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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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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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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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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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력 다툼

DUMMY

슐츠 중위가 한스를 보고 외쳤다.


“자네가 인근 농가에서 닭장 노획했나?”


한스가 식은 땀을 흘렸다.


“저···전차를 방어할 수 있는 물자가 필요해서 빼왔습니다. 모두 피난을 가서 버려진 농가라 생각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농가에는 아직 피난을 가지 못한 중년 여자가 몸이 불편한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자신의 닭장이 노획된 것을 알고, 그 중년 여자가 군에 항의를 했던 것 이다. 슐츠 중위가 파이프를 잘근잘근 씹으며 말했다.


“자네는 전쟁 범죄를 저지른걸세!! 빨리 합의를 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될 걸세!”


“죄···죄송합니다···”


“내가 직접 가서 물자를 드리고 사과해야겠어! 이 일이 커지게 놔둘 수는 없지···”


슐츠 중위는 혹여나 이 일이 커져서 자신의 진급에 해가 될까 걱정했다. 그리고는 한스, 에밋을 데리고,군용 식량과 몇 가지 물품을 가지고 농가에 가서 사과를 하기로 했다. 에밋이 직접 군용 트럭을 운전했다. 한스는 잘 알아보지도 않고 닭장을 뜯어 온 것을 후회했다.


‘진짜 아무도 안 사는 줄 알았는데···’


농가에 군용 트럭에 도착했고, 낡은 집 안에서 덩치가 크고 살집이 있는 중년 여성이 나와서, 울며불며 슐츠 중위에게 항의했다. 한스가 고개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사람이 사는 줄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한스는 몇 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한스는 그 중년 여성의 팔뚝을 보고 슈타이너 상병보다 힘이 셀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에밋의 덩치의 2배는 되는 것 같았다. 한스가 속으로 생각했다.


‘저 아줌마는 르노 전차는 못 타겠군···’


슐츠 중위는 점잔을 빼면서 중년 여성을 아래 위로 슬쩍 훑어 보았다. 그리고는 악수를 청하며 중년 여성에게 사죄했다.


“제 부하가 저지른 무례를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슐츠 중위는 잠시 주변을 살펴보고는 말했다.


“혹시 남편분이 계십니까?”


중년 여성이 훌쩍거리며 말했다.


“제 남편은 포격으로 1년 전에 죽었습니다.”


“아, 그것 참 유감이군요.”


슐츠 중위는 그렇게 말하며 한스가 들고 있던 물품을 들고는 한스와 에밋에게 말했다.


“내가 이 숙녀분에게 직접 사죄를 해야 하니 자네들은 기다리고 있게!”


슐츠 중위는 중년 여성의 뒤를 따라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에밋이 말했다.


“저, 우리는 군용 트럭에서 기다릴까요?”


한스가 말했다.


“이따가 부인이 나오시면 다시 사과해야 하네. 조금 기다리게.”


그런데 10분을 그렇게 기다려도 슐츠 중위와 부인은 나오지 않았다. 에밋은 살짝 소변이 마려운 것 같았다.


“저, 화장실 좀···”


에밋이 문을 두드렸지만 부인도 슐츠 중위도 나오지 않았다. 한스도 목이 말랐던 터라 부엌에서 물이라도 얻어 마시고 싶었다.


“합의금 협상에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은데, 그냥 들어가자.”


그렇게 한스는 에밋과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거실에도 슐츠 중위와 부인은 보이지 않았다.


“저, 물 좀 마시겠습니다!”


한스가 말하고 부엌에서 물을 마셨다. 그런데 화장실에 갔다 온 에밋이 한스에게 손짓을 했다.


“왜? 무슨 일 있나?”


에밋이 조용히 하라는 듯이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자네 왜 그래? 히익!!!”


한스는 에밋과 함께 조심스럽게 뒷걸음질쳐서 집을 나갔다. 에밋이 말했다.


“부인도 꽤나 슐츠 중위님이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그렇게 군용 트럭에서 한 시간 정도를 기다리니 슐츠 중위가 부인과 함께 나왔다. 슐츠 중위가 부인의 뺨에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닭장이 노획 당했다며 울던 덩치 놓은 부인도 슐츠 중위에게 미소를 지었다. 한스는 이 모습을 보며 속으로 경악했다.


“!!!”


슐츠 중위는 아주 기분이 좋아 보였고, 군용 트럭에 탄 다음에 에밋에게 말했다.


“자, 어서들 돌아가지!”


다음 날, 한스는 조만간 닥쳐올 프랑스의 대전차 군단에 대비하게 위해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스가 새로 온 신병 보병들에게 물었다.


“자네들, 전차의 약점은 알고 있나?”


“자···잘 모르겠습니다! 수류탄을 던지면 됩니까?”


