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게임 속 나혼자 플레이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찬솔
작품등록일 :
2022.09.15 01:46
최근연재일 :
2024.04.20 20:15
연재수 :
122 회
조회수 :
53,866
추천수 :
1,137
글자수 :
928,341

작성
22.10.16 23:10
조회
529
추천
8
글자
16쪽

행운(1)

DUMMY

고민은 길었다.


일전 200만원을 써서 뽑기를 진행할 때야 급해서 그냥 막 뽑았지만 지금은 각 잡고 딱 뽑기를 하기 위해 판을 벌인 상황이었다.

목욕재계에 무릎까지 꿇고 버튼을 누르기 전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 알라신, 천지신명까지 모든 신에게 기도를 올리려 두 손까지 모아놓은 상태였다.


사실 효율적인 돈 쓰기는 이미 정형화되어 있었다.

반드시 10연차로 할 것, 스킬과 장비와 영성을 제일 먼저 뽑을 것.

초반에야 복잡한 BM도 없고 상점창도 레벨이 오르고 개방될 것이 많아서 지금은 그 두 가지 규칙만 따르면 손해 볼 것이 없었다.


동훈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은 바로 장비와 스킬과 영성 중 무엇을 가장 먼저 뽑을지였다.

무기는 지금 훌륭하게 쓰고 남을 무기가 있으니 다른 걸 급하게 생각해야지.


동훈이 달라질 것도 없는 순서에 대해 이렇게 많이 고민하는 것은 뽑기에 있어서 그의 징크스 때문이었다.


‘첫 끗발이 개끗발이다.’


첫 운수가 좋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라는 금언이었지만 동훈에게는 조금 달랐다.


‘처음 뽑는 게 제일 좋은 게 뜬다!’


동훈의 게임 징크스였다. 무슨 뽑기를 해도 첫 뽑기에서 가장 좋은 게 나왔다. 끝으로 갈수록 운이란 게 없어져 안 좋은 확률만 골라잡게 되고 말았다.


고심 끝에 동훈은 결정했다.


‘그래. 장비지. 장비는 곧장 스펙업이야. 무기와 방어구 중에는, 방어구지. 안 죽으려면 방어구가 꼭 필요하니까.’


동훈은 장비 뽑기창으로 들어가 하위 카테고리인 방어구 카테고리를 노려봤다.


영성? 방어구? 스킬?


“모르겠다. 방어구 뽑자, 먼저.”


뭘 고민해. 그냥 뽑아. 안 나오면 나중에 더 뽑지, 뭐.


돈은 많다. 돈보다는 고민하는 시간이 아까웠다. 동훈의 마음이 굳고 방어구 뽑기창을 활성화시켰다.


쿡.


동훈이 방어구 뽑기 버튼을 누르니 세상이 암전했다.


깜깜한 하늘, 황량한 폐허가 주변에 펼쳐지고 동훈은 그곳에 홀로 서 있었다.

황폐한 벌판은 전쟁이 끝난 전장인 듯 부러진 깃대, 갑옷의 일부였을 쇳조각이 널려 있었고 누렇게 죽은 풀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와, 이펙트 보소. 10회 뽑기는 싸울 때 하면 안 되겠다. 증강현실처럼 눈 앞을 가려 버리는데 이러면 앞이 안 보이잖아.”


웅장한 뽑기 장면을 보고도 동훈은 삭막한 평가를 내렸다.


더 벨룸을 하는 벨룸 플레이어라면 삭막하더라도 이런 판단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오죽하면 더 벨룸 스토리는 시간 아까우니 스킵한다는 말이 있을까. 어디선가 상도 받았던 호평 일색의 스토리인데.


동훈의 평가와는 별개로 뽑기는 진행됐다.


어둑한 밤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별똥별처럼 긴 꼬리를 그리며 내려오는 그것들은 맹렬한 기세로 떨어져 내렸다.


슈와아아아악!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별똥별은 빛에 휩싸여 그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볼 수 없었다. 그저 강한 빛이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 내리꽂히는 것만 동훈은 확인할 수 있었다.


쿵! 쿵! 쿵! 쿵! 쿵!


캄캄한 하늘에서 빛줄기 10개가 내리꽂히고 그것들은 모두 기원을 알 수 없는 문양이 그려진 상자로 화했다.


장비를 상징하는 것은 보물상자.

