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게임 속 나혼자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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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솔
작품등록일 :
2022.09.15 01:46
최근연재일 :
2024.04.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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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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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아웃? 국룰?

DUMMY

바로 동훈이 애정하는 게임, 더 벨룸에서 등장하는 요소들이었다.


동훈이 ‘더 벨룸’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눈앞에서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

신규 계정 생성 특전!

스킬 : 통찰(U) 증정!

===


U등급, 유일 등급의 스킬이라니.


혜, 혜자인가?


더 벨룸이 어떤 게임인지 알면서도 동훈으로 하여금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특전 보상이었다.


더 벨룸의 스킬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직업에 주어지는 저열한 수준의 스킬이 있지만 그 이상의 필수적인 스킬들은 스킬북을 구매해서 배워야 했다.

이를테면 장검 스킬인 ‘힘껏 휘두르기’(C)는 기사로 전직을 하면 자동적으로 배울 수 있는 스킬이지만 오브 스킬인 ‘힐링’(R)은 스킬북을 구매해서 익혀야 하는 식이었다.


더 벨룸의 스킬 등급은 ‘평범(C)’, ‘평범하지 않은(UC)’, ‘희귀(R)’, ‘영웅(H)’, ‘유일한(U)’, ‘전설(L)’, ‘신화(M)’ 7가지 등급으로 나뉘었다.


‘유일한(U)’ 등급의 스킬이라면 전설과 신화 등급 바로 밑에 있는 획득 난이도 극악에 해당하는 스킬이었다.


‘유일 등급 스킬 제작에 보통 천만원은 기본으로 든다고 했으니 그런 걸 기본으로 주고 시작한다는 건, 천만원을 주고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해도 되는 거지? 근데 통찰이라. 이건 처음 보는 스킬인데?’


더 벨룸 15년차 고인물인 동훈에게도 ‘통찰’이라는 스킬은 생소했다.


기본적으로 더 벨룸은 불친절한 게임. 스킬의 효과에 대한 설명은 두루뭉술했고 그것이 패시브라면 더욱 그랬다. 다른 게임들이 스킬의 효과를 숫자로 계량해서 보여준다면 더 벨룸은 ‘강력한 데미지’, ‘큰 확률’ 따위의 애매한 표현으로 효과를 가려놓았다.


하지만 동훈이 누군가. 더 벨룸 터주대감 15년차 벨룸 유저 손동훈이었다.


동훈은 거의 모든 스킬들의 이름을 알고 스킬의 효과와 그것들이 가지는 정확한 효과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

가령 ‘강력한 데미지’가 장검 계열 스킬에서 몇 퍼센트의 데미지 증가효과를 보이는지, 데미지가 가변한다면 가변하는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까지 알았다.


‘너튜브에서 실험해서 효과 정리된 것도 있는데 그것도 다 하진 않았더라고. 그래서 내가 했지.’


동훈의 스킬 효과 정리표는 더 벨룸 커뮤니티에서 유명했다. 올리고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단숨에 수십 개의 추천을 받았다. 단번에 그날의 베스트에 꼽히기도 했다.


그런 고인물 동훈이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통찰’이라는 스킬은 없었다.


어쩌면 더 벨룸이 현실화되면서 새로이 생겨난 스킬일지도 모르겠다. 동훈은 그렇게 판단했다.


동훈은 오히려 그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15년차 고인물인 동훈에게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일은 또다른 도전을 의미했다.


동훈은 ‘통찰’이라는 스킬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통찰’ 스킬을 살펴보려고 했다.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스킬은 비활성화되어 눌러지지가 않았다.

이런 경우는 보통 해당 스킬을 사용할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활을 들면 장검 스킬이 비활성화되는 것처럼.


‘아니 그래서 조건이 뭔데? 장검 스킬인지 활 스킬인지 단검 스킬인지도 안 나와 있는데 다른 조건도 있는 건가? 특이한 조건이 있는 스킬을 생각해보자. 레벨 도달? 특정 퀘스트 완료? 특수한 아이템 획득? 어떤 조건이래도 지금 상황에서 알 수 있는 건 없어.’


고인물 동훈답게 특이한 조건을 충족해야 활성화할 수 있는 스킬들을 쭉 읊었다. 특이한 조건이 특이하다고 여겨지는 건 그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것을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을 확신한 동훈은 통찰에 대한 고민을 접어뒀다.


지금부터 동훈은 더 중요한 것을 확인해야 했기에.


