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으로 태어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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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깨비
작품등록일 :
2022.10.28 08:51
최근연재일 :
2022.12.0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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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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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4화. 우연한 만남

DUMMY

14. 우연한 만남


최신욱은 직접 차를 몰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자신은 지금 세상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아는 극소수의 사람들 중 하나였다.


한국미확인생명체관리본부 역시 일반사람들은 모르게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지만 자신이 보기엔 그곳도 겉으로 보이는 세상의 일부였다.


보이지 않는 다른 세상은 완전히 달랐다.


그곳은 천년을 넘게 인간과 요괴가 대립하고 있는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 였다.


인간과 요괴가 서로 찾고 쫓고 말살하려는 세상.


최신욱은 그런 세상 속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는 한국미확인생명체관리본부 작전팀장이란 직함 외에도 남들이 모르는 다른 직함도 가지고 있었다.


지금 그는 다른 직함, 즉 귀멸회 대외정보팀장을 달고 비밀 회의 참석차 혼자 이동 중이었다.


이곳은 강북에서도 유명한 최고급호텔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초고층 5성급 호텔이었지만 실상은 귀멸회의 위장일 뿐이었다.


대낮같이 화려한 회의실엔 긴 탁자를 기준으로 열명이 한 인물을 가운데 두고 다섯명씩 앉아 있었다.


다들 서로 잘 아는듯 아무 말도 없이 눈짓으로 인사를 마치자 가운데 앉아 있던 인물이 입을 열었다.


그는 멋드러지게 기른 수염을 깔끔하다게 다듬은 70대의 체격이 우람하고 중후한 노인이었는데 눈빛만은 일반사람과 달리 번뜩이며 살아 있었다.



"모두 모였으니 오늘 회의를 시작하겠네.

먼저, 올해엔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라 전년대비 50프로이상 수익이 늘었네.

주식시장은 불안정해서 손해를 좀 봤지만 다행히 부동산 수익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네. 우리가 가진 자산 중 가용해서 불릴 수 있는건 호텔업, 주식과 부동산으로 한정적이라 어쩔 수 없지만, 그외 다른 자산인 금, 보석, 골동품등은 안정적으로 보관되고 날이 갈 수록 가치는 급등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자금 문제는 없을 것이네.

다음은 특무2팀에 관한 건이네.

그건 박팀장이 발표해 주게."



그러자 노인의 좌측 맨끝에 앉아 있던 눈매가 매섭고 인상이 차가운 40대의 남자가 파란 빛을 띄는 눈동자를 번뜩이며 조용히 일어섰다.



"우선 오신께 감사부터 드립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중앙에서 우측에 앉아 있던 다섯명이 고개를 살짝 움직였다.


우측 맨 첫자리에는 매부리코에 검은머리를 틀어 올려 상투를 튼 오십대 남자가 어깨에 비스듬히 고풍스러운 칼을 메고 있었고, 두번째 자리엔 넉살좋은 아저씨같이 동글동글한 얼굴을 한 남자가 시뻘건 도 한자루를 가슴에 안고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세번째 자리엔 팔다리가 긴 말상의 60대 남자가 눈처럼 하얀 창 한자루를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놓고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있었으며, 네번째 자리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근육질의 40대 남자가 자리했고 맨 마지막 의자엔 검은 빛이 도는 얼굴색에 양손가락 모두 각양 각색의 반지 열개를 끼고 있는 50대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각기 검신, 도신, 창신, 권신, 독신 이라 불리우는 고대의 무예를 계승하고 있는 당대의 오신이었다.



"현재 양성 중인 특무2팀은 기존에 양성된 특무팀과는 질적으로 실력이 다릅니다.

특무1팀이 기본무예와 특공무술을 익히고 거기에 더해 첨단무기가 결합되었다면 지금 양성 중인 특무2팀은 오신께서 직접 나서서 가르친 진정한 무예고수들입니다.

각기 오신의 무예를 열명씩 익혀 총 오십명으로 최첨단 의학과 결합되어 신체를 강화하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고 감히 장담합니다.

오신께서 말씀 하시길 현재 양성 중인 특무팀 다섯명이면 자신들도 이기기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순간 오신의 얼굴에 진한 자부심과 함께 미소가 떠 올랐다.


