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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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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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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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재회

DUMMY

다가오는 가면에게 윤동성이 한 걸음 다가섰다. 한상철이 말리려 했지만 늦어버리고 말았다.


“당신이 뭔데 우리에게 기회를 준다는 거지?”

“아! 나를 모르는 건가?”


가면이 윤동성에게 물었다.


“몰라. 당신 따위를 어떻게······”


순간 윤동성의 입을 한상철이 막았다.


“죄, 죄송합니다. 이분은 능력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냥 일반인 공무원일 뿐입니다. 그러니 부디 용서를······”


한상철은 겁에 질려 있었다.

가면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어떤 존재인지는 알고 있었다.


“너는 다르구나. 나를 알고 있나?”

“어디의 누구신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존재이신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너는 함께 온 친구 때문에 살 수 있었다. 감사하도록.”


가면이 윤동성을 보며 말했다.

윤동성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한상철을 바라봤다.

한상철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겁에 질린 불안한 표정이었다.


“상황을 보니 그대들은 배신을 당했다. 내 말이 맞나?”

“마, 맞습니다. 부하에게 뒤통수를 맞은 겁니다.”

“복수를 하고 싶은가?”

“네. 복수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힘이 있어야겠지? 내가 너희들에게 힘을 주마.”

“힘이요?”


윤동성은 의아했다. 자신은 일반인이다. 일반인에게 갑자기 힘이 생기는 일은 없다.

힘이 있는 자는 모두 이세계로 갔다가 돌아온 귀환자들뿐이다.

물론 류테크에서 만든 불법적인 약물이 있고, 그 약물이 일반인에게 힘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너희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 그것도 세상을 뒤흔들 수 있는 힘을.”

“약물이라면 저는 별로······”


윤동성이 슬쩍 발을 빼려 했다.


“원합니다.”


하지만 한상철이 버럭 소리쳤다.

그는 늘 남태현에게 밀렸다. 헤세드에서 같이 활약할 때도 남태현의 밑이었다. 지구에 돌아와 귀환자가 되었어도 마찬가지였다. 늘 한걸음 부족했다.

그런 그를 능력을 받아 눌러버릴 기회가 왔다. 그것을 마다할 생각은 없었다.


“약물 따위와 비교되다니 수치스럽군. 안심해도 된다. 약물이 아니니까. 강해지겠다는 염원이 강할수록 결국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가면이 작은 상자를 하나씩 둘에게 건넸다.

윤동성과 한상철이 상자를 받았다. 손바닥에 올려놓아도 될 정도의 작은 금속 상자였다.


“이게 뭡니까?”

“열어 보도록 해라. 너희들을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윤동성과 한상철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 무언가 들어 있었다.

작은 낙지처럼 생긴 존재였다. 커다란 머리, 그리고 그 머리 전체를 채우고 있는 거대한 눈. 길다랗고 가느다란 수많은 촉수들.

바로 쇼고스였다. 하지만 그들은 쇼고스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이게 뭡니까?”


윤동성이 물었다. 한상철은 불길함을 느끼며 상자를 닫으려 했다. 하지만 상자 안의 존재가 더 빨랐다.

작은 쇼고스가 빠르게 촉수를 뻗어 상자를 빠져나와 한상철의 얼굴에 달라붙었다.


“읍! 읍!”


한상철이 숨이 막히는 듯 버둥거리며 얼굴에 붙은 존재를 떼어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도저히 떼어낼 수 없었다.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윤동성이 물었다. 동시에 윤동성이 들고 있는 상자에서도 쇼고스가 튀어나와 달려들었다.

그렇게 둘은 버둥거리며 쇼고스와의 사투를 벌었다. 그러나 끝내 둘은 움직이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미동도 없던 윤동성과 한상철이 서서히 일어났다.

그들의 외모는 전혀 달라 보이지 않았다. 다만 무표정한 얼굴만이 전과는 달라진 부분이었다.


“제대로 자리 잡았나 보군. 기분이 어떻지?”


가면이 물었다.


“좋습니다. 날아갈 것 같습니다. 힘이 넘칩니다.”


한상철이 말했다. 말하는 내용과는 달리 말투에는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윤동성도 마찬가지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그는 서 있었다.


“아직 쇼고스가 제대로 힘을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까지는 이곳에서 힘을 키우도록.”

“알겠습니다.”

“그 이후엔 재미있는 일을 같이 해보자꾸나.”


가면이 웃었다.


“네. 체바오트(Tzeva'oth) 님.”


윤동성과 한상철이 동시에 대답했다.


***


류신과 세로가 관리국 건물 로비로 들어섰다.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물론 류신이 아닌 세로에게 모인 시선이었다.

처음에는 그녀의 외모에 시선이 모였고 찬사가 이어졌다. 하이엘프의 외모는 엘프를 능가하는 천상계 미모였고, 세로는 충분히 주목받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시선은 점점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향했다. 그리고 몇몇이 드디어 그녀의 정체를 알아봤다.


“으, 으, 은발의 마녀다!”

