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막노동꾼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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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우송(友松)
작품등록일 :
2023.01.16 00:52
최근연재일 :
2023.03.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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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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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렐의 협곡 (2)

DUMMY

14화


바렐과 친위대는 대비할 틈도 없이 우연을 맞이했다.

친위대는 순식간에 소멸했고, 바렐은 자신의 창을 움켜쥐었다.


[왜 나에게 이러는 것이냐!]


“플레이어가 몬스터를 잡는 게 뭐 잘못된 일이냐? 어이없는 녀석이군.”


[그게 아니라..]


빠악


우연은 10분 전을 떠올리며 최대한 집중하여 바렐을 타격했다.


[허억.. 허억..]


바렐은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카굴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죽어랏!]


카굴의 창은 바렐의 목을 관통했고, 바렐은 즉사했다.


“이제 한번 끝냈군. 일단 감은 잡았으니 계속 이렇게 가자.”


[죄송합니다. 너무 귀찮게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네가 죽여도 경험치는 오르니 너무 미안해하지는 않아도 된다. 10분마다 이 녀석을 찾아다니는 게 좀 귀찮긴 하지만..”


[바.. 반드시 플레이어님께 도움이 되겠습니다.]


“말할 시간에 냄새에 더 집중해라. 빨리빨리 가자고. 오늘 하루 만에 끝내야지.”


[오늘 하루 만에 말씀이십니까?]


“또 무덤에 처넣어줄까? 쓸데없는 질문은 받지 않는다.”


[히익.. 알겠습니다.]


카굴은 늘 상위 포식자의 위치에 있었다.

리자드의 왕이 되고 난 후로는 누군가에게 하대를 받아본 적이 없다.

눈앞에 있는 우연이라는 플레이어는 달랐다.

보자마자 자신이 2인자 혹은 그 아래라고 느끼도록 만든 상위 포식자 위에 최상위 포식자.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 거라고 생각했다.


우연이 한 번 감을 잡은 후로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바렐을 30번 넘게 잡으니 카굴의 후각 없이도 대략적인 위치 파악이 가능했고, 40번을 넘어갈 때는 앞으로 남은 10번을 채울 장소의 순번까지 정해졌다.


“힘드냐?”


[아닙니다.]


“하긴 다시 힘을 되찾을 생각에 힘든지도 모르겠지.”


[...]


“참고로 난 내가 가진 혼들을 아주 혹독하게 굴린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다. 나도 물론 더 강해지겠지만 나 혼자만 강해져 봐야 의미가 없거든. 즉 밥값은 해야 한다는 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네가 힘을 되찾으면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혹여나 힘을 되찾자마자 배신할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


[제.. 제가 어찌감히..]


“얼른 마무리하자. 해가 지고 있다.”


카굴은 대답 대신 발을 움직여 마지막 남은 한 번을 위해 달렸다.


푸욱


바렐이 50번째 최후를 맞이하자 카굴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피부는 더욱 단단해졌고 신체의 크기도 조금 더 커졌다.

무엇보다 크게 변한 것은 무기였다.

처음에는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창을 가지고 있었는데, 황금 띠를 두른 화려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드디어 힘을 되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축하한다.”


끼요오오


카굴은 포효했다. 무덤에 갇히게 된 지 무려 30년

30년 동안 카굴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누군가가 와서 무덤의 봉인을 풀어주길 기다릴 뿐이었다.

수도 없이 되뇄다.

자신이 왜 이곳에 갇히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결론은 하나였다.

전쟁에서 돌아온 후로 나태해졌고, 활기가 없었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안식처가 아니라 전장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잠깐만.”


[네?]


“한 번만 더 잡자. 이번에는 내가 직접 잡아야겠다.”


[뭐 때문에 그러십니까?]


“내가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냐?”


[아.. 아닙니다. 지금 당장 안내하겠습니다.]


우연과 카굴은 10분 뒤 바렐과 마주했다.


[크으윽. 이제 더 얻을 것도 없을텐데 왜 또 찾아온 것이냐.]


바렐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는 친위대들도 먼저 나서지 못했다.

카굴이 힘을 모두 되찾았으며 자신들이 주인으로 모시는 바렐은 이제 이빨이 완전히 다 빠진 그저 허물뿐인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0.0001% 확률을 한 번 뚫어보려고. 네 신발이 그렇게 구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나도 예전에 결국 못 구했거든.”


[크크크. 역시 미개한 인간이군. 0.0001%의 확률이 왜 붙어있겠냐? 그건..]


바렐은 아차 싶어서 입을 닫았다.


“너는 뭔가 알고 있는 눈치구나?”


[절대 말할 수 없다.]


“그럼 너도 내가 혼을 거두어줄게. 언제까지 이 음침한 협곡에 있을 거냐?”


[저. 정말이냐?]


“카굴이 왜 무덤에서 나올 수 있었을 것 같냐? 내가 카굴의 혼을 거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


바렐은 우연과 카굴을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저.. 정말 믿어도 되는 거냐? 만약 내가 잘못된다면 이 협곡의 리자드들이 모두 너를 향해 달려들 것이다.]


