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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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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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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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위기(2)

DUMMY

세로와 이영철의 앞에는 그노프케 수천 마리가 모여 있었다. 몇몇 그노프케들이 달려들었고, 이영철은 검을 휘둘러 막아냈다.

하지만 그 수가 엄청나게 많았고, 무엇보다 작은 상처는 금세 치유되기까지 했다. 팔이나 다리가 잘려야 그나마 충격을 받는 괴물들이었다.


“정신 바짝 차려!”


세로가 소리쳤다. 그녀도 그노프케들이 모여있는 곳을 향해 화염 마법을 날렸다. 거대한 화염이 엄청난 열기를 내뿜으며 그노프케들을 덮쳤다.

엄청난 폭발과 함께 여기저기 그노프케들의 살점과 팔다리가 튀어 올랐다. 불에 타면서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놈들도 있었다.

순간 끔찍한 장면이 둘의 눈 앞에 펼쳐졌다.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그노프케들을 뒤에 있던 같은 그노프케들이 덤벼들어 마구 뜯어 먹고 있었다.


“뭐, 뭐야?”

“웁!”


이영철도 놀랐지만, 무엇보다 세로의 충격이 컸다. 동족을 먹는 것만큼 충격적인 장면은 없으니 말이다.


“이- 역겨운 것들.”


이영철이 검에 검기를 맺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기술은 발동되지 않았다.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끼며 휘청거리는 이영철이었다.


“뭐지? 왜 이러지?”


이영철은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노프케가 불에 타는 연기가 사방에 퍼져있었다. 그 연기를 마신 이영철이 쓰러진 것이다. 세로는 그 연기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외쳤다.


“젠장! 독이야!”


세로가 재빨리 입과 코를 틀어막았다.

하지만 이미 꽤 많은 연기를 흡입한 이영철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게 전부였다.

그나마 지금 앞쪽의 그노프케들이 동족을 먹느라 세로와 이영철에게 덤벼들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세로가 마법으로 바람을 이용해 연기를 날려 보냈다. 연기가 사라지며 독성도 함께 날려갔다.

세로는 자신과 이영철에게 힐링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별 효과가 없었다. 아무래도 둘이 알지 못하는 전혀 새로운 독인 모양이었다.

그나마 그리 치명적인 독은 아니어서 약간의 마비나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것 정도로 그쳤다는 점이다. 기운이 쉽게 모이지는 않지만 죽음에 이르게까지 만드는 극독은 아니라는 점은 다행이었다.

하지만 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그노프케의 시체가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동족을 다 먹고 나면 이제 다시 달려들 것이 뻔했다.

이런 상황에 이영철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여전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젠장. 아무 도움도 안 되는 녀석.”

“큭! 함부로 말하지 마라.”


세로의 말에 이영철이 발끈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존심은 남아있는 이영철이었다.

케로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그노프케들을 향해 짖어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케로! 뭐 하고 있어! 변해서 너도 싸워!”


세로가 외쳤다. 하지만 케로는 그 말을 듣지 못했는지 그대로 그노프케의 배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대로 있다가는 당한다.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위에서는 레인과 요르가 엘 하이와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세로가 손을 들어 올렸다. 손 위에 빛이 맺히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마에 땀도 맺혔다. 제법 큰 기술이기도 하고 이 기술 후에는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다수를 상대할 때는 그만큼 효과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이 먹히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젠장. 어디 간 거야! 이 멍청이는.”


세로는 류신을 생각했다. 그만 있다면, 그만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성격 괴팍하고, 까탈스럽고, 제멋대로지만 능력만큼은 자신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였으니까.


세로의 손 위에 기운이 모였다. 지금 1미터 정도 되는 빛의 덩어리가 뭉쳐져 있었다.


“이것도 버티나 보자.”


세로의 손에 맺혀진 빛의 구체에서 빛의 화살들이 사방으로 쏘아졌다.

빠르고 작고, 효율적인 빛의 화살이 그노프케의 몸을 관통했다. 빛의 화살에 맞은 그노프케들의 몸이 점점 빛에 침식되어갔다.

효과가 있었다. 화살이 사방으로 무차별 발사되었다.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빛의 화살은 무한하지 않았다. 점점 빛의 구체는 크기가 작아졌다. 구체가 완전히 소멸하면 빛의 화살도 끝나고 만다.


세로가 만든 빛의 화살은 앞쪽의 그노프케들을 꽤 많이 처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가 남아 있었다.

세로가 가진 비기는 끝났다. 빛의 구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세로가 비틀거리며 털썩 한쪽 무릎을 꿇었다.

빨리 다음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때 따뜻한 기운을 머금은 빛이 둘을 감쌌다.


둘을 향해 달려들던 그노프케들이 빛에 닿으면서 먼지로 사라져버렸다.

그노프케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며 빛에서 물러났다. 빛은 확실히 세로와 이영철을 보호하고 있었다.


***


슈브 니구라스가 날린 촉수가 레인과 요르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둘은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하하하! 이렇게 허무할 수가.”


