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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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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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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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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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담배 몇 개피

DUMMY

“우린 빠진게 아니야! 엄폐하는 거지. 내가 여기서 놈들에게 포를 쏘겠다!”


에르빈은 머리를 빼꼼 내밀고 주변을 정찰했다.


“10시 방향 생샤몽 한 대!”


그리고 에르빈은 빠른 속도로 포를 장전했다.


“장전! 발사!”


에르빈이 발사한 포는 생샤몽 근처에 툭 떨어졌다. 하지만 불발되었다.


“젠장! 하지만 빨리 다시 쏘면!”


그 때, 생샤몽이 주변을 살피듯, 천천히 선회하는 것이 보였다. 궤도가 짧아서 느린 속도로 조심스럽게 돌고 있었지만, 길쪽한 포가 달린 오각형 전면은 분명히 에르빈이 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에르빈이 중얼거렸다.


“여기 있으면 못 볼걸?”


그리고 에르빈은 재빨리 포를 다시 장전해서 발사했다.


슈우욱 콰광!! 쿠과광!!


뿌연 연기가 올라와서 에르빈은 자신이 정확히 격파했는지를 알 수 없었다. 에르빈이 조종수 등을 발로한 번 툭 치고 외쳤다.


“일단 후진해서라도 빠져나간다!”


그 말에 조종수는 천천히 포탄 구덩이 안에서 전차를 후진시켰다.


“뒷 쪽으로는 빠져나갈 수 있겠는데요?”


에르빈의 자주포가 서서히 포탄 구덩이 뒤 쪽으로 나가고 있을 때, 갑자기 앞 쪽에서 엄청난 폭발이 들렸다.


콰광!


폭발과 함께 무인지대의 흙이 에르빈의 자주포 전면을 때렸다. 그 다음에는 포탄이 공기를 가르고 오는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쉬이잇


조종사가 외쳤다.


“아아악!!! 저 자식들!! 우리 위치를 알아요!!”


에르빈이 외쳤다.


“빌어먹을!! 놈들 1897 75mm 쓰잖아! 빨리 후진해!!우리가 못 이겨!!”


에르빈의 자주포는 위쪽에 장갑이 없는 형태였기 때문에 포탄이 떨어지고 나서 전차 안으로도 흙먼지가 우수수 들어왔다. 조종사가 후진하면서 포탄 구덩이를 빠져 나오려 애를 쓰고 있을 때, 다시 머리 위쪽에서 포탄이 공기를 가르고 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뒤에서 들리는 폭발음


콰광!!


슈우욱


생샤몽이 발사한 포가 위를 스치고 지나가서 자주포 뒤에서 폭발했다. 포탄 파편과 흙먼지가 자주포 장갑을 후드득 때렸다.


“젠장!!”


프랑스 놈들의 75mm 빠른 속도로 재 발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조만간 몇 초 뒤에 다시 폭탄이 날라올 것 이다. 조종사가 온 힘을 다해 레버를 누르면서 울부짖었다.


“아아악!!다 죽겠어!”


그 순간, 에르빈은, 저 쪽에서 공기를 가르는 휘파람 소리와 함께 포탄이 폭발하는 소리를 들었다. 생샤몽은 검은 연기에 휩싸였고, 그 연기가 사라지자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뭐..뭐지? 우리 포병인가?”


에르빈이 어리둥절한 사이에 자주포는 참호 구덩이에서 완전히 빠져 나와서, 천천히 선회하였다. 조종사가 물었다.


“그럼 후퇴하겠습니다!”


그 때 에르빈은 저 멀리 있는 연막 속에서 한스의 마크 전차가 놈들의 생샤몽을 향해 포를 날려주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한스는 마크 전차 위로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가 다시 잽싸게 들어갔고, 후방에 있던 포병대는 다시 박격포로 여기저기 연막을 발사했다. 조종사가 외쳤다.


“전차 부대 덕분에 살았네요!”


에르빈이 말했다.


“나 혼자서도 프랑스 놈들을 격파할 수 있었다고!”


