탁?"

"중원에 강시를 부리는 세력이 생겼습니다."

"강시??"

"보통 강시도 아니라 그 강시들의 능력이 화경급 능력을 갖췄습니다."

"음…. 오래전 일이 생각나네."

"도와주실래요?"

"거절한다."

"중원에 위기에요. 사부님이 나선다면 그 강시 무리를 모두 퇴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니 잘된 일이네."

"사부님은 왜 사람들이 죽는 걸 반기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사부님이 거절하실 건 예상했습니다."

"다른 애들한테 부탁해 보려고?"

"네. 사실 그게 진짜 목적인 샘이거든요. 아 그전에 오랜만에 사부님을 휘둘러볼 순 없을까요?"

"그건 좋아. 네년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몸소 느껴보도록 하지."

"벌써 느끼기 시작하시네. 여인 손에 휘둘리는 걸 이렇게 좋아하시면서 왜 제자는 더 안 만들어요?"

제자는 아랑 구현검을 손에 쥐어서 공터로 나갔다.

아랑검의 주식은 애검집이었다. 이렇게 여자에게 잡혀서 휘둘리는 건 가끔 먹고 싶은 별식에 불과했기에 매일 휘둘리는 건 좋아하지 않는 게 당연했다.


* * *


아랑 구현검 : "그 세 나쁜 버릇이 생겼군. 좀 더 힘을 빼고…."

제자 : "오히려 잘된 거에요. 너무 집중해서 현경의 경지를 넘어 사라지고 싶지 않거든요."

"하긴 그렇구나."

"그보다. 산 주변을 서성이는 사내 녀석은 네 애인이냐?"

"와. 진짜 멀리에 있는데도 감지하세요. 정말 사부님은 대단하시네요. 사부님이 남자를 싫어하니까 기다리라고 했죠."

"신경쓰이니까 이리 오라고 해. 멀리서 얼쩡거리면 신경 쓰기 싫어도 신경 써서 감지해야 해서 좀 짜증 나거든. 아니면 더 멀리 보내던가."

"데려올게요."

제자가 데려온 사내는 아랑검에게 넙죽 절을 하고는 정중하게 말했다.

"전설의 검, 아랑검님을 보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영광입니다."


* * *


제자는 환타산에 있는 아랑검의 제자들을 모두 데리고 산을 떠났다.

환타 : "전부 따라갔네요. 하긴 다들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했을 거에요."

아랑검 : "설마 전부 따라갈 줄이야. 흠…. 나도 따라갈까나. 하긴 이곳에 천 년은 있었던 것 같은데 세상구경이나 해볼까나. 환타 너는 어때?"

환타 : "좋아요. 저도 이곳에 너무 오래 있어서 세상구경 좀 해봐야겠어요. 아저씨와 함께 라면 든든하기도 하고요."


* * *


환타는 아랑검에게 뭔가 탈것을 준비해 달라 했고 아랑검은 때마침 환타산에서 서성이는 야생마를 잡아와서 환타가 탈 수 있게 하였다.

환타산을 내려오고 다음 마을로 들어서는 살길에서 환타는 산적들을 만나게 되었다.

산적 : "어이 꼬마야. 어린놈 주제에 말을 타고 있구나. 일단 네가 탄 말과 가진 건 몽땅 아저씨한테 줘야겠다.

환타 : "벌써 산적을 만나다니 정말로 천하가 어지럽긴 한가 보네요."

아랑 구현검 : "그럼 오랜만에 사람 좀 썰어볼까나."

환타의 다리 사이에서 만들어진 구현검이 바로 산적들을 처리하려고 할 때 아랑검은 문뜩 사치를 부리고 싶었다.

아랑 구현검 : "아니지. 이런 놈들은 내가 직접 나서는 것도 아까워."

환타 : "구현검이면서 뭐가 직접이에요?"

"아. 그렇군. 아무튼, 이놈들에겐 구현검으로 직접 죽이는 것도 아까워."

"그럼 어떻게 죽이려고요?"

"그냥 허공섭물로 죽이지 뭐."

