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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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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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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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백(3)

DUMMY

진실이 무엇이든지 간에 닥터 지바고는 1965년 영화로도 제작되었어요.

바로 다음 해에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휩쓰는 게 아니겠어요.


점점 이상해!

주인공 ‘유리 지바고’를 맡은 남자배우는 이집트 출신 ‘오마 샤리프’예요.

대사도 별로 없이 눈빛 연기를 통해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것이죠.


이제 대충 감이 잡히지 않는가요? 이게 미국이에요! 이 사람들아.

남북한 정보기관과는 질과 양이 다르단 말이죠. 미국의 이런 어마무시한 공작들을 모두 직권남용이라고 해버리면 나라가 어찌 될 것 같아요?


대한민국이 이러다 전쟁터에서도 자국 군인들에게 살인죄와 특수상해죄를 적용하는 날도 머지않았거늘.


또다시 고질적인 악몽의 시작!

검은 해와 붉은 달이 교대로 떠오르고, 별들이 땅으로 떨어지는 환상 교향곡!


거기다가 2014년 봤던 연극 ‘레드’의 핏빛 장면마저 교차하는군요.

연극 ‘레드’의 경우, 브로드웨이에서도 유명세를 치렀던 작품이지요.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가 나오는 2인극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거기서 기억나는 대사가 있었으니. “인생에서 두려운 것은 블랙이 레드를 삼켜버리는 거야.” 묘한 대사군요.

역사적으로도 레드를 삼키는 블랙들이 있었잖아요?

나치와 파시즘과 같은···.


마크 로스코는 자가의 어록에서 ‘레드’를 여러 가지에 비유했답니다.

그중에서 기억나는 것으로는, ‘폭풍처럼 번지는 불, 들라크루아의 깃발, 엘 그레코의 예복, 원자의 섬광, 러시아 국기, 나치 깃발, 중국 국기, 죽은 야수파 화가들, 사탄’ 정도죠.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을 비유했지요.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어요. 러시아와 중국 국기에 그려진 붉은색은 이해가 되었고, 종교화로 유명한 ‘엘 그레코’ 작품에도 붉은색 예복이 자주 등장하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지만.


이들에 비해서 왜 들라크루아 그림을 레드로 보았는가,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프랑스 7월 혁명을 상징하는 그 그림(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는 겉으로 보기엔 붉은색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찾을 수 없던데? 도대체 왜?


프랑스의 삼색기 중 1/3만 레드가 차지하고 있을 뿐이잖아요. 아! 또 있었군요. 그래요. 자유의 여신이 쓴 모자가 레드였나요?


제 생각으론 아마도 젖가슴을 드러낸 채 총을 들고 있는 여성혁명가를 레드에 비유한 것이 아니라, 밑에 쌓여 있는 정부군의 시체를 보면서 피를 연상한 것으로 보인답니다. 아닌가요? 저만의 해석일까요?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 왜, 마크 로스코는 언젠가 블랙이 레드를 삼켜버리는 것이 두렵다고 했을까요? 레드로 칠해진 세상 다음에 폐허로 변해 암흑의 색인 블랙이 온다는 의미인가···.


그나저나 악의 핵(核)인 염소의 행방부터 찾아야 이 모든 꼬인 일들이 풀릴 터인데! 걱정이군요.


먼저 하나냐 선배에게 SOS를 쳐볼게요.

그녀의 스마트폰 벨 소리는···. ‘Daniel is travelling tonight on a plane. I can see the red tail lights heading for Spain ···.

이 정도면 그녀와 내가 절친이 맞겠네요.


때마침 ‘하나냐’는 관련정보를 가지고 있대요. 요지는 평택 미군부대 헌병장교로부터 첩보를 입수했는데, 정체불명의 세력이 미군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마약을 팔고 있다는 것이지요.

안산지역에 거점을 둔 고려인 조폭으로 보이며 뒤에서 어떤 세력이 자금과 인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간략한 설명이었죠.


난 염소의 소행임을 직감했어요. 그자가 몽골, 중앙아시아, 고려인 등 구(舊) 소련 위성국가 출신들로 구성된 조직들을 장악한지 오래여서죠.