“협박은 그럴 때 하는 게 아니야. 네가 나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을 때지. 내가 지금 너를 설득하는 걸로 보이냐?”


우연은 강한 살기를 내뿜었다.


[크윽.. 알겠다. 사실 나의 신발은 나를 사냥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장비가 아니다.]


“그러면?”


[내 혼을 거둬들인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이다.]


“그래서 0.0001%라는 말도 안 되는 확률이 있었던 거군. 좋다. 내가 너의 혼을 친히 거둬주도록 하지. 나와 함께 하자.”


[내가 너를 어떻게 믿지?]


“나는 항상 혼을 얻을 때 해왔던 방법이 있지. 네가 혼을 뱉어낼 때까지 계속 죽일 거야. 살아나면 또 죽이고 살아나면 또 죽이고.. 나는 오늘 이곳에 도착했다. 앞으로 언제까지 더 있을 진 모르겠지만 그동안은 계속 널 찾아다니겠지. 협박은 이렇게 하는 거다. 애송아.”


50번.. 정확히는 51번

우연이 오늘 하루에만 바렐을 찾아낸 횟수다.


바렐은 생각할 것도 없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제 혼을 마스터에게 드리겠습니다.]




바렐은 한쪽 무릎을 꿇고 자신의 혼을 꺼내 우연에게 건넸다.

우연이 바렐의 혼을 받자마자 바렐의 육신은 혼으로 빨려 들어갔다.


[[바렐의 혼]을 획득했습니다. [바렐의 신발]이 인벤토리에 등록되었습니다.]


[바렐의 신발] 신화 플레이어 귀속

이동속도 200% 증가

민첩 스텟 20 증가

둔화 (상태 이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뭐야 이거. 민첩이 20이나 증가한다고?”


우연이 지금까지 얻은 아이템 중에서 스텟을 올려주는 장비는 단 한 개도 없었다.

[던전 몬스터]를 할 때도 [바렐의 신발]에 대한 정보가 일절 없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바렐의 신발]이라는 명칭만 있을 뿐 신발에 대한 능력은 모두 물음표로 되어 있었다.

랭커들은 상위 던전을 클리어한 후 텀이 생기면 아이템 파밍을 하곤 했는데, 바렐의 협곡은 제외였다.


“그럼 내가 최초네? 크큭.”


우연 또한 마찬가지였다.

바렐의 협곡을 아지트 삼을 정도로 좋아했던 던전이지만 바렐의 위치에 대한 변수가 워낙 심했고, 굳이 리자드의 혼을 얻자고 계속 바렐의 협곡에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우연이 [던전 몬스터]를 할 당시 바렐을 잡은 횟수는 30회였다.

노가다를 좋아하는 우연에게도 우선순위라는 게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마스터를 따라 수많은 전장을 누빌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크흠..”


[왜 그러십니까?]


“뭔가 부족해.. 아! 이번에 배운 스킬을 한번 써봐야겠다. 크큭.”


우연이 비릿한 미소를 짓자 카굴이 식은땀을 흘렸다.


[무.. 무슨 스킬 말씀이십니까?]


“너 예전의 힘을 다 찾았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그럼 바렐이랑 싸워도 쉽게 이기겠네?”


[바렐의 힘이 약해졌다면 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약해지지 않았으면 비등비등하다는 말인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좋아. 그러면 이번 기회에 실험을 한 번 해보자.”


[어떤 실험 말씀이십니까?]


“나는 지금부터 너의 혼과 바렐의 혼을 융합할거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번에 [융합]이라는 스킬을 하나 배웠거든. 아직 한 번도 써본 적은 없는데 마침 써볼 기회가 생겼네. 크큭.”


[... 그러면 실패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그거야 나도 모르지. 설마 혼이 깨지기야 하겠어? 자신 없냐?”


[이미 선택하신 것에 대해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좋아. 그래야 전사지. 나에 대한 충성심을 확인하는 절차라고 생각하자고.”


[그게 그렇게 말씀처럼 쉬운 일은.. 아..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 마스터를 옆에서 모시겠다는 말이 말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좋다. 그러면 바로 해볼게. 혼 속으로 들어와라.”


슈우욱


카굴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혼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우연의 손에는 두 개의 혼이 있었다.

[카굴의 혼]과 [바렐의 혼]

[던전 몬스터]를 할 당시에는 얻지 못했던 혼 들이다.

두 개의 혼 없이도 흑룡 발자크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굳이 리자드의 혼을 두 개씩이나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지. 융합!”


[[카굴의 혼]과 [바렐의 혼]을 융합하시겠습니까? 실패시 혼이 소멸할 수 있습니다.]


“응? 소멸할 수 있다고?”


우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바렐은 몰라도 카굴은 고대종이었다. 훗날 고대종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혼이었다.

우연은 고민을 길게 하지 않았다.

만약 [카굴의 혼]이 [바렐의 혼]과의 융합에 성공한다면 [던전 몬스터]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더욱 강력한 혼을 가지게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수락.”


