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최근연재일 :
2024.09.14 13:02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654,848
추천수 :
5,949
글자수 :
1,577,304

작성
23.09.19 00:00
조회
2,652
추천
24
글자
17쪽

134화 불꽃 (1)

DUMMY

곽정의 운기조식은 밤새 이어졌다. 날이 밝아서야 운기조식을 마치고 일어난 곽정은 유달리 가벼운 몸에 깜짝 놀라며 황급히 주변을 돌아봤는데, 그제서야 어제 시운학을 따라 신선루에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술에 얼마나 취했기에 날이 밝은 줄도 몰랐던 것인가?'


'시 공자님께서 나무라시며 운기조식을 하라셨던 것 같은데?'


곽정은 몸이 이전과 다른 것을 느끼고 다시 자리에 앉아 좌정하고 진기를 일주천 했다. 그리고서야 단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진기가 날뛰는 것에 놀랐지만, 그치지 못하고 운기조식을 이어 갔다. 생각지도 못했던 내공진기가 온몸을 휘감고 돌아 진기를 다스리지 못했다.


진기가 제멋대로 날뛰니 주화입마의 전조가 생겨났다. 대전에서 나는 기척이 수상한 것을 느낀 시운학이 나와 보니, 곽정이 좌정하고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는데, 얼굴이 붉어지고 핏줄이 돋아나는 게 주화입마였다.


"곽 소협,

어찌 그리 가벼이 움직인 것이더냐? 어서 정신을 바로잡고 진기를 다스려라."


시운학은 크게 곽정을 크게 나무라며 곽정의 명문에 손을 대고, 날뛰는 곽정의 진기를 달래주고는, 곽정이 스스로 진기를 돌리도록 채근했다. 곽정은 시운학이 돕자 정신을 차렸는지 잡생각을 지우고 운기조식에 매진했다.


반 시진 정도 운기조식을 마친 곽정이 노한 듯 바라보는 시운학에게 깊이 허리 숙여 감사하며 말했다.


"베풀어 주신 크나큰 은공과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작은 도움을 주긴 했으나 스스로 얻은 것이니, 앞으로 자만하지 말고 정진을 이어 가시게."


"시 공자님 말씀, 각골명심(刻骨銘心)하겠습니다."


"돌아가 동정어은 곽 대협께 성도 상단이 동정호에 들면 능수진으로 찾아뵙겠다 전하시게."


"예, 공자님."




곽정은 신선루를 나오자 몸이 예전 같지 않고 너무 가벼운 것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성문을 나서자 즉시 경공을 펼쳐 능수진으로 달렸다. 시운학의 심부름이라도 하라며 따라 보냈지만, 사실 시운학의 움직임을 감시하라는 뜻이었는데, 날이 밝은 지 얼마나 됐다고 희희낙락하며 돌아온 곽정을 보고 나무라듯 물었다.


"시 공자 심부름이라도 하라 보냈더니, 어찌 벌써 돌아온 것이냐?"


"할아버지,

시 공자님께서 말씀을 전하라고 하셔서 왔습니다."


동정어은 곽달은 곽정이 시운학의 전언을 갖고 왔다 하자, 그제서야 노기를 거두고 다시 물었다.


"뭐라 전하라 했느냐?"


"성도 상단의 배가 동정호에 들면 이곳으로 오신다 하셨습니다."


동정어은 곽달은 어제와 달리 물론 어제도 비슷하긴 했으나, 곽정이 시운학을 칭하는 말투가 매우 공손해진 것에 의아롭게 여겨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느냐?"


"할아버지,

어찌 아셨습니까?"


무슨 일이 있었느냐 물으니 어찌 알았느냐며, 곽정의 안색이 환해지며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곽 부인이 얼른 곽정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리 들뜬 것이냐?"


곽정은 말로는 표현할 방도가 없었는지, 동정어은에게 팔목 맥문을 내밀어 보이며 말했다.


"할아버지,

한번 살펴 주세요."


동정어은 곽달은 팔목을 내미는 손자를 지긋이 바라보고는 맥문을 잡아갔다. 그리고 바로 크게 놀라며 맥문을 잡은 채 물었다. 곽정이 비록 수련을 게을리하지는 않았지만, 늘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아야 했기에 내공을 키울 시간은 부족했다.