대다수의 보병들은 전차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한스는 전차에 대응하는 법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다. 한스는 몇 시간에 걸쳐서, 종이에 르노 전차, 마크 전차, 생샤몽의 차이점, 전차의 가장 약한 부분, 전차의 공격을 회피하는 법 등에 대해 정리하였다. 그리고 한스는 이것을 종이 한 페이지 분량으로 수 십만 장 인쇄한 다음에 병사들에게 돌려야 한다고 슐츠 중위에게 제안했다. 슐츠 중위가 말했다.


“흠···종이가 많이 들 텐데···뭐 알아서 병장들이 잘 교육하지 않겠나.”


“제가 보병들에게 물어본 결과, 전차들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병사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내가 건의는 해 보겠네.”


운이 좋았던 건지, 한스가 직접 작성한 전차 대응법을 인쇄해서 교부하자는 제안은 통과되었다. 한스는 이것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내가 만든 매뉴얼을 보고 보병들이 더 영리한 전술을 짤 거야! 이렇게 전술이 진화해 가는 거지!’


그런데 대다수의 병사들은 이 매뉴얼을 읽지 않았다. 그냥 버려 버리거나 아니면 총을 닦느라 쓰거나 그것도 아니면 화장실에서 쓰고는 했다. 한스는 한 신병이 코를 푸느라 이 종이를 쓰는 것을 보고 열 받아서 소리쳤다.


“빌어먹을!! 네놈들이 여자 사진을 보는 것만큼 이 종이를 자주 읽으라고!!!”


한스는 다른 병사들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머리를 쓸 생각을 안 하는 얼간이 자식들···’


몇 포병들은 심지어 한스의 마크 전차를 보고 비웃기까지 했다.


“하하!!! 네 놈들 전차는 무슨 닭장이냐?”


어떤 빌어먹을 포병 놈은, 한스의 전차에 닭 그림까지 그려 놓았다. 한스는 페인트로 그 낙서를 지우며 길길이 날뛰었다.


“어떤 자식인지 걸리기만 하면 무한 궤도로 짓밟아주겠어!!”


그러자 한 포병이 말했다.


“야포 한 방이면 짜부라지는 깡통 주제에!”


한스가 분개했다.


“뭐라고! 네 놈 자식 뭐라고 했어!”


평소에 한스를 존경하던 장전수 토니도 화가 나서 포병들을 노려 보았다. 그 포병은 더더욱 한스의 약을 올렸다.


“맞잖아! 프랑스 놈들 야포 한 방이면 니들 전차는 불 타 오른다고!”


“네 놈이 전차에 낙서했냐!!”


포병들이 전차에 대해 아니꼽게 생각하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한스는 훈장을 받지는 못했지만 병사들 사이에서 나름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고, 공을 어느 정도 인정받아 전차들이 이전보다 많은 투자를 받고 있었던 것 이다. 독일 포병들은 나름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수가 많지 않은 전차병들이 많은 지원을 받는 것을 보고 배알이 꼴렸다.


니클라스가 한스를 말리며 말했다.


“저 머저리들은 냅두라고. 부러워서 저러는 거야.”


한스는 씩씩대며 자신의 티거를 정비했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연막탄을 안에서 발사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엄청날텐데···’


한스는 전차 궤도에 먼지와 흙이 잔뜩 끼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자식들 내가 이거 청소하라고 했는데···’


한스는 궤도 청소를 시키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니다가,근처에서 에밋과 거너가 수근 대는 소리를 들었다.


“포탄 떨어지면 전차 안에서 금속 파편 튀는 것 때문에 미치겠어. 이러다가 재수 없으면 눈을 잃는 거잖아.”


“나 지난번에 파편 맞고 얼굴에 화상 입었다니까? 아직도 여기 자국 있잖아.”


“눈에 안 맞은 것이 다행이지..”


“우린 마스크도 보급 안 해주나..”


에밋과 거너는 한스가 근처에 있는지도 모르고 수근거렸다. 한스가 말했다.


“이보게 자네들.”


한스가 부르자 에밋과 거너가 깜짝 놀랐다.


“네!”


“이따가 회의해야 하니 다 모이라고 하게.”


“네! 알겠습니다!”


에밋과 거너가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불평한 것은 합당한 요구 사항이었다.


‘아니, 그걸 왜 나한테 직접 말을 안 한 거지?’


한스로서는 부하들이 작전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전차 운전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동안 답답함을 느꼈다. 하지만 자기가 부하들에게 엄격하게 대한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으면 다 보고를 할 것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흠···이렇게 가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어···’


이윽고 모든 전차병이 모였다. 한스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 모든 병사들은 의무적으로 전차 탑승 시 불편한 점, 어려웠던 점, 작전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 모두 앞에서 보고한다.”


요나스가 말했다.


“뭐..뭐라고? 나도 해야 해?”


한스가 말했다.


“그렇네. 병사들이 제각기 다른 보직에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다. 이것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고 불편한 점은 개선시키자는 의도일세.”


포수 벤이 말했다.