슈브 니구라스가 크게 웃었다. 그리고 곧 촉수가 둘의 몸을 꿰뚫을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 거대한 기운이 세계수에서 뻗어 나왔다.

그 기운은 커다란 돔을 이루며 사방으로 퍼졌다.


기운에 닿은 슈브 니구라스의 검은 촉수가 그대로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덕분에 레인과 요르는 촉수 공격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계수의 기운에 둘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었다.


나무 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슈브 니구라스가 끌고 온 그노프케들에게 당하던 세로와 이영철도 그야말로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세게수의 기운이 그들을 감싸면서 달려들던 그노프케들을 먼지로 만들어 버렸다.


오히려 세계수에서 뻗어 나온 기운이 점점 커지며 슈브 니구라스를 향해 다가갔다.

슈브 니구라스는 이질적인 기운에 뒤로 물러났다.


“호오- 이것이 세계수의 힘인가? 정말 욕심이 나는군. 내가 온전히 갖고 싶을 정도야.”


놀라운 힘이었다. 생명을 다루는 힘이라고 하더니 그것은 상상 이상이었다.

슈브 니구라스는 시험 삼아 촉수를 몇 번 더 날렸다. 그러나 세계수의 기운에 닿을 때마다 타버리듯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게다가 밑에서는 자신에 끌고 온 그노프케들이 계속 세계수의 기운에 밀리고 있었다. 몇 마리가 빛으로 몸을 던졌지만 그럴 때마다 예외 없이 먼지로 화했다.


이 싸움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슈브 니구라스가 물러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운을 찾아가는 요르의 얼굴은 여전히 좋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더 걱정스러워하고 있었다.


“왜 그래요?”


레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위그드라실이 무리하고 있어. 이러다간 오히려 위험해. 멈추게 해야 해.”


요르의 말에 레인은 충격을 받았다. 세계수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힘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세계수의 생명을 깎아 먹는 것이라고 했다.

요르가 세계수에게 다가갔다.


“안 돼. 이러지 마. 네가 날 지킬 순 없어. 내가 널 지켜야 해.”


쏴아- 쏴아-


요르의 말에 세계수가 화답했다. 레인도 요르의 옆에 다가왔다.


“우리가 어떻게든 막을게. 그러니까 그만해. 요르의 말이 맞아. 네가 희생되면 이 세상엔 아무런 희망이 없어.”


쏴아- 쏴아-


하지만 세계수는 요지부동이었다. 자신의 기운을 거둬들일 생각이 없는 듯했다.

문제는 지금 세계수가 펼친 기운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는 점이다.

계속된 슈브 니구라스의 공격과 괴물들의 몸통 박치기에 기운이 소비되고 있었다.

벌써 처음과는 달리 눈에 띄게 줄어든 기운이었다.


“하하하. 고작 이 정도군. 이거 싸움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데.”


슈브 니구라스가 크게 웃었다.

동시에 그의 공격은 더욱 거세어졌다.

촉수들이 떨어져 나가도, 소멸해도 계속 세계수의 기운을 공격했다.

그노프케들의 숫자도 벌써 반이나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두려움도 없이 무턱대고 세계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 광기에 세로와 이영철도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세계수의 기운이 더욱 줄어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세계수가 위험할 수 있었다.

레인의 몸이 떠올랐다.

그녀가 세계수의 기운 밖으로 나가 드디어 슈브 니구라스와 마주했다.


“얼굴은 처음 보네.”

“내 얼굴을 본 소감이 어떤가?”

“역겨워.”


레인이 인상을 썼다.

슈브 니구라스는 얼굴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검었다. 짙고 검은 암흑이 얼굴을 채웠고, 그곳에서 검은 촉수가 꿈틀거리며 뻗어 나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역겨움이라고 말한 게 오히려 순화한 표현일 정도로 슈브 니구라스의 모습은 끔찍했다.


“내가 보기엔 너희들 인간이 역겹다. 순수한 척, 정의로운 척하면서 뒤로는 온갖 비열한 수를 쓰는 존재들.”

“······”

“너희의 신이 아자토스 님에게 한 것을 생각하면 당장 이 세상을 두 조각 내버려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슈브 니구라스에게서 짙은 검은 기운이 흘러나왔다. 분노를 담고 있는 기운이었다.


“허나 내가 참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그 모든 일을 아자토스 님이 직접 하시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럴 일은 없을 거야.”

“과연 그럴까? 너희 모두 나에게 처참하게 당했잖나.”

“뭔가 착각하고 있네. 난 아직 힘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어.”


드디어 레인의 몸에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계속 세계수의 기운으로 달려들던 그노프케들이 멈추고 위를 올려다볼 정도의 기운이었다.

요르는 물론 세로와 이영철도 놀라고 있었다. 이것이 제대로 꺼낸 신의 대리인의 힘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음하하하!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 이 슈브 니구라스 님과 맞설 수 있다고 말하겠지.”

“착각하지 마. 넌 이 자리에서 죽을 거야.”


레인의 기운이 그대로 슈브 니구라스를 덮쳤다.