나무로 만들어져 금속으로 마감된 상자는 낡고 고풍스러운 느낌을 줬다. 세월로 에이징된 보물상자의 참맛을 보여주는 비주얼이었다.


게임에서는 장비 뽑기란 과거의 영웅들이, 그러니까 원작 웹소설 속 인물들이, 사용했던 장비들이 시공을 넘어 현시대의 영웅들에게 끌려오는 것이라 설명했다.

등급이 높을수록 더 강대한 영웅의 무기였던 것이고 등급이 낮다면 웹소설 시대의 병사나 용병이 썼던 무기였던 것으로 설명되지.


‘그럴싸한 템팔이 문구지. 시공을 넘긴 뭘 넘어.’ 시니컬한 유저는 그런 생각을 하곤 했지만 지금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동훈은 정말로 그것들이 시공을 넘어오는 것이라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10개의 상자, 10개의 장비.


상자의 안에서 비롯된 빛이 상자의 틈을 비집고 뿜어져 나왔다. 마치 안에서 살아있는 장비들이 들썩이며 빠져나올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쉬이이잉! 퍼버벙! 펑!


상자들은 일제히 폭발하며 잠겨 있던 금속 마감재를 터뜨리며 벌컥! 열렸다. 빛이 감돌고 안에 있던 방어구가 쏟아져 나와 동훈의 주위를 맴돌았다.


오크의 무거운 흉갑(UC)

스도메 공방산 사슬흉갑(UC)

구멍 뚫린 강철 각반(UC)

.

.

.


“야발!”


비명처럼 내지른 욕설은 무의식중에 나왔다.

첫끗발 개끗발이라는 개인적인 믿음에 기도까지 올리며 뽑았건만 언커먼 등급, ‘평범하지 않은’ 등급의 아이템이 다였다. 화려한 이펙트치고는 영 실속 없는 내용물이었다.


“하아, 젠장. 그러면 그렇지.”


더 벨룸의 뽑기 시스템에 대해 아는가? 그러면 감히 뽑기를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물론 더 벨룸 게임사의 홈페이지에는 모든 뽑기 확률을 공시해뒀다. 그곳에서 확률을 확인한다면, 심연을 확인한 기분이 들 것이다.


‘평범(C)’과 ‘평범하지 않은(UC)’을 제외하면 0의 향연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으니.


‘희귀(R)’의 경우 대부분 한 자릿수, 희귀 저격 뽑기의 경우 두 자릿수를 가리켜 그나마 괜찮았지만.

그 이후의 등급인 ‘영웅(H)’, ‘유일한(U)’, ‘전설(L)’ 등급의 경우 0이 너무 많아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게다가 최고 등급이라고 할 수 있는 ‘신화(M)’ 등급은?


신화 관련 뽑기나 전설 합성으로 먹을 수 있는 것 아니면 확률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사실상 영웅 등급부터는 엄청난 운의 영역이었으며 그에 특화된 패키지, 뽑기가 기간한정으로 나오지 않으면 절대 뜨지 않을 것이라고 공시한 것과 다름없었다.


타겜 유저들이 더 벨룸 유저들을 보고 뽑기에 돈을 버린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말도 안 되는 확률.


이전에 뽑았던 영웅 등급의 칼, ‘지룡의 신블레이드’가 어떤 확률을 뚫고 나온 건지 동훈 자신조차 믿기지 않았다. 오죽하면 동훈이 아쉬웠던 건 그때 싸우느라 신블레이드를 뽑은 걸 충분히 기뻐하지 못한 거였겠는가.


“평균회귀, 평균회귀. 진정하자, 진정해. 그리고 방어구잖아. 방어구 희귀 등급 정도는 풀 파츠 아니어도 몇 개 뽑아놓은 거 있으니까.”


동훈은 스스로를 다독였다.

일전에 뽑아놓은 지룡의 신블레이드를 포함해 몇 가지 장비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는 흠집도 안 나는 큰 이득이다.


그래도 사람 욕심이라는 게, 뽑을 때마다 이득을 보고 싶다는 거다.


“영성은 제발 좀 나와라. 영웅까진 바라지도 않아. 희귀라도 잘 나와줘라!”


아무리 ‘희귀(R)’ 등급이 한 자릿수의 확률이라지만 그 이상의 등급에 비하면 수백, 수천배 이상의 확률 아니겠나.

