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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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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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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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주인

DUMMY

탈로스는 인상을 썼다.

갑자기 나타난 남자가 자신의 앞을 막아섰고, 노스페라투를 노리고 찌른 창이 그 남자를 찔렀기 때문이다.


“넌 뭐냐? 노스페라투의 동료라도 되나? 하지만 너 역시 이 창에 찔렸으니 이제 목숨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탈로스의 말을 들은 류신은 자신의 몸에 박힌 창을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그러더니 고개를 들어 탈로스를 봤다.


“다크 엘프?”

“그래. 이제야 우리의 정체를 알아본 건가? 곧 다크 엘프가 세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엘 하이가 있을 때는 조용하더니 죽고 나니까 벌레처럼 기어 나오는 거야?”

“뭐라고? 벌레?”


탈로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롱기누스의 창에 찔린 사내의 표정은 태연하기만 했다. 어떠한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얼굴에 오히려 탈로스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지? 롱기누스의 창에 찔리고도 괜찮은 건가?”


탈로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도 그런 게 창에 찔렸으면서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류신이었기 때문이다.


“이거? 이게 왜?”


류신이 자신의 가슴에 박힌 롱기누스의 창을 빼냈다. 역시 상처는 없다. 창은 몸에 박힌 것이 아니라 찢어진 옷 틈에 걸려 있었을 뿐이다.

게다가 창의 끝이 휘어지기까지 했다. 창은 결국 류신의 몸에 상처 하나 내지 못했다.

롱기누스의 창에도 멀쩡한 류신을 보며 다크 엘프들이 긴장하며 무기를 일제히 겨눴다.


“정체가 뭐냐? 정체가 뭔데 신도 죽이는 창에 찔리고도 아무렇지 않은 거지?”


탈로스가 거대한 방패와 대검을 꺼내 류신에게 겨누며 물었다.

탈로스의 말에 류신이 들고 있던 창을 살펴봤다. 이리저리 유심히 살펴보던 류신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걸로 신을 죽일 수 있다고? 어딜 봐서? 그냥 쇳덩이일 뿐인데. 심지어 날도 무뎌.”


류신은 창의 날 끝에 손을 가져다 대며 문지르기까지 했다. 물론 손에도 상처는 나지 않았다.


“그, 그 창은 롱기누스의 창, 신의 아들을 찔렀던 창이다.”


탈로스가 외쳤다. 그는 그 창의 성능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롱기누스의 창? 롱기누스는 당시 로마 군인 이름일 뿐이야. 이게 그가 사용하던 창이라고 해도 도대체 어디가 신을 죽이는 무기라는 거야?”


류신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창을 다크 엘프들이 있는 곳으로 던졌다.

그 순간 창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다크 엘프의 등 뒤 벽에 날아가 박혔다.


다크 엘프 어느 누구도 창이 그들 옆을 지나치는 것을 보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속도였다.

그렇게 벽에 박힌 창을 중심으로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끝내 벽은 무너져 내렸다.


“아! 미안!”


류신이 몸을 돌려 노스페라투를 보며 말했다.


“여긴 왜 온 거지?”


노스페라투가 오히려 류신을 보며 창백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오다니? 말했잖아. 위기에서 구해주겠다고.”

“내가 위기였던 거 같나?”


노스페라투가 호기를 부렸다.

류신은 탈로스를 비롯해 다크 엘프들을 훑어봤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 위기였어. 내가 안 왔으면 여기서 죽었어. 물론 그냥 죽진 않았겠지. 저 들 중 절반 정도는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하지만 너의 죽음은 기정사실이야.”


류신의 말에 노스페라투가 한숨을 쉬었다.


“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래. 그러면 이제 어쩔 거지?”


노스페라투는 다크 엘프들을 가리켰다. 그들은 잔뜩 류신을 경계하고 있었다.

여유롭던 그들은 류신이 던진 창 하나에 벽이 무너지고 나서야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너희들 저거 힘들게 구했을 텐데······ 아무래도 사기당한 거 같다.”


류신의 말에 다크 엘프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암시장에서 정말 비싸고 힘겹게 구한 물건이 사기라니.

이 분노를 풀어야 할 대상이 필요했고, 그들의 눈에는 류신과 노스페라투가 보였다.


“화가 나는군. 너희들이 나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줘야겠다.”


탈로스가 씩씩거리며 류신에게 한 걸음 다가왔다. 다른 다크 엘프들도 마찬가지였다.


“날 구해준다며 저들을 오히려 자극했군.”


노스페라투가 류신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류신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마치 다크 엘프의 분노 따위가 무슨 상관이냐는 얼굴이었다.


“저것들은 신경 쓰지 마. 사실은 너에게 제안할 게 있어서 왔어.”


