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최근연재일 :
2008.06.14 03:08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57,718
추천수 :
229
글자수 :
692,919

작성
08.06.09 00:14
조회
597
추천
2
글자
19쪽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5화

DUMMY

15화





우주공간에 하나의 선박이 있었다. 그 우주선은 최소 수백 명 이상이 탈 수 있는 상당한 크기의 우주선이었고 희미하게나마 우주선 내부의 조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검은 금속질로 기존의 시공관리국의 항행선과 거의 동일한 외견의, 그러나 사용 용도는 다른 이 우주선을 지나치지 않은 여러 대의 소형 우주선이 있었다.


소형 우주선들 사이에서 통신이 이루어졌다.


“오, 이거 거물인데?”


누군가 탄성을 질렀다.


“저거 시공관리국 측 배 아니야? 프로그램 보니까 시공관리국 국원이 마지막으로 조종한 것 같은데 함부로 손대도 되는 거야?”


탄성을 지른 목소리와는 다른 자의 음성.


“하, 지금 거기가 어떤 상태인데 이런 데다 난파한 건지, 표류하는 건지 모를 배에다 신경 쓰겠어?”


탄성을 지른 쪽이 반박해왔다.


“아무튼 저기서 부품을 떼먹든 구조 작업을 해서 보상을 받건 둘 다 해서 실이익을 얻건 한 건 건진 것 같네! 마침 사고 싶은 가방이 있었는데, 저금이 부족하더라고.”


여자의 목소리.


“일단 시스템이 가동은 하고 있는데? 제대로 운항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시공관리국 본국 내부에 있던 그 빌어먹은 실험장 말고 우주선형 비밀 실험장 아냐?”


“그럴 지도 모르지.”


긍정의 목소리. 동시에 실망이 깃들어 있기도 했다.


“아무튼 프로그램을 보니 조명은 커져 있어도 생명 유지 장치는 꺼져 있어. 그리고 아무리 적게 잡아도 생명 유지 장치가 꺼진 건 오래됐어. 아무리 적게 잡아도 하루 이상일 것 같은데?”


생명 유지 장치가 공기만을 담당한다면 배의 크기 상 하루 정도 숨쉴 수는 있을 것이지만 그런 것도 아니니까.


“그러고 보면 그 왜, 미드칠더, 거 어디더라?”


도킹을 위해 우주선에 접근하는 소형의 우주선에서의 통신에 다른 이가 부언했다.


“중앙공항이야. 중앙공항.”


“거기 좀비가 튀어나왔다는 소리가 있던데?”


“그런 거야, 뭐 늘 있는 괴담 같은 거 아냐?”


괴담을 언급한 자의 목소리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도 한 마디 덧붙였다.


“보통 괴담치고는 소문이 너무 빨리 퍼지긴 했지만……”


그리고 통신을 이어가는 자들은 이미 도킹을 시작해 우주복을 입은 채 제일 먼저 들어가는 자의 뒷모습을 봤다.


“어이. 벌써 들어가는 거야?”


“일단 생명 유지 장치부터 작동시킬게. 제일 먼저 가니 챙기는 게 내가 제일 먼저인 거 알지?”


순간 통신은 이어졌으나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어이. 당장 거기서 기다려!”


“저걸 발견한 거 나라고!”


“너 나한테 빚진 거 있잖아!”


그렇게 떠들썩한 소리와 함께 소형의 우주선들이 빠르게 우주선에 접근. 도킹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와서 메인컴퓨터로 향하려던 자를 잡은 다음 여러 가지 문제로 이리저리 떠들던 그들은 일단 자신들의 우주복 차림이 방해가 될 것을 알고 처음 제시된 안건대로 생명 유지 장치를 가동시키기로 했다.


“어이, 먼저 챙기기 없기다.”


“그러고 보면 요즘 시공관리국에 보급되는 마도사용 디바이스가 비싸다던데. 그걸 팔아서 가방 말고 옷도 사 입고 멋지고 잘 생긴 남자를 유혹하는 것도……”


여자가 우주복 차림으로 선 채로 뭔가를 떠들기 시작했다.


“거기서 망상하고 있을 거면 먼저 간다.”


“아, 아. 좀 행복한 기분에 빠져 있을 수도 있는 거잖아. 참.”


여자는 불평하며 먼저 움직이는 남자들을 향해 달려갔다. 남자 중 한 명이 잠깐 멈춰 섰다.


“시체네?”


“꺄악.”


여자가 비명을 지르는 척 하자 주위의 일동들의 시선이 험악해졌다.


