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룡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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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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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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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백(5)

DUMMY

하지만 옛 CIA 동료들은 자기들을 직접 만나면 제가 러시아 정보당국에 노출되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네요. 당분간 전화 통화도 삼가자고 했어요.


자기들도 요즘 정체 모를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건 바로 극초단파 공격!


과거부터 이러한 공격으로 러시아는 물론 중국이나 사회주의 국가 주둔 미국 정보요원들이 극심한 두통에다 어지럼증은 물론 기억 상실까지 발생했죠.

극초단파 주파수는 콘크리트 건물을 뚫고 인체에 접근할 수 있대요.

인간의 귀를 통과하지 않고도 측두엽에 전달돼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죠.

주로 러시아 정보기관 중 한 곳인 GRU(정찰총국)에서 추진하고 있대요.


극초단파의 경우 전투에서도 사용하고 있어요.

중국군이 국경분쟁 중인 인도군에 이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 중입니다.

당시 인도군이 구토 증세를 보이며 퇴각했대요.

이 무기는 적군의 피부를 태울 수 있고 심하면 피부암까지 유발한다고 하네요.


안 믿어지나요? 이유 없이 구토 증세가 있거나 머리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면 얼른 의심해야겠지요.

이제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랍니다. 하지만 이젠 이유 없이 어지럽고 머리가 깨질 듯 아파도 어따 신고한담.


러시아 국 정보기관인 GRU의 공세적인 행동은 밝혀진 것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2018년 3월 영국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와 그 딸을 독살하려다 들통이 났죠. 이때도 신경작용제 노비촉(Novichok)을 사용하려 했고요.


그리고 불과 몇 달 후엔 네덜란드에서 국제기구인 OPCW(화학무기금지기구)를 해킹하려다 추방당했죠.


이 뿐만이 아니에요. 2019년에는 독일에서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던 체첸반군 출신 조지아 사람을 살해하는가하면 아프간에서는 탈레반에게 미군을 살해하도록 사주하기도 했답니다.

해커들을 동원한 서방국가의 금융시장 교란작전은 기본이고요. 그런데 북한의 정찰총국도 만만치 않죠?


제가 너무 민감해진 걸까요? 뒤에서 절 미행하는 자들이 보입니다. 그것도 여성들이!

전형적인 슬라브족 미녀들이군요. 알고 보니 러시아 지역에 불고 있는 한류 덕분에 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한국어를 배우려던 아가씨들이었어요.

이곳 역시 한국의 아이돌 BTS로 인해 난리도 아니죠.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세상에서 이러할진대 대한민국에서는 각종 어용행사에 마구 끌려다니고 있지요. 돈은 제대로 지급하는 걸까요?


저는 시간도 때우고 러시아 정보기관의 감시망을 피하고저 얘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절대 사심이 있어서는 아니랍니다.

걔들 눈에는 제가 어려 보이나 봐요. 러시아 아가씨들은 기껏해야 20대 초반에 불과했어요.

영어도 가능했고 심지어 약간의 한국어도 할 수 있다니! 놀라워요. 드라마에서 한국어도 배웠다는군요.


이분들이 외국인이자 심지어 동양인인 저에게 관심을 보이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러시아는 여초 현상이 심각해서죠. 보드카 등 독주를 즐기는 문화 때문에 남성들이 일찍 돌아가신데요.

그런고로 얘들에 따르면 러시아 남자는 원숭이 보다 조금 잘생기면 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래요.

당연히 ‘로맨틱 가이’라든지 ‘매너남’은 거의 없대요. 있을 필요가 없겠네요.


그런데 이곳의 미녀 기준이 한국과 좀 차이가 있더라고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모델들은 여기서는 미녀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거예요.

대신 한국인이 보기에 지나치게 강하고 야하게 생긴 여성들이 인기였어요.

조금 심한 표현을 쓰자면 도깨비 같은. 미의 기준이 이렇게 틀릴 수가 있나?