중앙의 인물이 간단한 칭찬을 하며 다음 안건을 말했다.


"모두가 수고한 덕입니다.

다음은 대외정보를 맡고 있는 최팀장이 보고할게 있다는 군요."



모두가 최신욱을 바라보자 최신욱은 슬쩍 고개를 숙이며 말하기 시작했다.



"현재 요괴들에게서 특별히 이상한 징후는 발견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이번 마산 금돼지가 일으킨 납치사건 같은 경우는 놈이 십년을 넘게 치밀하게 준비한 단독 행동이라 사실상 얼마 전에 증거를 잡고 작전을 실행했습니다.

물론 본부로 이송해서 다시 한번 심문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는 단독행동이 확실합니다.

다행히 큰 문제 없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엔 제주도 껀도 사신무를 이용하는 건 어떨까 합니다."


"사신무를?"


"잘 아시겠지만 사신무의 존재는 이세상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 최강의 인간병기 넷이 사실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고 세대 마다 조용히 사라져 갔지요.

아마 지금 세상에선 요괴들에게도 잊혀진 전설이 되었을 겁니다.

사신무를 잘만 활용하면 꽁꽁 숨어 있는 우두머리놈들을 끌어 낼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사신무가 이용당한 걸 알고 우리의 존재까지도 눈치 채면 골치가 좀 아플텐데..."



중앙의 인물이 묻자, 최신욱은 그런 상황까지 염두해 둔듯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그전에 요괴놈들과 사신무와 부딫치게 하면 됩니다.

어차피 사신무 역시 우리들에게는 장애물일 뿐입니다.

언젠가는 회유하든 제거하든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자네말도 맞지만 너무 서두르는거 아닌가?"


"맞습니다. 이렇게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사신무 중 현무란 존재 때문입니다."


"현무가 왜?"



최신욱은 현무만 생각하면 골치가 아픈듯 인상을 찌푸렸다.



"이번 25대 현무는 요괴와 어울리며 인간과의 공존에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요괴들과 어울리는 것도 꺼리지 않습니다.

만약 우리들과 요괴들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 된다면 가장 먼저 현무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모두 동의하시겠지만 우리 귀멸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요괴말살입니다.

시기를 놓쳐 나머지 삼신무 마저 현무에게 동조한다면 우린 요괴들 보다 먼저 사신무와 싸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 오신 중 네번째 근육질의 남자가 조용히 중얼 거렸다.


"흥...사신무 따위 애송이놈들 걸리적 거리면 모조리 지워주면 될 꺼 아닌가."



최신욱은 중얼거린 자를 보면 웃으며 말했다.



"굳이 권신께서 수고하실 필요가 없지요.

그 전에 우리가 이용할수 있을 만큼 이용한 후 요괴들과의 전쟁에서 선봉에 설 수 밖에 없게 만든다면 쓸데 없이 힘을 낭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최신욱이 말을 마치자, 중앙의 인물이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권신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모두들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는 표정이었다.



"어차피 북한산 본부의 존재가 사신무로 부터 시작되었으니 그곳에서 일을 진행하는게 더 쉽겠지.

결국 그들도 우리편에 서게 될 것일세. 그들도 어쨌든 인간 아닌가."



다들 동의하듯 아무말도 없자 중앙의 인물은 결정을 내렸다.



"사신무를 앞세워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면 북한산 본부를 자연스럽게 흡수하고 우리가 전면에 나서면 되네.

그럼 사신무 껀은 최팀장에게 맡겨 진행하도록 하지."



그렇게 열한명은 사신무에 대한 미래를 결정하였다.





현무와 백호는 오후가 되서야 모텔을 나서 해장국 집으로 향했다.



"간단히 해장이나 하고 올라가자."


"씁...뭘 먹었어야 해장을 하던지 하지. 배는 고프네."


현무는 식당을 찾으려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백호를 한심한 듯 쳐다보며 말했다.



"백호야..."


"왜?"


"너 연애해서 결혼할 생각은 있냐?"


"당연하지."


"그럼 하나만 묻자. 만약에 너한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예쁜 딸이 있는데..."


"딸? 난 꼭 아들 낳아야 하는데..."