“이제 와서 내숭 떠봤자 짜증만 나거든?”


남자 중 한 명이 대표로 그들의 기분을 표명했고 공중에 떠있는 시체나 바닥에 누워있는 시체들을 무시한 채 계속 움직였다.


“어라. 시공관리국 국원도 있네.”


시체들을 감상하던 그들은 흔하게 보기 힘든 시신을 보고는 놀라워했다.


“고위직인 것 같은데?”


“아까 전에 분명히 시공관리국 측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이 우주선을 마지막으로 가동시킨 것 같다고 이야기 한 것 같은데?”


“그 정도로 자세하지는 않았어.”


여자가 제법 고위직의 국원을 뒤지기 시작했다.


“뭔가 안 찔려?”


“이제 와서 뭘. 하이에나가 호사를 꿈꾸는 것조차 못하면 어째 살라고?”


그렇게 잠시 국원의 품을 뒤지던 여자는 한숨을 쉬고는 뒤로 돌아섰다.


“어라?”


여자가 내뱉었다.


“무슨 일이야?”


“아니, 왠지 시체들 위치가 아까보다 가까워진 것 같아서……착각인가?”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앞장섰다.


“그런데 어째 시체들이 몸이 마른 것 같네? 게다가 전부 눈을 감고 있어. 이거 이상하게 기분 나쁘네.”


남자 중 한 명이 의문을 품었다.


“혹시 무슨 병이라도 걸려서 일부러 유폐시킨 거 아냐?”


그때였다.


“그런 셈일지도.”


자신들이 아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목소리에 반응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 그들 중 한 명의 우주복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리고 ‘시체’들의 눈이 떠 있었다. 증오와 광기로 가득한 눈이. 생명을 가진 자들에 대한 자연스런 원망이 서린 눈이.


“뭐, 뭐야!”


우주복에 구멍이 뚫린 남자에게 시체 중 하나가 구멍 사이로 주먹을 날렸다. 공기가 없지는 않았다.


“뛰어!”


한 남자가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우주선들이 있는 위치로 달려가려고 했으나 이미 ‘시체’들로 길이 막혀 있었다. 오면서 본 시체들이 분명 있었으니까. 그렇게 납득을 하면서도 ‘시체’들의 벽의 틈을 찾던 남자는 등에 충격을 느끼며 쓰러졌다.


“아직은 이 정도인가?”


시공관리국 국원의 제복을 입은 ‘시체’, 아니 와이트는 그렇게 말하며 다른 ‘살아 있는 자’들에게도 마력탄을 날렸다. 그들이 아직 죽지 않은 상태에서 부하들이 그들을 때려 생명력을 빼앗는 것을 보며 그는 흡족해하다 계속 공격하는 와이트 무리를 바라봤다.


“그만.”


숨을 쉴 필요는 없다. 공기가 필요한 것은 말을 하기 위해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뿐. 이미 죽어버렸기 때문인지 생전의 미드칠더식 마법은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틈틈이 훈련을 해선지 약간은 회복된 것 같기는 했지만.


시공관리국 국원이었던 와이트, 이 와이트 무리의 리더는 눈살을 찌푸렸다. 과도한 공격에 동족조차 되지 못한 자가 하나 있었다.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증오심을 억제하기가 어렵다는 건 같은 상황이기에 알긴 하지만.


“뭐 좋아. 신참들. 일어서도록.”


그러자 아까까지 이 우주선을 약탈하려던 이들 중 하나를 제외한 자들이 몸을 일으켰다.


“뭐, 뭘 한 거지?”


그렇게 물어보는 자가 한 명.


“그저 동족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답변을 길게 할 생각은 없었다.


“그게 무슨 말,”


“그만!”


그의 의지가 자신의 동족이, 부하가 되어버린 약탈자의 행동을 멈췄다.


“상세한 건 다른 이들에게 묻도록 하고 너희들이 가진 정보가 필요하군. 그러니까 어서 말해! 너희들이 아는 최신 정보를!”


그러자 새로운 동족들은 아주 최근의 시공관리국에서 생겼던 일에 대한 소문을 말하기 시작했다. 리더는 웃었다.


“원래는 좀 더 의논한 다음 가장 좋을법한 차원을 향해 가려고 했는데 말이지.”


리더는 주변을 둘러봤다. 자신의 명령을 거스를 수 없는 망자의 무리들.


“자, 귀환하자. 미드칠더로.”


그의 말에 망자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유노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조명 자체는 밝지만 창문 하나 없으며 밖으로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방음시설이 된 이 방의 탁자를 둘러싼 사람들의 얼굴을 위주로.


