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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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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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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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새로운 모험, 무협랜드

DUMMY

난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지금 무슨 능력을 주신 거야? 세이브 포인트라고? 보존한 시간대로 돌아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지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주신 거예요??”

“놀랄 건 그게 아니지. 난 지금 엄청난 능력인 「소생」을 줬다고!”


소생? 그게 뭐지? 그렇게 중요한 능력인가?


“그게 그렇게 대단한 능력인가요?”

“당연하지! 죽은 사람 뿐만아니라, 이미 완전히 사라진 존재까지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이라고!”


그의 설명을 들은 난, 아무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이거 완전히 신이잖아. 아무리 무기와 능력을 빼앗겼다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혜택을 받아도 되는 거야?


“이건 너무 과분한데요?”

“그러니까 주는 거지.”


그러니까 준다고? 이건 또 무슨 말일까?


“한 번 경험해 봐. 신이 된 상태로 세상을 돌아다녀 보라고.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미소. 순간 난, 이 능력이 양날의 검이란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일반인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모르니까. 그리고 그 결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 수 없으니까 말이다.


“아니! 이건 선물이 아니라 족쇄잖아요!”

“꼭 필요한 능력이니까 잘 사용하도록!”


그는 결코 물러줄 생각이 없는 듯, 함박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날 바라보았다.

난 그냥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냥 내가 안 쓰면 되는 일. 그래! 능력이 얼마나 위력에 상관없이, 내가 그 능력을 안 쓰면 그만이다, 이 거야!


“좋~ 습니다! 그래 누가 이기는 지 한 번 보자고요!”

“아, 그리고 이제 현과장이 가진 능력 신의 애착방패는 더 이상 신의 애착 방패가 아니야.”


아니 뭐가 또 남은 거야? 난 반사적으로 인상을 구겼다.


“현과장을 보호하는 그 능력은, 이제 「창조주의 권능」이야.”

“아니, 그것까지 바꾸시면 어떡합니까?”


나는 이때다 싶어 크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 이번 참에 나에게 준 그 능력들을 전부 물리자. 인간생활에 인간의 힘을 초월한 거대한 힘은 걸리적거릴 뿐이다.


“바꾼 거 아니야. 원래 신의 애착방패라는 능력의 진짜 이름이 창조주의 권능이야.”


그의 얼굴에 피어있는 희미한 미소.

절대 아니다. 거짓말이다. 믿을 수 없다. 아니 어떻게 저린 창조주의 말을 믿으라는 거지? 매번 골탕 먹일 생각만 하는 저런 절대자를!


“거짓말이죠! 거짓말이죠?!”

“아뉜데~ 아뉜데~ 쥔짜인데~”


100% 거짓말이다. 가슴속 저 끝에서부터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분노. 이 분노 보다 어 열 받는 것은, 내가 분노를 내뿜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리 없다는 점이었다.


“내가 그냥 간다! 가! 더 험한 꼴 보기 전에!”

“오! 이제야 눈치챘네~”


나는 수많은 문들 중에 제일 가까운 문으로 다가갔다. 그래, 더 있어봤자 나만 손해다. 어떤 무지막지한 능력을 내 몸에 심을지 모르니까.


“원더랜드 구하면 전부 가지고 가세요! 난 이런 거 필요 없으니까!”

“그래, 그렇게 할게.”


그의 대답을 들은 나는 그대로 문을 열고 몸을 날렸다.

내가 몸을 날린 직후, 희미하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들은 찰나, 내 몸에 소름이 쫙 올라왔다.


“그런데, 그 문이 과연 원더랜드로 통하는 문일까?”




젠장. 화이트 룸에서 「세이브 포인트」를 한 번 썼어야 했다.

이런 돌멩이 가득한 협곡 한 가운데로 떨어질 줄이야.

원더랜드일 거라 생각하고 문을 열었을 뿐인데. 이런 곳에 떨어질 줄이야. 망했다. 그것도 완전히.


“어이, 형씨! 비켜, 비키라고!”


대한민국도 그렇다고 해서 원더랜드도 아닌데 말이 잘 들린다. 아마도 창조주의 권능 덕분이겠지. 아니, 도대체 창조주는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이런 엄청난 능력들을 심어준 거야?


“아니, 귀머거리 새끼인가, 비키라는 말 안 들려?”


그래, 시간도 많으니 여기서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가자.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게,

신급 무기가 된 단검 은화와 커피를 맛있게 타는 능력.

그리고 호떡을 굽는 능력. 사회 시절 필살기 그렌절.

그리고 또 뭐가 있었더라...


“미친놈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퍽!]


아, 그리고 모든 데미지를 반사하는 창조주의 권능도 있지.

그건 그렇고. 이 남자는 가만히 있는 사람을 왜 때려서 이런 험한 꼴을 당하는 걸까. 그냥 옆으로 지나가면 될 것을.