그렇게 에르빈의 자주포는 무사히 후퇴하였다. 그 때, 한 프랑스의 생샤몽 전차장은, 우측으로 포가 날라오는 것을 느꼈다.


쉬이익 콰과광!!!


하지만 관측창으로 보아도, 연막이 잔뜩 깔려 있어서 어느 쪽에 독일군의 전차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포수가 외쳤다.


“놈들 위치를 모르겠습니다!!”


전차장이 외쳤다.


“젠장!! 후퇴한다! 후퇴해! 지그재그로!!”


전차장의 말에 생샤몽이 천천히 반원을 그리며 선회했다.


“조심해서 선회해!!”


혹시나 궤도가 망가져서 기동불가가 된다면 끝장이었다. 다행히도 생샤몽의 궤도는 무사했고, 능숙한 조종수는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후퇴하였다. 그렇게 생샤몽과 르노 전차들은 뒤로 요란한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후퇴하였다. 독일군이 환호했다.


“저 자식들 후퇴한다!!”


그렇게 독일군은 그 날 프랑스의 전차들로부터 땅을 지킬 수 있었다. 다음 날, 에밋이 전차에 기름칠을 하고 있는데, 에르빈이 걸어왔다. 에르빈은 마크 전차를 유심히 겉에서 관찰하고는 장갑에 남아 있는 이런 저런 총알 자국들도 슬쩍 만져 보았다. 에밋은 에르빈이 남의 전차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꼬왔지만, 계급이 높아서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 때, 에르빈에 에밋에게 담배를 몇 개피 주면서 말했다.


“이봐. 나 전차 내부 좀 구경하고 싶은데.”


에밋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네..뭐 들어오시죠.”


에르빈은 천천히 마크 전차 안을 둘러 보았다. 내부 장갑을 슬쩍 만져보기도 했고, 조종사 자리에도 앉아 보았다. 클러치 페달에는 커다랗게 알파벳으로 C, 브레이크 페달에는 커다랗게 B라고 적혀 있었다.


“기름 범벅이구만.”


“네. 그래서 매번 청소를 해야 하죠.”


에밋은 빨리 정비를 해야 했기에 에르빈이 대충 보고 나가기를 원했지만 에르빈은 꼼꼼하게 주포를 살펴보았다.


“4배율 스코프로군.”


에밋이 대답했다.


“포신이 짧아서 명중률은 그닥입니다.”


“생각보다 근거리에서만 적을 상대할 수 있겠어.”


에르빈이 환풍기와 팬을 보고는 생각했다.


‘뭐야 이거 환풍 장치도 있잖아?’


“포수는 더 필요하지 않나?”


에밋이 대답했다.


“벤과 루이스가 잘 해주고 있습니다.”


에르빈이 전차에서 나와서 에밋에게 담배를 몇 개피 더 찔러주고는 말했다.


“흐음···혹시 네놈들 전차가 말이야...훌륭한 포수가 필요하다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다고.”


그렇게 염탐을 마친 에르빈은 자신의 자주포를 보러 갔다. 에밋은 찝찝한 마음으로 에르빈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뭔 속셈이야?’


그 때, 헌병대한테 탈영병들이 붙잡혔다는 소문이 들렸다. 탈영병이야 늘상 존재했지만 잡기가 힘들었는데, 헌병대에서 잘도 추적해서 모조리 잡고, 재판도 받지 않고 즉결 처형할 거라는 수군거렸다. 근처에서 요나스와 니클라스가 이 일을 가지고 수근거렸고, 한스는 이런 지저분한 일은 듣고 싶지도 않았다.


‘보병용 대전차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뭔가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한스는 계속 딴 생각을 하다가 참호에서 길을 잃어 버렸다.


“어? 이상하다? 이봐! 여기가 어디야!”


그 시대 참호는 길이 엄청나게 복잡했기에, 길을 잃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심지어 부대 전체가 참호에서 길을 잘못 드는 일도 종종 있었다. 예전에도 한스는 길을 잃었던 적이 몇 번 있지만, 금방 돌아갈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왠지 점점 잘못된 길로 가는 것 같았다. 죄다 못 보던 병사들뿐이었다.