우우웅


우연이 손에 들고 있던 두 개의 혼은 우연의 손에서 벗어나 허공에 자리했다.


파지직 파지직


두 개의 혼은 누가 먼저 깨지나 대결이라도 하는 것처럼 거칠게 부딪쳤다.


퍼엉


30초 후 거대한 파공음과 함께 한 개의 혼이 바닥에 떨어졌다.


[융합에 성공했습니다.]

[카굴의 혼의 성능이 대폭 상승합니다.]


“호오. 카굴이 결국 이겼구만. 크큭.”


우연은 [카굴의 혼]을 들고 카굴을 불러냈다.


[부르셨습니까.]




카굴은 한쪽 무릎을 꿇고 우연의 앞에 나타났다.


“축하한다. 네가 이길 줄 알고 있었어.”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와 비슷하거나 더 큰 시련이 있어도 이겨내고 또 이겨내서 반드시 마스터께 도움이 되겠습니다.]


“기대할게.”


무덤에서 꺼내올 당시만 해도 A급이었던 카굴은 SS급이 되어 있었다.


띠링


[개척자의 히든 퀘스트 완료 – SS급 리자드의 혼 획득하기]

[보상 – [리자드의 통솔권자] 칭호]


“오! 히든 퀘스트도 있었어? 리자드의 통솔권자?”


[리자드의 통솔권자] 칭호

리자드 300마리를 통솔할 수 있습니다.

[리자드의 혼]을 필드에 꺼낼 시 300마리의 리자드가 함께 소환됩니다.

보유하고 있는 [리자드의 혼]이 강해질수록 소환할 수 있는 리자드의 숫자가 늘어납니다.

소환된 리자드들은 플레이어의 능력치에 비례해서 사망 시 바로 부활합니다.


[[신의 가호]가 [리자드의 통솔권자]를 흡수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수락!”


[[신의 가호]가 [리자드의 통솔권자] 칭호를 흡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신의 가호]의 흡수 목록

[고블린 학살자] [용의 목걸이] [중독은 달콤해] [정의 구현] [리자드의 통솔권자]


“카굴, 물어볼 게 하나 있다.”


[말씀하십시오.]


“나는 바렐의 협곡에 리자드 사냥을 하러 왔는데, 네 동족을 나와 내 혼들이 계속 사냥해도 괜찮은 거냐?”


[저는 이제 마스터의 혼입니다. 더 이상 리자드의 왕이 아닙니다. 마스터의 선택과 명령은 절대적으로 따를 것입니다.]


“시원시원해서 좋네. 너는 융합으로 SS급이 되었지만, 아직 해골왕과 아리아는 부족하다. 두 혼을 합성할 생각은 일절 없으니 한동안 바렐의 협곡에 머물 것이다. 너는 해골왕과 아리아가 더욱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보조하도록 해라.”


[충!]


우연은 바렐의 협곡에서 기연을 얻었다.

[던전 몬스터] 때는 얻지 못했던 [바렐의 신발] 그리고 [바렐의 혼]과 융합에 성공한 [카굴의 혼]

이미 바렐의 협곡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렐의 협곡에 온 진짜 이유는 혼들의 성장이다.

혼들이 성장하는 사이 우연은 홀로 리자드들을 사냥하며 레벨을 올렸다.


우연이 바렐의 협곡에 온 지 일주일이 되는 날

바렐의 협곡으로 완전히 무장한 50여 명의 플레이어가 다가오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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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일월 길드 (1) +1 23.02.05 2,409 61 12쪽
23 게이트 +1 23.02.04 2,451 60 12쪽
22 나태의 군주 벨페 (2) +1 23.02.03 2,491 63 12쪽
21 나태의 군주 벨페 (1) +2 23.02.02 2,647 61 13쪽
20 김일호 패거리 (3) +3 23.02.01 2,669 61 13쪽
19 김일호 패거리 (2) +2 23.01.31 2,769 61 13쪽
18 김일호 패거리 (1) +1 23.01.30 2,826 63 12쪽
17 베른 포티아 연합군 vs 장우연 +1 23.01.29 2,912 68 13쪽
16 태홍 길드 (2) +2 23.01.28 2,958 71 13쪽
15 태홍 길드 (1) +2 23.01.27 3,023 73 14쪽
» 바렐의 협곡 (2) +2 23.01.26 3,055 73 12쪽
13 바렐의 협곡 (1) +1 23.01.25 3,175 73 12쪽
12 각성 +4 23.01.24 3,414 77 12쪽
11 시련의 탑 +3 23.01.23 3,375 81 12쪽
10 현상금 사냥꾼 +2 23.01.22 3,450 82 12쪽
9 엘프의 여왕 아리아 +2 23.01.21 3,550 79 13쪽
8 일심회 +2 23.01.20 3,732 81 13쪽
7 그란디아 공국 +2 23.01.19 4,090 83 13쪽
6 해골왕 +1 23.01.18 4,275 89 13쪽
5 아르고니아 영주 +5 23.01.17 4,734 9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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