하기야 눈이 작고 찢어진 한국 여성이 외국에서 인기가 있잖아요?


아무튼 한국 남성들은 원래 러시아 여성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죠.

백석의 시에도 나오잖아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고.

‘가난한 내가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이밖에도 조선 청년들을 잠 못 이루게 했던 러시아 여인들이 있었죠.

그건 바로 ‘카추샤(katyusha)’와 ‘소냐’!

아마도 그들은 ‘톨스토이’의 ‘부활(復活)’과 ‘도스도옙스키’의 ‘죄(罪)와 벌(罰)’을 읽었을 테니까요.

창녀였던 카추샤도 살인죄로 시베리아 유형을 떠나는군요. 반면에 소냐는 남자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가 살인죄로 8년의 시베리아 유배형을 받자, 함께 간다는 이야기고요.

작가인 도스도옙스키도 여기서 유배형과 사병 근무 형을 받았고 톨스토이의 소냐 역시 남자에게 버려져 길거리 창녀가 된 여인이었지요.


어쨌거나 러시아 여자의 장점은 자기 남자에게 충실하다는 점입니다.

일예로 ‘데카브리스트(Dekabrist) 아내들’이라는 것이 있는데. 1825년 12월 짜르에 저항한 러시아 최초의 근대적 혁명이었던 이 사건으로 인해 귀족출신 남편들이 시베리아 유배형에 처하자, 아내들도 따라갔다는 얘기예요. 톨스토이의 숙모인 발콘스키 공작부인도 여기에 포함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러시아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순간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고 하네요.

게다가 한국 남자에 대한 선호는 한류 드라마를 보고 착각해서 일수도 있으니 현실 속의 한국 남성에게 실망하면 어쩌죠? 참고하세요.

어쨌든 저는 러시아 미녀들과 다음에 또 만날 것을 약속하고 일단 헤어졌답니다.


이제부턴 저 혼자 힘으로 러시아 땅에서 정보를 수집하려니 막막하네요.

전 솔직히 러시아 지역 근무경험도 전혀 없잖아요.

하여 사촌형에게 급하게 도움을 청했지요.

전화기에 대고 다짜고짜 이곳 사람 좀 소개해 줘!, 라고 요청했어요.

사촌형께서는 러시아에 거주 중인 친구를 소개해주더군요.

별명이 ‘몽학선생(蒙學先生)’이래요. 뭔가 대인배의 풍모를 풍기는군요.

한눈에 봐도 이런 타향에서 썩기에는 아까운 인물이었어요.

사촌형과는 과거 회사 입사동기였대요.

그자의 첫인상은 러시아의 괴승 라스푸틴처럼 수염을 기르고 범상치 않은 옷차림을 하고 있어 마치 도승처럼 보였지요.

사촌 형의 친구는 소련에서 유학해 공부한 운동권 출신이었다고 정체를 밝히더군요. 하지만 소련이 몰락하는 것을 보고 사회주의에 실망한 나머지 전향했답니다.

그리고 기업인으로서 무역에 종사했대요. 그것도 러시아 무역에.

당시 운동권 출신들은 취직할 길이 막막하던 시절임에도 대우그룹에서 받아주었답니다.

김우중 회장이 운동권 출신들을 특채한 것이죠. 사촌형과는 같은 대우 상사맨이었고요.

하지만 대우그룹도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괘씸죄에 걸려 공중분해가 됨으로써 또다시 고난의 길을 걸어왔대요.

물론 이분의 주장이기에 객관성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좌우지간 이분은 대우그룹 러시아 사무소가 폐쇄되자 생계를 위해 소규모 무역업과 관광가이드로 생활하면서 아직 러시아 땅을 떠나지 못하고 있대요.

이분 성함은 밝힐 수 없기에 양해해 주세요.


한때 혁명가의 삶을 살다가 전향한 후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인 상사맨으로 일했던 무역일꾼께서 열변을 토하시네요.