‘빌어먹을···오늘 운이 나쁘군···빨리 복귀해야 하는데..’


한스는 어느새 자기가 후방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젠장! 누군가한테 물어봐야겠어!”


한스는 아예 참호 밖으로 나와서 근처에 있던 헌병한테 물어 보았다.


“저는 한스 파이퍼 하사입니다. 참호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헌병이 한스를 보고 말했다.


“아, 그 전술의 천재 한스 파이퍼 하사이십니까?”


보통 헌병들은 성격이 엄청나게 더럽고 오만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헌병은 한스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마치 영웅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한스가 말했다.


“도저히 길을 찾을 수가 없는데 혹시 길을 잘 아는 안내병이 있을까요?”


그 헌병이 활짝 웃으며 한스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물론이죠. 탈영병 처형만 끝나면 안내병을 하나 붙여 드리겠습니다.”


한스는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젠장..왜 하필 이런 날 길을 잃은 거야···’


그 헌병이 물었다.


“전차전에 대해 매우 궁금한 것이 많았습니다. 프랑스 놈들의 전차 수십 대를 격파했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아, 그게 한 전투에서만 그렇게 격파한 것은 아니고, 운이 좋았습니다.”


한스는 헌병과 같이 대화하며 억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탈영병 처형하는 곳 근처도 가기 싫었지만, 한스는 나름 영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기에 겁쟁이로 보일 수는 없었다. 한스는 손에서 식은 땀이 흐르고 속이 미식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 때, 저 쪽에서 10명 정도 되어 보이는 탈영병들이 막대에 묶인 상태로 처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 탈영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몇은 울고 불고 살려달라고 빌고 있었다. 3명은 바지에 오줌을 지린 상태였다.


탈영병들만 바지에 오줌을 지린 것은 아니었다. 이런 탈영병 처형을 담당해야 하는 것은 죄다 전투 경험 한 번 없는 신병들이었다. 신병 10명이 소총을 든 채로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서 있었다.


순간, 한스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아니, 저 녀석들은?’


그 중에서 두 명이나 한스가 아는 얼굴이 있었다. 한 명은 훈련소에서 총을 지지리도 못 싸서 놀림 받던 빌이었고, 다른 한 명은···


‘루카스?’


맨날 학교에서 한스를 때리던 루카스였다. 놈은 우스꽝스럽게도 바지에 오줌을 지리고 살려달라며 빌빌거리고 있었다.


‘젠장···오늘 무슨 날인가···’


한스는 보기 싫어서 눈을 돌렸다. 그런데 빌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려주세요···진짜 도망가려고 한 것이 아니에요. 길을 잃었어요···제발요···”


한스는 참견하기 싫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스가 헌병에게 말했다.


“저, 지금 전선에는 병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병사들을 전부 사살하면···”


헌병이 한스에게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군 전체의 사기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이른바 본보기가 필요한 법이죠.”


한스는 손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저 빌이라는 자식하고는 그렇게 썩 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훈련소에서 실력이 좋지 못해도 나름 노력하고 화장실 청소라도 열심히 하고는 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탈영할 녀석은 아니었지만, 괜히 지인이라고 편 들어주는 것이 더 위험했다. 루카스는 뭐 솔직히 알바는 아니었다.


한스가 말했다.


“사실 제가 전차를 운용하는데 전차를 정비하고 청소할 인력이 부족합니다. 큰 용기는 없어도 성실한 놈으로만 붙여주시면..”


헌병은 뭔가를 곰곰 생각하고는 말했다.


“흠···그렇군요···”


헌병은 다른 헌병들과 숙덕숙덕 대화를 나누었다. 한 헌병이 말했다.


“그러면 우리한테 주먹을 날린 저 자식만 처형하고, 나머지는 살려주죠.”


“뭐 때로는 채찍보다는 당근이 효과적이기도 하니까.”