우리 회사원들은 안산에 있는 공장지대로 잠입하여 관련첩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일을 끝낸 후에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앞쪽에서 외국인 노동자들로 보이는 한 무리가 걸어오더군요. 인원수가 10여 명 이상 되므로 약간 긴장을 했지만, 이들이 동남아시아 사람들로 보이므로 일단 염소 조직원들은 아니라고 짐작했지요.


웬걸? 헛짚었군요. 이들은 특이하게 생긴 칼을 빼어들어 휘두르지 뭐예요.

자세히 살피니, 밀림지대에서 사용한다는 ‘정글도’가 아니겠어요.

곧이어 그들 중에서 2-3명이 ‘무에타이’로 보이는 발동작을 하면서 공격해오네요.

다행스럽게도 실력은 형편없을뿐더러 킥도 고수로 보기에는 어설프고, 정글도 또한 무섭기는커녕 위협을 위한 장식품에 불과하더라고요.


우리 팀이 즉각 제압에 들어갔더니, 동남아인들은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면서 퇴각하네요.

이들이 볼 때, 여자인 담백(淡白)이 공중을 날아다니며 무서운 킥을 날리고, 쌍장군 마저도 왕년에 한가락 하던 포스를 보여주니 꼬리를 내렸던 것이죠.


나와 여무명, 그리고 청백까지 본격적으로 나설 필요조차 없었다니까요.

그들은 결정적인 살인 작업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간만 보려는 척후병 역할일 테죠.


여무명이 그러는데, 태국 출신 ‘깽야이파’가 아니면 ‘싸만코차호타이파’ 조직원들이래요.

이건 또 뭐죠? 현재 외국인 불법체류자 중에서 태국이 최고를 차지하고 있대요.


20만 명 중에서 16만 명이 불법체류라니, 통계가 맞기는 한 것일까요? 이상하죠? 언제부터인가 정부가 태국에 관심이 많아졌고, 연관성도 많아지고 있어서죠.


심지어 그분 따님도 그곳에 있대요. 덥고 모기 겁나게 많고, 무장 반군까지 백주에 활보한다는 하필 거기에···. 왜 그럴까요? 태국에 금덩어리라도 숨겨져 있나요?


전 무명의 말을 듣고 ‘골든트라이앵글’이 떠올랐어요.

전 세계 히로뽕 유통의 70-80% 생산하는 지역으로, 태국과 라오스, 미얀마 등 3개국 접경지대를 말하는 것이죠.


거듭 말하거니와 한국 남성들이 여기에 와있는 이곳 출신 이주여성들을 우습게 알면 안 되는 이유랍니다. 그녀들의 친척들에게 작업당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지금 우리 눈앞에 있는 습격들은 태국 본토의 전문조직원이 아니라, 한국으로 이주해온 자생조직이라니 다행이군요.


이어지는 여무명의 추가 설명이에요. 잠시 들어보세요.

“이들 조직은 주로 태국 성매매 여성들을 공수해오거나, 문신 기술자들을 데려다 고등학생들에게 불법시술을 하거든. 당연히 한국인 조직들이 여기에 연관되어 있을 테고. 여담이지만, 이들 한국인 기둥서방들은 태국 여성 성매매 업자로 적발되면 태국 형무소보다 한국 교도소에 수감되는 걸 선호한대. 태국에서는 인신매매에 해당되지만, 한국에서는 단순 성매매 알선 정도로 끝나기 때문이라나? 서울구치소에서 들은 예기야.”


여하튼 염소가 우리의 의도를 간파하고 먼저 습격했기에 추가적인 2차 공격이 분명히 예상되니까 서두를 게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차를 타고 외국인 밀집지역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뒤따라오는 페라리 차량을 마주치게 되었죠. 외국인 양아치들까지도 페라리를 몰고 다니는 세상이 되었다니!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관계당국이 자금 출처조사를 포기한 모양이네요. 이런 식으로 나라가 돌아가다간, 대한민국 곳곳에 각 국가별 범죄블록이 형성될 판이거늘.

그곳은 그들만의 치외법권(治外法權) 또는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가 될 것이 아니겠어요?

