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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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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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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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88. 침공 방어

DUMMY

무장한 안드로이드들의 침공을 멋지게 막은 원더랜드의 연구소.

지금 연구소 안에서는, 어흥선생과 우유나 그리고 밀크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무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다.


“적들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올 거다냥. 뭐 좋은 대안이 없냥?”

전자기 펄스가 먹히는 건 확인 했으니, 적들이 내놓을 다음 수를 노리는 게 나을 듯 싶은데요.“


우유나의 말에, 어흥선생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새로운 무기를 만들기에 턱도 없이 부족한 시간. 언제 어느 시점에 적들이 쳐들어 올 지도 모르는 판국에 느긋하게 새로운 무기를 만들 여유 따위는 없었다.


“우유나 말이 맞다냥. 지금 할 수 있는 건 개량이다냥.”

“분명 적들은 마력을 이용한 물리력 보호막을 두르고 올 게 뻔해요. 이번엔 마력 상쇄 능력을 이용하는 건 어떨까요?


밀크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마력 상쇄는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냥. 대상의 마력의 성질도 알아야 하고, 또 상대방의 마력보다 더 큰 마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냥.”


어흥선생의 말에 침묵에 휩싸인 연구실 안. 그런 그때였다.


“안드로이드들이 마력을 얼마나 쓸 수 있지요?”


뭔가 떠오른 것인지, 갑자기 밀크나를 바라보며 질문을 건넨 우유나.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었던 밀크나였지만, 그냥 그녀의 질문에 일반적인 답을 내놓았다.


“마력의 원천인 영혼의 크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인 영혼이라면 중급 마법 한두 발. 영웅급 영혼이라면 상급 마법 한두 번 정도요. 왜 그러죠, 우유나?”


밀크나의 이야기를 들은 우유나는 뭔가를 계산하는 듯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어쩌면 다른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두 눈을 반짝이며 어흥선생과 밀크나를 바라보는 우유나. 도대체 그녀가 생각한 건 무엇일까?




“이번엔 실패하지 않을 거라네.”


다리안의 거대한 창고 겸 제작실.

다리안은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피터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러자,


“매번 같은 소리를 듣는 거 같은데.”


의심의 눈초리와 함께, 그를 향해 불신의 시선을 보내는 피터. 이내 그는 눈앞의 안드로이드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해. 만약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우리가 모두 직접 원더랜드로 날아가야 하니까.”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고작 별 하나 때문에?”


다리안은 별로 내키지 않는 듯 인상을 찌푸렸지만, 피터는 달랐다. 안드레아가 자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오해한 그는, 이번 기회에 큰 위업을 일궈내 그 누구도 그의 자리를 넘보지 못하게 할 심산이었다.


“콘다가 그대 자리를 노리고 있어사 그런가?”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는 걸.”


그는 설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콘다 때문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그렇다면 도와야지. 무식한 권력쟁이가 그대의 자리에 앉기 전에.”

“고마워, 다리안.”


다리안은 고맙다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며 손에 쥐고 있던 리모컨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온몸에 푸른빛이 감돌기 시작한 안드로이드들. 그 모습을 광경을 지켜본 피터는 자신도 모르게 흡족의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뭔가 다른 거 같은데?”

“다르지. 당연히 다르지. 이번엔 그딴 술수에 쉽게 당하지 않을 테니까.”




아직도 햇살이 강하게 내리 쬐는 원더랜드의 오후.

하루가 멀게 원더랜드의 상공에 수많은 비행 전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원더랜드 성 동쪽 200km 상공, 적 함대 다수 출현!”

“함대, 다수의 기체 사출합니다!”


연구원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쳐대기 시작했다.

긴장감이 가득 차오른 연구실 안.

그 긴장감의 중심에는 바로 어흥선생이 있었다. 어디서 가져온 건지 모르겠지만, 뿔테 안경까지 쓰고, 분위기를 잡으며 탁자 앞에 앉아있는 어흥선생. 그는 깍지 낀 손으로 턱을 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에바를 내보내라... 냥.”


에바? 에바가 뭐지? 그의 말을 듣던 모두의 얼굴에 당혹감이 피어났다.


“에바가 뭔데요?”

“우유나 그것도 모르냥? 에바는... 에바다냥!”


순간, 모두의 시선이 어흥선생을 향했다. 이 인간 도대체 어디서 뭘 보고 온 거야?


“어... 분명 이렇게 하면 거대 로봇이 출동했는데... 아니냥?”

“어휴, 말을 말지. 연구원분들, 전자기 펄스 준비해 주세요!”