“뭐? 은발의 마녀?”

“은발의 마녀가 왜 여기에?”


로비가 일순 소란스러워졌다.

갑자기 무장한 경비대가 우르르 몰려나와 경계를 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류신과 세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안으로 들어왔다.

안내 데스크 앞에 류신과 세로가 도착하자, 그곳을 지키는 직원은 울상이 되었다.

얼마 전에는 류테크 회장이, 이번에는 은발의 마녀가 찾아왔다. 그만큼 안내 데스크 직원으로서는 두렵고 껄끄러운 경험이었다.


“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내 데스크 직원이 간신히 물었다.


“남태현이 아직 부국장인가?”

“네? 그, 그건······ 아뇨. 오늘 국장님이 되셨어요.”

“그래? 잘 됐군. 신이 찾아왔다고 전해.”

“네? 신이요?”

“그래. 류신. 그러면 알아.”


하지만 안내 데스크 직원이 먼저 연락하기도 전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남태현과 황미연이 나타났다. 국장실에서 먼저 은발의 마녀가 나타났다는 상황을 보고받고 내려온 것이다. 물론 류신을 보고 반색했지만.


“전화번호도 남겼는데······ 오면 온다고 연락을 주시지.”

“나 전화 없어. 별로 필요도 없고.”


류신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세로를 보는 황미연은 나름 긴장감을 드러냈다. 전에 봤을 때도 그렇지만 여전히 세로에게서는 상당한 경계심을 느끼는 황미연이었다.


“또 보네요.”

“그러네요.”


날 선 인사가 세로와 황미연 사이에 오고 갔다.

둘이 이미 알고 있다는 것에 경비요원들이 깜짝 놀랐다. 게다가 국장이 된 남태현이 저렇게 뛰어나와 맞이해야 할 상대라는 것도 놀랐다. 문제는 그 대상이 은발의 마녀가 아닌 신이라고 이름을 밝힌 남자였으니 더 충격이었다.


“올라가서 예기하시죠.”

“그럴까?”


남태현과 황미연, 류신과 세로는 함께 이동해 국장실로 왔다.


“오! 여기가 국장실이야? 부국장실과 비교하면 더 좋아진 건가?”


류신이 넓은 국장실을 보며 물었다.


“여섯 배 정도 넓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여섯 배나? 부국장인데도 사무실이 고작 그 정도라고? 부국장도 별거 아니었나 보네.”

“그런 셈이죠. 앉으세요.”


모두 소파에 앉았다.

그들의 앞에는 커피가 놓였다. 생각보다 커피 생산량이 적어 비싸진 커피였다.


“요즘엔 커피가 천 원이나 합니다. 많이 비싸졌어요.”

“그러게요. 점점 농장도 커진다고 하던데.”


이런 대화를 류신은 의아한 표정으로 멍하니 들었다.


“천 원이면 싼 거 아냐?”


그의 기준으로 천원은 비싼 게 아니다.


“아! 인구가 줄면서 경제 규모도 줄고, 화폐 가치가 올라갔습니다. 모든 게 변했죠.”

“전 세계 인구가 4분의 1로 줄었으니까요.”

“아하! 그러면 물자 유통량에서 차이가 있겠군. 화폐 유통량도 적으니까 화폐 가치가 상승했을 테고.”

“맞습니다. 2023년에 비해 지금은 열 배 정도 차이 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열 배라. 그러면 커피가 한 잔에 천원이라는 말이 과거로 따지면 만원이라는 말인가?”

“그 정도 하는 셈이죠.”

“정말 비싸네.”


정말 비싼 커피다. 그리 좋은 커피도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상대적으로 화폐 가치가 올라가면서 모든 물가가 내려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생활에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사람들이 벌어들이는 수입도 줄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는지······”


남태현은 눈치를 보며 물었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윤동성과 한상철을 포털로 날려보낸 것이 바로 류신이다. 그 덕에 자신은 국장이 되었지만.


“국장 된 거 축하해.”

“아! 가, 감사합니다.”

“다른 건 아니고 이걸 돈으로 바꿨으면 하는데.”


류신이 화이트홀을 꺼내자 안에서 코어 하나가 쑥 튀어나왔다. 순수한 사이클롭스의 코어였다.


새벽에 세로에게서 받은 코어도 지금 남태현이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새 코어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혹시······ 코어가 더 있습니까?”


남태현이 물었다. 아무래도 화이트홀을 보니 더 보관해두고 있을 것 같았다.


“응.”

“어디서 난 겁니까?”

“어디서 나긴······ 그때 잡은 놈들이지. 너희들이랑 같이 있을 때.”


역시 그랬다. 류신을 맨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잡았던 사이클롭스들의 코어를 류신이 가지고 있었다.

물론 남태현이 그 코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생각은 없다. 그저 이정도 양질의 코어를 어디서 구한 것인지 궁금했고, 그 의문이 풀린 것이다.


“그거 하나에 얼마야?”

“현재 시세로 5억입니다.”