“저기요. 그냥 옆으로 지나가세요. 길도 넓은데.”


난 정말 다정하게 말을 건넸지만, 남자는 대답이 없었다. 마치 죽은 것처럼.


“아니 얼마나 세게 때렸기에 반사 데미지로 죽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 그럼 이참에 창조주가 준 능력을 사용해 볼까? 우선 세이브 포인트부터.


“세이브 포인트.”


눈앞에 거대한 창이 떠올랐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속, 구획이 나누어져 있는 20개의 슬롯들. 여기에 저장을 하라는 말일까.


“세이브.”


응답이 없다. 변화도 없다. 세이브 포인트라는 단어가 맞긴 맞나 본데, 세이브를 하는 방법은 이게아닌 모양이다. 그렇다면...


[툭.]


난 살며시 비어있는 슬롯을 터치했다. 그러자, 갑자기 글자들과 그림 생성되기 시작하는 슬롯. 어느새 슬롯 안은 그림과 글자로 꽉 채워졌다.


“어디보자... 이게 뭐야. 저장 장소, 펑윈 협곡, 윈밍 제국... 우씨에랜드? 우씨에랜드는 또 뭐야?”


난 어이가 없었다. 우씨에랜드는 뭐야? 아니 당최 우씨에가 뭐야?


“어이, 아저씨. 일어나 봐!”


난 서둘러 누워있는 남자를 깨웠지만, 남자는 결코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차차, 소생을 안 했네.


“소생.”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자의 몸에 청명한 빛이 감돌았다. 그러더니,


“으... 으...”


점차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남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당황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기 시작했다.


“대, 대협을 몰라본 죄 죽어 마땅합니다!”


응, 이미 한 번 죽었거든.

하지만 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를 대했다.


“아이고, 길을 안 비킨 제 잘못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이곳은 초행이라 신기해서 그만! 하하하하!”


난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크~ 이런 거 한번 해보고 싶었지. 호탕한 대협놀이.


“펑윈 협곡이 처음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쉬에윈 쪽에서 오신 분이 분명하시군요!”


쉬에윈? 그건 또 뭐야. 좀 알기 쉽게 들리면 안 되나?“


【명령에 응답합니다. 원어 재설정 시작.】


단지 불만을 떠올릴 뿐이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딱딱한 전자 기계음성이 들려왔다. 이건 또 뭐야?


【재설정 완료.】


재설정 완료? 뭐가 재설정 된 거지?


“설원 쪽에서 오셨다니. 대단한 무공의 소유자시군요! 풍운 협곡은 고수 대협님들을 환영합니다!”


남자는 나를 바라보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뭔가 말의 내용이 달라졌는데... 여기가 풍운 협곡이라고? 뭐? 설원? 원어가 최적화된 건가?


“잠깐만 거기에 계셔 봐요. 세이브 포인트.”


난 다시금 세이브 포인트 화면을 불러 눈앞에 띄웠다.

정말, 세이브 슬롯 안의 내용이 바뀌어 있다.


「풍운 협곡, 원명 제국, 무협랜드.」


잠깐! 잠깐! 잠깐! 무협랜드라고? 설마, 내가 아는 그 무협이야? 경공과 장풍, 검성과 도제가 존재하는 그 무협이라고?


“여기는 또 무협 판타지라고? 이게 또 무슨...”

[퍽!]


내가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사이, 다시금 날 때리고 만 남자. 아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한 번 죽어 봤으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왜 또 때리고 난리일까. 이 세계의 인간들은 학습이라는 걸 모르나?

아직 무협랜드에 대해 정보가 부족했던 나는, 그를 다시 살려 여러 정보를 뜯어내려고 했다. 그런데,


“소생.”


조금 전, 남자를 감쌌던 청명한 빛이 더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마다 최대 부활 횟수가 있는 걸까. 아니면 내 자신에게 제한이 있는 걸까.

답이 보이지 않을 이럴 때는 바로, 처음부터 다시하면 되지!

난 글자가 빼곡히 적혀 있는 그 슬롯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러자,


【불러오시겠습니까, 아니면 저장하시겠습니까?】


머릿속에 다시금 들려온 전자 기계의 음성. 난 반사적으로 외쳤다.


“불러오기!”




몇 번의 불러오기를 통해 내가 알아낸 건,

여기가 진짜 무협의 세계라는 것과 원더랜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

그리고 부활은 랜덤이란 것. 몇 번의 불러오기 중, 부활이 성공하지 않은 경우도 종종 나타났다. 물론 2번, 3번도 부활 된 경우도 있었다. 완전 「미친 행운과 더 미친 불행」 부활 버전이야 뭐야.


【「창조주의 권능」으로 인해 더 이상 「미친 행운과 더 미친 불행」은 발동하지 않습니다.】


어, 뭐야. 또 갑자기 튀어나오는 건. 내 생각을 읽고 있는 거야, 뭐야?!