어흥선생을 향해 살며시 눈을 흘긴 우유나는, 이내 모두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


“밀크나를 비롯한 모든 전자기기에 전원을 내려주세요. 전자기 펄스 카운트 시작합니다!”


그녀의 말에 탁자 앞에 모니터 앞에 앉아있던 밀크나의 눈에 불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3, 2, 1. 펄스파 발사!”


밀크나의 전원이 꺼진 것을 확인하자, 곧바로 전자기 펄스, EMP를 터뜨린 우유나. 연구원들의 얼굴에 걱정과 두려움이 감돌고 있었다.


“모든 전자기기 작동시켜 주시고, 상황 보고해 주세요!”


우유나의 말에 연구원들 모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부팅음. 몇 초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연구실 안의 모두에게는 몇 분, 아니 몇 시간 같이 길게만 느껴졌다.


“원더랜드 동쪽 180km 상공... 아직 전함 건재합니다!”

“사출된 안드로이드들, 모두 건재합니다!”


연구원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절망적이었다. 역시나 이번 안드로이드들은 전자기 펄스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원더랜드 상공 100km 내로 안드로이드들 급속 접근 중! 이대로 가면 수 분 안에 육안으로 식별 가능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점점 더 다급해지는 상황. 원더랜드 성 안의 그리고 성밖마을 안의 모두를 대피시키기에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정녕 이렇게 무너져야 할 것일까.


“비상 마력 보호막 가동!”

“비상 마력 보호막 가동! 원더랜드 20km 상공에 마력장을 펼칩니다!”

[쿠쿠쿠쿠쿵...]


연구실 안을 휘젓는 묵직한 기계음. 성과 마을 곳곳에서 거대한 푸른 마석이 솟아올랐다.


“마력 보호막으로 얼마나 버틸 거라 예상하냥?”

“길면 1분이요. 아마 그전에 뚫리겠지요.”


어흥선생의 말에 우유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불안에 떠는 다른 연구원들에 비해 너무나 침착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우유나. 모니터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확신이 차있었다.


“적기 다수 마력장 돌파! 손실률 0.1%입니다!”


보고를 하는 연구원의 목소리에 더욱 절망감이 느껴졌다.


“안드로이드들 원더랜드 성 상공 10km 내로 접근! 곧 육안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안드로이드들이 성 코앞까지 날아 들어온 상황. 그런데 이때, 우유나가 말도 안 되는 명령을 연구실의 모두에게 내렸다.


“대공포 발사!”

“대공포? 그걸로 뭘 할 생각이냥?”


어흥선생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상대는 물리력을 방어하는 마법을 걸고 날아온 상태. 게다가 땅 밑에서 던지는 포탄을 그들이 쉽사리 맞아 줄 리 없었다.


“날 믿고 던져 봐요! 모두 발사!”


모두 반신반의한 표정이었지만, 연구원들은 그녀의 말에 따라 군부대로 연락을 했다.


[쾅! 쾅! 쾅! 쾅!...]


이윽고 연구실 밖에서 거대한 대포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대포 소리가 계속 되자 점점 더 불안감에 물드는 연구원들의 표정들. 그러나 오직 한 사람, 우유나 만큼은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보고해 주세요!”

“적기 손실률 1% 대부분 무사합니다.”

“몇 기 명중했나요?”


몇 기 맞은 게 왜 중요한 걸까. 그녀는 진지하게 연구원을 바라보았다.


“5기 명중했습니다.”

“... 지금이에요! 전자기 펄스 준비!”


우유나의 목소리에 확신이 넘쳐흘렀다. 그녀는 무엇을 보고 확신에 가득 찬 것일까.


“자신있냥?”


그런 그녀를 불안감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어흥선생. 그러나 그녀는 결코 꺾이지 않았다. 마치 지금이 이 상황이 올 것이라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전자기 펄스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모든 전자기기 전원 차단! 그리고 발사!”


그녀의 명령에 모든 전자기기의 전원을 내린 연구원들이었지만, 쉽사리 발사 버튼은 누르지 못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지금 여기서 EMP를 쓰면 성뿐만 아니라 성밖마을에도 큰 영향이 있다냥.”


너무나 접근해 버린 탓에 전자기 펄스파를 쓸 수 없는 상황. 민간이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란 모두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우유나의 생각은 달랐다.


“모두 죽는 것보단 낫습니다! 발사!”


전직 군인이었던 그녀는 연구실의 그 누구보다도 현실만을 보고 있었다. 지금 코앞에 일어난 일이 전쟁이라는 사실을.


“...펄스 발사합니다!”


머뭇거리던 연구원들이었지만, 머지않아 그녀의 말을 따랐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죽는 것 보다, 전자기기 몇 개가 망가지는 게 훨씬 나은 판단이니까.