류신은 오히려 다크 엘프는 무시한 채 노스페라투를 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덕분에 류신은 다크 엘프들에게 등을 그대로 노출한 상태였다. 말 그대로 무방비인 셈이다.


“제안? 제안이라니?”

“엘 하이도 없는데 이제 놈이 차지했던 지역을 통제해야 하잖아. 네가 해보는 건 어때?”

“내가?”

“그래. 네가 엘 하이 지역의 주인이 되는 거지.”


탈로스는 더욱 인상이 일그러졌다.

자신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류신의 행동도 그렇지만, 엘 하이의 지역을 노스페라투에게 주겠다는 것도 기가 막혔다.


“안 되겠군. 모두 죽여라.”


탈로스의 명령이 떨어졌다.


유독 짙은 피부색을 가진 여성이 금속 사슬을 휘둘렀다. 가볍고 튼튼한 사슬이 서로 엮여 자유롭게 움직이는 무기로, 마치 채찍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더 무섭고 위험한 것이 금속 사슬은 무척 날카로워 스치고 지나가기만 해도 깊은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슬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허공에서 꿈틀거리다가 류신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류신은 피하지 않고 오히려 손으로 사슬을 잡아버렸다.


“죽음을 재촉하는구나. 잡는 게 아니라 피했어야지.”


여성 다크 엘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으면서도 류신은 태연했다.

여성 다크 엘프가 사슬을 잡아당겼다. 류신이 잡고 있던 사슬이 팽팽해졌다.

상대방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손가락이 잘려 나가며 사실은 여성 다크 엘프에게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팽팽해진 사슬은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류신의 손에 붙잡힌 부분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류신은 오히려 팽팽해진 사슬 부분을 다른 손의 손가락으로 살짝 튕겼다.

그저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는 행동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행동으로 인한 결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렀다.

사슬이 류신의 손가락 튕김과 함께 크게 출렁였다. 그 출렁임은 사슬을 타고 점점 더 커졌다.


“크흐흑!”


사슬을 쥐고 조종하던 여성 다크 엘프가 오히려 출렁이는 사슬의 움직임에 잡고 있던 것을 놓치고 말았다. 게다가 출렁이는 자신의 사슬에 상처까지 입히고 말았다.

주인을 잃어버린 사슬은 그대로 바닥으로 축 늘어졌다. 손바닥이 너덜너덜해진 여성 다크 엘프가 다시 사슬을 잡으려고 다가갔다. 하지만 그 순간 사슬이 튀어 올랐다.

류신이 다시 손가락으로 사슬을 툭 튕긴 것이다. 동시에 사슬이 여성 다크 엘프의 다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다행히 그녀는 탈로스가 재빨리 잡아끌어 날아드는 사슬에서 피할 수 있었다.


“가, 감사합니다. 대장!”


여성 다크 엘프가 탈로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탈로스는 인상을 쓴 채 류신만 보고 있었다.


“역시 넌 이 팀에 들어올 실력이 안 돼.”


장신의 남성 다크 엘프가 앞으로 나서며 활시위를 당겼다. 그가 가진 장궁은 무척 튼튼하고 거대했다. 그로 인한 위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 뻔했다.


퉁!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활이 류신을 향해 날아갔다.


챙!


하지만 화살은 류신에게 닿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류신이 손에 쥐고 있던 사슬이 움직여 날아드는 화살을 막아냈다.

오히려 사슬은 정작 다크 엘프가 다루던 것보다 더 허공에서 기묘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도 막아 보시지.”


이번엔 세 개의 화살이 하나의 활에 먹혔다.


퉁!


소리는 하나다. 하지만 발사된 화살을 셋. 화살은 서로 다른 궤도를 가진 채 류신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번에도 사슬이 허공에서 춤을 췄다. 하지만 이번엔 화살을 그냥 쳐내는 것이 아니라 사슬로 고리를 만들어 날아드는 화살을 잡아냈다.


세 발의 화살이 모두 사슬의 고리에 붙잡혀 버렸다.

류신은 사슬에 잡힌 화살을 빼내 손에 들고는 피식 웃었다. 마치 너희들은 안 된다는 듯한 미소였다.


화살 하나를 한 손으로 잡은 류신이 힘을 줬다. 화살이 미묘하게 휘기 시작했다.


“흥! 그 화살은 부러지지 않는다. 신의 금속이라는 미스릴로 만든······”


하지만 활을 쏜 다크 엘프는 할 말을 잃었다. 어느새 류신의 손에 들려 있던 활 하나가 댕강 부러진 것이다.


“무, 무슨 짓을 한 거지?”


다크 엘프가 다시 활에 화살을 메기며 외쳤다. 이번엔 다섯 발이나 메겨졌다.

하지만 그는 활을 쏠 수 없었다. 어느새 화살이 날아와 그의 어깨에 박혔기 때문이다.


푹!


“큭!”