그렇게 헌병들은 루카스를 제외한 나머지 탈영병들을 차례차례 풀어주었다. 한스가 빌에게 가서 말했다.


“전차의 기름 떼를 아주 깔끔히 청소할 인원이 필요하네. 잘 할 수 있겠는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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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19 andrewq
    작성일
    21.01.02 00:30
    No. 1

    그냥 한스는 저 참호안에서 재림예수 수준인데요;;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1.01.02 01:05
    No. 2

    ㅋㅋㅋ 루카스는 한스를 알아볼까나? 한스 복수하고 싶지 않나? ㅋㅋㅋ 에르빈 녀석... 암튼, 저렇게 전차 영웅으로! ㅎㅎㅎ 전간기에 어떤 활약을 할지! ㅋㅋㅋ 하... 1급 철십자 훈장 받아야하는데 겨우 2급 받는 거네요... 암튼, 저렇게 제대로 평을 받는다면! 만약 가족들이 신문 기사를 본다면 어떤 반응을? 그건 그렇고, 오픈형 포탑이로군요! 적어도 주변으로 장갑은 두었나 보네요? 오픈형은 방어가 약하나 밀폐형보다는 포각에 자유롭죠! 저렇기에 에르빈도 활약한건가? 그건 그렇고, 프랑스도 자주포 모델 사용할텐데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q2***
    작성일
    21.01.02 08:12
    No. 3

    재밌게 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다음화
    작성일
    21.01.07 09:22
    No. 4

    루카스 빨리 뒤져라!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옳은말
    작성일
    21.01.08 11:33
    No. 5

    상만큼이나 벌도 중요한데, 주인공 병신은 상도 못 받고, 벌도 못 주네 ㅋㅋㅋ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59 만세만세
    작성일
    21.01.14 09:12
    No. 6

    작가님이 뭘 쓰려는건지 모르겠네요. 약간의 활약상인건가요? 아니면 생존하면 끝? 85회인데도 전혀 알 수 없는 소설이네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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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패배 +9 21.01.11 1,969 70 11쪽
102 탈출 훈련 +7 21.01.10 1,883 61 11쪽
101 아놀드 중위 +13 21.01.10 1,954 61 11쪽
100 연막 속 전투 +13 21.01.09 2,012 65 11쪽
99 마크 A 휘핏 +7 21.01.09 2,010 63 11쪽
98 달리는 기관총 +6 21.01.09 2,137 68 11쪽
97 패튼 +7 21.01.08 2,258 68 11쪽
96 병실 조크 +20 21.01.08 2,209 71 11쪽
95 최악의 날, 최고의 날 +17 21.01.07 2,222 77 11쪽
94 위화감 +17 21.01.07 2,218 75 11쪽
93 2020년 겨울 +11 21.01.06 2,297 65 11쪽
92 철조망 +8 21.01.06 2,049 77 11쪽
91 눈보라 속 전투 +11 21.01.05 2,059 74 11쪽
90 기습 +6 21.01.05 2,100 67 11쪽
89 쌩고생 +4 21.01.04 2,158 71 11쪽
88 갈대밭 +14 21.01.03 2,252 73 11쪽
87 한스 훈장을 받다 +10 21.01.03 2,400 73 11쪽
86 비둘기 +5 21.01.02 2,124 64 11쪽
» 담배 몇 개피 +6 21.01.02 2,126 72 11쪽
84 엄폐 +7 21.01.01 2,139 67 11쪽
83 용기 +9 20.12.31 2,196 72 11쪽
82 자주포 +9 20.12.30 2,215 73 11쪽
81 삽질 +1 20.12.30 2,182 74 11쪽
80 남부 전선 +4 20.12.29 2,214 75 11쪽
79 알력 다툼 +5 20.12.29 2,206 78 11쪽
78 전쟁 범죄 +5 20.12.29 2,269 72 11쪽
77 뮐러 씨의 취미 생활 +19 20.12.29 2,278 69 11쪽
76 베를린의 개츠비 +13 20.12.28 2,259 65 11쪽
75 탈출 성공! +9 20.12.28 2,251 7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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