그 중에는 1년 전 아스라의 승무원 다수를 구해낸 영웅 레티와 비극의 제독 린디 하라오운과 성왕 교회의 기사 카림 그라시아와 젊은 나이에 제독에 도달한 크로노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지어스가 있었다.


“불길한 징조가 있었습니다.”


카림이 말했다. 그녀는 카드들처럼 보이는, 어쩌면 진짜로 카드일지도 모르는 물건을 꺼냈다.


“예언은 매우 모호했으나 아주 강력한 힘들이 충돌해 세상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고 해석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카림은 일부러 예언의 정확한 구절을 말해서 여기에 있는 강력한 권력을 지닌 이들을 짜증나게 할 생각은 없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유노는 레지어스의 표정을 살펴봤다. 소위 레어스킬 사용자나 마도사만으로 편향된 과거의 시공관리국을 비난한 자는 카림의 레어 스킬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 반박할 말을 마음속으로 수십 개 이상 만들고 있겠지. 대강의 내용은 이렇겠지. 현재 벌어지는 사태를 봐서는 머리가 없지 않고서야 누구나 사태가 일어나고 이미 일어났다고. 그리고 그걸 변명할 말도 없을 테니까.


평소라면 그런 알력 싸움을 일부러 내서 누군가의 독재에 가까운 상황이 나지 않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현황은 너무나 나쁘다.


“뭐 예언이건 아니건 어제 갑작스레 본국에서 드러난 그 ‘방’에 대한 기사를 대충 스크랩한 겁니다. 이미 다들 어느 정도는 아시겠지만 한 번 정도는 다시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요.”


유노의 말과 함께 방에 있는 이들의 눈앞에 화면이 뜨기 시작했다. 기사들의 제목 중 눈에 띄는 것들은 이랬다.


‘시공관리국이야 말로 악의 무리인가?’, ‘시공관리국 로스트로기아 불법 사용, 스스로가 만든 제한을 직접 어기다,’ ‘전투기인에 대한 진실,’ ‘악마적 연구자 제일 스칼리에티의 행방불명에 대한 진실을 추적한다,’ 등의 기사였다.


“그 ‘방’이 있는지는 저도 몰랐습니다.”


유노는 덤덤히 사실을 고백했다.


“일단 정보통제가 되긴 했지만 너무 늦었고 말이죠.”


알 사람은 다 안다. 겉으로는 쉬쉬하나 일반 대중들이 조금만 신경만 써도 충분히 어느 정도의 그 ‘광기적인 연구’의 끔찍함에 대해서는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살인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자들조차 충격을 먹었을 참상. 게다가 그 거대한 규모. 무한서고처럼 공간이 대규모로 왜곡되어 있던 그 실험실에는 분명 로스트 로기아나 그에 필적하는 뭔가의 조치, 유노는 간신히 조소를 멈추려 했다. 로스트 로기아에 필적한다면 그건 그냥 새로운 로스트 로기아겠지.


“제일 처음에 모인 용건은 이것보다는 작은 정보 때문이었습니다만……”


유노는 바닥에 놔두었던 하나의 가방을 탁자에 올렸다. 자신이 31구역에서 보고 얻은 정보. 그것이 반드시 진실이라고 국가나 차원을 믿게 만들 만한 장치를 달아둔 것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믿을 것을.


“우리가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다른 일을 하지 못하게 한 것부터가 그들의 술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이라고 경칭 없이 말했음에도 평소에는 화를 낼 인물들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솔직히 한 명이 테러로 죽었기에 속아 넘어갔지만 ‘그들’ 정도의 위치라면 그 정도의 은폐 공작 정도야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레지어스는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래도 다른 방법은 없는가? 자네라면 뭔가 다른 걸……”


유노는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대중이 알게 된 이상 방책이 없습니다. 스스로가 규제를 걸었음에도 로스트 로기아를 사용, 그것도 끔찍한 실험을 위해서. 또한 약화된 시공관리국의 무력을 어느 정도 메우고 있는 전투기인들은 그 끔찍한 실험의 성공품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 전에도 전투기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던 상황에서 이대로 있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유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관리세계들의 균형을 잡고 차원들의 마찰을 막으며 로스트 로기아라는 세계의 위험을 막는다는 사명을 가진 세력이며 힘의 추인 시공관리국은 이미 1년 전의 일과 며칠 전의 공항 화재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실험실’인지 ‘방’인지 때문에 의심을 받을 만큼 받고 있고 그 권위도 약화될 대로 약화됐습니다.”