“이보게 한스. 나는 자네가 몇 시 방향에 적 전차가 있다고 할 때 바로 포를 움직여서 적을 발견하기 어렵네. 저 포는 움직이는 것도 꽤나 힘들어.”


다른 전차의 포수도 말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차장이 적군 전차를 발견했을 때, 저도 바로 그 전차를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한스가 대답했다.


“그렇겠군. 수용하지. 또 다른 의견 있나?”


에밋이 말했다.


“전차 내부에서 금속 파편이 튀길 때 눈에 맞을 까봐 무섭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게 해 주십시오.”


한스가 말했다.


“내가 슐츠 중위에게 얼굴 전체를 가릴 수 있는 마스크를 보급해달라고 건의하겠네.”


그렇게 회의가 끝나고 병사들이 전부 각자 근무를 하러 자리를 떴다. 한스는 기분이 흡족해졌다.


‘이렇게 하면 앞으로 보다 효과적인 지휘가 가능할 거야!’


그 때 지난 번 5호 전차를 지휘했다가 전차를 잃고 나서, 새로운 6호 전차의 전차장이 된 마르코가 한스에게 와서 말했다.


“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한스가 마르코에게 말했다.


“말해보게.”


“저..저는 사실 전차를 지휘할 때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다른 전차들이 가는 곳으로 따라갑니다.”


한스가 말했다.


“아직 지휘 경험이 적으니 모르는 것도 당연하네. 조만간 감은 잡게 될 테지만 앞으로 있을 전투에서는, 구체적으로 이동 방향을 미리 지시하겠네.”


한스의 말에 마르코가 안심하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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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38 LEIHAUNS
    작성일
    20.12.29 19:22
    No. 1

    이걸 슐츠가 수습하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0.12.29 19:28
    No. 2

    슐츠!!! 하여간, 저 녀석 어떻게 결말 날지가!!!! 기병도 만만찮게 전차와 기갑병과 견제 많았죠! 전차장은 항상 소통도 중요하죠! 전차에서 상부 장갑 중요할텐데... 아무래도 무작위로 징집하다보니 문맹률도 높으니 어쩔 수 없죠. 결국 경험밖에는... 그나저나 흡착지뢰와 교본은 역사에 남을텐데! ㅎㅎㅎㅎㅎ 한스 유명세 타는구나! 역사에도 이름 남기고! 물론, 저 교본 노획당하는 순간 한스는 영프미에게 요쥬인물로서 감시당할 것 같은데? 저 철망같은 건 슬렛아머 효과가 크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차포탄은 못 막아도 판처파우스트 같은 성향장약 포탄에 효과 많았던 콘크리트도 바른 미군인데... 물론, 그건 셔먼 자체가 확장성도 좋고 구동계통등도 튼튼하여서 가능한거죠. 앞으로 전차 설계할때 확장성과 구동계통과 부품 품질 및 부품과 공정 표준화도 염두하면 좋을텐데... 독일은 전통적 장인의 수공업 중시하여 미국 포드의 컨베이어 시스템을 혐오하다시피 하였죠? 전후에 한번 대학 졸업 후 자동차 왕국 미국에 유학가보는것도 좋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다음화
    작성일
    21.01.07 08:50
    No. 3

    슐츠..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다음화
    작성일
    21.01.07 08:50
    No. 4

    이러다 슐츠한테 미운정 생길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遊郞
    작성일
    21.01.28 02:48
    No. 5

    슐츠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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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패튼 +7 21.01.08 2,258 68 11쪽
96 병실 조크 +20 21.01.08 2,210 71 11쪽
95 최악의 날, 최고의 날 +17 21.01.07 2,222 77 11쪽
94 위화감 +17 21.01.07 2,218 75 11쪽
93 2020년 겨울 +11 21.01.06 2,298 65 11쪽
92 철조망 +8 21.01.06 2,049 77 11쪽
91 눈보라 속 전투 +11 21.01.05 2,059 74 11쪽
90 기습 +6 21.01.05 2,100 67 11쪽
89 쌩고생 +4 21.01.04 2,158 71 11쪽
88 갈대밭 +14 21.01.03 2,252 73 11쪽
87 한스 훈장을 받다 +10 21.01.03 2,400 73 11쪽
86 비둘기 +5 21.01.02 2,125 64 11쪽
85 담배 몇 개피 +6 21.01.02 2,126 72 11쪽
84 엄폐 +7 21.01.01 2,139 67 11쪽
83 용기 +9 20.12.31 2,196 72 11쪽
82 자주포 +9 20.12.30 2,215 73 11쪽
81 삽질 +1 20.12.30 2,182 7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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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력 다툼 +5 20.12.29 2,207 78 11쪽
78 전쟁 범죄 +5 20.12.29 2,269 72 11쪽
77 뮐러 씨의 취미 생활 +19 20.12.29 2,278 69 11쪽
76 베를린의 개츠비 +13 20.12.28 2,259 65 11쪽
75 탈출 성공! +9 20.12.28 2,251 7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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