아랑검은 구현검을 해제하고 바로 허공섭물로 산적들을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가 그대로 땅바닥으로 던졌다.

산적 대부분이 머리가 터져 죽었다. 그중엔 살아남은 놈도 한 녀석이 있었다.

산적 : "헉헉….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아랑 구현검이 다시 환타의 다리 사이에서 만들어지고는 말했다.

"음 살려줄게."

산적 : "크헉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환타 : "웬일이세요? 살려주겠다니?"

아랑 구현검은 머리가 깨졌지만 살아남은 산적에게 어떤 기운을 발사하였다. 산적은 순식간에 치료되었고 이 모습을 본 환타가 놀라 말했다.

"이건…. 내 능력이랑 똑같잖아요?"

"응 맞아. 그동안 네가 사람 치료하는 걸 봐와서 연구 좀 했지."

"그렇게 간단한 능력이 아닌데…."

"사실 내가 한 게 아니라 마누라가 알아낸 거야."

"언니가요? 언제 이런 능력을…."

"언제부턴가 나의 강한 공격에 상처가 나기 시작했거든 너한테 치료를 받으면서 알게 모르게 애검의 내력이 널 닮아가더라고, 의식이 없는 상태가 많았으니까 거의 무의식중으로 습득한 걸 거야. 난 그런 애검의 내력을 강제로 빌려쓴 거야."

"아무튼, 치료까지 해주시고 별일이네요."

환타의 말이 끝나길 무섭게 아랑검은 산적을 공중으로 띄웠다가 다시 땅으로 내리찍었다.

산적 : "크헉!!"

적당한 높이에서 떨어졌기에 죽진 않았다. 하지만, 갈비뼈와 턱뼈가 부서지는 고통을 격은 듯했다.

환타 : "설마…. 이대로 계속 치료하고 때리는 걸 반복하려고요?"

"응. 그냥 죽이는 것보다 좋잖아."

"그러지 마시고 그냥 죽이세요."

"글쎄. 어차피 말을 타고 여행하는 동안 심심하니까. 이 녀석 데리고 다니면서 괴롭히면서 놀 거야."


* * *


마을에 도착하고 길거리에 거지들이 많이 보였다. 못 먹고 병든 사람들이 길거리에 보였다.

길거리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환타 뒤로 공중에 뜬 상태로 땅에 처박히고 다시 들어 올려져 치료되고 다시 땅에 처박혀 주기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산적의 소리가 마을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을 정도로 이 마을은 죽어가는 것 같았다.

아랑 구현검 : "세상이 험하긴 험하네. 이런 오지의 마을도 이렇다니…. 중앙선으로 가면 더하겠는데? 좀만 더 가면 시체가 길거리에 쓰러져 있겠다. 그럼 또다시 환타님의 무료 치료가 시작되는 건가?"

환타 : "아니요."

"응? 사람들 안 도와줄 거야?"

"내키지가 않아요. 어차피 살려줘도 굶어 죽을 태죠. 이런 상태에서 선행을 베풀었다간 죽일 듯이 저에게 사람들이 몰려올 거예요. 사실 고마움을 받으려고 선행을 하는 거잖아요. 이런 상태에서 선행을 베풀면 그러한 감사의 말도 듣기 전에 사람들이 치열하게 모여들어서 아무것도 못하게 될 거예요. 치료가 아니라 섣불리 적선이라고 하면 개떼처럼 몰려들걸요. 그러니 저에게 적선하려고 달려오는 거지들은 바로 죽여주세요. 뭐 뒤에 있는 산적을 보면 그럴 용기 있는 거지도 없겠지만요."

환타는 일단 객점으로 향했다.

이 마을에 객점은 하나만 보였다. 사실 마을규모도 크지 않았기에 유일하게 2층 건물인 객점은 한눈에 보였다.

객점 문앞에는 무사들이 문을 지키고 있었다.

환타가 객점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무사들이 막아서며 말했다.

"어이 꼬맹이…. 깨끗해 보이긴 하지만 설마 너 혼자 이곳에 묵으러 온 건 아니겠지?"