"얌마. 만약이라고! 그 예쁜 딸이 나중에 너하고 똑같은 남자를 데려와 결혼한다고 하면 어쩔꺼냐?"


"내가 어때서? 남자 하면 딱 나잖아. 거기다 힘까지. 남자는 힘이지. 힘."


"지랄, 너랑 똑같은 남자라는 놈이 매일 술을 쳐먹는데?"



그러자 이번엔 백호가 현무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



"현무야..."


"왜?"


"이 세상에 나 같은 남자가 또 있겠냐?"


"........"




잘 차려진 반찬에 뜨거운 북어국이 둘 앞에 놓여지자 둘은 수저를 들었다.


역시나 백호의 북어국 옆에 소주 한병이 같이 있었다.


현무가 밥 한술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냠냠....새벽에 내가 말한거 어떻게 생각하냐?"


"캬~! 좋다. 니가 뭔소리를 했는데?"



현무는 숫가락을 내려 놓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번 일 말이야. 뭔가 이상하지 않냐고?"


"캬~! 좋다.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그렇게 술만 쳐먹어대니 니 뇌세포가 제대로 작동이나 하겠냐?

제발 생각이라는 것 좀 하고 살자. 응?

그 돼지새끼가 우리 둘이 같이 움직일 정도로 강한 놈이냐?"


"강하긴 개뿔....내 한주먹도 쓰기 아깝더만."


"그러니까. 거기다 같이 대기했던 까만옷으로 도배한 놈들 스무명 정도 있었잖아. 특무1팀인가 뭔가 하는... 걔들 꽤 강해보였거든.

걔들만으로도 그 돼지새끼는 충분히 잡고도 남을텐데...

왜 우리까지 이 먼 마산으로 보냈는지... 거기다 수련을 막 마친 주작이라는 여자...

걔는 왜 갑자기 호텔에 나타나서 잡히고..."


"캬~! 좋다. 일 잘 끝났으면 됐잖아."



현무가 다시 한번 백호를 한심하게 쳐다 보았다.



"너... 사신무 백호의 능력 중에 무식한 주량하고 힘만 물려받았지..."


"뭐라는거야."


"생각 좀 해봐. 우리가 이틀 전에 본부에서 연락 받고 마산 내려왔잖아."


"글지..."


"그럼 이미 그전부터 본부에서 그 돼지새끼 정체를 알고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잖아."


"음?... 그렇겠지."


"그럼 놈이 우리가 출동한 날 마산 시내로 나간 것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잖아.

근데 본부에서 왜 놈이 없는걸 알면서도 섬까지 포위하고 작전을 시작했을까?"


"잠깐 놓친거 아닐까?"


"얌마. 거기 이미 투입된 애들만 가지고도 그놈 잡고도 남는데 왜 놓쳐?"


"그것도 그러네..."


"이번 작전 뭔가 꼭 우리가 투입되야만 했던건 아닐까?"



백호도 뭔가 이상한듯 했는지 한마디했다.



"현장 작전은 전부 최팀장이 담당이잖아."


"아무래도 최팀장 이 인간 뭔가 딴 생각이 있는거 같은데... 그걸 모르겠단 말이야."


"너 최팀장 의심하는 거야? 너 좀 뒤끝 있는거 같다...사내자식이 쫌생이도 아니고.

술맛 떨어지니까. 밥이나 먹어. 임마!"



현무는 밥 한 숫가락에 술 한잔씩 번갈아 먹는 백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쯥...나도 너처럼 좀 단순하게 살고 싶다..."





배를 두드리고 식당을 나서 자판기커피를 한모금씩 마시던 중 백호가 물었다.



"그나저나 우리 서울 어떻게 가지?"


"너 차 안가지고 왔어?"


"응? 나 차 없는데... 면허도 없으니 뭐..."


"야! 차도 없으면서 왜 회사차는 보낸거야?

편의점에서 술만 안먹었어도 편히 갈 수 있었잖아."


"왜 또 내탓이야? 그냥 택시 타고 갈까?"


"여기서 서울까지? 됐다. 임마. 돈이 넘치냐?"


"그럼 어쩌자고?"


"흠...그냥 뛰어 가는 수 밖에 없나..."