이른 새벽부터 그물을 거둬들이고 다시 치고 돌아와 잡은 물고기를 포구에 내고 나면, 지쳐 버려 겨우 운기조식을 한다 해도 몸에 쌓인 피로를 푸는 정도가 다인 것을 알고 있었으니, 잡고 있는 곽정의 맥문을 통해 느껴지는 도도한 내공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내공이 이리 는 것이냐?"


동정어은 곽달이 곽정의 내공이 늘었다며 놀라워하자, 원앙검 곽민이 얼른 곽정의 맥문을 잡아 살폈다. 그리고는 동정어은 곽달보다 더 크게 놀라며 물었다.


"정아,

어서 말해 보거라."


"할아버지, 아버지,

어제 시 공자님을 따라가지 않았습니까? 마차를 타고 움직여 그렇게까지 취한 줄 몰랐는데, 신선루 별채에 도착해 몸이 크게 비틀거렸습니다. 그것을 보신 시 공자님께서 크게 나무라시며 '그리 취해서야 어찌 심부름을 하겠느냐?' 하시더니, 운공조식으로 취기를 몰아내라 하셨습니다.


제가 얼른 좌정해 운공조식을 하려는데, 시 공자님께서 명문에 손을 대시고 진기를 돌려 취기를 없애 주셨지요. 그리고 조식을 이어 가라 하시기에 그대로 운기조식을 했는데, 운기조식을 마치고 일어나니 벌써 날이 밝아 있었습니다.


서둘러 움직이려는데 몸이 너무 가벼운 게 아니겠습니까? 의아롭게 여겨 다시 좌정하고 운기조식을 하여 알아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진기가 제멋대로 움직여 다스려지지가 않았습니다."


동정어은은 곽정의 말에 크게 놀라 소리쳤다.


"주화입마로구나. 어찌 벗어났더냐?"


"진기가 날뛰고 제멋대로 흐르자 호흡이 가빠지며 심장이 터질 것 같았는데, 그때 시 공자님이 보셨는지 크게 나무라시며 정신 차리라 호통을 치셨습니다. 진기도 다스려 주셨고요. 진기가 본가의 심법대로 움직이자, 시 공자님께서 차분한 마음으로 운기조식을 이어 가라 하셨습니다.


한 시진 정도 운기조식을 마치고 일어나자, 시 공자님께서 말씀을 전하라시며 돌아가라 하셔서 왔습니다. 성문을 나와 달려 보니 전혀 내공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여기까지 오는데 반 시진도 안 걸렸습니다."


곽정이 말을 마치고 뿌듯한 표정으로 모두를 바라보자, 동정어은 곽달이 곽정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말했다.


"큰 은공을 입었구나, 감사는 드렸느냐?"


"예, 할아버지.

말씀하신 대로 큰 은공을 입었다 감사드리니, 작은 도움을 주었으나 스스로 얻은 것이니 부단히 노력하라 하셨습니다."


"그래 옳으신 말씀이시다. 부단한 노력으로 넓어진 단전을 자리 잡게 해야 할 것이야."


"예, 할아버지.

소손, 더욱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동정어은은 곽정의 말이 기특했는지 머리를 쓰다듬고 원앙검 곽민에게 물었다.


"상단이 들면 양하채와 함께 움직이리라 여겼거늘, 이리 오겠다니 무슨 뜻이라 생각하느냐?"


"어제 아버님과 한 약조 때문 아니겠습니까?"


"호생지덕을 생각해 목숨을 거두지 않겠다던 약조 말이더냐?"


"그렇지 않고서야 올 까닭이 없질 않습니까?"


"그저 많은 목숨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한 말이지, 피아간 전쟁을 하는데 어찌 모든 목숨을 살리겠느냐?"


"시 공자는 범인(凡人)의 생각 안에서 재단하기 어려운 사람이 아닙니까?"


"기인이긴 하지, 그렇다 해도 불가한 일은 불가한 일이지."


"죽는 사람이 나왔다 하여, 약조를 어겼다 탓하지도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야 이를 말이더냐, 많은 목숨이 상하는 일은 없길 바라야지."


"소자의 생각도 아버님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리 온다 하니 빠르게 알아봐야겠구나."


"포구에 사람을 보내 알아보라 하겠습니다."




오시(11시부터 오후 1시)가 지나자 악양 포구가 부산해졌다. 예상보다 빠르게 성도 상단이 오고 있다는 전언이 있었다 하고, 양하채의 귀선이 모습을 보였다는 말도 들려왔다. 그뿐 아니라 하수채가 움직였고, 북수채와 각천채도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 했다.