주변의 인물들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어차피 그 ‘방’을 만들 수 있는 인물들은 뚜렷합니다. 이대로 품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아니, 이미 우리가 여기서 모여서 모의를 시작한 시점부터 들키는 순간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당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방도가 없어요. 다른 방도가……”


유노는 가방을 봤다. 그리고 눈을 한 번 감고는 깊게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단 하나……”


유노는 심호흡했다. 이제 어쩔 수 없다. 자신이 말한 그대로다. 더 이상의 방책 따위는 갖고 있지 않다. 이하의 방책은 시공관리국을 끝장내거나 무의미하게 만들어 다시 한 번 차원들이 마찰을 일으켜 길고 수많은 희생을 일으킬 전쟁을 유발하리라. 자 말하자. 유일한 방법을!


“모든 일의 원흉인 전설의 세 제독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쿠데타에 지나지 않는다한들.





‘비숍’은 암실에 앉은 채 자신의 근처에 있을, 그러나 얼굴을 보이지 않을, 그럼에도 지겨울 정도로 잘 알고 있는 얼굴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분’은 뭐라고 하셨습니까?”


“‘링’의 술식은 완성되었다고 하셨네. 이제 곧 나도 이 건물 밖을 나설 수 있을 것 같군. ‘링’에 들어갈 부품 역시 거의 다 끝나가니.”


다소 환희에 찬 목소리. 하긴 1년간이나 이 건물을 벗어나지 못한 ‘킹’이다. 원래 잘 움직이지 않는 ‘룩’에 비해서는 제법 활동량이 많으니까.


“그런데 이번 시공관리국 관련의 일은 어쩌신다고 하십니까?”


“‘그분’은 시공관리국에 들어온 자를 그냥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 ‘정신병자’를 쫓아낸 자를 유념하시는 것 같다네. 특히, ‘비숍’ 자네가 말해 준 키워드를 들은 후 말이지.”


‘비숍’은 기억을 떠올렸으나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킹’이 한숨을 쉬고 있다. 보이지 않아도 오랜 경험이 알게 만든다.


“기동 6과에 레지어스 중장의 비서에게 능력을 사용했을 때 1년 전 사건의 당사자 중 하나인 기쉬 드 그라몬에게서 정보를 얻어왔다고 하지 않았나?”


“카서스라는 단어 말입니까? 그가 하르케기니아에서 강력한 힘을 행사한 마법사라는 정보 말인가요?”


“‘그분’께서는 ‘정신병자’의 정체를 삼 제독의 동태를 먼 곳에서 보심으로서 알아내신 것 같네. 그리고 자네가 밝혀낸 키워드를 말했을 때 그분은 왠지……”


‘킹’은 잠시 주저했다.


“내 기억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킹’은 계속 주저했다.


“‘카서스’라는 단어를 말씀드렸더니 ‘그분’께서는 왠지, 목소리 자체는 비슷했지만, 왠지 모르게 놀라시는 것 같았네. ‘그분’께서 ‘네서릴의 천재’니 어쩌니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을 전달하셨네.”


‘비숍’은 잠시 멍하니 서있다 말했다.


“뭐 어쨌든 그 ‘카서스’라는 자가 그 ‘정신병자’를 쓰러뜨린 건가요?”


“그렇게 되겠지.”


‘킹’은 말했다. ‘그분’ 역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분’은 이제 어쩌실 것인가? 아니, ‘카서스’라는 자가 뭐기에 당황하신 건가? ‘킹’은 한숨을 내뱉었다. ‘룩’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고 ‘비숍’은 고개를 젓더니 암실, 그들의 회의실에서 나섰다.





카서스는 조용히 주변을 바라봤다. 숲이 주변에 펼쳐져 있는 이 좁은 산길은 목적지가 확실했다. 정확하게는 목적지에서 약간 떨어진 곳이었지만 완벽하게 가기로 한 곳에 갑작스레 나타나며 상대의 경계심만을 불러일으킬 테니까. 그는 발을 움직였다.


어지간해선 ‘은둔자’는 자신이 누군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타이탄들을 끌어낸 이유는 그게 거의 다였으니까. 그리고 자신의 추측이 정확하다면 ‘은둔자’ 뒤에도 누군가가 있다. 그리고 그 누군가의 정체가 거의 확실하다는 게 문제.


‘은둔자’가 힘을 나눠준 자를 미드칠더에서 본 순간부터 써내려지던 추론.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기에 자신의 추론을 깨뜨릴 단서를 찾으러 그는 이곳에 왔다.