무사들이 말을 끝내고 환타가 탄 야생말 뒤에서 허공에서 올라가고 떨어지길 반복하는 산적을 보고는 헛것을 보는지 눈을 끔벅거리고는 다시 물었다.

"너…. 아니 공자께선 누구 신지요. 하하하 이거 제가 마술사님을 몰라봤군요."

"그럼 들어가도 되겠죠? 음식과 방은 있나요?"

"물론 있습니다. 들어 오시죠."

환타는 우락부락한 사내가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걸 보고는 웃겨서 피식 미소를 지었다.

문지기 : "그럼 이 말은 마구간에 보셔 두도록 하겠습니다. 어라…. 이거 야생마잖아? 이렇게 호전적인 야생 말은 마구간에 데려갈 수가 없겠는데요."

환타 : "마을에 도착했으니 야생말 더욱 말 잘 듯은 말을 새로 구해야겠어요."

아랑검은 그동안 공포로 말을 지배했었다. 아무튼, 이제 야생 말을 놔주었고 야생 말은 죽기 살기로 도망쳤다.

아랑검은 산적을 그만 괴롭히고 객점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대신 상처는 치료해 주지 않았기에 온몸의 뼈가 부서진 산적은 기어서 객점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

객점 안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주인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직접 주문을 받으러 왔다.

"그럼 식사를 내드릴까요? 묵어가실 건가요?"

환타 : "다음 마을까진 얼마나 걸릴까요? 말을 타면."

"말을 타고 간다면야 반나절까지 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늦은 밤이 되어서야 도착할 테고 산적을 만날 확률도 올라가겠죠. 말도 밥에는 천천히 뛰기 마련이고요. 하루 묵고 가시죠. 꼬마 도사님. 그보다. 이 산적처럼 보이는 사람은 뭡니까? 현상수배범이라도 되나요?"

"오던 길에 만난 산적인데 그냥 죽이긴 심심해서 치료해 주고 뼈를 부숴주는 걸 반복하고 있죠."

"아하하. 그러십니까…. 무섭군요."

"아! 그러고 보니 돈이 없네요."

"뭐…. 뭐요? 아하하 괜찮습니다. 도사님이야 무료로 해 드려야죠. 하하하."

주인장은 똥 씹은 표정이었다. 그렇다고 사람을 허공에 들고 내리찍는 요술을 부리는 환타를 어떻게 못 할 것 같아 저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보였다.

아랑 구현검 : "돈이라면 여기 있어."

주인장 : "헛? 뭡니까 그 다리 사이에서 나온 검은? 말을 하잖아? 아하하. 도사님이라서 그러시군요 하하하. 말하는 검이라 정말 신기하군요."

환타 : "아랑 아저씨. 그 돈 어디서 난 거에요?"

"아까 산적들한테서 받아왔지."

"언제 챙기셨데…."


* * *


환타가 식사를 마치곤 주인장에게 물었다.

"옷가게는 어디에 있어요?"

"이런 촌구석에 그런 게 있을 리가요. 다음다음 마을은 가셔야 있을 겁니다. 아~ 그렇지 전당포에 가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전당포는 어딨나요?"

"우리 가게 건너편에 있죠."

환타는 가게를 나와 길 건너편 전당포로 걸어갔다.

가게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거지 몇 명이 달려왔다.

환타 : "가까이 오면 죽인다. 꺼져 거럼뱅이들아."

몰려온 거지들이 모두 돌아갔지만 한 놈은 남아서 구걸을 시작했다.

거지 : "집에 굶어 죽어가는 엄마가…."

환타는 바로 거지를 걷어찼다. 거지가 키가 컸지만, 너무 못 먹고 말라서 작은 환타의 발차기에도 픽 쓰러졌다.

쓰러진 거지의 얼굴을 밟아 기절시키고 환타는 뚜벅뚜벅 전당포로 걸어갔다.

아랑검 : "헤에~ 환타의 이런 모습 처음인데…."