‘당연히 상점창도 있겠지?’


동훈이 그렇게 떠올리자 마찬가지로 눈앞에 반투명한 인터페이스가 펼쳐졌다. 동훈에게 너무나 익숙한, 더 벨룸 특유의 상점 인터페이스였다.


보통의 게임 유저라면 이런 상점창 보다 자신의 상태창이 더 궁금했겠지만 이 게임은 달랐다. 더 벨룸이 어떤 게임이냔 말이다. 바로 돈이 최고인 게임이었다. 더 벨룸을 하는 사람,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상태창보다 상점창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더 벨룸 하는 사람들이 모든 게임을 시작할 때 상점부터 들어가 싹 쓸고 시작한다는 걸 알면 답 나오는 거 아냐? 더 벨룸에서는 상점이 제일 중요해.’


회색의 고풍스러운 인터페이스는 판타지스럽게도 단단한 글자와 금속제 마감이 수놓아져 있었다.


좌측으로는 상점의 목록이 주르륵 떠있었다.


맨 위에 있는 것이 단연 패키지 구매란이었다. 그 밑으로 뽑기를 위한 목록이 주르륵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쌩다이아를 살 수 있는 다이아 구매란이 있었다.


동훈은 패키지 구매란으로 들어가 패키지를 확인했다.


===

스타트 유저를 위한 패키지 구성상품.

신규 유저만 구매 가능.

무기/방어구 세트/영성 뽑기

990,000캐시 (보유 : 0캐시)

남은 시각 : 10일

===


‘음? 잠깐만. 내 눈이 이상한가? 99만원? 제대로 보고 있는 거 맞아?’


캐시, 캐시라.


더 벨룸에서는 현금 재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한국의 돈 단위는 원이지만 더 벨룸에서는 다이아가 될 수도 있고 루비가 될 수도 있고 성현의 인장이라는 독특한 재화가 그 단위로 읽힐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재화가 이름은 달라도 한 가지 공통점을 가졌다.


바로 현질을 해야 얻을 수 있는 유료 재화라는 것.


현질, 돈을 지르다, 카드를 긁다, 과금 등 다양한 표현으로 설명되는 ‘게임에 돈을 결제하는 행위’는 더 벨룸에서 필수적인 행위였다.

더 벨룸에서는 스킬을 배우는 데도 돈이 들어가고 이벤트에 참여하는 데도 돈이 들어가고 심지어는 경험치를 먹는 데도 돈이 들어갔다.


사실상 돈으로 하는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무리 게임이 ‘돈 줘. 더 줘.’하는 게임이라도 선이란 게 있는 법이었다.


‘더 벨룸 첫 패키지 가격은 10만원 국룰 아니었어? 무슨 99만원, 이건 백만원이잖아!’


동훈이 생각한 가격의 10배에 달하는 비싼 가격.


이건 더 벨룸을 하는 사람이라도, 아니 하는 사람이라면 더 기함할 것이다.

이건 숫제 짜장 한 그릇에 칠천원 받던 짜장면집에서 갑자기 짜장 한 그릇에 칠만원 달라는 격이었다.


그렇다고 패키지를 사지 않을 수는 없었다.


더 벨룸의 모든 패키지는 결국 사야 스펙업을 따라갈 수 있는 BM 구조를 강요하고 있었다.

나도 사고 너도 사면 스펙은 현상유지지만 나는 안 사고 너는 사면 스펙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고 만다.


그런 마당에 패키지를 안 사고 배 째겠다? 진짜로 키우던 캐릭터 배가 째지는 수가 있었다.


하물며 이름부터 스타터 패키지지않은가. 게임을 시작하려면 내세요, 하는 입장료 수준의 돈이라는 뜻이었다.


‘입장료가 백만원,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이 자식들 양심이 어디 간 거야?’


동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다음 패키지들을 살폈다.

기본적인 뽑기 패키지, 장비 몇 개를 던져주는 무장 패키지, HP포션 몇 개와 MP포션 몇 개가 묶음 상품으로 들어있는 소모품 패키지까지.


모두 게임 초창기에 보여줄 법한 패키지 구성품이었다.


‘더 벨룸 모바일 런칭했을 때 팔았던 거 같은 패키지들이네. 피씨 더 벨룸은 그래도 초창기부터 패키지를 팔아대진 않았지. 몇 년 지나고 게임을 부분유료화로 전환하고부터 팔아제꼈으니. 현실판 더 벨룸은 모바일하고 피씨가 합쳐진 거라고 봐야하나?’