이미 서울 한구석에도 유사한 곳이 형성되고 있지 않은가요? 정부가 이곳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를 포기한 상태죠?


한동안 차량 추격전 끝에 우리가 탄 국산 SUV 차량은 페라리를 당해낼 수가 없었답니다. 정면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


우리 5명은 민간인이 다칠 것을 고려해 한적한 곳에 하차하여 전투자세를 잡아야했어요.

먼저 페라리 3대가 멈추더니 연달아 봉고차 3대마저 도착했지요.

인원만 해도 40명은 넘겠는걸요. 이들이 들고 있는 연장도 평소 듣도 보도 못한 것들뿐이네요.


한동안의 대치 상황에서 그나마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한패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죠. 심지어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예상대로였지요. 동남아시아 연합군이었던 것이죠. 여기저기서 급하게 긁어모았음이 분명했어요.

조금 전에 조우했던 태국인에다가 총기를 소지한 채 이상한 영어를 씨부리고 있는 필리핀 조폭, 나머지는 분명히 베트남 사람들로 보였어요.

한쪽에서 먼저 총을 쏘거나 연장을 날리면 일시에 폭발할 수밖에 없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순간!

양쪽의 화력으로 미루어 보아, 인명피해가 불가피한 전황이련만.


이때였지요. 어둠을 가르며 사뿐히 등장하는 하얀색 리무진? 역시 비싼 차군요. 소음이 거의 없어서요.


럭셔리한 리무진에서 위풍당당하게 내린 남자는 예상 밖 인물이 아니겠어요? 그는 바로 죽련방의 한국 거점 보스인 백미(白眉)였죠. 뒤에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로켓 우먼 정도만 경호하고 있네요.


이런 곳에 병력 없이 나타나다니···. 확실히 강심장이에요. 감탄도 잠시!

백미는 동남아 연합군 대표 3명에게 뭐라 뭐라 하던데요? 이내 상황 종료되더군요. 백미가 지방에 있는 외국인 자생 조폭과는 차원이 다른 월드 클래스의 진면목을 보여준 날이었답니다.


백미는 로켓 우먼으로부터 받은 가방을 그들에게 던졌던 것이에요. 그 속에는 돈이 있었을 것이고요.


처음부터 죽련방과 동남아 연합군 간의 협상 과정이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답니다. 중국인과 평소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은 태국 출신들과 함께, 돈만 더 주면 자신들에게 살인을 청부한 의뢰인도 재깍 죽여주는 필리핀 사람들은 곧바로 백미가 던진 떡밥을 수용했지만, 베트남 조폭은 뭔가 다르긴 다르더군요.


인상을 쓰며 백미에게 대들었어요. 이들은 역사적으로 중국인들에게 뿌리 깊은 원한이 있어서 그랬거니와···.

베트남 전쟁에서 천조국 미국도 끝내 두 손을 든데 이어서 중국도 1972년 중월전쟁에서 화력과 병력의 엄청난 우위에도 불구하고 망신을 당하지 않았겠어요?

이때 큰 활약을 했던 것이 베트남 여성 민병대였다는 점을 한국 남자들은 꼭 기억했으면 해요. 신상을 위해서랍니다. 그녀들은 게릴라전의 명수들이었다는 평가가 있으니까요.


결론만 말하겠어요. 미국에서도 존재한다는 ‘Asian boyz’와 같은 형태인 아시아 연합군은 염소 측에서 주기로 한 돈의 액수보다 죽련방이 제시한 금액이 더 크자, 재까닥 철수를 단행한 거죠.

당초 협상에 부정적이었던 베트남 조폭들도 백미가 데리고 온 죽련방이 중국이 아닌 대만 출신임을 알고 퇴각을 위한 명분까지 챙기게 된 것이었고요.

이윽고 백미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한 수 가르치려 하네요.

“이쪽 세계에도 협상이 중요하다네, 힘자랑과 연장 자랑만으로는 동네 양아치 수준을 벗어날 수 없는 법!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조직과 사람에 대한 충성심이지. 누군가 얘기한 ‘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건 모순이라고 봐야겠지. 아무려면, 그렇고말고. 조직과 그 조직을 움직이는 실세를 분리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장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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