전당포 앞에서 칼을 찬 문지기가 있었는데 거지를 때리는 환타의 모습쯤은 별거 아닌 것 마냥 환타를 웃으며 안내했다.

"어서 오십시오. 동자님."

가게 안은 어느 전당포처럼 강철로 만들어진 벽, 그 사이에 뚫린 좁은 구멍 사이로 안쪽에 사람이 보였고 그가 환타를 반기며 말해다.

"무엇을 맡기러 오셨나 꼬마손님."

"혹시 옷을 구할 수 있을까 와봤어요."

"옷? 흠…. 값나가는 옷이 있긴 하지. 하지만, 어린아이 옷은 없단다. 여자아이 옷이라면 하나 값나가는 게 있긴 하지."

"여자옷이요? 어떤 건가요?"

전당포 주인은 환타에게 옷을 보여주었다. 딱 봐도 고급스러운 옷이었다. 환타에겐 좀 작은 듯 보였지만 못 입을 정도로 작진 않은 듯 보였다.

환타 : "얼마에 파실 건가요?"

"글쎄…. 이걸 얼마에 팔아야 하려나…. 얼마 줄 거니?"

"아저씨가 먼저 말해보세요."

"싫단다. 장사의 기본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 것부터란다. 난 급할 것 없으니 네가 먼저 가격을 제시해야겠지. 하하."

"1냥이요."

"푸하하하. 이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다니. 그만 나가봐라."

"에 잠깐만요. 그러니까 얼마에 팔 거냐고요?"

"글쎄….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가격을 말해봐. 그 가격에 내가 마음에 들면 팔고 아니면 그냥 가거라. 이번엔 신중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안 팔 거니까. 더 기회는 없어. 네가 가격을 제시하는 건 딱 한 번 남은 거야."

"100냥 줄게요."

"옷! 하하. 이거 고마운걸. 그럼 돈을 주렴."

환타가 돈을 건네자 주인장도 옷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가 13냥 이상 부르면 넘기려고 했단다. 보기보다 돈이 많은가 보다. 아무튼, 고맙다. 꼬마야."

아랑 구현검이 환타의 다리 사이에서 나타나서는 말했다.

"왠지 짜증 나는데 베어버릴까?"

주인장 : "잉? 뭐야 검이 말을 하는 거야? 보통 꼬마가 아닌가 보군. 하지만, 이걸 어쩌나! 너와 나 사이에는 이 든든한 강철이 버티고 있는데?"

아랑 구현검이 주인장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아랑 구현검 : "이렇게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 뭘?"

주인장 : "헐 날아다니기까지…. 사…. 살려줘. 돈은 돌려 드리겠습니다."

환타 : "이왕 이렇게 된 거 금고라도 들고 나오세요."


* * *


아랑 구현검 : "야 산적."

산적 : "제발 죽여줘~ 이제 그만해…."

"오호 죽고 싶은 거야?"

"그래…. 제발 그만 괴롭히고 죽여줘."

"거절한다. 하하하."

"악마 같은 놈!"

"좋아 죽여줄게."

"그래 눈물 나게 고맙다. 어서 죽여."

"이 마을에서 착한 일 하면서 살면 죽여줄게."

"그게 무슨 소리야?"

"언젠가 이 마을에 들려서 네놈이 충분히 착한 일을 한다고 정평이 나면 그때 죽여줄게."

"??"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찾아와서 죽지 못한 상태로 고통스럽게 해줄 테다. 자 그럼 나가봐."

산적은 일단 도망치듯 나갔다.

환타 : "방금 뭐한 거에요?"

"그냥…."

"저 산적 감시라고 계속 하시려고요?"

"그럴 필요 없어.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행동을 하면 고통스러워지도록 사술을 부렸으니까."

"그런 것도 할 줄 아세요?"

"뭐 날 찾아오는 이런저런 무림인들한테 나도 배운 게 있으니까. 이 정도 사술쯤이야. 저 녀석 나쁜 짓을 하려고 하면 아마 전신이 끊어지는 고통이 생겨날 거야. 그게 고착되면 내 말대로 하고 있겠지 뭐. 아니면 말고."