동훈은 나름의 분석을 하며 게임의 디테일한 형식을 파악했다.


패키지 판매 방식과 UI, 드러난 시스템을 파악해보았을 때 동훈은 점점 감을 잡아갈 수 있었다.


동훈이 현실 세상에서 게임을 하던 당시의 상점창 보다는 간소한 목록은 아직 추가되지 않은 아이템이나 시스템을 암시했다.


투박한 UI는 더 벨룸의 90년대 업데이트되지 않은 구식의 디자인 그대로였다.


마지막으로 판매되는 ‘다이아’라는 재화와 형성된 가격대를 보았을 때 모바일 더 벨룸에서 보던 부분이었다.


이는 게임의 초반과 연관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게임의 업데이트 타임라인이 ‘더 벨룸’의 탈을 쓴 이(異)세계의 맥락에 실마리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동훈은 그런 개인적인 추측을 가슴 한구석에 묻어뒀다.


앞으로의 일보다는 지금 닥쳐온 골칫거리에 대해 골몰하는 게 더 우선이었으니.


“여기서 대체 캐시를 어떻게 구하라고?”


캐시는 말 그대로 현금 아니겠나. 원화든 달러든 찾을 수 없는 이 세상에서 대체 현금을 어디서 찾으란 말이야.


동훈의 무심코 나온 한탄에 반다르가 무슨 오해를 하는 듯 동훈을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캐시? 누굴 구한단 말이지? 같이 잡혀 온 사람이 있나?”


동훈은 캐시를 사람으로 오해하는 반다르의 모습에 당황하여 손을 내저었다.


“예? 아, 아닙니다. 어르신께 한 말이 아니라, 혼잣말입니다. 그리고 뭘 잡혀 와요?”


반다르는 안쓰럽게 고개를 저으며 이곳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이방인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원래 변방에는 노예상들이 득시글해. 사람 장사하는 놈들답게 지독하지. 혹여 같이 잡혀 온 누군가가 떠올라도 자네에게 주어진 운에 감사하는 게 좋을 거야.”


동훈은 반다르가 어떤 오해를 하는 건지도 몰랐고 알았다 하더라도 그걸 굳이 정정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동훈의 신경은 온통 돈으로 쏠려 있었다. 바로 저 캐시. 더 벨룸에서 소금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현금!


‘게임 속 돈과 캐시가 연동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바보 같은 생각이란 건 알아. 그래도 해봐야 아는 거잖아.’


동훈은 지금 이 상황에서 반다르에게 대뜸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를 걱정했다. 혹시 등에 메고 있는 활로 쏴버리는 거 아닐까? 아니면 미친놈이라며 쫓아내기만 할까?


그게 무서워서 돈을 안 빌릴 수도 없는 법이었다.


동훈은 더 벨룸 안에서 통용되는 공용 화폐가 ‘크로네’라는 사실을 주지하며 말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1크로네만 빌릴 수 있을까요? 뭐 좀 확인만 하고 바로 돌려드리겠습니다.”


반다르는 관도에 쓰러져 있던 이방인이 돈을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짐작을 이미 하고 있었다.


분명 이방인은 밥도 먹지 못한 채 쓰러져 있는 게 분명했고, 그렇단 말은 저 이방인이 거지라는 뜻 아니겠나? 노예 상인에게서 어떻게든 도망쳤데도 돈까지 챙겨 나올 순 없었으리라.


입에 풀칠할 돈 몇 푼쯤은 반다르가 줄 수도 있었다. 지금 반다르는 오래 지내던 자신의 거처를 떠나 긴 여정을 시작하려 했으니 주머니를 두둑하게 챙겨나온 터였다.


그러나 반다르조차도 이방인이 단 1크로네만을 빌리려 한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다.


“1크로네? 돈의 단위에 대해 잘 모르나? 1크로네 가지고는 빵 한 덩이도 못 먹을 거야.”


누가 빵 산데? 확인만 하려니까 좀 달라는 건데. 동훈은 정말 1크로네면 충분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크로네면 됩니다. 곧장 돌려드리겠습니다.”


동훈은 1크로네로 과연 이곳의 화폐 크로네가 캐시와 동일시 되는지 알아볼 작정이었다.


