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MniG
작품등록일 :
2021.12.13 12:56
최근연재일 :
2024.09.01 23:20
연재수 :
219 회
조회수 :
11,425
추천수 :
32
글자수 :
1,131,441

작성
22.01.11 08:00
조회
35
추천
0
글자
11쪽

상백(5)

DUMMY

난 장백 삼촌의 봐주겠다는 건지 아님 귀향을 허락하겠다는 것인지가 모호한 조선족 사투리를 들으면서 이상한 점을 감지했다.


어라, 저건 분명히 목 졸린 흔적이네. 딱 보면 알거든. 내 눈을 속일 순 없지. 그런데 이게 뭔 조화라더냐?


장백 목에 아스라이 남아있는 흔적을 보고 있노라니 누군가가 떠오르는 건 너무 나가는 것일까?


누군가 교살에 대한 의심을 피하고자 부드럽고 늘어나는 나일론 소재나 고무줄 등을 사용한 것이 분명함에도?

그래 바로 스타킹이지. 그다음은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조선시대 하던 대로 서까래에 매달거나, 최신 수법처럼 샤워기 줄에 돌돌 말든지 하는 식···.

빨랫줄도 있고, 넥타이도 있고, 전깃줄도 있더라만 하고많은 선들 중에서 거추장스러운데다가 차디찬 금속성 물질을 자기 목에 두른다고?

아니지! 보통 목욕탕에서 죽이거든. 흔적을 없애기 쉽잖아?


암튼 장백 삼촌은 죽다 살아났으리라.

이상하다. 저건 어머니 백사나 할 수 있는 솜씨가 아니던가? 실수를 모르는 교살의 여제로부터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을까? 그냥 싸웠나?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지 지금 내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그런 후에 난 몇 명에게 끌려나가면서 한쪽 모서리에 앉아 날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날 찌른 자, 아니 형을 보았다.

자기가 찌른 동생이 수장(水葬) 당하러 가는 걸 지켜보는 게 어떤 건지···.


세상에나 이건 무슨, 심청이도 아니고···. 역시나 예상대로 하늬바람살을 안은 채 던져졌는데, 그대로 풍덩 소리와 함께 갑자기 상처 난 온몸에 찬 기운이 감긴다.

이렇게 끝없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있구나.


여기가 혹시 물이 억수로 깊다는 인당수(印塘水)? 심청이가 공양미 300석을 위해 몸을 던졌다는···.

현재 백령도 앞바다로 추정된다는 그곳일까? 그렇다면 이자들은 불과 15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북한과 직거래를 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해상에서 물건을 주고받는다면 더 근접하겠지.

남조선 해병대와 해경은 뭣들 하는가! 경계를 잘해야지.

왜냐하면 인근 연평도 해상으로부터 대한민국 해수부 공무원이 자진 월북해 성스럽게 화형을 당했잖아? 이게 말이 돼?

언제부터인가 미스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닌 신비스런 국가로다.


얼마나 더 내려가야 할까? 저 밑에서 나락(奈落)이 입을 쩍 벌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난 어느 순간부터 몸이 플랑크톤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조류에 몸을 온전히 맡기고 있을 뿐이다.


서해바다의 탁한 바닷물임에도 사방에서 물고기와 새우, 그리고 밑바닥에 있는 조개류까지 눈에 들어온다.

급기야는 이것들이 지폐나 동전으로 바뀌는 환각현상인 듯싶다. 아니구나. 다시 보니 돈이 아니라 칩(chip)이어라.

이거야말로 그동안 숨겨져 있던 ‘바다 이야기’ 뮤지컬? 그 바다는 수치의 거품을 뿜고 있구나! 잠시 제 세상을 만나 반짝이던 ‘Wandering star’들이 곧 영원히 예비된 흑암으로 돌아가고 있구나!

내내 꼭꼭 숨어있던 것이 어떻게? 그래 내가 미쳤다고 미쳤어!


숨을 못 쉰지 오래여서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더니 또 다른 환상이 이어진다.

바다 밑바닥에 우주복을 입고 앉아있던 사람은 바로 다니엘이었다.

분명하게 내가 별명이라고 지어준 ‘파일럿’이 우주비행사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꿈속에서 나와 파일럿 간의 대화가 시작된다.


“다니엘! 여기가 어디지? 혹시 내가 죽은 거야?”


“무명이 형! 여긴 우주야. 우린 여기서 떠돌아다니는 이름 없는 운석이나, 소행성이라고 보면 돼. 죽은 게 아니라고, 그냥 목적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이지. 이러다가 우주를 떠도는 무덤으로 가면 그만이야. 아무도 우릴 찾지 못해. 찾으려 해도 결코 찾지 못할 거야.”


그렇게 우리의 짧은 대화가 끝나자, 우주복 안에 있던 다니엘은 온데간데없고, 김정은 위원장이 그 안에서 나타나다니!