솔직히 동훈이 바라는 것도 ‘희귀(R)’ 등급의 템을 많이 모아 합성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장비가 나오면 스펙업을 할 또 다른 방법도 있고 말이다.


천이백이면 저번에 뽑고 남은 돈과 합쳐 100연뽑을 할 수 있는 돈이었다.

아, 더 벨룸에서는 뽑기 1번을 1뽑이라 불렀고 연속으로 뽑는 걸 연뽑이라 불렀다. 그러니 100연뽑이라 하면 10연차로 10번.


맛보기 방어구에서 10뽑을 마쳤으니 영성에서 40뽑하고 스킬을 40개 뽑아야지. 그리고 마지막 10뽑은 스킬과 영성 중 잘 안 나온 걸로 한 번 더 뽑는 거야.


동훈은 마음을 정리하고 영성 뽑기로 들어갔다.


장비 뽑기를 했던 벌판과 같은 곳. 전후의 전장과 같은 배경이 나타났다. 동훈은 또 다시 검은 우주로 망망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슈와아아아아악!


하늘에서 역시 빛이 꼬리를 그리며 내려온다. 10개의 별똥별을 보는 듯한 장관, 하지만 한 번 봤다고 동훈은 금세 흥미를 잃었다.


쿵! 쿵! 쿵! 쿵! 쿵!


장비가 보물상자였다면 영성은 비석이었다.

게임에서 영성은 영웅의 힘, 몬스터의 힘, 강력한 존재의 힘을 가져오는 것이라 설명했다. 영성은 힘의 파편이고 그것을 모아 강력한 힘을 사역하는 것이라고.


검은 우주 밖에서 영성의 비석들이 쏟아지고 동훈이 선 땅에 박혔다. 형용할 수 없는 문양이 빛을 더하고 균열이 심해져 터져나간다. 영성의 구슬이 그 안에서 떠올랐다.


돌가죽 가고일의 영성(R)

화염 늑대의 영성(R)

해골병사의 영성(UC)

.

.

.


동훈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오, 희귀 2개. 나쁘지 않아.’


게다가 첫 번째로 튀어나온 ‘돌가죽 가고일의 영성’은 꽤나 쓸만한 놈이었다.


돌가죽 가고일의 영성(R)

CON +5, 받는 데미지 감소 +2%, 치명타 저항 +5%, 특수 스킬 ‘감시 태세’ 사용 가능.


돌가죽 가고일의 영성은 희귀 등급의 영성 중 가성비가 좋다고 평가되는 영성이었다. 데미지 리덕션도 있고 치명타 저항도 있는 방어적인 영성으로 사냥의 안정성을 크게 높여줘 사냥에 적합하다고 평가받았다.


‘썩 괜찮은 영성. 좋다.’


동훈은 기세를 탔다고 생각했는지 연이어 영성 뽑기를 시도했다.


검은 하늘이 또 펼쳐지며 비석들을 떨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맹렬한 기세의 비석들은 마치 전장을 지배할 듯한 패기를 품고 있었다.


그게 얼마나 지겨워졌다고 이펙트를 스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동훈이었다.


화염늑대의 영성(R)

아울베어의 영성(R)

해골병사의 영성(UC)

.

.

.


8 ‘평범하지 않은(UC)’, 2 ‘희귀(R)’


‘오, 희귀 2개. 연속으로! 좋다!’

동훈이 쾌재를 부르고 물 흐르듯 10연뽑을 또 시도했다.


다시 한번 비석이 떨어지고 영성이 솟아오른다.

그 짧은 틈에 파란색이 섞인 안개와 아우라가 번뜩이는 것을 동훈은 확실하게 보았다. 주먹이 저절로 불끈 쥐어졌다.


파란색의 아우라는 희귀 등급 확정이었다.


홉고블린의 영성(R)

화염늑대의 영성(R)

껑충거미의 영성(UC)

.

.

.


8 ‘평범하지 않은(UC)’, 2 ‘희귀(R)’


‘삼연속 희귀 2개면, 꽤 좋지. 확률로 따지면 얼마야? 그래도 희귀 3개보다는 영웅 하나가 더 좋은데.’


동훈은 주먹을 꽉 쥐며 속없는 생각을 했다. 지금 희귀 등급이 몇 개나 나왔는데 만족하지 못하고 더 달라는 소리를 하다니.