고통에 비틀거리며 남성 다크 엘프가 무릎을 꿇었다. 그에게 박힌 화살은 어깨를 관통해 반대쪽으로 화살촉이 돌출해 있었다.


탈로스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류신은 활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가 한 행동은 화살을 던진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어깨에 날아가 박힌 것은 물론 관통까지 한 것이다.


로브를 쓴 다크 엘프가 완드를 들어 올리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어둠이 안개처럼 피어오르며 류신의 몸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검은 안개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류신의 몸을 감쌌다. 다리에서 시작해 몸, 그리고 팔을 휘감더니 머리까지 삼켜버렸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류신은 웃고 있었다.

검은 안개는 그대로 류신을 삼키더니 다시 마법사 다크 엘프의 완드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류신의 존재가 감쪽같이 지워졌다.


“어둠의 마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낮고 음울한 목소리의 다크 엘프가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이상이 발생했다.


“큭!”


흑마법을 사용한 다크 엘프의 몸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주변의 다크 엘프들은 어떻게 도와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와 동시에 다크 엘프가 들고 있던 완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완드는 폭발하듯 다크 엘프의 손에서 터져버렸고, 그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가장 피해가 큰 것은 누가 뭐래도 완드를 들고 있던 다크 엘프였다. 완드를 들고 있던 손이 완전히 찢기고 말았다.

류신은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완드가 깨지며 흑마법도 함께 깨졌기 때문이다.


탈로스는 경악했다.

검은 안개는 자신도 빠져나오기 힘든 마법이다. 한 번 빠지면 길을 찾기도, 방향을 찾기도 어려운, 그야말로 방향과 시야를 혼란하게 만드는 어둠의 공간에 갇히고 만다.

그곳에서 빠져나온다는 것은 엄청난 집중력과 함께 강한 힘, 그리고 강한 마력이 전제된다. 하지만 그들이 상대하는 류신에게서는 어떠한 마력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평범한 남자에게 왜 자신들이 이렇게 고전을 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탈로스는 기다리지 않았다. 부하들에게 맡겨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모두 덤벼들어야 했다.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었다.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류신을 벨 수 있는 기회.

탈로스는 대검을 그대로 휘둘렀다.

아무리 단단한 존재라고 해도 벨 수 있을 법한 거대한 검이 류신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번엔 잡았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검이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검을 휘두르면서도 탈로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도 이 싸움을 노스페라투는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도망갈 생각도, 싸움에 끼어들 생각도 없어 보였다. 노스페라투가 보여주는 여유의 정체가 궁금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번 공격으로 눈앞의 사내는 끝날 거라고 탈로는 믿고 있었다. 이제껏 자신의 검을 맞고 무사한 존재는 없었다.


“죽어라!”


탈로스의 외침과 함께 거대한 대검의 류신의 몸통을 향해 날아들었다. 동시에 류신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그의 눈에도 보였다. 대검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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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맛만 살짝 보여줄게 +2 23.06.28 793 16 12쪽
54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2 23.06.27 840 17 13쪽
53 조건부 동맹 23.06.26 832 15 12쪽
52 의외의 손님 23.06.23 845 16 13쪽
51 살아야 하는 이유 23.06.22 847 17 14쪽
50 영입 제안 +1 23.06.21 865 15 13쪽
49 선전 포고의 효과 +1 23.06.20 940 16 13쪽
48 지배자들 23.06.19 932 16 13쪽
47 선전 포고 +1 23.06.18 955 15 16쪽
» 새로운 주인 23.06.17 967 15 12쪽
45 약속은 지켜야지 23.06.16 987 16 13쪽
44 드래곤 로드 +1 23.06.15 994 17 13쪽
43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23.06.14 974 14 12쪽
42 네가 주인공이야 23.06.13 978 14 12쪽
41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23.06.12 998 16 12쪽
40 배신자 23.06.11 1,029 16 13쪽
39 드래곤의 신전 23.06.10 1,079 15 12쪽
38 회의 소집 23.06.09 1,096 17 11쪽
37 겨우 이거야? 23.06.08 1,110 15 13쪽
36 절대적인 위기(2) 23.06.07 1,093 15 13쪽
35 절대적인 위기(1) 23.06.06 1,145 16 14쪽
34 이제 정리할 건 정리해야지 23.06.05 1,138 15 13쪽
33 당신들이 부모라고? 23.06.04 1,148 16 11쪽
32 흡혈귀의 왕 23.06.03 1,079 15 12쪽
31 침공 23.06.02 1,128 14 12쪽
30 이건 경고야 +4 23.06.01 1,144 14 12쪽
29 위태로운 동업 +1 23.05.31 1,196 17 13쪽
28 가족은 비지니스 +1 23.05.30 1,281 17 13쪽
27 가족의 재회 +1 23.05.29 1,380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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