순간, 그대로 슈브 니구라스의 몸이 아래로 떨어지며 바닥에 처박혔다.


쾅!


그 충격에 그노프케들이 꽤 많이 소멸해 버렸다. 하지만 정작 슈브 니구라스는 옷을 털며 느긋하게 일어나 위를 올려다봤다.

아직 레인은 위에 있었다. 그녀가 다시 기운을 사용했다.

엄청난 위력의 기운이 슈브 니구라스를 덮쳤다. 주변의 그노프케들이 납작해지며 터져나가는 것이 눈에 고스란히 보였다.

하지만 슈브 니구라스는 별로 힘겨워하는 기색도 없이 그대로 서 있었다.


“이게 전부인가?”


기운이 사라지자 슈브 니구라스가 레인을 보며 물었다. 레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생명을 갉아먹으며 사용한 힘이었다. 그러나 별다른 충격도 주지 못했다.

물론 체력도, 기운도, 모든 것이 약해진 그녀였다. 그렇다고 이렇게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한 그녀였다.


“그러면 이제 내 차례군.”


슈브 니구라스의 촉수가 빠르게 날아갔다. 레인은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발목이 촉수에 잡히고 말았다. 그대로 촉수가 레인을 아래로 잡아당겼다.


쾅!


바닥에 레인이 떨어졌다. 땅이 움푹 들어갈 정도의 충격이었다. 레인의 입에서 피가 쿨럭 솟았다.

순간 이영철이 검을 빼 들고 뛰쳐나갔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슈브 니구라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쾅!


옆으로 나뒹군 것은 오히려 이영철이었다.

그의 검이 닿기 전에 슈브 니구라스의 촉수가 움직여 쳐낸 것이다.

그 충격에 이영철은 그대로 날려져 수십 미터 떨어진 바닥에 처박혔다. 그리고 그 바닥은 그노프케들이 모여 있던 곳의 한가운데였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요르도 치명상을 입었고, 세계수도 일부가 손실되었다. 레인도 슈브 니구라스의 상대가 되지 않았고, 세로도, 이영철도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레인의 발을 잡은 촉수가 움직이자 그녀가 그대로 딸려 올라왔다. 거꾸로 매달린 레인의 얼굴이 슈브 니구라스의 바로 앞까지 왔다.


“너희가 이정도밖에 안 되니 우리에게 멸망하는 것이다. 신의 대리인이여. 이 세상도 곧 아자토스 님에 의해 끝나게 될 것이다. 그 끝을 살아서 보지 못하는 것이 내가 너에게 베푸는 배려다.”


슈브 니구라스의 촉수 하나가 날카로운 송곳처럼 변했다. 그리고 빠르게 레인을 향해 촉수가 날아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슈브 니구라스의 촉수가 펑 하며 터져버리고 말았다.

촉수에 매달려 있던 레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누군가 다가왔다.


“치사하게 빈집털이하고 있었냐?”


슈브 니구라스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돌아봤다. 그곳에 류신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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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이 정도로는 안 돼 +1 23.06.29 809 15 13쪽
55 맛만 살짝 보여줄게 +2 23.06.28 793 16 12쪽
54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2 23.06.27 840 17 13쪽
53 조건부 동맹 23.06.26 833 15 12쪽
52 의외의 손님 23.06.23 845 16 13쪽
51 살아야 하는 이유 23.06.22 847 17 14쪽
50 영입 제안 +1 23.06.21 865 15 13쪽
49 선전 포고의 효과 +1 23.06.20 940 16 13쪽
48 지배자들 23.06.19 933 16 13쪽
47 선전 포고 +1 23.06.18 955 15 16쪽
46 새로운 주인 23.06.17 967 15 12쪽
45 약속은 지켜야지 23.06.16 988 16 13쪽
44 드래곤 로드 +1 23.06.15 995 17 13쪽
43 돌려받았으면 하는데 23.06.14 974 14 12쪽
42 네가 주인공이야 23.06.13 979 14 12쪽
41 소란 한 번 일으켜볼까 23.06.12 998 16 12쪽
40 배신자 23.06.11 1,029 16 13쪽
39 드래곤의 신전 23.06.10 1,079 15 12쪽
38 회의 소집 23.06.09 1,096 17 11쪽
37 겨우 이거야? 23.06.08 1,110 15 13쪽
» 절대적인 위기(2) 23.06.07 1,094 15 13쪽
35 절대적인 위기(1) 23.06.06 1,146 16 14쪽
34 이제 정리할 건 정리해야지 23.06.05 1,138 15 13쪽
33 당신들이 부모라고? 23.06.04 1,148 16 11쪽
32 흡혈귀의 왕 23.06.03 1,080 15 12쪽
31 침공 23.06.02 1,129 14 12쪽
30 이건 경고야 +4 23.06.01 1,144 14 12쪽
29 위태로운 동업 +1 23.05.31 1,198 17 13쪽
28 가족은 비지니스 +1 23.05.30 1,281 17 13쪽
27 가족의 재회 +1 23.05.29 1,382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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