[쿵! 쿵! 쿵!..]


EMP가 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머리 위로 들려온 묵직한 소리. 무거운 뭔가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였다. 그 소리를 듣자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짓는 우유나. 그녀는 연구원들을 바라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전자기기 켜서 상황 보고해 주세요”




“전멸? 그럴 리가...”


창고 작업실에서 안드로이드들을 조립하고 있던 다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던 제작 툴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


“한복판에서 전부 작동이 중지되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입을 통해 전해들은 전장의 상황은 너무나 황당했다. 작동이 정지되었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했는데?


“그럴 리가! 안티 피직(Anti-physic) 배리어를 전원 탑재했는데!”

“옅은 마력장을 통과할 때 대부분 크게 소모 된 모양이었습니다.”

“마력장에 소모가 되었다고?”


다리안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이번에야 말로 승리를 예상했는데 전멸이라니. 도대체 이런 작전을 짠 인물이 누구일까. 현과장일까. 아니면 다른 인물? 그는 머릿속이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피터에게 이 사실 전하도록. 아니! 내가 직접 가서 말하지. 원더랜드의 원주민들, 얕볼 놈들은 아니군!”


큰 충격을 받은 듯 창백해진 그의 얼굴. 꾹 다문 입술로부터 그의 자존심이 입은 상처의 크기가 가늠이 되었다.

다리안은 그대로 성큼성큼 창고를 빠져 나갔다. 금 간 자존심을 가슴속에 부둥켜안은 채로.




해가 뉘엿뉘엿 지는 초저녁.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보낸 어흥선생과 우유나 그리고 밀크나는 힘겨운 몸을 이끌고 집 현관문을 열었다.


“오늘도 수고했어~”

“수고 많았다랄까나~”


그런 세 사람을 기다렸던 것일까. 현과장과 채야는 푸짐한 식사상을 거실에 차려놓은 채 그들을 맞이했다.


“오늘도 스페셜이냥?”

“그렇다랄까나~”


채야의 대답에 함박미소를 짓는 어흥선생. 우유나와 밀크나의 표정도 밝아지긴 마찬가지였다.

탁자 앞에 앉은 사람들은 한동안 묵묵하게 식사만 진행했다. 그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말 많은 갓패치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흥선생도. 그 어떤 누구도. 한 동안 모두들 침묵을 유지했다.


“이번 안드로이드들은 전부 회수했어?”


이 침묵을 깬 사람은 바로 현과장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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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314. 창조교 23.12.25 14 3 11쪽
313 313. 설원에서 23.12.23 19 3 11쪽
312 312. 은행털이 - 3 23.12.23 18 3 11쪽
311 311. 은행털이 - 2 23.12.22 24 3 11쪽
310 310. 은행털이 23.12.22 17 3 11쪽
309 309. 그들의 꿍꿍이 - 3 23.12.21 19 3 12쪽
308 308. 그들의 꿍궁이 - 2 23.12.21 14 3 11쪽
307 307. 그들의 꿍꿍이 23.12.20 14 3 12쪽
306 306. 영업의 신 23.12.20 11 3 11쪽
305 305. 여정의 시작 23.12.19 13 3 12쪽
304 304. 조건 23.12.19 17 3 11쪽
303 303. 원치 않았던 만남 23.12.18 15 3 12쪽
302 302. 새로운 모험, 무협랜드 +1 23.12.18 21 3 12쪽
301 301. 하드 리셋 23.12.16 10 3 11쪽
300 300. 뜻 밖의 제안 23.12.16 10 3 12쪽
299 299. 마지막 희망. 그리고... 23.12.15 12 3 12쪽
298 298. 마지막 희망 - 5 23.12.15 9 3 11쪽
297 297. 마지막 희망 - 3 23.12.14 12 3 11쪽
296 296. 마지막 희망 - 2 23.12.14 9 3 11쪽
295 295. 마지막 희망 23.12.13 14 3 11쪽
294 294. 몰아치는 전쟁 - 3 +1 23.12.13 15 4 12쪽
293 293. 몰아치는 전쟁 - 2 23.12.12 18 3 11쪽
292 292. 몰아치는 전쟁 23.12.12 17 3 11쪽
291 291. 신살(神殺) +2 23.12.11 27 3 12쪽
290 290. 드러나는 배후 +2 23.12.11 25 3 11쪽
289 289. 담판 23.12.09 12 3 11쪽
» 288. 침공 방어 23.12.09 14 3 11쪽
287 287. 각자의 결정 23.12.08 13 3 12쪽
286 286. 습격 그리고 23.12.08 13 3 12쪽
285 285. 제안 23.12.07 1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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