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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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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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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화 투량환주(偸梁換柱) (2)

DUMMY

188화 투량환주(偸梁換柱) (2)




왕세자인 일 왕자 주문이 머무는 정심전. 일 왕자 주문은 이 왕자 주고를 만나고 돌아와, 세자빈 곽씨를 침전으로 불러들였다. 일 왕자 주문이 세자빈 곽씨를 침전으로 부른 것은, 혼례를 올리고 일 왕자 주문이 고자라는 사실을 감추려 했던 며칠뿐이었다.


그 후로 일 왕자 주문은 세자빈 곽씨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멀리하고, 왕부의 나인들이나 미색이 뛰어난 기녀들을 침전으로 들였다. 일 왕자 주문은 대역을 두어 나인이나 기녀를 상대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고자라는 사실을 감춰 왔었다.


세자빈 곽씨는 일 왕자 주문이 침전으로 들라 했다는 전언에, 회임한 사실을 알고 침전으로 부른 것이라 여겼다. 왕부 안에서 벌어진 일들은 누구도 떠벌려 말하지 않아도, 수많은 나인들의 시중을 받아야 하는 세자빈의 몸에 변화가 온 것은 감추려 한들 감춰질 일이 아니었다.


'왕야께서 정사에 관여하시지 않으셔도 여전히 강녕하시니, 고자 주제에 회임한 사실을 알았다 하여 어찌하겠는가.'


'용종이라 버리지 못한 것이 조금 후회스럽기는 하지만, 왕야께서 염려하지 말라고 하셨으니 무슨 말을 하려는지 들어는 봐야겠구나.'


일 왕자 주문은 세자빈 곽씨가 침전으로 들자, 환하게 미소까지 지어 보이며 세자빈 곽씨를 반겨 맞았다.


"부인,

그동안 격조했소이다."


세자빈 곽씨는 일 왕자 주문에게서 부인이라 불린 것이 처음이었다. 첫날밤에도 일 왕자 주문은 신방에 든 세자빈 곽씨의 옷고름조차 풀지 않고, 자작자음하며 술만 마시다, 세자빈 곽씨에게 손끝도 대지 않고 잠들었었다.


"세자 저하.

소첩은 어인 일로 부르셨습니까?"


"부인,

돌려 말하지 않겠소이다. 회임을 하셨다고 들었소이다."


"······."


아무리 마음을 다지고 들었어도 첫마디 말에 회임한 사실을 물으니, 세자빈 곽씨의 가슴은 숨을 쉬기 어려우리만치 쿵쾅거리고 있었다.


"몇째요?"


"······."


"어차피 형제들 자식 가운데서 양자를 들이려 했소이다. 그러니 누구의 씨인지는 알아야 사정을 말하고 양해를 구하지 않겠소이까? 부인이 사내를 끌어들이는 것을 몰라 말하지 않고 있었는 줄 아시오? 몸이 이 지경이니 부인을 탓하지는 않겠으나, 노비의 씨를 양자로 들일 수는 없는 것 아니오?


셋째 아우가 밀화원을 드나든다는 말이 있었는데 셋째의 씨인 것이오, 아니면 일곱째가 부인을 연모해 정성을 들인다 들었소이다. 다시 말하지만 부인을 탓하고자 드시라 한 것이 아니올시다. 왕부를 이을 씨이니 어느 아우를 불러 허락을 구할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소이까?"


세자빈 곽씨는 일 왕자 주문의 말에 크게 안도하면서, 병신이 그럼 그렇지 하는 마음까지 들자 오히려 대범해졌다. 용종이니 왕부를 이어 가는 것이야 오히려 잘된 일이지만, 어느 왕자의 씨냐 물으니 생각이 많아졌고, 효친왕의 말을 들어 보는 것이 먼저라 여겨졌다.


"아신다니 뭐라 말씀드리겠습니까? 다만 용서하시고 받아주신다 하시니, 소첩이 먼저 말씀드린 연후에 만나 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부인의 생각이 그러하시다면 좋소이다. 하지만 왕부의 흉험함을 잘 아실 것이니 여유롭게 드릴 시간은 없소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말이 나오고 다른 말이 나오고 나면, 아우라 한들 내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명심하겠습니다."


"부인,

옷을 벗어 보시겠소이까?"


세자빈 곽씨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일 왕자 주문이 자신의 몸을 보려 하지 않았었기에, 무슨 말인가 싶어 일 왕자 주문을 의아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일 왕자 주문이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


"회임한 여인의 몸이 어찌 변하는지 알고자 하는 것이니 달리 생각하실 것 없소이다. 양자도 자식이니 커가는 모습을 살펴 두려는 것이오."