현무의 영혼없는 중얼거림에 백호가 펄쩍 뛰었다.



"엥? 뛰어 가자고? 미쳤냐? 그러다 사람들 눈에 띄면..."


"산길로 달리자. 써 먹지도 못하는 능력. 이럴 때 쓰지 언제 써."


"젠장...가다 배 고플꺼 같은데..."



현무와 백호는 사람들이 없는 곳까지 걷다가 주변을 둘러본 후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흑우는 그 분의 명령을 다행히 잘 이행해서 기분이 좋았다.


놈이 그분의 정체를 알고 놀라 당황한 표정을 떠올리자 더욱 기분이 좋았다.



'구렁이새끼가 놀랄 만 하지. 암...그 분이 누구신데.

그나저나 그 분께서 없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아닌데.

어떻게 천년을 넘게 수행해도 용이 못된 멍청한 놈을 승천시켜 주는 방법이 있다고 말해 주라고 했을까.'



흑우는 이무기에게 전하긴 했지만 자신 역시도 궁금했다.



'정말 승천하는 방법이 따로 있단 말인가?'



설악산 깊고 울창한 수림 속 맑고 청량한 바람을 마시며 달리자 온 몸에 힘이 넘치는 듯 했다.


서울은 복잡하고 공기도 안 좋았다.


거기다 인간들도 넘쳐났다.


자신의 능력으로도 하늘삼형제에게서 본래 모습을 숨기기는 불가능했다.


물론 힘으로야 한 주먹 꺼리도 아니지만 그놈들의 능력은 힘이 아니었고 깊숙히 숨어 밖으로 나오지도 않으니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그 분에게는 넘쳐나는 재물이 있었고 서울 곳곳에 집과 건물을 사들여 요괴들이 안심하고 수행 할 수 있는 안가들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오염된 공기와 인간들의 탁한 기운이 너무 강해 수행에는 좋지 못했다.


역시 지금처럼 자신들은 자연의 정기를 흡수하며 살아야 했다.



'그동안 그 분 옆을 지키느라 답답했는데 가끔은 이렇게 나오는 것도 좋구나.'



흑우는 대자연의 정기를 마음껏 흡수하며 흥이나자 자신도 모르게 온 몸의 기운을 방출했다.




현무와 백호도 기분이 좋았다.


서울까지는 먼 거리였지만 그들에게는 현대의 교통수단 보다 빠른 다리가 있었다.


직선으로 가로 질러 달리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태백산맥을 따라 능선을 타고 움직이니 사람들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좋았고 그들이 가진 능력 또한 신들의 능력이라 맑은 공기를 호흡하자 달려도 지치지도 않고 기운이 넘쳤다.


둘은 한걸음에 10미터씩 날듯이 쭉쭉 나아갔다.



"야. 이거 너무 좋은데. 우리 앞으로 그냥 이렇게 다니자!"



백호의 호탕한 외침에 현무가 면박을 줬다.



"이렇게 지방 출장 때나 좋지. 서울에서 이러고 다니다 뉴스에 나올 일 있냐?"


"자식... 김빠지게... 항상 이 형님 말씀에 꼭 토를 달고 지랄이야."


"아무래도 차가 한대는 있어야 겠다. 올라가면 시간 내서 면허나 같이 따자."


"싫어 임마. 너나 따. 차 갖고 다니면 술도 못 마시는데. 너만 따. 내가 타 줄께. 하하"


"백호야...백호야...어째 넌 인생이 맨날 술이냐?"


"술이 어때서. 짧은 인생 하고 싶은거 하고 먹고 싶은거 먹고 즐겁게 사는거지... 윽~"


"왜?"


"으... 좀 뛰었더니 배고프다. 밥 먹고 가자."



현무는 백호의 실없는 소리에 웃고 말았다.



"하여간 하하... 그래 시간도 많은데 먹고 가자.

춘천에 닭갈비가 유명하다는데 그거 먹자."


"좋지~. 닭갈비엔 소주지."


"........!"


"왜~ 싫어?"



백호는 장난스럽게 묻다가 현무가 옆에 없자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보았다.


현무는 백호에게 시선도 안주고 어느 한방향만 뚫어지듯 바라보고 있었다.