포교들은 포구를 들고 나는 사람들을 일일이 점검하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고, 수로맹에서도 나와 포구를 나가는 배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악양 수로사에서도 출동 준비를 마쳤다는 말이 들려왔다.


정보를 모으려는 사람들은 분주히 돌아다니다, 결국 객점으로 모여들었다. 객점마다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심지어 정보에 밝은 개방 걸개들마저 객점에 들었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객점에 모인 사람들은 누군가 새로운 정보를 꺼내면 그 사람에게 몰려들었는데, 그런 사람들 가운데는 한잔 얻어 마시려는 사람도 있어, 어설피 말을 꺼냈다가 타박받는 일도 많았다.


"귀선을 봤다는 말이 사실이오?"


누구에게 특정해 물은 말이 아니라, 그랬다더라 하는 말을 듣고 궁금해 던진 말이었는데, 누군가가 또 그 말을 받았다.


"양하채는 어젯밤부터 모두 나와 성도 상단의 배가 지나갈 길목을 막고 있었다 하더이다."


"어디서 들은 말씀이오?"


"포구에 그 많던 양하채 사람들 모습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것을 알고도 그리 물으시오?"


"적당히 엄포만 주고 넘어가려나 했거늘, 동정수채가 진정 당문과 전쟁을 하려 한다는 말씀이시오?"


"흥~!

동정수채들뿐인 줄 아시오? 장강수채들도 언제든 나올 준비를 마쳤다 하더이다."


"누가 성도 상단이 언제 드는지 아시는 분 계시오?"


아는 사람이 없었는지 이리저리들 둘러봤다. 그러다 개방도로 보이는 걸개가 자리한 것을 보고 물었다.


"개방은 아실 것 아니오? 아시면 말씀 좀 해 주시지 않겠소이까?"


개방도는 사람들의 이목이 몰리자 연신 기침을 해댔다. 누군가 얼른 들고 있던 잔을 채워 내주니 받아 마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원래는 내일 아침나절이나 되어야 들었을 것인데, 성도 상단주 당지께서 결의문 이야기를 들으시고, 크게 노한 나머지 노꾼들을 닦달했다 들었소이다."


"그래서 언제 든다는 말씀이시오?"


"급하기는, 그리 서둘렀으니 늦어도 유시(오후 5시부터 7시) 전에는 들 것이라 하였소이다."


개방도의 말에 누군가 급한 일이 있었는지 호들갑 떨었다.


"유시라니 그럼 오늘 나가는 배는 없다는 말이 아니오?"


그 사람의 말에 곁에 있던 사람이 통박을 주며 말했다.


"죽으려거든 혼자 죽으시오, 정히 급하면 헤엄쳐 건너든지."


긴장한 가운데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웃음이 그치자 바로 누군가 다시 물었다.


"양하채가 어젯밤부터 나왔다 하니, 다른 수채에서는 나오지 않은 것이오?"


그 사람의 물음에 다시 고개들이 돌아갔다. 답을 줄 누군가를 찾는 것이지만, 수채의 일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개방도에게 눈길이 모아지자, 개방도는 난처하다는 듯 입을 꽉 다물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알지만 말하지 못한다 하는 것만 같았다.


누군가 던져 낸 은자가 개방도에게 향하자, 개방도는 은자를 던진 사람을 힐긋 보며, 아는 사람이었는지 입꼬리를 올리고는 냉큼 받아 넣으며 말했다.


"이런 것까지 말하면 안 되지만, 너무들 궁금해하시는 것 같으니 알려드리겠소이다. 의외이긴 한데 북수채와 각천채가 양하채 귀선 좌우에 포진하고 있소이다."


객잔이 갑자기 술렁였다. 술렁임이 조금 잦아들자 개방도가 말을 이어 갔다.


"모두 아실 것 아니오? 작년에 양하채에서 북수채주 잔혼탈백도와 각천채주 척이의 목이 떨어지지 않았소이까? 귀선이 나오자 바로 움직인 걸 보면, 지금 북수채주 유성추 심연과 각천채주 마강도 호삼이 채주에 오른 것에, 양하채 탑탑대왕의 입김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외다."


"두 곳뿐인 것이오?"


"저리들 급하니 밤일은 어찌하는지 모르겠구나."


또다시 웃음소리가 나왔지만, 사실 모두들 웃고 있을 겨를이 없었다.


"어서 말씀해 보시오?"