“Hey. Rocket man!” 마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러다가 영화 ‘로켓 맨’에서 보았던 ‘엘튼 존’으로 또다시 바뀐다.

얼마 전 개봉한 로켓 맨 가사가 귓전을 또다시 맴돈다.


‘∽Zero hour, (9AM 로켓이 발사될 시간이야, 오전 9시)∽And I’m gonna be high as a kite by then (난 그때 연처럼 높이 떠 있겠지).∽Burning out his fuse up here alone (여기서 홀로 도화선을 태우는 로켓 맨).’


안 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도화선을 태우면 안 돼! 우리 이러다 모두 다 죽게 된다니까!

뭐라고? 그걸 포기하면 전갈이 그냥 메뚜기가 되는 거라고?

절대 독을 포기하지 못한다고? 비핵화라며?

그 비핵(非核)이 아니라 비핵(飛核)! 날아다니는 핵무기?

우리 모두 속았구나. 트럼프도 속고 뭐도 속고···


요렇듯 정신을 못 차리고 환상 속에서 헤매는 이유는, 그만큼 산소부족으로 죽음이 임박해서 그런 걸까?

노래에 나오는 가서처럼 공중에 붕 뜬 기분이랄까? 이게 바로 엘튼 존이 술이나 마약에 취해 느끼는 감정인가?


어! 누군가가 저 위에서 내가 앉아있던 심연 속으로 내려온다.

그러더니 마치 독수리가 새끼 독수리를 물어 날듯이 창공 위로 솟구치는 게 아닌가!


그날 서해바다에서 죽어가던 날 구한 사람은 ‘끄어 그어(哥哥-형)’였도다.

형도 날 알아봤던 것이다.

그렇게 우린 한동안 부둣가에서 서로를 바라보면 울었노라!

우리 각자는 상대방이 자신들의 우는 얼굴을 못 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왜냐하면 얼굴이 바닷물에 젖어 있었기에 그랬다.

다만, 충혈된 눈은 가릴 수 없구나.

그래서 그랬는지, 우린 절대로 반갑다며 서로 안고 그러지는 않았다.

난 10살 이후로 고향 말을 쓴 적이 없어서 중국어가 한마디도 나오지 않더라.

비록 우린 서로 말하지 않더라도 마치 누가 시키기라도 했듯이 고향이 위치한 남서쪽을 바라보더라니!


늘심거리는 황금바다를. 난 그동안 인간들에게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친형에게 칼을 맞는 형벌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고대 요참(腰斬)이니 능지처참(陵遲處斬)이니, 무시무시한 각종 형벌이 존재했지만, 혈육에게 칼을 맞는 형벌 또한 기가 막히는 하나님의 벌칙이 아니던가!


아무리 어린 시절부터 세뇌를 받은 상태에서 살인병기로 키워졌지만, 이 땅에서는 전쟁터의 군인과 같이 정식으로 살인면허를 받은 것은 아니었기에···.

즉 한낱 용병이었기에···. 해서. 벌을 받은 것이리라.


나 여무명이 보아하니 장백 삼촌이 그간 백미 몰래 마약유통에도 손을 대고 있었구나. 그것도 북한산 특산품이자 수령님의 하사품을···.

서해안에서 별도의 중국인 조직까지 거느리고 있는 배경에는 해경과 해수부가 중국인들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서해안 꽃게를 싹쓸이하고 동해안 오징어 씨를 말린다한들 요지부동 망부석이라니. 뭐! 한국인들은 요즘 수산물 안 잡순다고? 왜구들이 파는 수산물에 후쿠시마 원전 피해로 인체에 해로운 방사능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서 토착왜구나 처먹는 거라고? 그래서 학교급식에도 이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에라이 이 썩을 놈들아! 방사능보다 더 무서운 게 뭔지 알기나 혀.




【고전, 또는 역사에서 교훈을 챙깁시다.】


때는 중국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입니다. 진(秦) 나라의‘상앙(商鞅)’이라는 인물이 있었다는군요.

그의 정치적 성향 내지는 위민(爲民) 정신을 보면, ‘백성들과는 처음부터 함께 일을 도모할 수 없고, 높은 덕을 가진 인물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며 큰 공을 세울 사람은 남과 상의하지 않는다.’라는 철두철미한 원칙이 있었다죠?


이런 숭고함을 지닌 올곧은 인물들이 후세에도 나오게 됩니다. 한반도에도 역시 ···.

도덕적으로도 독야청청(獨也靑靑) 한 사람들이겠죠? 물론! 그래서였나요? 법가(法家) 사상을 추종하는‘상앙’이 진나라에서 권력을 쥐고 있을 당시에는 법을 위반한 사람들에 대해 엄격했습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요. 위수(渭水)에서 요참형(腰斬刑)을 수시로 시행함으로써 강이 항상 핏빛이었다고 하잖아요. 혹시 여기서도 적폐청산을?