“5억? 그거밖에······ 아. 열배 구나. 10년 전으로 치면 50억이라는 말이네.”

“네.”

“거래는 가능해?”

“가능합니다. 류신 님은······ 통장이 있으신가요?”


문득 류신은 자신의 이름으로 된 게 현재 하나도 없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류신이 세로를 봤다.


“너 통장 있냐?”

“당연히 있죠. 없어요? 지구인 아니었나요?”


세로가 의기양양하게 말하며 오히려 류신을 놀렸다.

이럴 땐 확실히 지구인이 다 된 세로다. 류신은 한 대 쥐어박고 싶은 것을 꾹 눌러 참았다. 이 부분에선 세로를 이용해야 하니까.


“얘 통장으로 보내줘.”

“왜요? 이참에 통장 하나 새로 만들어요. 카드도 만들고.”

“싫어. 귀찮아.”


류신은 단호했다.


“나머지 코어들도 가지고 있습니까?”

“가지고 있지. 두 개 사용했으니까 9개 남았네.”

“관리국에 다 넘기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남태현이 물었다. 하지만 류신은 씨익 웃었다.


“생각 좀 해보자고. 나중에 유용하게 써먹을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류신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세로도 따라 일어났다.


“내 통장 번호는 있을 테니 입금 부탁하지.”


세로도 쿨하게 말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남태현은 두 개의 코어를 양손에 쥐고 바라봤다.

5년의 도시 에너지가 담긴 코어가 두 개나 손에 들어왔다.

게다가 상처 하나 없고, 에너지 소모도 없는 코어다. 5년이 아니라 7년, 혹은 그 이상 사용할 수도 있었다. 이런 코어를 지금 류신은 9개를 가지고 있다.

아니, 그의 능력이라면 몬스터를 잡고 코어를 조달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에흐예였으니 말이다.


“친해지는 게 좋겠지?”


남태현이 황미연에게 물었다.


“당연하죠. 코어 때문이 아니라고 해도 친해 놔야 해요.”


역시 황미연은 제대로 상황을 볼 줄 알았다. 류신의 능력을 알게 되고, 게다가 은발의 마녀까지 옆에 두고 부리는 것을 보니 더욱 그와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


“여기예요.”


늦은 밤. 결국 세로의 안내를 받아 류신은 암시장에 들어왔다.

지하에 만들어진 거대한 구조물들이 류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오랜 세월을 이세계에서 보낸 류신에게는 지구에 와서도 그때의 감성을 느끼게 해주는 풍경이었다.


“드워프 작품이네.”

“맞아요. 누구완 다르게 잘 아네요.”

“드워프들이 정밀한 기계공학에서는 능력이 떨어져도 이쪽으로는 탁월하잖아.”

“맞습니다. 기계공학 쪽은 아무리 해도 안 되더군요. 이론적 이해가 부족하니까요.”


아돌프가 다가왔다. 그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또 뵙는군요. 세로님. 이분은······?”

“아! 이분은······”


하지만 류신은 아돌프를 보고 있지 않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 한 남자를 보고 있었다. 그 남자도 동시에 류신을 보고 있었다.

바로 류테크의 류민이었다.


“신?”

“민?”


둘이 서로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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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맛만 살짝 보여줄게 +2 23.06.28 793 16 12쪽
54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2 23.06.27 840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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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의외의 손님 23.06.23 845 16 13쪽
51 살아야 하는 이유 23.06.22 847 17 14쪽
50 영입 제안 +1 23.06.21 865 15 13쪽
49 선전 포고의 효과 +1 23.06.20 940 16 13쪽
48 지배자들 23.06.19 933 16 13쪽
47 선전 포고 +1 23.06.18 955 15 16쪽
46 새로운 주인 23.06.17 967 15 12쪽
45 약속은 지켜야지 23.06.16 988 16 13쪽
44 드래곤 로드 +1 23.06.15 995 17 13쪽
43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23.06.14 974 14 12쪽
42 네가 주인공이야 23.06.13 979 14 12쪽
41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23.06.12 998 16 12쪽
40 배신자 23.06.11 1,029 16 13쪽
39 드래곤의 신전 23.06.10 1,079 15 12쪽
38 회의 소집 23.06.09 1,096 17 11쪽
37 겨우 이거야? 23.06.08 1,110 15 13쪽
36 절대적인 위기(2) 23.06.07 1,093 15 13쪽
35 절대적인 위기(1) 23.06.06 1,146 16 14쪽
34 이제 정리할 건 정리해야지 23.06.05 1,138 15 13쪽
33 당신들이 부모라고? 23.06.04 1,148 16 11쪽
32 흡혈귀의 왕 23.06.03 1,080 15 12쪽
31 침공 23.06.02 1,129 14 12쪽
30 이건 경고야 +4 23.06.01 1,144 14 12쪽
29 위태로운 동업 +1 23.05.31 1,197 17 13쪽
28 가족은 비지니스 +1 23.05.30 1,281 17 13쪽
» 가족의 재회 +1 23.05.29 1,382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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