번개 맞고 죽어서 기껏 더 벨룸 속 세계로 떨어져 놓고 돈이 없어 상점창을 이용 못 하면 그건 또 무슨 낭패란 말인가. 치트를 얻어놓고 쓰지 못하는 건 치트가 없는 것보다 못했다.


팅!


반다르는 주머니에서 꺼낸 동전 하나를 튕겨서 동훈에게 던지며 묘한 표정으로 동훈을 살폈다.


동훈은 반다르가 지켜보든가 말든가 1크로네짜리 동전을 받아서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게임 속에서 보던 동전의 모습과 똑같았다.


더 벨룸에서 인벤토리를 열면 유료 재화를 뜻하는 다이아가 한쪽에 나오고 그 옆에 크로네를 얼마 가지고 있는지 뜬다.

당연히 게임에서는 크로네 현물을 인벤토리에 넣진 않고 크로네 모양 옆에 얼마가 있는지 숫자로 표기되었으니 동훈은 크로네의 모양을 알고 있었다.


중요한 건 지금 1크로네를 가지고 있으니 보유 캐시도 변했는지 확인해야지.


===

보유 캐시 : 0캐시

===


안타깝게도 크로네는 캐시와 동기화되지 않았다. 크로네를 이리저리 돌려보고 혹시나 해서 주머니에 넣기까지 해봤는데도 캐시는 여전히 0이었다.


동훈은 아쉬움을 감추며 동전을 반다르에게 돌려줬다.


“감사합니다. 잘 썼습니다.”


“뭘 썼다는 건가? 그냥 동전의 모양이 궁금했던 건가?”


“아, 예. 제가 외지인이라.”


거짓말을 할 땐 말을 최대한 줄여라. 동훈이 알고 있는 거짓말의 법칙이었다. 말이 길어지면 걸리기도 쉬웠다.


반다르는 동훈의 어이없는 기행에 헛웃음이 나왔다. 반다르는 일평생 사냥을 하며 살아왔다.


지금 떠나는 여정 또한 그에게 있어 일평생 해온 사냥을 위해서였다.


긴 여정이 될 터였다.


그런 여정의 시작에 만난 동훈은 어쩌면 행운의 상징일 수도, 아니면 불행의 씨앗일 수도 있었다. 반다르는 그런 동훈을 조금 더 지켜보고 싶었다.

노예상에게서 가까스로 탈출한 불행한 이방인에 대한 동정도 조금쯤 섞였으니 그가 충분히 자립할 때까진 데리고 다녀줘도 괜찮으리라.


“이름이 뭔가?”


이름을 물어오는 반다르의 말에 동훈은 문득 자신의 캐릭터 이름이 떠올랐다.


자신의 더 벨룸 캐릭터의 닉네임. 15년간 한 닉네임을 써왔으니 분신의 이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동훈의 또다른 이름 ‘디올 사고 싶다’. 줄여서 ‘디올’이라고 불렸던 닉네임.


“디올입니다.”


동훈의 ‘디올’이라는 이름을 반다르는 고급스럽게 굴렸다.


“디오르, 반갑네. 난 반다르라고 부르게. 난 다크엘프 마을로 가려는데 함께 하겠나?”


다크엘프 마을?

펠리페 성이라면 전체적인 더 벨룸의 지도를 봤을 때 굉장히 남쪽으로 치우쳐진 남쪽 변방 끄트머리였다.


더 벨룸에서 처음에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는 종족은 인간, 요정, 다크엘프였다.


펠리페 성이 있는 남쪽에서 가장 가까운 튜토리얼 지역은 바로 다크엘프로 스타트한 유저들이 태어나는 마을, 다크엘프 마을이었다.

일명 다엘촌. 다엘촌에는 분명 다크엘프 뉴비를 위한 튜토리얼 퀘스트들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인간인데, 다크엘프 꺼도 되려나? 다엘촌 근처면 인간 스타트 지역에서 너무 멀어. 다엘 퀘스트 못 얻으면 한참 가서 바다까지 건너야 인간 퀘스트 얻을 수 있다고.’


튜토리얼 퀘스트.


더 벨룸도 여느 게임들처럼 튜토리얼이라는 과정을 통해 게임을 소개하고 플레이어에게 게임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지게 했다.


각 종족별로 스타팅 지역이 다르며 얻는 퀘스트도 달랐다. 이는 종족별로도 스토리가 있는, 방대한 세계관이 있음을 의미했다.


더 벨룸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는, 무조건 닥사해서 남들 뚜까 패고 다니기만 하는 게임은 아니란 뜻이다. 물론 그게 큰 재미요소 중 하나지만.