* * *


객점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방에 잠입한 무리가 있었다.

당연히 아무것도 못해보고 아랑 구현검에게 잡혔다.

총 5명으로 이 객점의 문지기와 주인장 전당포의 주인장과 문지기 그리고 처음 보는 사내 이렇게 다섯 명이었다.

환타가 도사라서 자고 있으면 쉽게 죽일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전당포 주인이 금고를 털어간 환타를 죽여달라고 객점 주인에게 부탁하여 이렇게 행동하게 되었다.

아랑검은 산적에게 한 것처럼 이들에게 고통과 치료를 병행한 지옥의 무한 고통을 주고 나서 사술을 걸어두어 착하게 살라고 당부했다.

전당포 주인이 가진 좋은 말도 빼앗은 환타는 다음 마을로 향했다.

이제 막 마을을 벗어났을 때 수상한 감을 느낀 아랑검이 환타에게 말했다.

"뭔가 희한한 것들이 마을로 가는 중인데?"

"뭐가요?"

"이건 꼭 강시들 같은데. 움직임이 빨라서 곧 있으면 이쪽으로 오겠다. 음…. 그보다…. 강시들의 능력들이 다양한 것 같은걸…. 주로 느껴지는 건 중고수급이고 화경급도 2명 거기에 현경급 능력의 강시도 하나가 있어."

잠시 후 강시무리가 환타가 있는 곳까지 달려왔다.

강시 무리 중에는 척 봐도 강시가 아닌듯한 옷차림이 다른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누가 봐도 이자가 강시들을 조종하는 것으로 보였다.

강시들은 바로 환타를 공격해왔다. 하지만, 아랑검이 간단히 막아냈다.

앞서 공격한 중고수급 강시들이 간단히 두 동강 나서 땅바닥에서 의미 없는 발버둥을 떨고 있었다.

강시술사 : "음? 이런…. 중고 강시가 이렇게 맥없이 쓰러지다니…. 하지만, 화경급 강시가 나서면 어떨까? 감히 내 강시들을 절단한 복수다!"

현경급 능력의 강시가 환타에게 달려왔지만 아랑검에게 댕강 잘렸다.

화경급 강시는 몸이 잘려도 전투력이 좀 남아 있었다. 분리된 하체는 제멋대로 발버둥 댔지만, 상체는 팔만으로 땅을 짚고 도약하여 환타를 공격했지만, 머리가 잘리자 그것도 불가능해졌다.

강시술사 : "아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화경강시가! 저런 꼬마 여자아이가 설마 현경의 강자란 말인가…. 하긴 현경의 경지가 되면 외모로 판단할 수가 없지."

남은 강시들과 현경급 강시와 화경급 강시도 총동원하여 환타를 공격하러 달려왔다. 하지만, 환타에게 10보 접근하기도 전에 모두 머리가 잘려 바닥에서 이리저리 바동거리는 강시들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강시술사 : "헉! 이게 대체…. 무슨 말도 되지 않는…."

술사가 서둘러 도망치려 했지만 아랑 구현검이 막아서서 도망도 칠 수가 없었다.


* * *


술사에게서 근거지와 강시를 다루는 술법 등을 알아낸 아랑검은 술사를 풀어주어 뒤를 밟았다.

말을 타고선 술사의 뒤를 은밀하게 추격도 못 하고 속도도 따라잡을 수 없었기에 환타는 오랜만에 아랑검을 따라 하늘을 날았다.

별생각 없이 근거지로 공격하러 들어가려는 아랑검에게 느껴지는 현경급 강시들의 수가 2천을 넘기고 있었다.

평소 현경급 고수들이 때로 덤벼도 아랑검은 이겨낼 자신이 있었는데 2천 개 이상이 느껴지니 덜컥 겁이 나서 바로 도망쳤다.

환타 : "왜 도망가요?"

"현경급 강시들이 너무 많아. 하…. 현경급 강시는 많아 봐야 열게 정도일 줄 알았는데…. 2천 개라니…."