"하수채도 나와 뒤를 받치고 있고, 홍호채는 십팔채에 들지도 못하지만, 멀리까지 나가 정탐을 맡고 있다 들었소이다."


"역시 개방이로세."


누군가 만족했는지 개방을 추켜세웠다.


몇몇이 정보를 전해야 할 곳이 있는지 객점을 나섰지만, 대부분은 이미 들었던 정보를 되풀이하며, 과연 당문의 성도 상단이 수채들을 뚫고 지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모아졌다. 개방도의 말이 사실이라면 벌써 수채 다섯이 힘을 모은 것과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도 상단이 수채를 뚫고 가기 어렵다고 결론지었지만, 성도 상단이 수채들에 당한다 해도 그것으로 끝날 일은 아니었다. 성도 상단이 피해를 입게 되면 당문이 들고 일어날 것이고, 그때는 수채들이 모였다 한들 과연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당문은 천하를 오분 하는 거대 세가였을 뿐 아니라, 당문이 보유한 무력은 작은 나라에 버금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더구나 당문은 독으로 이름을 떨친 곳이니, 수채들이 모인들 당문의 독을 감당하겠느냐는 말이 중론이었다.


신선루주 하려려의 사람을 보내 살피라는 지시에, 직접 포구로 나가 알아본 외총관 두자점은, 개방도에게서 들은 말이면 충분하다 여겼는지, 돌아와 루주 하려려를 찾았다.


"알아보셨습니까?"


"예, 직접 나가 알아보니 성도 상단은 늦어도 유시 전에 든다 합니다."


"다른 말은 없었습니까?'


"포구는 포교들과 수로맹 사람들의 통제로 드나드는 배는 없다 하고, 양하채가 어젯밤부터 성도 상단이 지나갈 길목을 막고 있었다 합니다. 좌우로 북수채와 각천채가 함께 있고 홍호채에서 정탐을 나가 있다고도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갈 일이 있을지 모르니, 혹여 찾는 사람이 있으면 와병 중이라 움직이지 못한다 하십시오."


"나가실 일이라니요?"


"거기까지는 두 총관께서 아실 일은 아닙니다."


"그럼 나가 보겠습니다."


신선루주 하려려는 내총관 장추추가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지만, 시운학을 찾는 일에는 함께하기 꺼려졌다. 하녀 춘앵에게 나갈 것이라 이르고 준비를 도우라 했다. 화려하게 치장한 의상을 평범한 화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단정히 틀어 올린 뒤 면사가 내려진 방갓을 썼다.


서둘러 준비한다 했는데도 벌써 신시(오후 3시부터 5시)에 들었다. 하녀 춘앵에게 후문에 마차를 준비하라 이르고 별채로 나갔다. 하려려가 별채에 들어서자 시운학은 준비를 마치고 있었는지 대전을 나오며 말했다.


"루주께서 이리 이른 시각에 오신 걸 보면, 그들이 어지간히 서둔 것 같소이다."


"유시 전에 든다고 하더군요."


"가 보십시다."


"모습을 보이기 어려워 후문에 준비하라 일렀습니다."


"잘하셨소이다."


후문에 이르자 루주가 이용하는 마차인지 제법 화려하게 치장된 마차가 준비돼 있었다. 두 사람이 마차에 오르자 춘앵은 어좌석에 올랐고, 마부는 미리 이야기가 되었는지 성문을 나가 능수진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마차가 동정어은 집 앞에 서자 동정어은 가족들이 모두 나와 맞았다. 그들은 마차에서 시운학과 하려려가 함께 내리자 누군가 싶은지 한참을 살펴봤다.


"소생이 머무는 신선루의 루주십니다."


시운학의 말에 곽 부인이 야릇한 눈초리로 하려려를 바라보자, 하려려가 민망했는지 인사하며 말했다.


"곽 부인,

신선루주 하려려라 합니다. 그런 눈으로 봐주시니 민망하긴 하나 참으로 즐겁군요."


신선루주 하려려가 곽 부인의 눈치에 답하자, 곽 부인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아들었다. 시운학은 조금 어색했는지 변명처럼 말했다.


"하하하

하 루주께 곽 대협과의 약조를 말씀드렸더니, 역시 믿지 못하신다 하시기에 모시고 나왔습니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모두 함께 가시어 지켜보시지요."


원앙검 곽민이 시운학의 말에 바로 물었다.


"몰려가도 되겠는지요?"


전쟁을 하러 가는 길인데, 마치 구경하러 가는 것처럼 몰려가도 되겠느냐 묻는 말이었다.