【저는 창조주의 권능이 만들어낸 보조 프로그램. 입니다.】


오호, 보조 프로그램. 그럼 날 서포트 해준다는 건가?


【중요한 조언이나 첨언이 필요한 경우에만 움직이게 되어있습니다. 현과장의 모험에 방해가 되지 않게.】


방해라... 아나 방해고 뭐고, 그냥 원더랜드로 가는 방법을 알려 주면 안 될까? 난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라고.


【...... 어리광은 돌아가셔서 어머님께 부리세요. 저는 당신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와, 말이 참 심하네. 너 성깔 있구나. 싸가지는 없고.


【대화를 종료합니다.】


야! 야! 야! 갑자기 도망가?! 이리 안 나와? 야! 야!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외쳐봤지만, 그 건방진 목소리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내가 내 실력으로 직접 원더랜드로 가는 길을 찾아내는 수밖에.




마음은 그렇게 먹었지만,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협곡을 건너 며칠이나 걸었지만, 가끔 근처로 와 아양을 떠는 호랑이나 우직한 곰을 제외하면 동물들을 마주치질 못했다.


“야, 혹시 너희들 때문 아니야?”


이럴 땐 주변을 한번 의심해 봐야 한다. 이 거대한 호랑이와 곰이 문제가 아닐까? 내 마음은 이 두 동물들을 격하게 의심하고 있었다.


[절레절레! 절레절레!]


내 의심의 눈초리에 격하게 고개를 젓는 호랑이와 곰.

그렇다면 누가 문제인 거야? 여긴 이 둘밖에 없는데. 혹시 설마...


“내 주변에 귀신이 있는 건 아니야?”


소름이 쫙 끼쳤다. 귀신이라니. 하긴 그럴 수 있지. 난 죽은 사람도 살리 수 있잖아. 다시 살아나기 위해 내 주변을 맴도는 귀신이 있을 수도 있다. 난 이런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절레절레! 절레절레!]


또 다시 격하게 고개를 젓는 호랑이와 곰. 귀신도 아닌 거야? 그럼 도대체 누구야?


“그럼 누구 때문인 거야?”


[...쓰윽.]


내 답답한 문제에 답을 알려 주듯, 앞발을 올려 한 곳을 가리키는 호랑이와 곰. 그들이 가리킨 그 곳에는 바로... 내가 있었다. 뭐야, 내가 문제야? 다른 이가 아닌 내가 문제였어?


“나야? 내가 문제야?”

[끄덕끄덕]


둘은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두 맹수들과 숲길을 걷는 사이, 난 어느덧 사람들이 사는 작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상하리만큼 어둠이 가득한 작은 마을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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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314. 창조교 23.12.25 14 3 11쪽
313 313. 설원에서 23.12.23 19 3 11쪽
312 312. 은행털이 - 3 23.12.23 18 3 11쪽
311 311. 은행털이 - 2 23.12.22 24 3 11쪽
310 310. 은행털이 23.12.22 17 3 11쪽
309 309. 그들의 꿍꿍이 - 3 23.12.21 19 3 12쪽
308 308. 그들의 꿍궁이 - 2 23.12.21 15 3 11쪽
307 307. 그들의 꿍꿍이 23.12.20 15 3 12쪽
306 306. 영업의 신 23.12.20 11 3 11쪽
305 305. 여정의 시작 23.12.19 13 3 12쪽
304 304. 조건 23.12.19 17 3 11쪽
303 303. 원치 않았던 만남 23.12.18 15 3 12쪽
» 302. 새로운 모험, 무협랜드 +1 23.12.18 22 3 12쪽
301 301. 하드 리셋 23.12.16 11 3 11쪽
300 300. 뜻 밖의 제안 23.12.16 10 3 12쪽
299 299. 마지막 희망. 그리고... 23.12.15 12 3 12쪽
298 298. 마지막 희망 - 5 23.12.15 9 3 11쪽
297 297. 마지막 희망 - 3 23.12.14 12 3 11쪽
296 296. 마지막 희망 - 2 23.12.14 9 3 11쪽
295 295. 마지막 희망 23.12.13 14 3 11쪽
294 294. 몰아치는 전쟁 - 3 +1 23.12.13 15 4 12쪽
293 293. 몰아치는 전쟁 - 2 23.12.12 18 3 11쪽
292 292. 몰아치는 전쟁 23.12.12 17 3 11쪽
291 291. 신살(神殺) +2 23.12.11 27 3 12쪽
290 290. 드러나는 배후 +2 23.12.11 25 3 11쪽
289 289. 담판 23.12.09 12 3 11쪽
288 288. 침공 방어 23.12.09 14 3 11쪽
287 287. 각자의 결정 23.12.08 13 3 12쪽
286 286. 습격 그리고 23.12.08 13 3 12쪽
285 285. 제안 23.12.07 1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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