훗날 진나라는 상앙이 만든 정치적 토대 위에서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게 되고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법만 내세워 나라를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던 상앙도 정작 자기가 만든 법망에 스스로 걸려들어 죽임을 당합니다.

다행히 사형집행 방식은 그가 사람들에게 즐겨 행하던 요참형은 아니고, 수레에 묶어 사지를 찢는 거열형(車裂刑)이었다나요!

이런 그를 가리켜 송나라 대문호 소동파(蘇東坡)는‘진나라를 천하의 황제국가로 만든 이는 상앙이고 망하게 한 것도 상앙이다.’라고 했답니다.

참고로 우리도 흔히 알고 있는 동파육(東坡肉)을 소동파가 만들었대요. 그 음식에 관해 읊은 시가 제육송(猪肉頌)이지요.

시 중간에 ‘대타자숙막최타(待他自熟莫催他-스스로 익기를 기다려 재촉하지 않으니) 화후족시타자미(火候足時他自美-불을 지피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익는다)’라는 구절이 나오네요.

개인사는 무론(毋論)이거니와 한 나라의 정치사에 있어서도 동파육을 만들 듯이 느긋하게 기다려야 합니다. 급하다고 센 불을 사용하다가는 다 된 밥에 재가 뿌려질 수 있잖아요. 명심하세요!


그렇다면 소동파가 상앙을 지적했듯이 누가 훗날 한반도에 깜짝 등장한 ‘도덕적 DNA 정권’을 만들었고, 또 망하게 할지 궁금해지는군요.

도덕적이라고 치고! 실은 인체에 치명적인 변형된 DNA에다 DNA 조작이었다면서?

여기 진나라에 또 한 명의 법가사상에 정통한 인물 이야기해볼게요.

바로 이사(李斯)입니다. 동문이었던 ‘한비자(韓非子)’의 저자 한비(韓非)를 시기심에 불타 독살한 장본인이 맞죠.

이런 천하의 모략가 이사 역시 진시황이 죽자, 불알 없는 환관 조고(趙高)의 작전에 걸려 요참형을 당하게 된답니다. 죄명은 황제가 되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음모가인 조고가 머저리 황제를 속인 것이었답니다.

이사가 함께 잡혀온 아들에게 해준 마지막 말이 있습니다. ‘오욕여약부견황견구출상채동문축교토(吾欲與若復牽黃犬俱出上蔡東門逐狡兔- 너와 같이 황구를 데리고 상채〈이사가 말단관리로 있던 작은 마을 지명〉동쪽 문으로 가서 한 번 더 토끼사냥을 했으면 했는데), 기가득호(豈可得乎-어찌 이게 가능하겠는가!)’


이렇게 이사가 요참형으로 처형당하기 전에 후회하는 말을 했다고 하여 요참후회(腰斬後悔)인 것입니다.

이 글귀를 보면서, 갑자기 노랑 개의 해인 무술년(戊戌年)에 또 한 번의 토기사냥을 하려다 황구에게 물렸던 자들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이딴 식으로 역사는 내시같이 불알이 없는 자들과 법을 만능이라고 여기는 자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있답니다.

유사사례들이 근현대사에도 저토록 지천으로 깔려있는데, 시방 알겠는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백룡신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0 설백(5) 22.02.07 34 0 12쪽
99 설백(4) 22.02.04 36 0 11쪽
98 설백(3) 22.02.02 41 0 11쪽
97 설백(2) 22.01.31 37 0 11쪽
96 설백(1) 22.01.28 46 0 11쪽
95 은백(6) 22.01.27 43 0 11쪽
94 은백(5) 22.01.26 43 0 11쪽
93 은백(4) 22.01.25 41 0 11쪽
92 은백(3) 22.01.24 40 0 11쪽
91 은백(2) 22.01.22 39 0 11쪽
90 은백(1) 22.01.21 44 0 11쪽
89 공백(6) 22.01.20 41 0 12쪽
88 공백(5) 22.01.19 37 0 11쪽
87 공백(4) 22.01.18 34 0 11쪽
86 공백(3) 22.01.17 36 0 11쪽
85 공백(2) 22.01.15 44 0 12쪽
84 공백(1) 22.01.15 39 0 11쪽
83 관백(5) 22.01.14 42 0 12쪽
82 관백(4) 22.01.14 39 0 11쪽
81 관백(3) 22.01.13 38 0 12쪽
80 관백(2) 22.01.13 41 0 11쪽
79 관백(1) 22.01.13 40 0 11쪽
78 여백(5) 22.01.12 38 0 12쪽
77 여백(4) 22.01.12 36 0 11쪽
76 여백(3) 22.01.12 35 0 11쪽
75 여백(2) 22.01.11 38 0 11쪽
74 여백(1) 22.01.11 36 0 12쪽
» 상백(5) 22.01.11 35 0 11쪽
72 상백(4) 22.01.10 33 0 11쪽
71 상백(3) 22.01.10 33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