욕심 많은 동훈은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연이어 생각했다. 한쪽은 더 내놓으라고 징징거리고 한쪽은 축제를 벌이고 있다고 해야 할까.


‘테이블이다! 희귀 등급이 쏟아지는 테이블! 지금 돌려야 좋은 거 더 나온다!’


모든 가챠 게임에는 운이 좋은 테이블이 있다는 미신이 있었다. 뽑기를 시도할 때마다 테이블이 계속 도는데 좋지 않은 테이블에 앉으면 맛없는 템만 나온다는, 전혀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미신이.


하여튼 미신 좋아하는 동훈은 순풍 맞은 배처럼 다음 뽑기를 눌러댈 수밖에 없었다.


검은 우주, 심연보다 깊은 우주의 어둠 속에서 비석 10개가 동훈에게 이끌려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화염늑대의 영성(R)

돌가죽 가고일의 영성(R)

어둠기사의 영성(H)

.

.

.


분명하게 점멸하는 시뻘건 빛의 이름. 그 옆에 영광스레 떠오른 등급, 영웅 등급이었다.

빨갛게 빛나는 아우라는 눈을 씻고 봐도 영웅 등급임을 확인시켜줬다. 더 벨룸에서 빨간 이름은 영웅 등급을 의미하는 색이니까.


역시 징징거려야 주는 건가? 더 줘! 다 줘! 싹 다 가져와!


“와! 씨! 떴다! 영웅 떴다!”


영웅 등급!


영웅 등급의 영성은 보통 수백에서 많게는 천만원까지도 써야 뽑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운 좋은 비틱러들이야 일이백에 뽑았다고 자랑을 하곤 했지만 그들이 일이백에 영웅 영성 하나를 뽑았다고 자랑질할 수 있는 이유는 말도 안 되는 확률이기 때문이라는 반증이기도 했다.


동훈은 그런 비틱러들과 맞먹는 운으로 영웅 등급의 영성을 뽑고 만 것이다.


“내가, 내가 또 영웅 등급을 뽑다니! 천지신명이시여,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이시여!”


동훈이 이렇게나 좋아했지만,

사실 지금은 쓸모가 별로 없는 영성이기도 했다.


어둠기사의 영성(H)

레벨 제한 40, AC –1, 이동 속도 +2%, 공격속도 +100%, 시전속도 +15%...


영성에 붙은 각종 부가 효과들이 화려할 정도였다. 방어력이며 이속, 공속, 시전속도까지.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알짜였다.


하지만 그 밑에 붙은 레벨 제한을 보라. 지금은 손도 대지 못하는 물건이었다.

다만 이걸 뽑았다는 게 중요한 사실이고, 직접 쓸 순 없어도 간접적으로 스펙을 올릴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 실망할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고무적인 사실은 어둠기사의 영성은 양손검을 사용하는 영성이라는 점.


지금 동훈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무기가 양손검인만큼 스킬이나 능력치가 양손검에 맞춰져 있었다. 주력 무기는 활인데 양손검 영성이 나온다든가, 주력 무기는 스태프인데 단검 영성이 나온다든가 하는 곤란한 일은 겪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40레벨을 찍으면 바로 가져다 써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 각 무기별로 변신이 많은데 그중에 양손검 영성이 나온 건 엄청 운이 좋은 일이니까 메리트가 크지.’


동훈은 둥근 영성 안에 검은 안개로 몸을 감싼 중무장의 기사를 확인했다. 저 기사가 바로 영성 안에 담긴 힘인 ‘어둠기사’였다.


“나중에 영성의 힘으로 변신할 일 생기면 저 모습이 되는 거지. 멋있다. 흐흐.”


동훈이 음흉하게 웃으며 어둠기사의 모습을 샅샅이 훑었다.

마치 덕후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샅샅이 훑어보듯 반쯤 눈이 돌아간 모양새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동훈이 게임을 하면서 영웅 등급의 영성을 먹어본 적은 있지만 대개 ‘천장’, 그러니까 게임사에서 보장해주는 확정 뽑기로만 먹어봤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순수 운으로 뽑은 적은 처음에 가까운지라 동훈으로서는 더욱 애틋할 수밖에 없었다.


애틋함도 애틋함이지만 동훈은 더 해야 할 게 남아 있었다.