“같이 가겠습니다. 동행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길을 몰라 막막했는데 잘됐네요.”


동훈은 흔쾌히 반다르의 제안에 응했다. 처음 가는 마을은 다크엘프들의 튜토리얼 마을로 정했다.


여정의 시작이었다.


더 벨룸이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동훈이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동훈은 새로운 세상에서 웅혼한 포부를 품었다. 이곳에서 하는 첫 번째 다짐이었다.


‘나는 군주가 될 거야. 모두가 우러러보는 일인자가.’


현실이 된 더 벨룸에서 동훈의 욕심이 있다면 그건 바로 ‘군주’일 것이다. 이전에는 돈이 없어서 못 했건만 지금은 다를 것이다.


어떻게든 캐시만 구하면, 자신이 이곳 세상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게 불가능한 일도 아닐 테니까.

게다가 동훈이 돈이 모자랐지 다른 능력이 모자랐나? 지식, 전략, 행동력 및 결행력까지 동훈은 이미 한 혈맹을 이끌어봤다. 행동대장 동훈은 혈 군주 밑에서 자질구레한 많은 일을 처리하지 않았던가.


남은 것은 정말 돈, 그거 하나뿐이었다.


정말 동훈이 더 벨룸 세계로 들어온 선택받은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캐시를, 돈을 구할 방법이 생기지 않겠냔 말이다.


동훈은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예의상 상태창을 확인해줘야겠지?

레벨1의 상태창은 15년차 게이머 동훈에겐 안 봐도 뻔하지만 그래도 게임 속으로 들어오면 확인하는 게 국룰 아니겠나.


===

LVL : 1

HP : 100

MP : 100

STR : 10

DEX : 10

CON : 10

INT : 10

WIS : 10

CHA : 5

===


레벨1답게 깔끔한 능력치가 눈에 들어왔다.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이 모든 것이 부족한 능력치였다. 누구 코에 붙이기도 모자란 능력치.


예상한 그대로였다. 예상한 그대로였는데,


‘웬 버튼이 있는 거지? 저 버튼은,’


동훈은 상태창 왼쪽 상단에 하얗게 빛나고 있는 버튼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음? 로그아웃?


원래 죽어서 이세계로 오면 로그아웃이 안 되는 게 국룰 아니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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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컬렉션 22.10.18 536 16 20쪽
31 행운(2) 22.10.17 519 16 17쪽
30 행운(1) 22.10.16 529 8 16쪽
29 각 잡고 뽑기 22.10.14 554 15 21쪽
28 퇴사각(2) 22.10.13 552 18 20쪽
27 퇴사각 22.10.12 547 13 14쪽
26 함 뜰까? +1 22.10.11 576 12 17쪽
25 반왕 22.10.10 626 12 20쪽
24 손동훈의 혈맹 22.10.10 629 13 12쪽
23 PK유저의 수수께끼 22.10.09 657 11 12쪽
22 PK 유명인 +1 22.10.08 656 13 17쪽
21 과감하게 가자 쫄지 말고 22.10.06 659 15 16쪽
20 안녕, 다엘촌 22.10.06 722 11 18쪽
19 [내가니싸부] 22.10.05 765 11 19쪽
18 퀘스트 완료 22.10.03 818 11 18쪽
17 너, 마녀잖아 +1 22.10.01 859 12 22쪽
16 메인퀘스트 22.09.30 887 15 19쪽
15 자리 22.09.29 901 18 18쪽
14 공공장소에서는 큰소리를 삼가세요 +1 22.09.28 920 15 13쪽
13 게임과 현실 22.09.27 934 14 14쪽
12 Show me the money! +1 22.09.27 1,032 17 18쪽
11 LEVEL UP! 22.09.26 1,101 18 16쪽
10 또다른 플레이어? +1 22.09.25 1,172 17 14쪽
9 다엘촌으로 22.09.24 1,238 18 19쪽
8 마녀 구하기 +2 22.09.23 1,275 18 12쪽
7 퀘스트, 할 수 있으니까 22.09.22 1,336 22 17쪽
6 좆소 기업에 어서 오세요 22.09.21 1,389 26 19쪽
5 인생역전의 기회 22.09.20 1,437 23 14쪽
» 로그아웃? 국룰? +1 22.09.19 1,559 25 17쪽
3 꿈꾸는 더 벨룸 22.09.18 1,702 2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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