"당문이 나온 것도 아니고, 겨우 상단 하나 아닙니까? 너무 재미없을까 오히려 우려됩니다."


동정어은 곽달은 농처럼 하는 말이 듣기 안 좋았는지 바로 물었다.


"양하채와는 이야기가 되신 것이오?"


"여기도 배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 배로 가자시는 것이오?"


"어려운 일이십니까?"


"어려운 일은 아니나 혹여 오해가 있을까 싶어 그렇소이다."


"작은 배는 없으십니까?"


"어촌인데 어찌 배가 없겠소이까?"


"그럼 드러나 보이지 않을 만한 배를 준비하시지요."


동정어은 곽달이 곽민을 보자 곽민은 대답도 없이 어디론가 향했다. 그제서야 동정어은 곽달은 곽정의 일을 거론하며 감사했다.


"불민한 손자 놈에게 너무 큰 은공을 베푸셨더이다."


"도움을 주긴 했으나 스스로 노력한 결과일 뿐입니다. 아시겠지만 지키고 나가는 것도 모두 곽 소협이 하기에 달리지 않았습니까?"


"살피고 바로 이르기는 했소이다. 제 놈도 기연이라 여겨지는지 각오가 단단해 보이긴 하외다."


"기초는 단단하니 노력하면 대공을 이루지 않겠습니까?"


"은혜를 입었으니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이끌겠소이다."


곽민이 작은 배를 이끌고 물길에 들어서며 소리쳤다. 그 소리에 곽 부인은 곽앵에게 하녀 춘앵이와 남아 있으라 하고, 모두 물길로 내려가 곽민이 댄 배에 올랐다. 배에 오르자 곽정이 노를 잡고 힘차게 저어대니 쭉쭉 물을 밀어내며 동정호 가운데로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공자 출세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5 155화 혼례 (2) +1 23.10.10 2,362 23 13쪽
154 154화 혼례 (1) +1 23.10.09 2,383 26 14쪽
153 153화 일비 사왕 일선자(一秘 四王 一仙子) +3 23.10.08 2,373 26 13쪽
152 152화 깨달음 +2 23.10.07 2,389 25 14쪽
151 151화 고뇌(苦腦)하는 사람들 +2 23.10.06 2,401 24 14쪽
150 150화 광인방을 멸(滅)하다 +2 23.10.05 2,550 25 13쪽
149 149화 전화위복(轉禍爲福) +3 23.10.04 2,460 25 13쪽
148 148화 아비규환(阿鼻叫喚) +2 23.10.03 2,464 24 13쪽
147 147화 만금전장(滿金錢場) +1 23.10.02 2,479 25 16쪽
146 146화 무림맹의 변신 23.10.01 2,500 25 14쪽
145 145화 은창 유성 화경에 들다 +2 23.09.30 2,642 24 12쪽
144 144화 마무리는 단호하게 +2 23.09.29 2,534 24 14쪽
143 143화 시작은 가볍게 +1 23.09.28 2,513 22 19쪽
142 142화 탐화랑(貪花郞) 23.09.27 2,583 24 15쪽
141 141화 풍우지절(風雨之節) +1 23.09.26 2,671 21 14쪽
140 140화 당소소 (2) +1 23.09.25 2,750 26 14쪽
139 139화 당소소 (1) +1 23.09.24 2,675 23 15쪽
138 138화 협상 23.09.23 2,672 22 17쪽
137 137화 개파대전 +1 23.09.22 2,664 25 13쪽
136 136화 불꽃 (3) +1 23.09.21 2,653 21 15쪽
135 135화 불꽃 (2) +2 23.09.20 2,669 23 15쪽
» 134화 불꽃 (1) +1 23.09.19 2,653 24 17쪽
133 133화 무상검결(無常劒訣) 23.09.18 2,666 25 12쪽
132 132화 곽가촌 23.09.17 2,679 23 15쪽
131 131화 매가 약이다 23.09.16 2,704 21 13쪽
130 130화 동정풍운(洞庭風雲) +2 23.09.15 2,785 24 14쪽
129 129화 혼돈지절(混沌之節) +1 23.09.14 2,743 23 16쪽
128 128화 전화위복(轉禍爲福) 23.09.13 2,751 21 13쪽
127 127화 운룡설산(雲龍雪山) (3) 23.09.12 2,741 24 13쪽
126 126화 운룡설산(雲龍雪山) (2) 23.09.11 2,748 23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