“아직 다이아 많아. 더 뽑을 수 있어.”


이제 스킬로 넘어가자.


아득하게 검은 우주, 그 안에서 불타는 구가 우수수 떨어졌다.

별똥별, 스킬은 별이 될 만한 기술들이 하늘에 아로새겨져 있다가 뽑기로서 감응해 그 별을 끌어당기는 것이라고 게임은 설명했다.


‘커먼이나 언커먼 등급의 스킬들은 평타 효율 조금 올려주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스킬들인데 별은 무슨. 그래도 유성 떨어지는 이펙트가 이쁘긴 해.’


동훈은 감흥 없이 유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빛에 휩싸여있는 유성은 지금껏 뽑은 영성과 스킬보다는 별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볼만한 구석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도 자세히 살펴야 확인할 수 있는 차이이기에 큰 감흥이 없는 것이다.


떨어진 유성이 폭발하고 그 안에서 신비로운 책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검술 교본 : 올려치기(UC)

궁술 교본 : 속사(UC)

검술 교본 : 강화 횡베기(R)

.

마법 : 악티온 학파의 만능 이뮨(H)

.


음?


동훈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수차례 눈을 비비고 자신의 시력이 정확한가, 너무 뽑기에 심취한 나머지 환각을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했다.


저거, 맞나? 진짠가, 저거? 아니지? 환각 아니지?


‘영웅(H)’ 등급 스킬 맞지, 저거?


동훈은 눈을 몇 번이나 비볐다. 그럼에도 붉은색 스킬명은 번뜩이는 빛을 더욱 발할 뿐 신기루처럼 사라지거나 하지 않았다.


이젠 어벙해졌다.


기대도 안 한 뽑기에서 대박이 터진다면 이런 기분인가?

쓴 돈이 백이십 정도인데 영웅 등급 2개가 터지고 만 것이다.


동훈은 무덤덤하게 자신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악! 진짜네. 아프네. 내 운이 이렇게 좋을 리가 없는데?”


볼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감각이 없을만큼 얼얼했다. 꿈인 줄 알고 세게 꼬집은 탓이다.


미친 운빨이 이젠 무서울 지경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쟁 게임 속 나혼자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컬렉션 22.10.18 536 16 20쪽
31 행운(2) 22.10.17 519 16 17쪽
» 행운(1) 22.10.16 530 8 16쪽
29 각 잡고 뽑기 22.10.14 554 15 21쪽
28 퇴사각(2) 22.10.13 552 18 20쪽
27 퇴사각 22.10.12 547 13 14쪽
26 함 뜰까? +1 22.10.11 576 12 17쪽
25 반왕 22.10.10 626 12 20쪽
24 손동훈의 혈맹 22.10.10 629 13 12쪽
23 PK유저의 수수께끼 22.10.09 657 11 12쪽
22 PK 유명인 +1 22.10.08 656 13 17쪽
21 과감하게 가자 쫄지 말고 22.10.06 659 15 16쪽
20 안녕, 다엘촌 22.10.06 722 11 18쪽
19 [내가니싸부] 22.10.05 765 11 19쪽
18 퀘스트 완료 22.10.03 818 11 18쪽
17 너, 마녀잖아 +1 22.10.01 859 12 22쪽
16 메인퀘스트 22.09.30 887 15 19쪽
15 자리 22.09.29 901 18 18쪽
14 공공장소에서는 큰소리를 삼가세요 +1 22.09.28 920 15 13쪽
13 게임과 현실 22.09.27 935 14 14쪽
12 Show me the money! +1 22.09.27 1,032 17 18쪽
11 LEVEL UP! 22.09.26 1,101 18 16쪽
10 또다른 플레이어? +1 22.09.25 1,172 17 14쪽
9 다엘촌으로 22.09.24 1,238 18 19쪽
8 마녀 구하기 +2 22.09.23 1,275 18 12쪽
7 퀘스트, 할 수 있으니까 22.09.22 1,336 22 17쪽
6 좆소 기업에 어서 오세요 22.09.21 1,389 26 19쪽
5 인생역전의 기회 22.09.20 1,438 23 14쪽
4 로그아웃? 국룰? +1 22.09.19 1,559 25 17쪽
3 꿈꾸는 더 벨룸 22.09.18 1,702 26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