"그렇게나 많아요?"

"엇. 날 따라온다…."

아랑검은 환타를 데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랑검의 경지가 높다 보니 당연히 더 빨랐다. 하지만, 강시들이 막대한 내공을 담아 초식을 날렸다.

아랑검이 나아가는 방향 쪽으로 말이다.

아랑검만 있었다면 그냥 그쪽으로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환타도 같이 있으니 피해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회할 수밖에 없었고 포위하며 아랑검 쪽으로 달려오는 현경급 강시무리들은 거리를 좁히게 되었다.

방금 공격으로 현경급 강시 하나가 모든 내력을 쏟아 부은듯했지만, 아직 현경급 강시의 수는 많았다.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아랑검의 진행방향 모든 곳으로 공격이 퍼부어졌다.

아랑검은 어느 방향으로도 갈 수가 없었다. 그저 멈춰야 했다.

환타 : "아저씨…. 절 버리고 가세요."

아랑검 : "그럴 순 없지."

어느덧 강시 무리가 바로 뒤까지 따라온 상태였다.

환타의 몸속에 있던 아랑칠검과 그것을 품은 애검집이 튀어나왔다.

아랑검 : "이 몸이 직접 싸우게 되는 게 얼마 만이지…."

아랑검은 적들이 수가 너무 많아 내력을 팍팍 써가며 죽이는 것은 무리였다. 오히려 최대한 내력을 아껴야만 했다.

아랑칠검이 하나의 현경급 강시를 하나씩 노리며 죽여나갔다.

하지만, 강시 무리가 환타를 에워싸서는 그럴 수도 없어졌다. 환타를 보호해야 했으니 말이다.

강시들은 아랑검을 멈추게 했던 터무니 없던 공격은 하지 않았다. 그런 공격을 하면 아군도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강시술사 : "저 소녀는…. 대체 뭐 하는 소녀이기에 현경급 능력을 지는 강시 무리에 포위되었으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거지? 오히려 현경급 강시들이 죽어나가잖아?"


* * *


싸움은 몇 시간이나 지속하여 어두운 밤이 되었다.

환타 : - 아저씨. 제가 죽지 않는다는 건 잘 알죠? -

아랑검 : - 잘 알지. -

- 그러니 굳이 절 보호할 필요 없이 싸우세요. -

- 나도 그럴 작정이야. 단지 이놈들 공격이 느슨한 편이라서 적당히 싸우는 거야. 내력소모 없이 널 보호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야. -

강시술사 : "이럴 수가 단순히 포위공격으로 상처하나 낼 수 없다니…. 그렇다면 초식을 퍼부을 수밖에"

아랑검 : - 환타야 많이 아플 거다. 이제 저놈들 본격적으로 뭔가 하려는 것 같거든 -

강시들이 맹렬한 초식을 퍼부으려는 순간 아랑검은 환타에게서 벗어나 강시들 무리로 뛰어들어가 날뛰었다.

강시들은 바로 환타를 막대한 초식으로 공격하여 환타의 살점 조자 보이지 않을 정도의 공격을 가했다.

환타는 한순간에 피죽이 되어버렸다.

강시술사 : "뭐지? 죽었는데 왜 검은 여전히 움직이며 강시들을 죽이는 거지?"

아랑검 : '한 100마리 정도 죽였나? 전혀 티가 안 나네…. 그보다 환타는 무사한 건가…. 시체도 안 보이는데…. 설마 전에 말한 건 허풍이었나…. 일단 이 강시들을 죽여야 해.'

강시들은 일단 아랑검을 공격했지만, 검 그 자체인 아랑검이 일반적인 공격에 피해를 받을 리가 없었다.

강시술사 : "뭐야 저 검들은….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 와서 철수시켜야 하나…. 나의 무적의 현경강시가 이런 이상한 칠 검에 죽어나가다니…. 이대로는 전멸하겠어…. 검을 뭐로 공격하지?"