‘은둔자’가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네서릴의 평범한 마법사로 판단한다면-십중팔구 어지간히 운이 없지 않은 이상 복수에 불타는 타이탄들을 동원했기에 속아 넘어가겠지만- 진실에 접근하는 것도 쉽고 ‘은둔자’가 만약 견제를 해도 그다지 귀찮은 일이 생길 리는 없을 것이다.


설혹 알아챘다면……그리고 ‘은둔자’의 뒤에 있을 게 확실한 ‘그’가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면……


카서스는 고개를 저었다. 좋지 않은 직감이 들었으나 그것을 부정했다. 자신처럼 사물의 본질에 도달한 자가 그걸 무시해서는 안 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자신의 추론과 이번의 느낌을 힘겹게 부정했다.


1년 전의 ‘광인’의 요새는 단 하나의 스스로를 보호할 마법의 힘이 담긴 도구도 없이 움직이기에는 수많은 함정들과 위험 요소들이 있었으나 타이탄 무리와 함께 간 얼마 전에서는 혼자서도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었을 것이었다. 아니, 타이탄들이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신경 쓰지만 않았어도 마지막 남은 ‘광인’의 ‘본체’를 도망치기 전에 쓰러뜨릴 수 있었을 것이다.


‘광인’에 대해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가 가진 세력, 그의 클론들이나 환영들 거의 전부가 약 타이탄들과 자신의 기습으로부터 약 30초 동안의 전투 중에 상실했으니까. ‘은둔자’가 만약 ‘광인’에게 협조적이어도 ‘광인’은 ‘은둔자’의 세력에 편승하는 정도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


‘광인’이 만약 거대하며 뛰어난 시설이 갖춰진 데다 알려지지 않은 실험실 같은 곳에서 새로 세력을 키운다면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겠지만. 카서스는 웃었다. 불길한 감각이 자꾸만 잡히는 걸 무시했다. 만약 감각대로 일이 되었다면 자신은 뭘 한 셈이란 말인가.


“완벽하게 삽질만 한 게 되겠지.”


말을 하면서도 계속 걸어갔다. 숲이 끝나고 팻말이 보였다.


‘주의. 발굴 작업 중.’


역시 정확히 왔군. 카서스는 손에 든 가짜 신분증을 한 번 흔들고는 길을 걸었다. 주변에서 작은 동물들이, 주로 페럿이 다가왔다.


“변신마법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면 놀리지 않았으면 하는데.”


카서스는 그렇게 말했고 페럿들 중 다수가 빛을 뿜으며 실체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들은 호기심 서린 눈을 한 아이들이었다.


“만나서 반갑네. 스크라이어의 아이들.”


카서스는 그렇게 말하며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요람은 요새입니다. 숨겨진 곳입니다. 연구시설로도 쓸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카서스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재확인하는 작업 중이지요. 그리고 카서스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음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기쉬라는

녀석이 발목을 잡았고 그걸 아직 모르고 있지요.

그럼 좋은 밤 되시길.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5)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삽질대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9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최종화 +9 08.06.14 899 3 21쪽
78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30화 08.06.14 416 2 20쪽
77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9화 +2 08.06.14 531 2 19쪽
76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8화 08.06.14 394 3 19쪽
75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7화 +8 08.06.13 502 3 19쪽
74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6화 +1 08.06.13 460 2 19쪽
73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5화 +1 08.06.13 526 3 19쪽
7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4화 +8 08.06.12 526 3 19쪽
71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3화 08.06.12 472 3 19쪽
7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2화 +1 08.06.12 470 3 20쪽
69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1화 +5 08.06.11 587 2 20쪽
68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0화 08.06.11 345 2 19쪽
67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9화 08.06.11 392 2 19쪽
66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8화 +5 08.06.10 584 2 19쪽
65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7화 08.06.10 410 2 19쪽
64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6화 08.06.10 556 2 20쪽
»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5화 +5 08.06.09 598 2 19쪽
6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4화 08.06.09 425 2 19쪽
61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3화 08.06.09 462 2 19쪽
6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2화 +7 08.06.08 529 2 19쪽
59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1화 +1 08.06.08 511 2 19쪽
58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0화 08.06.08 441 2 19쪽
57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9화 +8 08.06.07 493 2 20쪽
56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8화 +2 08.06.07 389 3 19쪽
55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7화 +2 08.06.07 546 2 19쪽
54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6화 +6 08.06.06 478 3 19쪽
53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5화 08.06.06 469 2 19쪽
5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4화 +5 08.06.06 544 3 19쪽
51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3화 +2 08.06.05 479 3 19쪽
5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화 +4 08.06.05 635 2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