세자빈 곽씨는 내키지 않았지만 일 왕자 주문의 말도 그럴싸하게 들렸다. 일 왕자 주문이 침전으로 불렀다 해도 일 왕자 주문과 함께 밤을 지낼 일은 없었다. 하지만 세자빈 곽씨는 마치 준비된 듯 겉옷을 벗자 안에 속이 다 비치는 침의를 입고 있었다.


일 왕자 주문은 세자빈 곽씨가 침의마저 벗고 은은한 육향을 풍겨 내며, 마치 일 왕자 주문에게 어서 달려들라는 듯 다리를 꼬아 하초를 감추고 손을 아랫배에 두자,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서며 세자빈 곽씨의 가린 손을 치우고 배를 쓸어 가더니, 숲이 우거진 하초에 이르자 얼른 손을 떼고 자리로 돌아가 말했다.


"달에 한 번 정도 살필 것이오."


세자빈 곽씨는 일 왕자 주문이 하초에 손이 가자 어찌 미묘한 흥분을 느끼며 지켜보다, 찰나의 순간에 손을 떼고 자리에 앉으며 달에 한 번 살필 것이라 하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고자라 해도 음욕은 있을 것인데, 본처의 하초에 손을 대고는 마치 벌레라도 건드린 듯 물러서자 비웃음이 절로 나왔다.


'병신.'


"세자 저하,

다 살피셨으면 소첩은 이만 물러가도 되는지요?"


"그리하시오. 말씀드린 일은 서두셔야 할 것이오."


"예, 세자 저하."


세자빈 곽씨가 정심전을 나와 몇 걸음 옮기기도 전에, 숨어 있던 사람이 튀어나오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왕야께서 찾으십니다."


"호위장께서 기다리고 계셨던 겁니까?"


"예, 마마.

왕야께서 세자 저하께서 부르신 것을 아시고 위험이 있으면 돕고, 정심전을 나오시는 대로 모시라 하셨습니다."


세자빈 곽씨는 효친왕이 위험이 있으면 도우라 호위장에게 명했다는 말에, 절로 피어나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호위장이 앞서자 세자빈 곽씨는 서둘러 나오느라, 여미지 못한 옷이 벌어져 침의가 드러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세자가 뭐라 하더냐?"


효친왕은 혹여 세자 주문이 세자빈이 회임한 것이 효친왕의 씨라는 것을 알고, 세자빈 곽씨를 해하려 들지 않았는지 물은 것이었다.


"삼 왕자 저하와 칠 왕자 저하를 거론하며 누구의 씨냐 물었습니다."


효친왕은 세자빈 곽씨의 대답에 세자빈 곽씨가, 삼 왕자나 칠 왕자와도 관계를 가졌다고 여겨지자, 아무리 근래 가까이 두고 있던 세자빈이지만 불쾌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노기를 드러냈다.


"뭐라~!

삼 왕자와 칠 왕자를 거론했다고?"


"예, 왕야.

세자께서 그리 의심하고 계신 듯 여겨졌습니다."


효친왕은 여전히 노기를 감추지 않고 물었다.


"의심이라, 그리 의심할 까닭이 있었더냐?"


"소첩이 세자빈이니 세자께서도 소첩이 노비들과 관계해 회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여기고, 두 분 왕자께 의심을 두신 듯싶습니다."


"하긴 방탕한 놈들이니 그리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그래 뭐라 답을 주었더냐?"


"세자께서 왕자님들의 자식 가운데 양자를 들이려 하셨다면서, 누구라 해도 탓하지 않고 그동안 감추었던 사정을 말씀하시고, 일을 무마시키려 하신다기에 소첩이 먼저 말씀드리고 알려드리겠다 했습니다."


"하하하

그랬단 말이지?"


"예, 왕야."


"다른 말은 없었더냐?"


"소첩에게 회임한 여인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시겠다 하시며, 옷을 벗어 보이라 하시고는 배에 손을 대 쓸어내려 보더니, 앞으로 달에 한 번씩 살필 것이라 하셨습니다."


자식의 부인이지만 고자인 탓에 손길이 미치지 못했고, 이제 자신이 아끼는 여인이고 회임까지 한 몸인데, 아무리 자식이고 남편이라지만 아끼는 계집의 몸에 자신이 아닌 다른 손길이 미쳤다 하니 썩 달갑지 않았다.


서둘러 주문의 손길이 닿은 흔적을 지워 버리고 싶은 마음에, 그렇지 않아도 반쯤은 드러나 있던 옷을 벗겨 내고 세자빈 곽씨의 알몸을 쓸어 갔다. 세자빈 곽씨는 사내를 홀리려고 사향을 머릿단 속과 고의 자락에 넣어 두고 있었다.