아랑검 : '강시들이 위축되었다…. 내력을 과감히 사용해서 퇴로를 뚫어 도망가야 하나? 고민되는군. 자칫 내력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점점 이 많은 강시를 상대하기 껄끄러워져…. 어떻게 해야 할까? 강시를 조종하는 놈도 생각이 있을 거야. 이대로 당하지만 않고 뭔가 수를 낼 수도 있으니 이쯤에서 퇴로를 뚫어 도망쳐야겠어.'

아랑검이 진지하게 칠 검에 내력을 끓어 올렸다.

[ 콰가가가강 ]

섬광 같은 무지갯빛이 반짝이고 50명 현경강시가 무더기로 사라져 버렸다. 동시에 아랑검은 한순간에 무너진 포위망에서 벗어나려 했다.

강시술사 : '저 검은…. 저 검을 이대로 보냈다가는 분명히 엄청난 걸림돌이 될 거다. 저 검이 뭔지는 모르지만 제거하려면 기회는 지금뿐이다.'

강시들이 엄청난 내력을 쏟아내 공격했다.

[ 콰가가가강 ]

하지만, 아랑검에게 유효한 공격이 아니었다.

강시술사 : '뭐가 저렇게 단단하지? 이런 공격을 맞고도 멀쩡해…. 역시 검이라서 그런가…. 그렇다면…. 단기(團氣)공으로 공격해야 하는 건가?'

단기공은 초식으로써 내공을 상충시켜 물질 그 자체를 제거해 버리는 무공이다.

누구나 기본적인 원리를 알면 다 사용할 수 있지만, 고작 수초 단기공을 일으키는데 모든 내공을 쏟아부어야 하며 공격 범위도 절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일반적인 공격에 거의 무적인 아랑검을 공격하기엔 확실히 유효한 공격이었다.

아마 현경강시 하나가 한번 공격하면 모든 내공을 다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검기 형태로 발사할 수도 없기에 근접하여 공격해야 한다.

하지만, 도주하는 아랑검이 확실히 더 빠르기에 강시술사는 현경강시의 전 내공은 물론이고 내단까지 사용하여 단기공을 검기 형태로 쏘았다.

이런 공격을 한 현경강시는 다시는 내력을 회복할 수 없기에 자폭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지만 강시술사는 그렇게 하였다.

일곱 개의 아랑검에 진행방향을 막아서려고 무려 500의 현경강시들에게 단기공 검기을 사용하게 했다.

아랑검은 직감적으로 전혀 다른 공격을 감지하여 공격을 피했다. 피하는 와중에 아랑검은 다시금 현경강시들에게 포위되었다.

다행인 것은 형경강시들이 천마리로 줄었다는 것이지만….

이렇게 포위된 상태로 아까와 같은 공격을 당한다면 아랑검은 무사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아랑검의 눈에 내단까지 짜내어 단기공 검기을 날리는 현경강시들이 보였다.

아랑검 : '예전 애검을 쥐쥐에게서 구할 때처럼 무한의 속도로 날아가는 그 검술만 사용할 수 있다면….'

아랑검은 전 쥐쥐의 강주성에서 도주할 때 사용했던 그 무한 속도의 검술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여전히 그 검술을 사용하는 법을 몰랐다.

지금 간절히 필요한 상황에서도 말이다.

아랑검은 이미 내력까지 사용해서 공격력과 회피 능력이 줄어들었다.

물론 완전한 상태였다고 해도 내단까지 사용한 현경강시들의 단기공 검기을 피하긴 위해선 내력을 사용하여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을 것이다.

아랑 칠검과 현경강시들의 소비성 전투가 시작되었다.

현경강시들이 하나씩 내단을 사용하면서 죽어갔고 아랑 칠검의 내력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랑검, 현경강시 무리 중 누구의 지구력이 이길지 미지수였지만 미묘하게 현경강시들 무리의 지구력이 이겨갔다.

아랑검 : '내…. 내력이 바닥났다. 이렇게 되면 나도 내단까지 써야 하는 건가?'