"야...갑자기 왜....!"



백호도 하던 말을 멈추고 현무가 바라보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흑우는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섰다.


자연의 정기에 흠뻑 빠져 몸 속에 내재된 기를 너무 밖으로 방출한게 문제였다.



'젠장... 주변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내가 너무 흥에 취해 방심했군.'



흑우도 처음엔 자신이 방심해서 근처에서 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이미 자신을 빤히 보고 있자 뭔가 잘못 됐다는 걸 깨달았다.


흑우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남자 둘은 분명 겉모습은 인간이었다.


하나는 잘생긴 얼굴에 몸도 적당히 균형 잡혀 보기 좋았고 하나는 자신의 동료인 적좌를 보는듯 엄청난 덩치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둘 다 인간인데 인간 같지 않다는 거였다.



'저 두놈! 분명 인간인데... 어찌 하찮은 인간 따위의 몸 속에 저런 기운이 들어 있다는 말인가!'



덩치 큰 놈은 마치 포악하고 잔인한 대호를 보는 듯 했고 호리호리하고 잘 생긴 놈은 아무런 기도 느껴지지 않아 보고 있지 않다면 그자리에 없는 듯 마치 형체 없는 귀신 같았다.


현무와 백호 역시 상대를 보고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인적도 없는 깊은 산 속에 어울리지도 않는 짙은 검정색 슈트로 온몸을 감싸고 있는 중년남자는 얼굴도 입은 옷색깔 처럼 검었고 노랗게 번뜩이는 눈을 빛내며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의 주변엔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짙은 어둠이 아지랑이처럼 흐느적 거리고 있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셋은 그렇게 한마디 말도 없이 서로를 탐색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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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창신의 학살극 22.12.05 29 4 12쪽
36 36화. 어둠 속의 혈투 22.12.03 22 2 12쪽
35 35화. 주고 받은 사실들 22.12.02 26 2 11쪽
34 34화. 죽이려는 놈과 잡으려는 놈 22.12.01 29 2 12쪽
33 33화. 운전면허 없는 것들 22.11.30 33 2 12쪽
32 32화. 깊어가는 의심 22.11.29 37 3 12쪽
31 31화. 수상한 사람들 22.11.28 48 3 13쪽
30 30화. 하늘삼형제 +3 22.11.27 65 8 12쪽
29 29화. 반갑지 않은 손님 +3 22.11.26 74 5 14쪽
28 28화. 신을 죽이는 칼 +1 22.11.25 81 5 13쪽
27 27화. 현무와 주작의 대결 +4 22.11.24 102 7 13쪽
26 26화. 노구화호와 매구 +2 22.11.23 97 6 12쪽
25 25화. 어둠속의 대화 +3 22.11.23 109 7 13쪽
24 24화. 이사가는 날 +2 22.11.22 123 6 15쪽
23 23화. 단순한 백호와 화끈한 스승 +1 22.11.21 138 7 13쪽
22 22화. 전대사신무와 최신욱 22.11.20 150 11 15쪽
21 21화. 두억시니와의 재회 22.11.19 162 9 19쪽
20 20화. 노구화호를 만나다 +1 22.11.18 162 5 20쪽
19 19화. 나가고 숨고 움직이고 22.11.18 170 7 17쪽
18 18화. 과거의 기록 +1 22.11.18 179 11 15쪽
17 17화. 추적 그리고 드러나는 실체 +1 22.11.17 183 11 14쪽
16 16화. 두억시니와 도깨비들 +1 22.11.16 201 9 22쪽
15 15화. 용쟁호투 +1 22.11.15 204 9 14쪽
» 14화. 우연한 만남 22.11.14 216 6 16쪽
13 13화. 이무기와 강철이 +1 22.11.13 239 11 16쪽
12 12화. 금돼지 납치사건(3) +1 22.11.12 235 12 16쪽
11 11화. 금돼지 납치사건(2) +3 22.11.11 233 12 14쪽
10 10화. 금돼지 납치사건(1) 22.11.10 235 12 15쪽
9 9화. 움직이들 자들(2) +3 22.11.09 240 10 13쪽
8 8화. 움직이는 자들(1) 22.11.08 259 1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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