세자빈 곽씨는 일 왕자 주문에게서 해결하지 못하고 참아야 했던 색기를 발산하려는 듯, 효친왕의 손길이 미치자 하초가 흥건하게 젖어 흐르고 있었다. 효친왕은 세자빈의 하초에서 범람한 것이 손바닥을 적시자, 세자빈 곽씨를 침상으로 이끌었다.


고자인 일 왕자 주문에게 묘한 기대를 갖고 흥분했던 세자빈 곽씨와, 자식의 손길마저 질투한 효친왕은 밤이 지새는 줄 모르고 운우지락에 빠져들었다. 밤새 쾌락에 빠져 있었어도 날이 밝아 오자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야 했다.


"왕야,

정심전에는 뭐라 답해야 하는 지요?"


"담아라고 전하거라."


"칠 왕자님이라 하라고요?"


"그래, 담에게 경사에 다녀오라 이를 것이니, 담이 왕부를 나가는 대로 그리 전하거라."


"예, 왕야."


효친왕의 생각에 두 왕자 가운데 누구를 지목하더라도, 일 왕자 주문의 손에 죽어 갈 것이 분명했다. 자식들 가운데 누군가 한 사람을 죽여야 한다면, 효친왕에게는 일 왕자 주문을 죽이는 것이, 욕망도 채우고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일 왕자 주문의 뒤에 이 왕자 주고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효친왕은, 일 왕자 주문에게 죽음을 내려도 말이 나오지 않을 만한 핑계를 마련해야 했다. 칠 왕자 주담을 경사로 보내고 세자빈 곽씨가 회임한 씨가 칠 왕자 주담이라 전하면, 일 왕자 주문은 반드시 칠 왕자 주담을 죽이려 자객을 보내 뒤쫓게 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칠 왕자 주담의 생사와는 관계없이, 일 왕자 주문에게 칠 왕자 주담을 해치려 한 책임을 물어 죽음을 내릴 구실로 삼고자 한 것이었다. 효친왕은 언제까지 품에 안고 지낼지는 몰라도, 자신의 욕망에 방해가 된다면 자식들을 희생시켜서라도 지키고자 했다.


일 왕자 주문은 정심전을 나간 세자빈 곽씨가, 효친왕의 별궁으로 들었다는 보고에 안도했다. 수년간 서로 보지 않았던 세자빈 곽씨를 불러들여 세자빈 곽씨의 하초에 양고를 옮겨야 했으니, 회임한 여인의 몸을 알아보겠다는 말은 고심 끝에 마련한 계책이었다.


고자의 부인이 되어 회임을 했으니 당연히 질책과 분노가 이어져야 했지만, 고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 그렇지 않아도 형제들의 자식 가운데 하나를 양자로 들이려 했다 말해, 세자빈 곽씨의 경계하는 마음을 누그러트리고 곽씨의 하초에 양고를 옮겼던 것이다.


효친왕의 눈에 들기 전부터 온갖 사내 놈들을 침상으로 끌어들였던 세자빈 곽씨였으니, 부친인 효친왕에게 가기 전에 다른 놈을 끌어들여 색사를 벌이면, 세자빈 곽씨는 죽일 수 있어도 기껏 어렵게 마련한 계책이 허무하게 망가질 것이었다.


일 왕자 주문은 날이 밝는 대로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세자빈 곽씨를 효친왕이 머무는 별궁으로 들여보내려 했었는데, 정심전을 나가자마자 바로 별궁으로 들었다는 말에 분노하기는커녕, 이제 모든 일이 이뤄졌다 싶어지자 곽씨의 하초에 손을 댔을 때, 자신의 하초가 우뚝 서려고 했던 것을 기억해 냈다.


아우가 말한 대로 이제 더는 고자가 아니었다. 그동안은 대역을 써가며 정사를 지켜봐도 삶은 가지처럼 축 늘어져 있기만 하던 하초가, 죽어 마땅한 계집의 숲을 건드린 것만으로 용솟음쳤으니, 불치라며 천하 명의들이 모두 포기했던 병도 치유되고, 살아남기 위해서였지만 굴욕을 감수해야 했던 고자의 오명도 벗게 되었다.


일 왕자 주문은 심복이 전해 온 세자빈 곽씨가 별궁에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심복에게 언제 별궁에서 나오는지도 살피라 했었다. 세자빈 곽씨가 별궁에 들어 날이 밝아 오고서야 별궁을 나왔다는 심복의 보고에, 일 왕자 주문은 그제서야 모든 시름을 내려놓았다.


긴 밤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세웠어도 온몸에 힘이 넘쳐 났다. 칠 왕자 주담에게 황후의 생신연 축하 사절로 경사를 다녀오라는 효친왕의 명이 내려졌고, 칠 왕자 주담은 어디서 밤새워 마셨는지 술도 깨지 못한 채, 혹시라도 넘어질까 옆구리를 받치고 있던 기녀와 마차에 실려져 경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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