강시술사 : '지금이다. 놈이 최후의 발악으로 내단을 사용하기 전에 확실하게 끝내야 한다. 설마 저런 이상한 검을 처리하기 위해 나의 무적의 현경강시부다가 전멸하게 될 줄이야. 하지만, 현경강시야 다시 만들면 된다. 지금은 저 검을 부수는 게 중요하다!'

남은 현경강시들이 일제히 단기공 검기를 날렸다.

아랑검 : '이런…. 잠시 고민하는 사이에…. 끝장이다. 이제 내단을 사용한다고 해도 이런 공격은 피할 수가 없어….'

[ 파파파파파팟 ]

사정없이 쇠가 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랑검은 순간 정신이 멍했다가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눈앞엔 애검집이 완전히 산산이 조각나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랑검의 절명의 순간 애검집이 단기공 검기들을 자기 쪽으로 억지로 흡수하여 받아들인 것이었다.

절대로 잘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애검집이…. 완전히 산산이 조각나버린 것이다.

강시술사 : "어째서…. 멀쩡한 거지? 무언가 대신 막았다…. 현경강시들의 내단까지 써가며 날린 단기공 검기의 방향을 꺾다니…. 그런 게 가능하다니…. 대체…."

강시술사로써는 애검집의 존재도 인식하지 못했기에 왜 단기공 검기가 한곳으로 빨려들듯 모였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아랑검 : "아…. 앙대…. 애검…. 애검…. 안데 설마 당신이 대신 막아주다니…. 안돼!!!"

아랑검이 절규했다.

그리고 강시술사를 노려보았다.

강시술사는 자신에게 남은 현경강시가 없었기에 죽음을 직감했다.

최후로 살려달라고 빌어보려는 강시술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아랑 칠검이 날아가 베어버렸다.

한순간에 수천 수억 번을 베어버려 혈액마저 증기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배어버렸다.

강시술사의 시체는 피가 되다 못해 기체가 되어 그냥 이 공간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이때 바닥에서 피의 덩어리가 응축되더니 불쑥 사람 모습으로 변하다니 환타가 나타났다.

현경급 싸움에서 산산이 조각난 환타의 시체는 사실상 피떡이 되어 보이지도 않았었는데…. 그런 환타가 다시 부활한 것이었다.

또한, 그것도 모자라 조각난 애검집을 서둘러 주워 모아서는 애검집을 완벽하게 치료하였다.

아랑검은 피죽이 된 환타가 멀쩡히 부활한 것보다 애검집이 되살아난 것을 기뻐하며 애검집에게 날아와 말했다.

"애검! 애검! 괜찮아? 살아 있는 거야?"

애검 : "아…. 내 몸이 잘렸어…. 당신에게도 잘리지 않은 내 몸이 완전히 잘렸어…. 정말로 환상적인 느낌이었어…. 내 몸이 찢기는 건 이로 말할 수 없는 느낌이었어…. 아아…."

애검집은 멀쩡하다 못해 자신을 죽일 수도 있었던 그 공격에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애검집의 몸이 빛나기 시작했다. 아랑검은 이 빛이 의미하는 걸 알 수 있었다.

"환골탈태? 설마 애검집이 새로운 경지를 넘어서는 건가? 강렬한 공격으로 베어졌기에 새로운 감각에 눈을 뜬 건가?"

너무도 강렬한 빛은 이 근처의 모든 것을 삼켜버리기 시작했다.

너무 강한 빛 때문에 환타와 아랑검은 앞을 볼 수가 없었다.

이어서 이 빛이 사라지자 환타 아랑검 애검집이 있었던 장소에는 바닥의 땅을 포함하여 아무것도 남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작가의말

사실 완결은 아니고 이제 판타지로 넘어가게 됩니다.
근데 왜 완결이냐면... 새 제목 : 레인보우 소드
로 새로 쓰려고요.
아랑검과 애검집은 그대로 등장하지만 이름은 판타지 풍으로 바꿀 겁니다.
레인보우 소드는 굳이 나는검이다를 안 읽어도 이해 하는데 지장없는

새로 쓰는 글이 될 겁니다.

 

지금까지
나는 검이다를 읽어주신 독자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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