“오해하실까 봐 먼저 말씀드리는데, 사실 난 얼마 전 운명(殞命)한 푸시킨과 인연이 있습니다. 본명이 고영탁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죠.

한국에서 학생운동 할 때도 안면이 있었고 모스크바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더욱 친해졌죠.

타지에서 동고동락(同苦同樂)하던 우리는 소련 붕괴에 따른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을 겪었죠. 무참히 짓밟힌 혁명가의 꿈이었기에 견디기 힘들었어요.

믿기 어렵겠지만 달걀 한 알도 귀한 시절이었지요. 소련 정부로부터 배급이 끊어졌거든요.

뜬금없겠지만 특별히 푸시킨과는 그림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피카소가 열렬한 공산주의자였다는 건 아시죠?

그런데 말이죠. 자신은 공산주의자고 작품도 공산주의 그림이라고 외쳤지만 정작 소련은 피카소 작품이 퇴폐적이라며 비판하는 분위기였지요.

그의 그림을 좋아한 건 오히려 제국주의라고 욕한 미국이잖아요.

그의 작품 ‘신천 학살’은 미군이 한국전쟁에서 양민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인데, 실제론 미군이 아니고 그 지역 우익단체였죠.

학살원인도 당시 황해도 신천군에서 벌어진 좌우익 간의 뿌리 깊은 원한 때문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몽학선생은 신이 났는지 러시아와 미술에 관한 얘기를 한동안 계속했어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지도자 ‘이마누엘 골드스타인’과 ‘동물농장’에서 비유된 ‘스노볼’이 러시아 혁명의 주역인 ‘트로츠키’란 걸 아시죠?

이런 트로츠키의 절친이 멕시코 국민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잖아요. 부인이 더 유명하죠. ‘프리다 칼로’라고.

실인즉 트로츠키가 권력투쟁에서 패한 후에 멕시코로 도주해 친구 부인인 프리다 칼로와 잠시 연애하다가 스탈린이 보낸 자각에 암살당하죠.”


저 다니엘은 몽학선생께서 시답잖은 미술사의 뒷얘기를 하는 저의가 궁급했어요. 그래서 되물었죠. “그런데요?”


몽학선생 왈(曰).

“두서없이 나열해볼게요. 당시 소련 공산당 내부의 권력투쟁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트로츠키파로 몰린 공산당원들은 일단 반성문을 쓰고 전향했다 하더라도 빠짐없이 총살당했지요.

북한에서 남로당이 당한 것과 유사한 운명이었잖아요. 혁명가임에도 다른 혁명가에게 죽임을 당하는···.

그런데 남한에도 트로츠키 노선을 따르는 조직이 있다는 건 아시나요?

남한에서 자생한 좌익이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제가 바로 그 트로츠키 계열인 ‘노동자 연대’ 출신이었어요.

이 단체의 주요 주장은 노동자들에겐 완전히 다른 종류의 국가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소련과 북한과 같은 체제를 싫어하므로 지금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있는 NL과는 아주 불편한 관계였고요.

그래서 과거에 같은 좌파인 ‘열린 우리당’까지 비판한 겁니다.

한때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극단적인 페미니즘은 경계하는가하면 문제인 정부의 이재명 경기지사 흔들기에는 비판의 날을 세우는가 싶더니 뜬금없이 조국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본격적인 선 긋기에 나섰죠. 많이 복잡하죠?

그런즉 좌파가 모두 같은 좌파가 아니란 거죠.

그러므로 향후 남한 정치권이 생육환경에 따라서 일부 좌파도 대선 때 우파 후보를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략적 선택을 말하는 것이죠. 찐 보수주의자들이 알면 기겁하겠죠?”


저 다니엘은 말이 나온 김에 내처 한다고 이분께 사회주의자들의 전술전략에 관해 질문을 던졌지요.

“왜 이번 정부에서는 처음부터 그토록 도덕을 강조했던 것일까요? 정권이 중간 정도 지나간 지금 시점에서 보면 도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인데 말이죠.”


그러자 몽학선생께서는 답해주시기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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